코로나를 피해 집 참호 속에 갇혀 있는 것도 하루 이틀~
이루 말할 수 없는 답답증과 갑갑증이 밀려오고~
못 참겠다. 그래, 떠나자! 혼자. 배낭 메고.
그런데 어디로 가지?
문득 떠오르는 두 지역. 꼭 가보고 싶었던 곳.
과천 박찬희 시인의 詩글판이 머물러 있는 안양 버스정류장과
윤슬 강순덕 시인의 詩 스크린도어가 반짝이는 인천지하철로. 고,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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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동네에서 가까운 박찬희 시인을 찾아보자.
시인은 안양예술재단에서 실시한 버스정류장 詩 공모전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전국 2등이니 참 대단하다.
시 제목은 '가오리연'
안양 인라인경기장 버스정류소~
시와 연날리는 그림이 어우러진 한폭의 시화 같다.
앗~! 그런데 그림 속의 연이 가오리연이 아니고 방패연 같은 느낌~ㅎ
아이들의 한호성이 금방이라도 그림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다.
인라인경기장 버스정류소~
이 곳에는 종합운동장, 수영장 등 안양 체육시설이 다 모여 있다.
사람들이 버스를 기다리며 시를 감상하겠지.
사람들은 시를 보며 무슨 생각을 할까?
가오리연을 타고 훨훨 날아다니는 상상을 할까?
어릴 때 줄을 끊고 천국에 오른 가오리연의 전설을 생각할까?
아니면, 어느 개그맨의 농담처럼 군대있을 때 고무신 거꾸러 신은 이 년 저 년을 생각할까?
인라인경기장 하늘이 무척 파랗다.
눈을 안 그려 길을 잃은 가오리연도 거리낌 없이 활개를 칠 수 있겠다.
하늘을 가만히 바라보니 구름도 본부석 지붕도 모두 가오리 모양으로 다가온다.
인라인경기장에서 버스를 타고 연현중학교로~
내가 접촉하고 있는 문인의 작품을 보는 것은 늘 영광이고 기분이 좋다.
중학생들이 이 시를 보고 단 한명이라도 시인이 된다면 가오리연은 긴 꼬리 흔들겠지~
그건 가오리연의 박수이자 감격의 눈물일 거야~
공부에 지친 중학생들이 이 시를 보고 잠깐이라도 힐링되었으면 좋겠다.
가오리연이 중학생들에게 속삭인다.
얘들아, 하늘엔 지도가 없단다.
어른이 숨막히게 정한 길도 없으니 마음껏 가고 싶은 길을 가렴~!
연현중학교의 너른 운동장~
가오리연이 늘 꿈꾸던 곳이 아닐까.
더 이상 회색 콘트리트에 얽매이지 말고 넓은 운동장 위를 마음껏 활보하자~!
중학생들아, 가오리연이 창창한 하늘에 이정표를 세운다는데, 사다리 단단히 붙잡아주렴~
그리하여 가오리연과 너희들은 이제 일심동체~
바람 좋다고 마실 나간 가오리연이 안양보건소까지 왔어요.
만안구청 버스정류장에서 한참 헤매다가 비로소 찾은 너이기에 얼마나 반가웠던지~ㅎ
보건소는 현재 코로나 선별 진료 중~
정류장 오른쪽에 코로나 선별진료소가 있고, 그 앞에 앰블런스가 24시간 대기 중~
아~! 가오리연이 보건소까지 날아온 이유를 단박에 깨닫음.
코로나 바이러스를 긴꼬리에 칭칭 감아 저 먼 하늘로 날아 오를 속셈이야.
그래서 우주의 암흑 공간에 가두어 버릴 심산이야.
코로나는 하늘에 지도가 없으니 다시는 찾아오지 못 하겠지.
고맙다. 가오리연~!!
가오리연을 위하여 고사~!
ㅇㅇ대학에서 대학생들을 가르치는 바쁜 와중에
계간 문학의봄 편집과 출판에 열과 성을 다해주시는 박 시인님~
광화문 세월호 현장의 사회활동가로, 그 추운 날에 커피 봉사하던 큰 모습이 새삼 떠오릅니다.
비나이다~! 비나이다~!
막걸리와 과자 드시고 우리 문봄과 박찬희 시인님에게 행복과 건강과 대박을~!!!
가오리연과 함께 막걸리 한잔 나누고 사진 한 컷~!
버스 기다리며 시를 바라보던(감상하던) 아주머니에게 사진 부탁~
아주머니가 시인을 아느냐고 묻길래, 친구라서 기념사진 남긴다고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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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잘 아는 시인의 詩 글판을 버스정류소에서 본다는 것은 언제나 흐뭇한 일이다.
박 시인님,
감사합니다. 존경합니다.
첫댓글 비닐우산살 밥풀 그리고 신문지에 귀와 꼬리를 붙이고 바람 부는 언덕에 올라 연자쇠를 풀면 파르르 뻗어가는 연이 꿈이었던 시절이 있었지요. 박시인님 회장님 감사합니다. 흐뭇합니다.
정말 연날리는 모습을 본 지 오래된 거 같아요.. 어릴 적 언덕 위에서 함께 연날리던 고향선배 친구 후배는 어떻게 지내는지.. 문득 궁금합니다.. 가오리연 타고 보러갈까나... 감사합니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
선생님, 작가님, 감사합니다.. 연세를 잊은 문학 열정에 늘 고개 숙입니다. 충성~!!
겨울 하늘에 연 날리던 어린 시절이 꿈만 같네요.
가오리연 타고 승승장구하세요.
너무 승승장구하다가 이카루스의 전설처럼 가오리연에서 추락할 수 있어요.. 문득 시를 쓰고 싶어요.. 감사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제가 가끔 못 말리고 돌아이 기질이 좀 있어요..ㅎ 좋은 말로 아이디어 많고 창의적인데, 나쁜 말로 일을 많이 시키는 편이라 부하직원들이 좀 싫어했지요.. 그래도 마음만은 그득해서 잘 다독여 준답니다.. 덕분에 안 가본 곳에 가보고 여행 잘 하고 작품 감상 잘 했습니다.. 버스 기다리던 사람들이 시 글판을 바라볼 때면 저도 으쓱해지는 느낌이 들더이다.. 감사합니다..
좋은 나들이 하셨습니다
네.. 집콕에서 벗어나 의미있는 나들이가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축하합니다.
네.. 축하할 일이지요.. 이 시인님도 꼭 지하철, 버스정류장 시 공모전에서 당선되시길... 감사합니다..
우울하고 답답했던 한 해 신선한 공기를 마신 것 같은 느낌.
접촉금지 기간이니 집콕에서 벗어나 홀로 마실 나가는 기분으로 신선한 바람 쐬고 왔지요.. 제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작은 여행이었습니다. 며느리와 손자 보실 날이 빨리 다가오길 소망합니다.. 감사합니다..
어째, 가슴이 찡하네요.
뉴질랜드 한여름 새벽
출근하기 전, 머문 눈길.
예전 살던 안양 곳곳들
삼원극장, 박달동, 장내동...
가오리연 꼬리 따라서
가슴 찡했음은 옛날 안양에 사신 추억 때문이 아닐까요.. 박달동, 장내동은 만안구인데, 만안구청과 보건소 앞 버스정류장에 박찬희 시인의 시글판이 있지요.. 뉴질랜드에서 가오리연 타고 안양으로 귀국할 수 있기를...^^ 감사합니다..
회장님의 얼굴에서 가오리연을 보는듯 합니다.
가오리연을 타고 마실 잘 갔다오셨네요?
가오리연처럼 너무 훨훨 날지는 마세요?
연줄 끊어지면 눈이 없어 찾을 수 없을지도 모르니까요?
시도 잘 읽고 회장님의 가오리연 같은 얼굴도 잘 보았습니다.
출판국장님!
안양 시민의 지팡이가 되신 것 축하드립니다.
대단하이 친구이자 회장님~가오리연 타고 가셨나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