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모형회사를 창업하고 운영한지도 내년이면 어언 10년이 됩니다.
점점 모형이란 울타리에 깊이 들어갈수록 느끼는것중에 하나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형을 즐기는 사람들을 사회성이 떨어지는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어느 뮤직비디오에서 사람들과 잘어울리지 않는 외로운 사람을 표현할때 어두침침한 방에서
모형에 몰입하는 것으로 표현하거나, 웨슬리 스나잎스가 주연한 어떤 영화에서는 스나잎스 어떤 이유로 잘나가지 않고
자기 집에서 디오라마에 심취하거나, 또 미드 CSI에서도 미니어처에 푹빠진 연쇄살인범 여성이 몇편에 걸쳐
등장하기도 하고 몇년전 문학을 테마로 하는 어느 방송프로에서는 프라모델을 최악의 취미 1위로 선정하기도 했습니다.
전부 부정할수는 없으나 제 부족한 경험으로는 많은 매체에서 이렇듯 실물모형을 혹은, 그 실물모형을 즐기는 사람들을
부정적으로 표현하는것은 간혹 접할수 있었으나 긍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접해본 기억이 없습니다.
특히나 한국사회에서는 같은 모형이 일본이나 유럽에서는 작품이 되고 우리나라에서 장난감이 되는 현실에서는
좋아하는 취미가 평생직업이된 제게는 더욱 안타까운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반갑게도 얼마전 로버트 루트번스타인(생리학과 교수)과 미셸 루트번스타인(로버트의 부인이자 역사학자)
가 쓴 생각의 탄생(SPARK OF GENIUS) 이란 책을 보던중 너무 반가운 얘기들을 만나게 되서
전하고자 합니다.
이 말들은 미국의 어느 공부 많이한 부부의 의견에 불과할수도 있겠지만
제겐 모형만들기를 긍정적으로 묘사한 아주 논리적인 말이라 더 반갑더군요.
책의 목차는
생각도구 1관찰
생각도구 2형상화
생각도구 3추상화
생각도구 4패턴인식
생각도구 5패턴형성
생각도구 6유추
생각도구 7몸으로 생각하기
생각도구 8감정이입
생각도구 9차원적사고
생각도구 10모형만들기
생각도구 11놀이
생각도구 12변형
생각도구 13통합
중에서 이하는 생각도구 10모형만들기 중 일부를 발췌한 것입니다.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중에서는 아주 긴 글에 속하겠지만 모형을 즐기시는 분들이라면
한번 읽어보면 분명히 도움이 될거라 생각됩니다.
-생각도구 10 모형 만들기-
모형이 지닌 가장 큰 가치는 새로운 생각의 탄생 과정에 기여한다는 것이다.
-생화학자 리누스 파울링(1951년 노벨화학상, 1962년에 핵무기확산 반대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미국의 생화학자.)
모형은 보는 사람이 즉각 인식할 수 있도록 실제를 축약하고 차원을 달리 표현해야 한다.
모형은 실제, 혹은 가정적 실제상황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규칙과 자료, 절차를 이용하는 시뮬레이션이다.
우리가 정치학이나 역사, 인류학을 배울 때 전투과장이나 건축양식의 혁신, 전통의술의 효능, 경쟁적인
경제활동의 결과물, 종교의식 등의 목적을 물리적, 기능적, 이론적인 모형으로 만들어 배운다면 매우 효과적일 것이다.
-군사작전의 모형이 되는 전쟁게임-
피에트 몬드리안은 어린 시절 1차세계대전을 다룬 기록영화 한 편을 보고
모형이 가지고 있는 전달력과 의미에 대해 매우 중요한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는 "침공하는 독일군이 지도 위에 마치 작은 입방체 블록처럼 나타났고,
반대편의 연합군 진영 역시 작은 블록처럼 보였다. 그런 식으로 보면 전 세계의 격변이, 그 속에 품고 있는
무수한 세부사항이나 작은 부분은 무시된 채 그저 플라스틱 블록의 양으로 표시되고 있었다"라고 회고하고 있다.
이 블록들은 투입된 병력뿐만 아니라 전쟁을 위해 동원된 정치적ㆍ경제적 힘들을 나타내고 있었다.
이러한 힘들은 너무나 컸기 때문에 모형으로 만들어야만 이해할 수 있었다. 보는 사람이 즉각 인식할 수 있도록
축약되고 차원을 달리한 상태에서 표현되어야 했던 것이다.
그 모형이 가지고 있었던 힘은 몬드리안이 일생을 두고 절대로 잊을 수 없는 것이 되었다.
군대의 움직임을 모델링하는 것은 비교적 근래에 들어 발달했다.
병사들을 본따서 만든 축소인형들이 전 세계의 고대묘지에서도 발견되고 있긴 하지만,
군사모형은 원래 전략과 기동작전 교제를 쓰기 위해 만든 것이다.
그래서 그것이 맨 처음 나타난 시기로 거슬러 올라가면 프랑스의 루이 13세나 루이 14세 시대에 이르게 된다.
전쟁게임은 유명한 SF작가인 H. 조지 웰스(영국 소설가이자 문명비평가. <세계사대계> 등을 남겼다.)가
아니었다면 일반인들에게 크게 알려지지 않았을 것이다.
웰스의 아들은 스프링이 장착된 모형대표를 항상 자랑하곤 했는데, 그는 이걸로 작은
나무토막이나 성냥개비를 10야드 정도 쏘아보낼 수 있었다. 하루는 우연히 웰스가
친구인 제롬 K. 제롬을 집으로 데려와 점심을 대접하게 되었다.
식탁 위에는 양철장난감 병사들이 어지럽게 널브러져 있었다.
제롬은 대포를 장전한 다음 그중 한 병사인형을 겨냥해서 쏘아 쓰러뜨렸다.
이를 시작으로 웰스는 제롬과 과녁 맞히기 게임을 벌였고, 게임이 끝날 무렵에 제롬이 이렇게 중얼거렸다.
"만일 병사들을 움직일 수 있으면 어떻게 될까?" 그러자 웰스는 "아니 왜 안 되겠나?"라고 말하고 나서
병사들을 배치하고 움직이는 여러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적으로 전략전문가나 군대에서는 이런 것들의 변형게임들을 직접 해본다.
방어시설 내에서 슈퍼컴퓨터를 이용하는 경우도 있고 무선으로 조종되는 탱크모형이나 기타
레이저무기를 장착하고 광전자 센서로 적중을 기록할 수 있는 장비까지 동원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게임을 하는 목적은 실제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군 조직 정비나 개선을 꾀함은 물론이고
의사결정과 전략수립능력을 시험해봄으로써 실수와 약점을 찾아내고, 안전한 가상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일어날 가능성 있는 모든 변수를 알아내는 데 있다.
미 국방성은 전쟁게임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전쟁게임은 실용적 도구로서 둘 혹은 그 이상이 맞서는 병력들이 군사작전을 흉내 내고 있는 것이다.
실제 혹은 가정적 실제상황을 염두에 두고 필요한 규칙과 자료, 절차를 이용하는 시뮬레이션이다."
이 정의는 조금씩 차이는 있겠지만 모든 분야에서 모형을 정의내릴 때 두루 사용된다.
이 정의를 통해 나타난 모형들을 하나씩 살펴보면, 우선 표상적 혹은 물리적
모형으로서 실제물체의 물리적 특징들을 보여주고 있고, 기능적 모형은 어떤 물체나 기구의
본질적인 작용을 포착하고 있으며, 이론적 모형은 어떤 과정의 실행을 규준하는 기본적 개념을 구현하고 있다.
이 외에 가상적 모형이 있을 수도 있는데 이는 우리가 직접 관찰할 수 없는 대상의 특성을 나타내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가장 발달된 모형은 이 4가지 모형을 다 합쳐놓은 것이다.
모든 모형은 해당 대상의 구조와 기능에서 가장 중요하고 결정적인 요소만을 추출한 것이다.
그것들은 대부분 추상화와 유추, 차원적 변형을 구현한다.
-모형은 본질을 구현한다.-
모형은 수학적이건 물리적이건, 현실적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실물보다 작거나, 같거나,
클 수 있는데 이는 오로지 그것의 용도에 달려 있다.
대개의 경우 모형의 용도는 직접 경험하기 어려운 것에 접근할 수 있도록 만드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하버드 대학의 식물박물관은 계절에 관계없이 연구할 수 있도록 세계 각지의
꽃을 유리모형으로 만들어 보관하고 있는데 그 규모는 실로 어마어마하다.
시카고 예술연구소에는 제임스 워드 손 부인의 실내보형 컬렉션이 있는데
방문자들은 서구의 시대별 대표적인 방 200여 개와 가구를
실제크기의 12분의 1로 줄여 만든 모형들을 관람할 수 있다.
이것은 다른 방법으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시간과 공간의 응축이라 하겠다.
빌딩이나 비행기, 배, 탱크, 자동차처럼 크기가 큰 것들의 모형은 대개
일정한 비율로 축소시켜 만든 것들이다. 그래야만 예산과
공간에서 제약을 가지고 있는 개인들이 쉽게 조작하고 다룰 수 있다.
산악인들은 모형을 놓고 등반계획을 수립하며, 군대에서는 침투경로를 짠다.
루카스 필름이 영화 <스타워즈>를 찍기 위해 세운 세트는 전 우주를 가상의 모형으로 만든 것이었다.
만약 새집을 짓기 전에 완성된 모양을 미리 보고 싶다면 컴퓨터상에서
물리적 모형이나 표상적 모형을 만들어볼 수 있을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모델링 작업은 많은 상상기술을 요구하는 동시에 이것들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모형은 대상이 되는 시스템이나 상황을 면밀하게 관찰한 다음에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대상의 중요한 특징을 잡아 사람이 다루기 쉽게 크기를 조정하는 등의 단순화과정과
형을 떠내거나 언어적, 수학적, 혹은 예술적 수단을 통해 구체화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이다.
실제로 모형을 제작하려면 그 모형이 정신적인 것이건 물질적인 것이건 간에
여러 가지 다양한 제작수단과 소재에 대한 이해와 깊은 분석이 있어야 한다.
모형이 만들어지고 나면 이를 시험적으로 다루어봄으로써 그 특성이 실제상황이나
시스템의 본질을 제대로 갖추고 있는지 판단하게 된다.
감각기관으로 지각할 수 없는 현상을 인지할 목적으로 모형을
만들 때는 대단히 강력한 형상화 기술이 필요하다. '실제'를 '대리'하는 모형은 유츄와 추상화에 의지한다.
거의 모든 모형들이 차원적 사고기술을 활용해 만들어진다.
모형만들기는 우리가 지금까지 이 책에서 다루어온 많은 '생각도구'들보다 상위에 있는 한편,
그것들에 의존하고 있는 생각도구다.
모형을 만드는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그것을 만드는 사람이 어떤 상황이나 대상,
혹은 생각을 완전히 제어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고, 이를 통해 이해가 부족한 지점이 어디인지를 깨닫게 해준다는 것이다.
자동차회사에서 차의 모형을 만드는 엔지니어나 제약회사에서 약품모형을 만드는 생화학자,
인간 형태의 이론모형을 만드는 사회학자, 미니어처 집을 만드는 애호가들은
모두 상당히 깊이 있는 관련지식을 습득하게 되는데 이는 세부에 대해
오래도록 주의를 집중한 결과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이 모형들이 제 기능을 한다면 그것은 새로운 예술적 아이디어, 새로운 자동차,
새로운 약, 인간 행태에 대한 새로운 예측, 건축 스타일과 디자인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가능하게 할 것이며, 모형제작자들은 그러한 것들을 완전히 익히게 될 것이다.
설사 모형이 제기능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제작과정을 통해 예상치 못했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모델링 작업의 원래 목적을 보다 잘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조각가나 건축가들도 비슷한 목적으로 '마께뜨'를 이용한다. 마께뜨라는 말은 프랑스어지만
원래 이탈리아어로 스케치를 뜻하는 'macchia'에서 왔다. 그러나 조각가나
건축가는 이 용어를 3차원, 즉 입체모형을 지칭하는 뜻으로 사용한다.
건축가들은 자신의 설계도를 종종 작은 모형으로 만드는데, 그렇게 함으로써 청사진이나 드로잉으로
보는 것보다 완성된 건물에 대한 더 분명한 감을 얻을 수 있고 혹은 공사 중에 봉착하게
될지도 모를 문제들을 미리 파악할 수 있다. 이 모형들은 판지로 만든 꽤나 단순한 것부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나무와 쇠로 제작한 것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하다.
조각가의 '마께뜨' 역시 매우 다양하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작품을 만들 때 항상
일정한 단계를 밟는데, 그 단계란 스케치에서 시작해서 판지모형, 골판지모형,
나무모형을 거쳐 마지막에 가서 돌에다 조각을 하는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 역시 이와 비슷한 기법을 사용했는데, 그는 약간의 석고를
모델의 옷에 발라 뻣뻣하게 만든 다음 모델을 앉게 하고 거기서 생겨난 접힌 자국이나 주름을 그대로 묘사했다.
미생물학자 알렉산더 플레밍(영국 미생물학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중 페니실림을 발견하여 1945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은 1차세계대전 동안
복합골절이나 파편으로 생각 불규칙한 상처가 살균제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징이 박힌 것 같은 모양의 실험관으로 실험을 했다.
그는 박테리아가 징의 표족한 끝부분에 고립되면서 살균작용으로부터 '피신'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모형 덕분에 플레밍은 아주 심하게 감염된 상처를 효과적으로 치료하려면
몸의 내부에서 치료작용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확신하게 된다.
이런 통찰로 그는 1928년 페니실린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이를 간단히 말하면, 모형은 우리가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생각이나
개념을 구체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과학에서도 모델링은 새로운
아이디어의 탄생이나 이론의 진전, 실험에 의한 사실이나 오류의 입증 등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리누스 파울링(1954년에 노벨화학상, 1962년에 핵무기확산 반대운동으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미국의 생화학자.)은
오늘날 가장 위대한 과학적 모형제작자 중 한 사람이다.
그는 모델링을 사고의 독특한 방법으로 정의하고 있다. 그는
"모형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가치는 새로운 생각이 태어나는 과정에 기여하는 것이다.
나는 모형이 언어를 구성한다고 말하곤 한다"라고 쓰고 있다.
파울링은 수십 년간 단백질분자를 연구했으며 모형을 이용해 그것들의 구조를 탐구한 결과
노벨화학상을 수상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정밀한 모형이 정밀한 사고를 나타낸다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컴퓨터로 만든 모형과 형체를 갖춘 모형이 '생각도구'라는 관점에서 보면
동등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컴퓨터 그래픽은 2차원이다. 물론 3차원 영상을 '보여줄' 수는 있다.
그러나 3차원을 단지 머릿속에서 시각적으로 받아들이는 것과 그것을 운동감각적ㆍ촉각적으로 경험하는 것은 같지 않다.
컴퓨터그래픽 전문가인 샌디에이고 슈퍼컴퓨터센터의 마이클 베일리의 말에 따르면 그 차이는 중요하다.
수 년간 그는 컴퓨터야말로 모델링의 모든 것이자 궁극적인 것이라고 강변해왔다.
그러나 신기술이 그의 마음을 바꿔놓았다. 컴퓨터는 단지 3차원 모형을 제작하는 기계에 '연결'될 수 있을 뿐이다.
그 기계는 입체 석판인쇄술이나 주조 등의 방법을 통해 플라스틱이나 종이, 수지, 혹은 금속으로 모형을 만들어낼 것이다.
베일리가 그래픽 모형을 실물모형만큼 좋지 않다고 말한 하 가지 이유는 추상적인 '지도'가
실제 '지형'과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3차원에서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것을 2차원적
이미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다.
물론 에셔나 로저 펜로즈는 이 '불가능한 물체'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본인 스스로 설계해서 조립을 해본 사람이라면,
그가 건축가이건 목수이건 모형제작자이건 간에 자신이 만들어 세울 수 없는
어떤 것을 종이 위에 그려본 적이 있을 것이다. 시간과 공간 안에서 일을 한다는 것은
방정식이나 그래프, 혹은 종이를 놓고 일하는 것과 전혀 다르다. 그래서 차원의 문제는 중요한 것이 된다.
스크립스 연구소에서 바이러스 구조를 연구하는 생물학자 존 존슨은
그래픽 모형이 정밀하다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더 정직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수 년동안 그와 동료들은 그 구조를 들여다보기 위해 비록 완전치는 않지만 컴퓨터그래픽 이미지에 의존해왔다.
그러다 1997년에 존슨은 마이클 베일리에게 폴리머클레이(화학반응을 일으키는 점토)를
이용해 바이러스 중의 하나를 이루고 있는 단백질 성분을 모형으로 직접 만들도록 했다.
이 실험모형을 넘겨받자마자 존슨은 단백질 간의 접면에 그래픽 이미지로는 식별할 수 없는 구멍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대단한 발견이었다. 왜냐하면 약을 그 구멍에 맞춰 주입할 경우 바이러스 합성을
막을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바이러스가 일으킨 감염을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미친 사람처럼 날뛰었다. 만나는 사람마다 우리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얘기해주었다.
이런식으로 모형을 가지고 서브유닛(생체입자를 구성하는 기본단위)합성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앞으로는 꽤나 일반화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존슨은 회고한다.
정지궤도위성의 개념을 생각해낸 SF작가 아서 C. 클라크는 "오늘날 사람들이 컴퓨터화면을
들여다보는 교육만 받고 있을 뿐 진짜 금속을 만져볼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런 식의 태도는 미래에 재앙을 몰고 올 것이다"라고 우려하고 있다.
클라크의 이 견해에 많은 공학자들도 동의하고 있다.
그중에는 유진 퍼거슨이나 새뮤얼 플로먼, 헨리 페트로스키 등이 있는데
이들 모두는 과거 20년간의 주요한 공학적 실패(다리, 건물, 로켓, 비행기 등)가
작업모형을 제작하는 직접 경험이 줄고, 대신에 컴퓨터그래픽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늘어난 데서
기인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이해하려면 유용하면서도 다양한 모형을 만들어봐야 한다.
그런 일을 장려하고 가르침으로써 이 일이 노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럽고 쉬운 것이 되도록 해야 한다.
실제로 아이들은 이 책의 유추와 차원적 사고의 장에서 살펴본 대로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자발적으로 모형을 만든다.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집 뒷마당에 만들어놓은 요새가 얼마나 튼튼한가에 있지 않다.
지하실에 마련한 장난감 동물원이나 방 안에 지어놓은 인형집이 얼마나 그럴싸한가도 중요한게 아니다.
오직 모형을 만든다는 행위 그 자체가 중요하다. 이 행위를 통해서 이해력과 제어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이 되어서도 그 경험이 자신들의 관심사에 영향을 주었다고 말한다.
연습을 시작하기는 쉽다. 어느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도 모형 만들기에 대한 책을 쉽게 빌리거나 구입할 수 있다.
골판지, 발사나무, 철사, 플라스틱, 천과 종이 등 갖가지 공작재료도 쉽게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이 단순해보인다고 해서 결코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아무것도 없이 시작하기가 엄두가 나지 않는다면 조립 플라스틱이나
나무모형 재료를 사서 원하는 형태로 구성해 볼 수 있다. 공룡부터 집 모형까지,
역마차에서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우주선 모형까지 모든 것이 다 가능하다.
종이모형으로는 종이인형부터 비행기, 성, 시계까지 다양하다.
많은 모형가게나 카탈로그를 보면 실제로 작동하는 증기기관이나 기차, 경주용차, 비행기, 로켓 등도 나와 있다.
모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소재가 무엇인가가 아니라 그것이 구현하고 있는 아이디어나 기능이 무엇인가,
그리고 모든 세부를 재구성하기 위해 모형제작자가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가이다.
상상력에 의해 '생명'을 부여받지 못한 모형은 아무것도 아니다.
학교나 집, 혹은 이웃집의 모형을 만들게 하여 공간감각을 키우라.
버크민스터 풀러의 사면체(삼각뿔)를 기초로 한 지오데식 돔이나 스넬슨의 텐스그리티 조각,
그 밖의 건축형태를 모형으로 만들어보면 공학적ㆍ디자인적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
초등학교, 고등학교, 심지어 대학에서 미술, 디자인, 조각, 공예, 공학, 수학, 과학을 가르치는
교사나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통합적 경험을 쌓아주기 위해서라면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수많은 작업장, 직업에서 필요한 협력 혹은 상호작용의 모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학이나 역사학, 인류학을 배울 때에도 각 전투과정이나 건축양식의 혁신, 전통의술의 효능,
경쟁적인 경제활동의 결과물, 종교의식의 목적 등을 물리적, 기능적, 이론적인 모형으로
만들어 배운다면 매우 효과적인 학습방법이 될 것이다.
모형을 만들기 위해서는 위의 모든 것들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가늠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점에서 모형 만들기는 나이의 많고 적음에 상관없이 훌륭한 배움의 방식이 된다.
모형 만들기를 평생 습관으로 삼는다면 살아가는 내내 배움과 재미를 동시에 맛볼 수 있을 것이다.
홍문모형 대표 전장돈 올림 www.hongmoon.com
첫댓글 저희 와이프도 모형을 아직 장난감이라 부릅니다만 이글을 보여주면 조금 다른 생각도 가질수 있겠는데요...물론 기존 사출물을 약간 가공하고 도색하는 저로써는 생각을 구체화해서 그걸 다시 형상화하는과정은 아직 많은 연습이 필요한 부분인거 같습니다만..
형이상학&형이하학 모형 만들기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