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어사 산내 암자 순례
•순례지: 지장암~계명암~청계암~내원암~
마애불기도~고당봉~고모당~미륵암
[봄 빛이 오르기 시작한 산들]
범어사에 주차를 하고 산길을 걸어 지장암으로 가노라니 막 물이 오른 산빛이 황홀합니다.
이번 생에 이런 풍경을 몇 번이나 더 볼 수 있을까 잠깐 망상 떨다보니 금방 지장암입니다.
[범어사 지장암]
[지장보살님이 모셔진 소대]
지장보살님이 계신 소대와 산신당이 특히 인상 깊었던 지장암을 떠나 계명암으로 향헙니다.
이제 부터 본격적인 산길입니다.
[계명암 풍경]
[약사여래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부처님의 손을 어루만지고,
약함을 만지며 가족이 건강이 회복되기를
얼마나 간절히 빌었을까요...
중생들의 이 아픔이 언제나 다 없어질까요....
사람들의 손 때로 검게 반질반질해진 약사불의 손과 약함을 보노라니 마음이 쨘해집니다.
[계명암 일주문]
계명암은 아주 멋진 풍광을 지닌 곳입니다.
산길을 제법 올라와야하는 곳인데도 제법 많은 분들이 열심히 절하며 기도하십니다.
[청계암]
[청계암]
엄청난 크기의 불상들이 빽빽히 있는 청계암은 왠지 제 가슴에 와닿진 않더군요.
과유불급이랄까....
그게 아니라 제 취향이 별난 탓이겠지요.
[내원암]
[천수천안을 가진 관세음보살님]
[내원암의 예쁜 꽃나무]
청계암과 내원암은 산내 암자라기 보다는 중후한 규모의 대형 사찰입니다.
나중에 들르는 미륵암도 그렇구요.
자연과 어우러진 소박한 암자를 좋아하는 제 취향과는 다르지만
많은 정성이 모여진 곳이라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가산리 마애여래입상]
내원암을 지나 한시간 정도 올라서면 절벽 위에 거대한 마애불이 나옵니다.
이 곳은 부산이 아니라 양산 땅입니다.
이 곳에 절을 하려니 제대로 예불을 올리고픈 마음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도시락을 꺼내 예정에 없던 사시 예불를 올렸습니다.
기도를 하노라니 잔잔한 감동이
일어납니다.
[바위틈에 기댄 노스님 토굴]
좀 까칠한 성격의 노스님이 계시는 근처의 비닐 토굴로 찾아갔습니다.
마애불 근처에서 50년 가량 살아오신 노스님의 처소는 허름했지만 정갈했습니다.
말투는 거칠었지만 그 말 속에 인정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토굴의 산신당]
그 단칸 비닐 방에 5명이 둘러앉아 마애불에 얽힌 얘기와 당신의 삶에 대해 한시간 정도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얘기는 한없이 길어지고....
조만간 또 찾아뵙기로 한 후 토굴에서 아쉬운 발길을 떼었습니다.
고당봉 정상을 향해 가는 길엔 진달래가 한창입니다.
빼어난 풍광도 자꾸만 걸음을 멈추게합니다.
정상에서 아주 늦은 점심을 먹었습니다.
정상 근처엔 금샘이 있습니다 .
이 금샘에서 금정산이란 이름이 나왔습니다.
[고모당]
고당봉 바로 밑에는 고모당이라는 아주 작은 산당이 있습니다.
임란이후 범어사와 관련된 이야기가 전해지는 곳입니다.
그 노보살님 덕분에 오늘날의 범어사가 있고,
동산스님, 성철스님, 우리 스님 등 많은 선지식들이 이 곳에서 수행할 수 있었을겁니다.
노보살님께 감사의 합장을 올렸습니다.
시간이 늦어 바로 하산하려다 미륵암으로 향했습니다.
[미륵암]
미륵암은 금정산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음에도
그 곳의 전각들은 아주 당당하고, 곳곳에 빼어난 풍경을 지니고 있습니다.
늦게 도착한 탓에 나한전과 칠성각은 문이 잠겨 못들어갔지만
그 건물 입구에서 느끼는 풍취만으로도 아주 깊은 인상을 줍니다.
미륵암을 나서니 날이 어두워 지기 시작합니다.
서둘러 내려왔지만 범어사에 도착하니 아주 깜깜해졌습니다.
이 번에도 알차고 행복한 순례였습니다.
[출처] 범어사 산내 암자순례|작성자 무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