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후기를 올리기전.... 제 인생에 평범함이란 없다는걸 알려드리며 시작하고 싶네요.... 흠....
오전 7시경에 기상한 나는 엄마가 싸준 김밥을 들고 유유히 시험장으로 향했다. 고사장이 어디있는지 모르고 다만 성내역 근처에 있는 잠실고라는 얘기만 전해들은 나.... 몽촌토성역에 내리면 학교가는 애들 따라가면 되겠지라고 생각한 것은 순전히 나만의 착각이었다... 모두들 성내역을 이용한 것인지..... 하튼 입실 전까지 약 15분 정도가 밖에 안 남아있었터라 뭔가 대책을 강구해야만 했었다..
장수생의 짬밥은 바로 여기에서부터 발휘되었으니.... ....
근처에 있는 택시를 잡았다... 다만 보통 택시가 아닌 앞에는 Police라고 적힌 택시였다.
나 : 아저씨 잠실고요.. -_-;
순간 시계를 본 경찰1은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이라도 한듯 비상등을 켜고 싸이렌을 울리며 무섭게 도로를 질주했다.. ( 아 신나~ )
하지만 모든 일들이 마음먹은데로는 되지않는 법.... 학교로 향하는 자가용과 출근하는 차들로 인해 도저히 진도가 나가지 않았다. 당시 차로는 왕복 2차선 도로였는데 경찰1 아저씨는 중앙선을 넘어 마주오는 차들을 향해 돌진하기 시작했다... 내가 본 아저씨는 마치 드리븐에 나오는 실베스타 스텔론의 모습을 연상케 하듯 아름 다웠더라......
음....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경찰2 아저씨가 심심한지 얘기를 붙이기 시작했다.
경찰 2 : 자내는 어제 예비소집도 안 왔나?
나 : 저... 어제 수업 때문에요....
경찰 2 : 아니 그놈의 학교는 머하는데 시험 전날도 수업을 하고 그래? 자내 어느 고등학교야?
나 : 저..... 사... 사... 사수생인데요... (@-_-@)
경찰 2 : 잉? 그럼.... 올해 23살인가?
나 : 저기... 군대도 갔다왔거든요.. ㅡ,.ㅡㅋ
경찰 2 : 아. .. ... 그래요?...
나 : ...
경찰 2 : ...
그 후로 우리는 학교에 도달하기 전까지 아무말도 나누지 못했따...
간신히 시간 맞추어 고사실에 들어간나... 언제나 그렇지만.. 수능은 볼때 마다 새롭더라.... ....
1교시 언어영역과 2교시 수학을 다 풀고 바야흐로 점심시간.... 엄마가 싸준 김밥을 맛나게 먹고 나니 대장에서부터 직장에 이르기까지 물건을 좀 빼고 오라는 신호가 왔다. 음... 휴지도 안가지고 왔는데....
어쩔 수가 없었다. 나가서 사오리라 마음 먹은 나는 정문 쪽으로 걸어가다가 정문을 지키고 있는 경찰 3을 만났다.
나 : 아저씨 잠깐만 나갔다 올께요..
경찰 3 : 안됩니다.
나 : 아저씨 급한일 있거든요.. 잠깐만 나갔다 올께요.. 네 ?
경찰 3 : 시험 끝나기 전까지 아무도 못 나갑니다.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았다... 하지만 힘들게 배를 움켜쥐며 시험을 볼 수는 없었기에 그때의 내 생황을 논리정연하게, 단도직입적으로 , 경찰 아저씨가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야함을 느꼈다.
나 : 시험보다 똥싸면 아저씨가 책임질꺼에요? ㅠOㅠ
경찰 3 : ...
역시 만만한게 경찰이다... 어디서 구해왔는지 올록볼록한 엠보싱을 한 두루마리나 가지고 온 것이다..
하여튼 경찰의 힘을 빌어 오늘도 무사히 시험을 마치고 집으로 컴백했다.... 정말 힘든 하루였어~
P.S : 시험 잘봤냐고는 물어보지 마세요.... 어차피 올해는 연습이었습니다. 진짜는 내년이걸랑요... 방금 답지보고 점수확인해 봤는데..... 또다시 우울해지내요.. TO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