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금천구 독산동의 옛 육군 도하부대 터에 들어서는 대규모 복합단지 '롯데캐슬 골드파크' 분양이 두 달째 미뤄지자 청약 대기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해 11월 22일 견본주택을 열고 본격적인 분양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모든 일정이 중단됐다. 견본주택이 문을 닫고 임시휴관에 들어간 뒤 40일 넘게 분양이 늦춰지고 있는 것이다.
롯데캐슬 골드파크는 아파트 3203가구, 오피스텔 1165실을 비롯해 호텔·대형마트·초등학교·경찰서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다. 1차로 아파트 전용면적 59~101㎡형 1743가구(일반분양 1560가구)를 공급되며 일반분양분의 94%가 전용 85㎡ 이하 중소형이다. 서울 도심과 가까운 미니신도시급 물량인 데다 입지여건도 좋아 지난해 막바지 분양시장에서 주택 수요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시행사와 분양가 갈등으로 분양 일정 차질분양이 연기된 주된 이유는 롯데건설과 시행사가 분양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은 당초 서울시로부터 이 아파트 평균 분양가를 3.3㎡당 1488만원에 승인 받았지만 최근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된 것을 감안해 분양가를 낮추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용 84㎡형 기준으로 3.3㎡당 분양가를 1350만원대로 낮추는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시행사인 제이피홀딩스 측은 분양가 인하에 부정적이어서 협의하는데 난항을 겪었다.
분양 일정이 표류하자 청약을 기다리던 사람들이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구로구 신도림동에 거주하는 유모(43)씨는 "분양가는 물론 분양 일정조차 알 수가 없어 청약을 해야할지, 말아야 할지 모르겠다"며 "마냥 기다리고 있으려니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독산동 B공인 관계자는 "분양 일정을 묻는 전화가 종종 걸려온다"며 "이달 중순쯤에 분양한다는 얘기도 들리지만 정확히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 보니 상담하기도 난감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현재 시행사 측과 구체적인 일정을 협의 중이며 지금 상황으로선 설 연휴 뒤 2월 초에 분양할 가능성이 크다"며 "당초 승인 받은 분양가보다 가격이 낮은 만큼 서울시로부터 승인 받는 건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는 3.3㎡당 평균 1300만원대 중후반에 책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 손승익 분양소장은 "소형인 59·72㎡형은 1400만원을 조금 넘을 것으로 보인다"며 "분양가 이견을 포함해 시행사와의 문제는 거의 해결된 상태"라고 전했다.
분양가 3.3㎡당 평균 1300만원대 중후반 예상그러나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이를 감안해도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보다 비싸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독산동 J공인 관계자는 "인근 해가든아파트 전용 84㎡형이 3억5000만원 전후로 3.3㎡당 1100만원이 안 되는 수준"이라며 "롯데캐슬이 새 아파트고 입지가 더 좋지만 수요자 입장에선 비싸게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단지가 경부선 철로와 근접해 있어 소음 등의 문제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산동 H공인 관계자는 "일부 단지의 경우 철길이 바로 옆에 있어 청약 여부를 고민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KB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주변 편의시설이 다소 미흡하긴 하지만, 최근 수년간 아파트 신규 공급이 적었던 지역인 데다 완공되면 일대 랜드마크로 떠오를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수요자들의 관심을 모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들어서는 롯데캐슬 골드파크 조감도. [사진 롯데건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