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성적인 어린이였던 나는 새 학년이 시작되는 날이면 낯선 애들 틈에 있는 게 괴로워서 전날 밤마다 두려움에 떨었다. 하지만 다음 날이면 꼭 먼저 말을 걸어주는 용기 있는 여자애들을 만났다. 그 애들은 ‘너 한자로 네 이름 쓸 줄 알아?(내 이름은 순 한글이므로 나는 자신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하고 묻거나 먹으면 혓바닥이 파래지는 페인트 사탕을 나눠주거나 대뜸 귀여운 스티커를 붙여주며 불쑥 손을 내밀었다. 뜻밖의 친절에 놀란 틈을 타 그 애들은 자연스레 나를 그들의 세계로 이끌었다. 어떤 친구는 내게 순정만화의 재미를, 어떤 친구는 어른스런 음악 취향을 알려줬다. 생김새도, 성격도, 나이도 다른 그 애들의 세계는 저마다 빛이 났고, 나는 매번 그 세계의 어떤 부분을 닮고 싶었다. (...)
첫댓글 오 보신다는 유튜브는 뭘까
그 애들은 나에게 흐릿하고 희뿌연 생각을 명징한 언어로 표현하는 방법을, 독특하고 아름다운 취향을, 아끼는 사람에게 진심을 기울이는 법을 알려줬다. 우리는 막걸리를 나눠 마시면서, 서로만 아는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자꾸만 움츠러드는 상대를 일으켜 세우면서 함께 자랐다.
이 구절 너무 공감되면서 표현이 좋다🥲좋은글 가져와줘서 고마워 오늘 필사해야지
좋은 칼럼 공유해줘서 고마워.
너무 좋은 칼럼이다 공유해줘서 고마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