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천 ‘영남 제1문’. 추풍령을 넘으면 처음 접하는 영남 땅이자 교통 요충지라는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김천시가 2001년 세웠다. / |
백두산에서 지리산으로 힘차게 뻗어 내려가던 백두대간이 추풍령을 지나며 숨을 고르는 곳. 김천은 충북과 전북·경남의 접경지역에 있는 영남의 관문이다.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 경부선과 경북선 철도, 경부고속철도가 지나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다. 이름부터 ‘금(金)이 나는 샘(泉)’이다. 그 만큼 물 좋고 산 좋은 고장이다. 황악산·대덕산·금오산이 둘러싸고 감천·직지천이 젖줄을 이루고 있어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으로 불린다.
김천에는 동국제일가람으로 불리는 직지사 등 고찰과 서원·향교 등의 문화유적이 자연과 조화를 이룬 채 잘 보존돼 있다. 빗내농악 등 전통문화도 잘 간직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시내 어디서든 몇 걸음만 가면 분수, 조각작품 등으로 잘 꾸며진 공원을 만날 수 있다. 해마다 스포츠와 관련해 인구(13만5700여명) 보다 많은 연인원 20만명이 찾아오는 곳. 김천은 전통과 현대가 잘 어우러진 고장이다. 앞으로 한국도로공사 등 13개 기관이 김천으로 옮겨온다. 경북지역 혁신도시인 ‘경북 드림밸리’가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서 깊은 문화·체육도시에서 역동적인 혁신도시, 앞서가는 경제도시로의 ‘꿈’도 무르익고 있다.
|
황악산에서 본 일출. / |
경부고속도로 김천 나들목에서 나와 우회전해서 국도를 따라 5분 가량 가다보면 도로를 가로질러 세워진 커다란 문이 나온다. 김천시가 2001년 세운 ‘영남 제1문’이다. 추풍령을 넘으면 처음 접하는 영남 땅이자 현대의 교통 요충지라는 상징성을 살리기 위해 과거 한양을 오가던 지름길에 세운 것이다. 김천이 영남의 관문이라는 자부심이 배어있다. 이 곳에서 5분쯤 더 가다 좌회전해서 또 5분쯤 더 가면 직지사와 황악산이 나온다.
황악산(黃岳山)은 주봉인 비로봉(해발 1111m)을 중심으로 운수봉(740m)·백운봉(770m), 형제봉(1035m)·신선봉(944m) 등이 양쪽으로 말발굽처럼 이어져 있다. 예로부터 학이 자주 찾아와 ‘황학산(黃鶴山)’으로도 불렸다. 백두대간 준령의 하나로 충북 영동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능선이 길고 우람하다. 암봉이나 절벽이 없고 수목으로 울창하다. 동쪽으로 능여계곡 등 깊은 골짜기를 파놓았으며 계곡 마다 비경을 감추고 있다. 정상 능선 길에는 백두대간 종주에 나선 등산객들의 행렬이 연중 이어진다.
김천의 자랑 황악산과 직지사, 마음을 보라 이르다
|
황악산과 직지사 전경. / |
황악산의 봉우리들은 ㄷ자 형태로 연이어 있다. 이 ㄷ자의 열린 곳인 동쪽 산자락에 천년고찰 직지사가 있다. 직지사는 신라 눌지왕 2년(418) 아도화상이 창건한 절이다. 직지(直指)란 이름은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이란 선종의 가르침에서 유래했다. 마음을 직관함으로써 부처의 깨달음에 이른다는 뜻이다. 아도화상이 손가락으로 절터를 가리켜 절을 짓게 한데서 유래했다거나 고려 때 능여대사가 절을 확장하면서 손으로 측량한데서 유래했다는 전설도 전해온다.
경내에는 대웅전과 대웅전 앞 삼층석탑, 석조약사여래좌상, 비로전 앞 삼층석탑, 청풍료 앞 삼층석탑 등 여러 점의 보물이 있다. 직지사는 깊은 유래만큼 역사적 사연도 많다. 고려 태조 왕건이 대구 팔공산전투에서 견훤에게 패해 이 곳으로 피신했다. 사명대사가 이 곳에서 출가하고 이 곳에서 주지를 지내기도 했다. 비로전에 있는 1000개의 불상은 표정이 모두 다르다. 이 가운데 벌거숭이 동자승을 첫 눈에 발견하면 아들을 낳는다는 재미있는 속설도 전해온다.
직지사 산문 앞에 피어난 문화의 향기
|
예로부터 동국 제일 가람으로 불려온 직지사 전경. / |
직지사 산문 앞에는 직지문화공원이 있다. 전통 성곽과 담장이 공원 한쪽을 감싸고 있고 공원 안으로 직지사 경내를 지나온 맑은 물이 흐른다. 국내외 유명 조각가들의 작품 50여점과 ‘청포도’, ‘승무’ 등 한국인의 애송시가 새겨진 자연석 등이 곳곳에 배치돼 있다. 공원 중앙에서는 원형으로 된 음악분수가 음악에 맞춰 화려한 분수쇼를 연출하고 2000여명을 수용하는 야외 공연장에서는 각종 문화공연이 수시로 열린다. 폭 25m·높이 17m에 이르는 대형 2단 폭포도 장관이다. 직지사 집단시설지구 쪽에서 공원으로 들어서면 입구에서 아파트 7층 높이의 대형 장승이 탐방객들을 맞는다. 공원의 자연미를 연출하고 있는 꽃과 나무·자연석 상당수가 시민들이 기증한 것이어서 자랑이 더 크다.
공원 위쪽에는 세계도자기박물관과 백수문학관이 있다. 화려한 유럽 자기 모양의 건축양식을 하고 있는 세계도자기박물관에는 우리 전통 자기와 유럽 자기 등 1000점이 넘는 도자기가 전시돼 있어 나들이객들의 발길을 끈다. 백수문학관은 한국 시조문학의 요람이다. ‘조국’, ‘분이네 살구나무’ 등으로 친숙한 현대시조의 선구자 백수(白水) 정완영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해 김천시가 2008년 건립했다. 정완영 선생은 김천 출신이다. 문학관은 선생의 소장품과 문학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전시실과 자료실, 집필실, 세미나실 등으로 이뤄졌다. 김천에서는 해 마다 전국 시조백일장이 열리고 있다.
공원 아래 식당가는 산채한정식으로 유명하다. 능이버섯·더덕·두릅 등 황악산 깊은 골짜기에서 나는 산나물로 음식을 만드는 산채음식전문점 30여곳이 모여 있다.
|
직지사 산문 앞에 있는 직지문화공원 전경. 김천의 대표적인 문화·휴식 공간이다. / |
심산유곡, 청정도량에 깃든 깨달음의 숨결
황악산이 김천 서부권이라면 남부권에는 수도산(해발 1317m)이 있다. 경남 거창군과 경계를 이루고 있다. 북쪽 기슭의 수도계곡은 굽이굽이 마다 독득한 절경을 이루고 있다. 심산유곡을 따라 울창한 수목과 맑은 물이 흐르는 폭포·소(沼)가 어우러져 그윽한 풍치를 자랑한다. 수도산에는 청암사·수도암 등의 천년고찰이 있다. 청암사는 신라 헌안왕 3년(859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 과거 조선시대에 인현왕후가 폐위된 뒤 이 곳에 은거했다. 비구니 스님들이 수행·정진하는 청정도량이다. 우리나라 비구니 강원중 가장 외진 곳에 있어서인지 일반인에게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다. 수도산 정상 가까이에는 수도암이 터를 잡고 있다. 참선 수도장으로 유명하다. 도선국사가 이 터를 발견하고 7일 동안 춤을 췄다는 이야기가 전해온다. 조망이 좋다. 경내에 삼층석탑과 석조비로자나불좌상, 약광전 석불좌상 등 보물 3점이 있다.
삼도봉에 일렁이는 화합의 물결
|
수도산 용소폭포. / |
황악산과 대덕산 사이에는 삼도봉(1176m)이 있다. 충북(영동), 전북(무주), 경북(김천)의 ‘삼도(三道)’가 만나는 지점에 당당하게 솟아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옛날 삼도(三道) 사람들이 정상에 돌무더기를 크게 쌓은 도(道)가 가장 잘 살게 된다는 이야기 때문에 산에만 오르면 돌을 쌓았는데 어느 날 돌무더기가 가장 작은 고을 사람들이 모두 허물어버렸다는 이야기도 우스개 처럼 전해온다. 지금은 정상에 거북이 세 마리가 등에 용 세 마리를 태우고 있는 형상의 ‘삼도 화합탑’이 서 있다. 삼도 주민들은 해마다 10월이면 이 곳에서 화합을 다지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물 맑고 산 좋은 고장 답게 이 고장 전통주인 ‘과하주(過夏酒)’는 명주로 이름 높다.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된 명주 중에서도 상품으로 꼽혔다. 투명한 황갈색에 부드러운 맛과 향. 한여름 복더위에도 변질될 우려가 없는, 이름 그대로 한여름을 나는(과하·過夏) 약주다. 경북도 무형문화재 제11호다. 전국 생산량의 11%와 29%를 차지하는 포도와 자두는 김천의 대표적인 농특산물이다. 맛과 향이 뛰어나 도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스포츠도시·혁신도시로 21세기 영남관문도시 일군다
김천 시가지는 아름답고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도로변은 꽃과 인공폭포·조형물 등으로 단장돼 있고 어디서든 몇 걸음만 가면 분수와 조각작품 등으로 꾸며진 공원이 나온다. 모두 250여개의 크고 작은 공원이 있다. 지난 2006년에는 ‘대한민국 조경대상’에서 대통령상을 받기도 했다.
김천은 화장실이 아름다운 고장으로도 평가받고 있다. 김천시는 1999년부터 아름다운 화장실 가꾸기 사업에 나섰다. 해 마다 분기 별 혹은 반기(상·하반기) 별로 ‘아름다운 화장실’을 선정·시상하고 있다. 격년제로 ‘선진 화장실문화 정착을 위한 시·수필 등의 작품 공모전’도 열고 있다. 지금까지 김천시가 선정, 관리하고 있는 ‘아름다운 화장실’이 198곳이다. 전국 단위의 아름다운 화장실 공모에서 상을 받은 화장실도 직지문화공원 내 ‘갓 화장실’과 ‘쌍무지개 화장실’ 등 7곳에 이른다. 화장실문화 개선운동으로 쌓은 시민의식은 대규모 체육행사 등을 유치, ‘스포츠도시’로 거듭나는 원동력이 됐다.
김천시는 2006년 전국체전을 성공적으로 개최한 이래 해마다 30여개의 국제 및 전국 단위 체육대회를 유치하고 있다. 잘 갖춰진 스포츠 인프라와 적극적인 스포츠마케팅, 성숙한 시민의식이 어우러진 결과다. 삼락동 ‘김천종합스포츠타운’ 주변과 시내 모텔·식당 등에서는 전지훈련을 온 운동복 차림의 젊은이들을 흔히 볼 수 있다.
|
충북 영동·전북 무주·경북 김천의 경계지점인 삼도봉(해발 1176m)에 세워진 ‘삼도 화합탑’. |
농소면과 남면 일대에는 혁신도시 조성 공사가 한창이다. 한국도로공사 등 13개 기관이 이 곳으로 옮겨올 예정이다. 김천은 수려한 경관과 유서 깊은 전통 만큼이나 살기 좋은 ‘21세기 영남관문도시’로의 변신을 준비하고 있다.
|
김천 시가지 전경. 김천은 경부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 경부선철도와 경부고속철도 등이 지나는 사통팔달의 교통 요충지다. /
|
가는 길/
경부고속도로 김천IC를 통해 김천시내로 들어간다. 경남 마산 쪽에서는 중부내륙고속도로 남김천IC를 이용하면 된다. 차량으로 서울에서는 2시간40분 가량, 대전과 대구에서는 50분 정도 걸린다. 마산에서는 1시간40분 가량 소요된다. 서울 강남터미널에서 고속버스가 운행된다. 고속철(KTX)은 서울에서 김천(구미)역까지 1시간20분 정도 걸린다.
연락처
직지문화공원 관리사무소 054-420-6613
세계도자기박물관 054-420-6726
백수문학관 054-436-6834
직지사 종무소 054-436-6174
김천종합스포츠타운 054-420-6642
빗내농악 전수관 054-420-6438
|
직지사 일주문. / |
|
직지사 계곡. / |
|
교동 연화지. 조선 초에 조성된 못으로 물이 맑고 경관이 좋다. / |
김천직지나이트투어/
김천시는 2008년부터 해 마다 4~10월에 월 1~2차례씩 ‘놀토’에 맞춰 ‘김천직지나이트투어’를 운영하고 있다. 직지사와 직지문화공원에서 다양한 체험과 이벤트를 진행하는 야간 관광 프로그램이다. 지난 2009년에는 한국관광공사 추천여행상품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하기도 했다.
|
강변공원(교동). 시민들이 기증한 수목류와 자연석 등을 이용해 조성했다. / |
이 프로그램은 오후 5시30분부터 9시30분까지 4시간 가량 진행된다. 참가자들은 짚신을 신고 문화관광해설사의 이야기를 들으며 직지사를 ‘여행’한다. 중간중간 직지사에 얽힌 이야기 재현극도 펼쳐진다. 포도즙으로 빚은 송편과 녹차도 시식하고 소망을 적은 연등에 불을 밝혀 탑돌이도 한다. 경내 만덕전에서 산채비빕밥으로 저녁식사를 한다. 식사를 마치면 직지문화공원에서 ‘보물 찾기’ 등의 이벤트가 이어진다. 세계도자기박물관과 백수문학관도 관람한다.
참가비는 1만원(초등학생 7000원, 유치원 이하 무료)이다. 입장료와 체험비·식사비·재래시장 상품권 제공에 들어가는 비용이다. 한 차례에 200명 안팎으로 신청을 받는다. 단체로 70명 이상일 경우 프로그램 수시 운영도 가능하다. 참가 신청은 인터넷 홈페이지(
http://nighttour.org)나 김천시 새마을문화관광과(054-420-6633)로 하면 된다.
|
조각공원(신음동).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20여점이 설치돼 있다. / |
|
구성면 상원리에 있는 방초정. 1625년에 세워진 정자로 연못의 백일홍과 어우러진 모습이 한 폭의 그림 같다. / |
첫댓글 김천에도 볼곳이 많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