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V 도꾜에서 SRL유코카이 회원 해후
보따리를 꾸려 마쓰야를 나와 역의 북문에서 공항리무진에 올랐다. 3일간의 히로시마, 물가도 비싸고 서비 스도 쳐지며 도시전체의 분위기가 침울하였고 또한 사흘 내내 비가 왔다. 그런데 비해서 히로시마공항은 새로 지은 것이어서 그런지 깨끗하며 활기찼다. 하네다로 가는 것이다.
일본의 서부는 호우가 내렸지만(그것도 왔다하면 100미리 이상 1,000미리 까지도 내려 비 피해가 이만 저 만 한 것이 아니라고 한다), 서부를 벗어나서 도꾜쪽을 향하니 하늘엔 한가로운 뭉게구름이 걸려있고 멀리 후 지산도 또렷이 보인다. 어둡고 답답한 기나긴 터널을 빠져나와 갑자기 다른 세상으로 나온 것 같은 기분이다.
신쥬꾸행 버스를 기다리는데 이쪽은 숨이 막힐 정도로 더운 열기가 엄청나다. 때는 일본의 학교나 관공서, 회사들도 여름휴가가 시작되고 금요일인지라 30분이면 갈 길을 2시간이나 너머 신쥬꾸역의 서쪽입구에 도착 하였다. 일본서 제일 헷갈리는 역이 바로 이 역이다. 서쪽입구에서 동쪽출구를 바른쪽으로 하고 지하도를 빠 져나와 야스꾸니거리를 건너면 가부끼쪼의 북단에 이른다. 오꾸보병원 옆길을 지나 북쪽으로 조금 가다 큰길 을 건너면 종로떡집과 낙원떡집이 나온다.
예약한 그린호텔에 도착하니 숙소는 비지니스호텔로서 신장개업을 한 라이온스호텔로 안내되었다. 이 곳도 한국인들이 몰려오던 3-4년 전과는 달리 업소의 주인들도 많이 바뀐 것 같다. 늘 들르던 순대국집에 가서 점 심을 들고 오후의 스케쥴을 점검하였다. 6시에 키노쿠니야책방 입구에서 하야마선생을 만나기로 히로시마에 서 전화로 약속을 했었다. 김, 안동소주, 고추장을 챙겨들고 키노쿠니야로 향했다.
시간이 여유가 있어서 미쓰꼬시백화점에 들러 보았다. 요사이 몇 년 동안 일본경기의 악화로 이 거대하고 전통을 자랑하는 백화점도 부도가 나서 문을 곧 닫는다고 한다. 슈퍼와 백화점을 한번 돌아보면 대충 그 나라 의 돌아가는 경기는 알 수가 있다. 떨이 세일이라고는 하나 여기도 마찬가지로 수입품 코너에나 몰려들고 자 국제품에는 무신경이다.
커피집이나 다방에서 만나려면 커피한잔 값이 600옌에서 1,000엔 정도 하므로 선생을 만날 때는 언제나 시 원한 책방의 입구에서 만나서 일을 보게 된다. 그 더운 여름인데도 회색싱글에 넥타이차림이셨고 일년만에 반 갑게 만난 선생은 전에 뵐 때는 그렇지 않았으나 얼굴도 수척하셨고 어깨도 좁아진 듯하며 의례 패기찬 모습 은 아니었다.
언제나 그렇듯이 싱오꾸보의 순대국집으로 발길을 옮겼다. 일행들을 인사시키고 순대 한 접시에 진로소주로 이야기 보따리가 풀리는 것이다. 학회를 무사히 잘 끝내고 올라와서 그런지 이 날 따라 소주가 그 렇게 달고 맛이 있을 수가 없었다.
달라진 회사 이야기, 일본의 후진국 원조계획에 따른 1개월간의 인도네시 아파견 활동 이야기, 후배들의 계속적인 연수교육 가능성의 타진, 회사의 정년퇴직 이야기, 9년 전의 연수교 육시절의 이야기 등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다. 8월 2일 월요일 오전에 SRL 견학을 다시 부탁드리고 숙소로 돌 아왔다.
다음날은 SRL 우호회 회원들과의 만남이 약속되어 있었다. 토요일 신쥬꾸역의 미나미구찌에서 오후 6시 에 만나기로 해서 회원들에게 줄 선물을 들고 입구에서 기다렸다. 토요일 오후의 역 입구는 인산인해였고 거 리도 사람들로 흘러 넘쳤다. 호시, 와노 히라바야시, 카와노, 우라다, 코스다 - 2년만에 만나는 참으로 반가 운 얼굴들이었다. 다까도리는 전무로 승진을 하여 교또에서 일을 하고 있고 기노시타는 회사를 그만두고 고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