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몇일 휴가내고 나들이 다녀왔더랬습니다.
그 중 서울에서 가장 알차게 보내고 온것같습니다.
출근하는날도 일찍 일어나기 싫어 끙끙 거리는데,
서울간다고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움직였던걸 생각하니 기특하기까지 합니다. ㅋㅋㅋ
물리적 거리때문에 얼굴 잊어먹기 직전인 친구들 이름을 쭉~ 적어두고
서울에 머무르는 35시간동안 어디서 어떻게 만나고 보낼것인가 고민하느라 폭삭 늙은 기분입니다.
도착하자마자 안국동으로 가 "꺄~~~~ 오랜만이야~~~"를 남발하며
짧은 점심과 커피한잔으로 그간의 회포를 푸는것으로 한명 해결~!
친구를 사무실로 돌려보내고, '다음 목적지까지 가기전 근처에서 뭘 하면 잘했다 소문날려나...'하다가
골목하나 넘어 한옥마을을 지나 삼청동까지 걸었습니다.
2~3년 전 이맘때 딱 이 골목에서 사진찍었던걸 생각해보니
그땐 아무도 없이 한가한 골목이었는데, 평일에도 뭔 사람이 이리도 많은지... 다 외국인이라 그런가??? 하며
한옥과 멀리보이는 현대사회의 조화아닌 조화를 내려다보며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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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든 가방이 무겁긴 하지만
짧은 이동거리 중간 중간에, 오랜만에 만나는것들을 다 보고싶은 욕심을 채워봅니다.
마침 시간이 맞아 덕수궁앞 수문장 교대식을 보다보니
전통악기로 연주되는 멜로디를 어느새 따라 흥얼거리게 되기도 합니다.
이 멜로디가 들리면 "점심시간이다~"라고 외치던 때도 있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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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음을 옮겨 명동으로 가다보니 지하도 광고가 눈에 들어옵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광복동 롯데에 입점한 유니클로가 가장 크다고 광고했던것 같은데,
크기 경쟁은 끝없나봅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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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명동... 너네도 오랜만이다!
명동에서 딱히 뭔가 할것이 있는것도 아니고 사고싶은것이 있는것도 아닌데
안들리고 가려니 섭섭한거 같아 발품을 팔아봅니다.
이때쯤 가방이 무거워 인상이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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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에 들러 가방을 내려놓고 따뜻한물에 몸좀 녹이고 나니 또 나가고싶어집니다.
오랜만에 왔잖아. 언제올지도 모르겠고... 라며 피곤해지기 시작하는 저를 구슬려가면서요 ㅋㅋㅋ
신사동 가로수길에 들어섰는데, 비가오려나봅니다.
3천원짜리 우산 하나 사 들고 가로수길에 들어섰는데! 이게 웬일입니까!!
이렇게 한산한 가로수길은 처음이고, 게다가 사고싶은 무언가가 없는 가로수길이라니...
가로수길이 더이상 대세가 아니란말인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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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나들이의 주된 목적은 바로 이 공연입니다.
미샤마이스키 아저씨는 너무 자주와 이제 더이상 매력적이지 못하고 ㅋㅋㅋ
예프게니키신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공연안내를 보자마자 공연내용을 살필겨를도 없이,
예매전쟁만 떠올라 긴장 바짝하고 시간맞춰 예매싸이트에 접속해 예매했습니다.
이 공연을 예매한게 봄이었던거 같은데,
정작 공연시기에 내가 어디서 뭘 하고 있을지도 모르면서 일단 예약을 했습니다.
예약을 하고보니 대박이더군요!
아쉬케나지 지휘라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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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싼자리 좋은자리가 많지만 경쟁도 치열하고, 그 경쟁을 뚫고 원하는 자리를 얻기 힘들걸 알기에
초반부터 합창석을 노렸습니다.
합창석은 그다지 소리가 좋지못하다는 평이 있기도 합니다만, 전 자주 이용하는 편입니다.
연주자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좋고, 사운드도 크게 차이나지 않고, 가격도 적당하니까요.
보이세요? 꽉~~~ 찼습니다.
오늘따라 자리가 더 더 더 맘에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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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신 협연 한곡하고, 심포니 한곡하고 ... 공연은 벌써 끝나버렸습니다.
70도 훌쩍 넘은 나이의 아쉬케나지가 2시간동안 지휘하는걸 보고있자니
'링거 한대 맞아야 하는거 아닌가...'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생깁니다.
그러나 ㅋㅋㅋ 관객의 박수에 답하러 나온 영감님은 환한 미소와 재치로 분위기까지 띄워주고 들어갑니다.
티켓값, 왕복차비, 호텔비, 친구들과의 식사비 등등등 과분한 지출을 말끔히 잊게해주는 공연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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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자려니 뭔가 아쉬워 동대문시장을 한바퀴돌고 겨우 몇시간 자고나니 다음날입니다.
흐린날씨덕에 피곤한 아침이 왔지만 호텔방에만 있기 억울할듯해 또 나서봅니다.
저녁약속까지 버티려면 가방도 몸도 가벼워야할듯해 서울역 들러 짐을 보관하고 이태원으로 갑니다.
여기도 오랜만이로구나~~~ 안녕 외쿡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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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시간에 약속이 있어 혼자 점심을 먹을요량으로 두리번거리다보니 번뜩 생각난게 있습니다.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부쳐스컷이 잘한다고 소문났다죠?
부처스컷은 정육점 직원이 직접 고기를 손질해서 가장 맛있는 요리를 먹기 위해 준비해둔 특별한 부위를 말한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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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왔다 하니 창가 아담한 자리로 안내해줍니다.
메니저가 직원들에게 귀뜸해주는 모습도 보입니다.
혼자 온 손님이니 몇분이냐 이런거 묻지말고, 테이블도 정리하라고...
제법 마음에 듭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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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은 고민스럽지 않을만큼만 담겨있어 좋은것 같습니다.
평소 안심을 주로 주문하지만!
이집에서 여러가지 먹어본 블로거들의 평을 믿고, 립아이를 시켜봅니다.
꽃등심, 뉴욕스트립 스테이크는 1차 wet aging 후 dry aging 하고
안심, 티본, 엘본 스테이크는 wet aging 후 제공된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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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정리해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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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가지 식전빵과 부드럽다 못해 녹아내릴듯한 버터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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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프의 웰컴 디쉬가 나왔습니다.
자세히 기억은 안나서 간단히... ^^;
왼쪽부터 굴튀김, 비트무스, 홍시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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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선 에피타이져엔 새우와 쭈꾸미가 들어간 셀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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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스테이크!
따뜻한 야채가 곁들여져 나옵니다.
스테이크만으로도 짭쪼롬하게 먹을만큼 간이되어 나와서 좋았고,
보기엔 과하게 익힌듯 하지만, 주문한 미디움 그대로 잘 구워져 나왔습니다.
역시... 고기 먹을줄 모르는 나에게 립아이는 제법 기름진 고기였습니다.
다음엔 안심을 먹겠어!
그래도 만족스러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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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지않은 양이지만 ^^ 다먹고 나니 디저트 나와줍니다.
끄레마 풍부한 커피와 진하지만 달지않은 초코케이크.
오늘 점심... 호사스럽게 잘~ 먹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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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까지 왔으니 근처를 또 탐색해봐야죠.
몇년전 예약없이는 들어갈수도 없었던 리움이 이젠 한가해졌나봅니다.
예약이 필요없어졌네요.
너무 오랜만에 와서 저만 몰랐던건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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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설전과 특별전을 다 볼 시간이 되려나 고민하다가,
시간 되는만큼 보면되지 싶어 두 전시 모두 보기로 합니다.
특별전은 조선화원대전.
이 특별전이 너무 맘에 들었습니다.
상설전을 반쯤 봤을때 안내방송이 나오더군요.
특별전 관람객을 위한 전시설명이 있다고.
이날 만난 도슨트는 내가 본 최고의 도슨트였습니다.
박물관 학예사라해도 이정도로 많은 내용과 깊이를 다루기 힘들텐데 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고
쉽고 재미있기까지한 설명을 열정적으로 해줬습니다.
전시내용도 설명도 너~무 맘에 들어 시간가는줄 모르고 졸졸 쫓아다녔습니다.
특별전을 다보고 다시 상설전으로 돌아와 나머지부분을 보고있다보니
저녁약속시간이 다 돼 갑니다. 얼른 움직여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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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으로 후다닥 넘어가 저녁을 같이하기로 한 친구와 만나 웃고 떠들다보니
또 부산으로 갈 시간입니다.
저질체력으로 이틀동안 생각나는곳들 여기저기 다니고 기차에 앉으니
지난 이틀이 꿈같이, 딴세상 나들이 같이 느껴졌습니다.
언제 또 오려나... 하면서요.
그래서 이번주말 또 가렵니다 ㅋㅋㅋㅋ
첫댓글 열심히 잘 댕기시넹^^~
혼자서 다녀오셨네요. ^______^
혼자서 스테이크를 드셨다니.. 담엔 삼겹살에 도전해보시어요...
3인분을 시켜야돼지만 소주 한병 마시면서 먹어니 에봅 괜찮던데욤~^^ㅣ익
곧 서울 가는데 들러보기 좋은 곳들이네요^^
도살자의 칼질??? ㅋㅋㅋ
저기 꼭 한번 가보자고 다짐하고 있었는데.ㅎㅎㅎ 착한 가격에 맛난 음식이라고 꽤나 소문이 난 모양이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