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극장 부르크 극장을 찾아갑니다.
당초에 그냥 외관이나 구경하려고 했던 항목일 뿐이었는데, 홈페이지에 들어가니 '마술피리'를 공연하다고 해서 좌석을 살펴보고 €13짜리 발코니석들이 몇개 남아있어서 덜컹 예매했습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정식 오페라가 아니고, 모짜르트의 '마술피리'를 근간으로 패러디 한 뮤지컬 형식의 공연입니다.
부제가 'THE OPERA BUT NOT THE OPERA'인 것을 보아도 대강의 짐작이 갔습니다.
언어의 장벽이 있으나, 원작을 어느 정도 알고 있으므로 대강의 의미 파악이 될 걸로 기대하고 발을 내딛습니다.
집에서 일찍 저녁을 먹고 극장에 당도하니 아직 한낮입니다. 건너편 빈 시청사에는 주말부터 열리는 '2024 FILM FESTIVAL' 준비에 여념이 없는데, 제법 축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실내에 들어가 보니 마리아 테레지아 여제가 1741년에 창설했다는 이력이 묻어나오는 무게감과 웅장함 등이 남아 있습니다.
피아노, 키보드, 코러스를 담당하는 음악가 한명과 드럼, 베이스 기타 등 3명의 밴드가 무대 오른쪽 끝에서 음악을 담당하면서 코믹한 뮤지컬 형식으로 극이 진행되는데, 다행히도 출연진들이 마술피리의 배역 그대로 출연합니다.
타미노, 파파게노, 파미나, 밤의 여왕 등...
아무리 그래도 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장벽은 예상외로 커서 다소 힘들었습니다. 노래 가사는 영어 가사가 많았는데, 왜 그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귀에 익은 노래들이 변주되어 들려오는 소리를 견디며 인터미션없이 두시간을 보냈습니다.
발코니석 뒷좌석이 그렇듯이 무대는 반정도만 보여서 돈값은 제대로 합니다.
객석은 꽉찼고, 모두 진지합니다. 이런 퓨전 뮤지컬이 우리 예술의 전당에서는 가능할 지, 그리고 객석이 모두 매진될지 괜한 걱정도 해봤습니다.
그런대로 분위기를 느끼기에는 충분했고, 만족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의 국회의사당 앞은 늦은 시각에도 연인들은 기념사진 찍기에 바쁩니다.
첫댓글 다양하고 깊이있는 소위 이 시대의 walking dictionary 입니다
사진을 볼 때마다 놀랍고 다양한 장르의 글을 읽을수록 격세지감을 느끼게 됩니다
참으로 멋진 아우님...
오늘은 수원의 연화장에 향년96세 고모님 마지막 가시는 길에 인사 드리려 갑니다
칭찬이 과하십니다. 격려의 말씀으로 새깁니다.
아~마리아 테레지아 여제
국립극장 부르크 웅장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