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용 소개]
알랭 드 보통과 함께 ‘인생학교’를 대표하는
문화사학자 로먼 크르즈나릭의
‘한 권으로 읽는 인생학교’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는 다채로운 사랑,
산업화 시대 영국에서는 배우는 일의 본질,
고대 일본에서 배우는 여행의 지혜……
역사에서 찾아낸 인생의 기술(Art of Living)
‘인생학교(The School of Life)’는 “배움을 다시 삶의 한가운데로!”라는 캐치프레이즈 아래 지식과 앎의 만남을 추구하는 글로벌 프로젝트로, 강연과 출판 등을 통해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에게 인생의 기술을 전파하고 있다. 국내에도 2013년 1월 쌤앤파커스에서 ‘인생학교’ 시리즈가 출간되어 언론과 독자들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인생학교’의 초대 교수진 가운데 한 명이자, 인생학교 시리즈 가운데 『일 – 일에서 충만함을 찾는 법』을 쓴 문화사학자 로먼 크르즈니악(Roman Krznaric)이 역사를 바탕으로 사랑, 가족, 공감, 일 시간 등 인생의 12가지 주제를 새롭게 바라보고 실천할 수 있는 아이디어들을 한 권의 책에 모았다. 역사를 참고하는 것은 ‘무엇이 가능할까?’에 대한 유토피아적 꿈꾸기가 아니라 ‘실제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왔는가?’에 근거하여 해답을 찾으려는 노력이다. 이 책에 담긴 제안들이 쓸모 있다는 뜻이다.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는 다채로운 사랑, 산업화 시대 영국에서는 배우는 일의 본질, 고대 일본에서 배우는 여행의 기술까지 우리의 고정관념을 파고들어 삶에 신선한 자극을 불어넣을 낯선 역사 속으로 들어가보자.
사랑, 가족, 공감, 일, 시간, 돈, 감각부터
여행, 자연, 신념, 창조성, 죽음 방식까지
인생의 12가지 주제에 대한 쓸모 있는 아이디어
아직 삶의 가능성을 믿고 있는
인생 여행자를 위한 역사학
『원더박스(The Wonderbox)』라는 제목은 르네상스 시대 귀족들 사이에 유행했던 ‘분더캄머(Wunderkammer)’에서 유래했다. 번역하면 ‘경이의 방’이나 ‘호기심의 방’ 정도가 되는 분더캄머는, 하나하나가 흥미로운 이야기를 담고 있는 진기하고 매혹적인 수집품들로 채운 장식장이나 전시실을 가리킨다. 마찬가지로 이 책 『원더박스』도 가사노동에 적극 참여했던 남편의 역사,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눈 시계 발명이 낳은 부작용, 중세 시대에 10가지였다가 현대에 5가지로 감각 목록이 줄어들어 발생한 기이한 현상까지 실로 다양한 이야기와 아이디어로 가득하다.
이 흥미로운 책을 통해 저자는 요즘 사람들이 삶에서 맞닥뜨리는 선택과 결정의 순간에 실제로 써먹을 수 있는 살아 있는 역사, 과거에서 찾아낸 우리들의 미래를 소개한다. 『원더박스』는 자기만의 길을 개척하고자 늘 도전하는 삶을 사는 ‘인생 여행자’에게 특히 유용한 책이다.
메멘토 모리(죽음을 기억하라)와
카르페 디엠(지금 이 순간을 잡아라)
― 이 책을 읽는 한 가지 방법
그런데 왜 저자는 이런 책을 썼을까? 힌트는 12장 ‘죽음 방식’에 있다. 죽음과 관계 맺는 방식을 이야기하면서, 저자는 우리가 중세 사람들만큼 삶을 사랑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죽음을 삶의 공간에서 멀찍이 떼어놓으려는 우리와 달리 중세 사람들은 늘 죽음과 함께 살았다. 사망률이 높아 누구나 어려서 죽은 형제자매 한둘쯤은 있었고, 주기적으로 발발한 전염병으로 거리에 시체가 산처럼 쌓일 때도 빈번했다. 공동묘지는 오늘날 도심 쇼핑몰처럼 사람들이 만나서 술을 마시며 웃고 떠드는 장소였고, 아이들은 교회 옆 납골당에서 사람 뼈를 장난감 삼아 놀았다. 이렇게 중세 사람들은 죽음이 당장이라도 자기 목숨을 낚아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떠올렸다. 그래서 삶이란 최선을 다해 마음껏 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모든 순간을 선물처럼 소중히 여겨야 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길지 않은 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뼛속 깊이 깨닫고 그렇게 살았다. 우리는 어떤가?
12장을 맨 먼저 읽기를 권한다. 이를 통해 지금 이 순간을 꽉 채워 살아갈 각오를 다졌다면, 각자 관심 있는 주제로 옮겨 가라. 인생에는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이 남아 있다는 게 보일 것이다.
끊임없는 도전으로 삶을 창조하는,
저자가 바로 ‘원더박스’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저자 로먼 크르즈나릭은 문화사상가이자, 일상생활의 중요한 질문에 대한 지혜와 영감을 제공하는 공간인 인생학교의 초대 교수진 중에 한 명이다. 로먼은 옥스팜, 국제연합을 포함한 여러 조직에 공감과 대화를 이용하여 사회 변화를 이끌어내는 방법을 조언해왔다. 《옵저버》에서 영국을 대표하는 인생 기술 철학자 중에 한 명으로 선정한 인물이기도 하다.
시드니와 홍콩에서 자란 뒤에 옥스퍼드, 런던, 에식스 대학교에서 공부하면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런던 시티 대학교에서 사회학과 정치학을 가르치고, 과테말라를 비롯한 중앙아메리카에서 난민과 토착민의 권익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일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몇 년 동안 로먼은 비영리재단인 옥스퍼드 뮤즈에서 사무총장을 지내기도 했다. 옥스퍼드 뮤즈는 사생활은 물론, 직업 및 문화 생활에서 사람들의 용기와 창의성 자극을 목표로 하는 아방가르드 재단이다.
프랑스 사상가 파스칼의 “움직임은 인간의 천성이다. 완벽하게 고요한 상태는 곧 죽음이다.”라는 말에 매혹된 로먼은, 20대와 30대 초반에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과테말라, 멕시코, 에스파냐 등지를 떠돌며 유목민처럼 살았다. 대학을 졸업하고서 텔레마케터 일도 했고, 대학에 몸담고 있을 때는 학교 정원사로도 일을 했으며, 멕시코 정글에서 사파티스타 반군 및 세계 각지 활동가들과 일주일 동안 신자유주의에 맞설 전략을 논의했고, 테니스 선수로도 활약했으며, 영국의 한 의자 만드는 장인을 찾아가 기술을 배워 직접 가구를 만드는 등, “정착민의 정신에 악영향을 미친 나쁜 습관에서 멀리 떨어져서” 삶의 다양한 가능성을 모조리 시험하며 보냈다.
이러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로먼은 타인과 공감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며 살아갈 수 있는 바탕을 마련했다. 그는 또한 공감, 사랑의 역사, 일의 미래, 인생 기술 등의 주제로 꾸준히 대중 강연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든버러 국제페스티벌, 래티튜드 페스티벌,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등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이런 삶의 자세는 할머니에게서 물려받은 듯하다. 로먼의 할머니 나오미(Naomi)는 자유분방한 급진주의자에 열혈 공산당원이기도 했는데, 젊은 시절 구걸을 하며 만주를 거쳐 상하이에 갔다가, 거기서 느린 보트를 타고 오스트레일리아로 돌아오는 모험도 마다하지 않았다. 나체주의자에 채식주의자이기도 한 그녀는, 이미 다른 남자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에서 자기보다 10살이나 어린 남자와 결혼을 할 정도였다. 주말이면 길모퉁이에서 연설을 해서 사람들을 끌어모았고, 전국 라디오 방송에서 보기 드문 여성으로 출연하여 톨스토이, 아나톨 프랑스 같은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도 했다. 로먼은 선택의 기로에 설 때마다 벽에 걸린 할머니 사진을 보며 어떻게 하면 더 창조적으로 살 수 있는지 묻는다. 선택은 당연히 ‘열정’이다.
쌍둥이 아빠이기도 한 로먼은 『최초의 아름다운 경기 - 실전 테니스에 대한 집착 이야기』, 『일 - 일에서 충만함을 찾는 법』 등을 썼으며, 『미지의 대학 길잡이』를 편집했다.
[눈에 띄는 이야기들]
현대의 낭만적 사랑이 탄생하는 5단계 – 36~53쪽
페르시아의 설화, 시, 음악에 담긴 사랑 코드 유입 => 12세기 음유시인들이 퍼뜨린 궁정 연애 숭배 문화 => 17세기 네덜란드에서 우애결혼의 등장 => 18세기 말부터 전개된 낭만주의 운동 => 20세기 자본주의적 사랑의 도래
다이아몬드는 어떻게 결혼식 예물계의 절대 강자가 되었나? - 48~49쪽
N. W. 아이어는 잡지에 눈길을 사로잡는 화려한 광고를 싣고, 영화배우에게 다이아몬드를 주어 대중 앞에서 착용하도록 하는 한편,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라는 상징적인 광고 카피를 만들어냈다. 광고 캠페인 결과 1938년부터 1941년 사이에 미국의 다이아몬드 판매량이 55퍼센트나 증가했고, 이후 수십 년에 걸쳐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어느새 반짝반짝 빛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사랑의 상징이 되었고, 계층에 상관없이 모든 젊은이들이 막대한 빚을 지더라도 약혼녀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사주었고, 이제 여자들은 다이아몬드 이외에는 거들떠보지도 않게 되었다.
숨 막히는 사랑을 형상화한 조각 <키스> - 55쪽
낭만적 사랑에 대한 완벽한 비전을 상징적으로 나타낸 작품이 콘스탄틴 브랑쿠시(Constantin Brancusi)의 조각 <키스>다. 조각 속 연인들은 완벽하게 눈과 눈을 맞추고 서로를 완전히 감싸는 포옹을 하고 있다. 그들은 영혼의 반쪽으로 떼려야 뗄 수 없을 만큼 긴밀하게 하나가 되어 있다. 하지만 브랑쿠시의 작품 <키스>는 동시에 낭만적 사랑이 가진 문제점을 너무나 명확하게 구현하고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연인들은 숨 쉴 공간조차 허락되지 않는 지독한 관계 안에 갇혀 있다. 개인으로서 그들의 독립성과 고유성은 사라졌고, 나머지 세상에 등을 돌린 그들은 타인의 삶을 의식하기조차 힘들다. 말하자면 브랑쿠시의 <키스> 속 연인들은 감정적 근시의 덫에 갇혀 사는 사랑의 포로가 되었다.
<아빠! 어디가?>의 아빠들에겐 선배들이 있었다 – 65~73쪽
역사학자 메리 프랜시스 베리에 따르면, 17~18세기 미국에서는 “초기에 젖을 먹이는 시기가 지나면 아빠들이 주로 자녀 양육을 책임졌다.” 또 남자가 집을 떠나 일을 하러 가는 관행은 19세기 공장들이 생기기 전까지는 그리 흔한 일이 아니었다. ‘집안일(housework)’이라는 단어가 19세기에야 등장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전까지는 모든 일(work)이 집안일이었고, 모든 남편(husband)은 집에서 일을 하는 남편, 즉 주부(主夫, househusband)였다.
공감 능력 계발을 위해 감옥 체험을 시도한 조지 오웰 - 122쪽
[조지 오웰은] 1931년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는 크리스마스를 감옥에서 보내면 어떤 느낌인지 알아야겠다고 작정하고 부랑자 차림으로 마일엔드 거리의 술집으로 가서 만취하도록 술을 마셨다. 그러고는 화이트채플 지역 인도를 비틀비틀 걷다가 체포되었다. 모든 것은 오웰이 나름 철저하게 준비한 계략이었다. 그렇게 붙잡히면 벌금 6실링을 내야 하는데, 돈이 없으므로 결국 수감될 것이라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오웰의 계산과 달리 그는 당일에 풀려났다. 경찰이 감방을 보다 유용하게 사용할 생각이었던 모양이다. 공감주의자로서 사서 고생을 하려 해도 항상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었다.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보면 역사가 새롭게 보인다 – 127~132쪽
유럽의 다른 나라와는 다르게 18세기 영국에서는 노예제도 반대 운동이 유달리 폭발적인 대중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다. 그 이유는 당시 영국 해군의 강제 징집으로 피해를 보고 있던 영국인들이 노예들의 비참한 생활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제너럴리스트가 되는 세 가지 방법 – 167~170쪽
하나, 여러 가지 기술이나 지식에 정통해야 하는 직업을 택한다. 둘, 몇 가지 직업을 동시에 병행한다. 셋, 다른 직업이나 분야의 사고방식을 터득하여 자기 일에 접목시킨다.
하루를 24시간으로 나눈 시계 발명의 부작용 – 177~182쪽
1370년 독일 쾰른에서는 공용 시계를 설치했다. 4년이 흐르자 노동자들 근무 시간의 시작과 끝이 정해지고, (다가올 불길한 사건들의 전조인) 점심시간을 ‘1시간 이내’로 제한하는 법령이 통과되었다. -178쪽
손목시계는 1880년대에 가서야 등장했다. 빌헬름 1세 휘하의 독일 해군 장교용으로 만들어진 것이 시작이었다. 마침내 자발적으로 ‘수갑을 차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78~179쪽
사실 정상 근무 시간이란 없었다. 사장과 관리자들은 마음대로였다. 공장 시계를 아침에는 시간을 앞당겨놓고 저녁에는 늦춰놓는 경우도 드물지 않았다. 시계는 시간을 측정하는 도구 역할보다는 각종 속임수와 억압을 감춰주는 은폐물로 이용되었다. 관리자들은 다들 아는 사실이었지만 누구도 말하려 하지 않았고, 노동자는 시계 휴대 자체를 겁내던 시기였다. 시간 측정과 관련하여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다고 추정되는 사람을 해고하는 일이 심심찮게 일어났기 때문이다. -180쪽
“증기기관이 아니라 시계가 근대 산업 사회의 핵심 기계이다.” -182쪽
<긴 지금의 시계(The Clock of the Long Now)> 프로젝트 – 203~204쪽
현대인의 근시안적 사고는 다양한 재앙을 불러왔다. 오직 우리 세대의 인간만을 위해 자행되는 지구 파괴, 어떤 재앙을 불러올지도 모른 채 계속 가동되는 원자력 발전소, 유전공학과 생명공학에 내재된 위험까지, 인간은 이제 ‘위험 앞에 평등’하다. 스튜어트 브랜드와 브라이언 이노는 네바다 사막에 천천히 움직이는 시계를 만들 계획이다. 1년에 한 번만 째깍 소리를 내고, 1만 년 동안 계속 돌아가는 시계다. 말하자면 산업혁명 이후의 분과 초에 집착하는 시계와는 전혀 다르다는 의미다. 1999년에 만든 시제품은 새로운 천년이 도래하자 천천히 종을 두 번 울렸다. 천년에 한 번씩. “바삐 돌아가는 세상에서 인내심을 가지게 해주는 기계”라고 브랜드는 설명한다.
최초의 백화점 봉 마르셰가 바꿔놓은 ‘좋은 삶’ - 214쪽
1869년 9월 9일, 노르만계 프랑스인 모자 장수 아리스티드 부시코(Aristide Boucicaut)가 파리 6구와 7구가 만나는 지점에 섰다. 행인들이야 무심코 지나쳤겠지만 당시 부시코는 훗날 세계 최대 백화점으로 명성을 날릴 봉 마르셰 백화점의 주춧돌을 놓았다. 그저 몸을 숙여 주춧돌을 놓는 단순한 동작이었지만 그것이 가지는 역사적인 의미는 컸다. 이로 인해 부시코는 소비 지상주의가 사회와 문화를 지배하고 마침내 ‘좋은 삶(good life)’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바뀌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
원칙주의자 존 울먼의 단순하게 살기 – 232~235쪽
퀘이커교도 존 울먼은 단순하게 사는 원칙에 철저했다. 장사가 너무 잘된다는 이유로 장사를 접기도 했고, 노예제에 반대해서 노예 노동자들이 만든 면제품 불매 운동(오늘날의 공정 무역)을 벌이기도 했다. 말을 혹사시키는 역마차 타기를 거부하고 200마일이 넘는 거리를 걸어서 여행하다가 결국 천연두에 걸려 사망하기에 이른다.
단순하게 사는 네 가지 지침 – 239~245쪽
하나, 사치품 소비를 줄여라. 둘, 소로나 간디 같은 단순한 삶의 아이콘들을 자신의 동류로 삼아라. 셋, 공동체 생활을 되살려 소비 지상주의에서 탈출하라. 넷, 친구와 산책하기나 아이와 노래 부르기 같이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무료 영역을 확장하라.
시각이 감각의 왕좌를 차지하게 된 네 단계 ― 265~270쪽
하나, 15세기 인쇄술 발달로 청각 문화에서 시각 문화로 이동했다. 둘, 16~17세기 종교개혁 결과 ‘감각 금욕’이 강조되어 촉각, 후각, 미각 같은 감각에 억압이 가해졌다. 셋, 18세기 과학에서 시각을 중심으로 한 연구법이 발달하여 시각이 계몽의 왕좌를 차지했다. 넷, 18세기에 등장한 부르주아 계급이 자신의 부를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문화를 만들었다.
여행자의 네 가지 유형: 순례자, 관광객, 유목민, 탐험가 ― 8장
- 순례자: 방랑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하이쿠 시인 마츠오 바쇼, 핵무기 반대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13,000킬로미터를 걸은 사티쉬 쿠마르와 프라바카르 메논의 사례를 든다. 이를 통해, 의미를 찾는 힘겨운 여정 그 자체를 즐길 때 비로소 자신에 대해 배우고 탐구하는 여행을 할 수 있음을 말한다.
- 관광객: 정해진 코스를 따라 생각 없이 해외여행을 떠나는 것보다, 지금 자신이 살고 있는 터전에서 여행자처럼 사는 법을 제안한다. 스스로를 재야 인류학자쯤으로 상상하며 낯선 이웃과 만나 서로 이해 폭을 넓히는 것이야말로 우리를 키우는 진짜 여행이므로.
- 유목민: 파스칼의 말처럼 “움직임은 인간의 천성”이고 “완벽하게 고요한 상태는 곧 죽음이다.” 이런 천성을 맘껏 펼치는 데는 캠핑이 ‘딱’이라면서, 문명의 이기에 의존하지 말고 생존에 필수인 몇 가지 준비물만 챙겨서 별빛을 응시하라 이른다. 거기에 자유가 있으므로.
- 탐험가: 19세기 남자의 전유물이었던 탐험에 도전하여 비서구 세계에 대한 편견을 깨뜨린 메리 킹슬리, 자기 나라를 탐험하며 자신의 편견을 깨고 사회사업을 펼친 윌리엄 코빗, 여행을 통해 파시즘에 맞서는 공화주의자들의 투쟁을 함께한 로리 리. 탐험가란 이들처럼 민족, 계층, 성별, 종교 등등 무엇에 근거한 것이든 자신이 가진 편견과 가정을 초월해 경계 너머로 여행을 했던 사람이다.
인간 도서관 - 309~310쪽
덴마크의 어느 마을은 ‘인간 도서관’을 만들어 운영 중이다. 인간 도서관에서 사람들은 식당 주방장, 망명 신청자, 약물 중독 경험자를 비롯한 여러 분야 자원봉사자들을 ‘대여해서’ 1시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다. 덴마크에서 시작된 인간 도서관 운동은 현재 세계 20여 개국으로 퍼졌다. humanlibrary.org에서 이에 관한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다.
크리스 맥캔들리스는 왜 알래스카로 떠났을까? - 341~350쪽
NASA 연구원 아버지를 두었고 미국 남부의 명문 에모리 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크리스 맥캔들리스는,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이름도 바꾸고 신변을 숨기고서 황야며 산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다 알래스카 모험 중에 굶주려 죽는다. 크리스 맥캔들리스 이야기는 인간 정신의 구조를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자연이 우리의 정신 행복과 긴밀하게 연결되었음을 시사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이후 이런 현상을 가리키는 학계의 명칭까지 생겼다. 바로 생명애(生命愛, biophilia)가 그것이다.
종교 평등을 위해 분신한 틱꽝득 스님 – 367~369쪽
남베트남 정권의 불교도 박해에 항거하여 1963년 분신한 틱꽝득 스님 일화를 통해 신념의 힘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음은 <뉴욕타임스> 기자 데이비드 핼버스탬의 글. “인간에게서 불꽃이 나오고 있었다. 그의 몸은 서서히 타들어가고 있었다. 그의 머리가 검어지더니 이내 새까만 숯덩이가 되었다. 공기 중에는 살이 타는 냄새가 진동했다. 사람의 몸은 놀라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타들어갔다. 몰려든 베트남 사람들이 뒤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너무 충격을 받은 나머지 나는 울음도 나오지 않았고, 혼란스러워서 메모를 하거나 질문을 할 겨를도 없었다. 솔직히 너무 당황해서 생각조차 하기 힘들었다. …… 타들어가는 동안 그는 미동도 하지 않았고, 신음 소리 한 번 내지 않았다. 그가 보여주는 외적인 평정은 주변에서 울부짖는 사람들의 모습과 극명한 대비를 이루었다.”
종교 신념, 애국심 등은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 371~386쪽
- 종교 신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진행한 종교 연구 결과를 보면 프로테스탄트 90퍼센트, 가톨릭교도 82퍼센트, 유대인 87퍼센트가 모태 신앙을 따르고 있었다. 부모님이 규칙적으로 예배를 드리는 신자일 경우, 아이가 부모의 종교를 버릴 확률은 10퍼센트에 불과하다. 3분의 2 정도는 어느 시기가 되면, 특히 이런저런 회의가 많은 젊은 시절에 부모가 물려준 종교를 떠난다. 하지만 대다수는 결국 해당 종교로 돌아오거나 관련 종파로 개종한다. 뛰어야 벼룩인 셈이다.” -374쪽
- 애국심: “[미국의 충성 맹세에 관해] 어느 주나 연방 정부가 아니라 1892년 프랜시스 벨라미(Francis Bellamy)라는 기독교 사회주의자가 이런 충성 맹세를 만들어 어느 아동 잡지에 처음 실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벨라미는 충성 맹세를 선전 수단으로 간주하는 것을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그는 아주 어린 아이는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지만 부단한 반복을 통해서 국민적 자부심과 공화국에 대한 충성심을 키울 수 있으리라고 보았다.” -379쪽
톨스토이의 변심 – 391~397쪽
귀족으로 태어나 온갖 특권을 누리며 방탕하고 비뚤어진 삶을 살던 톨스토이는 1857년 파리에 들렀다가 단두대에서 공개 처형하는 장면을 목격한 이후 평화주의자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직접 농사도 짓고, 학교도 세우고, 자급자족 공동체 운동을 펼치는 등 사회 활동도 꾸준히 펼쳤는데, 1873년 흉작이 들었을 때는 기아 구제 활동을 하기 위해 『안나 카레니나』 집필 작업을 중단하기도 했다. “상상 속의 인물들에게 신경 쓰려고 살아 있는 사람들을 나 몰라라 할 수는 없으니까요.”
요리, 만들기, 관습 타파: 창조성을 보통 사람에게 돌려주는 세 가지 방법 - 11장
창조성이란 미술이나 과학처럼 소수 엘리트가 지배하는 분야에서 요구되는 천부적 재능이며, 사업을 번창하게 해주는 동력이자, 10,000시간 이상의 연습을 먹고 자라는 것일까? 우리는 그렇게 창조성으로부터 소외당한 채 살 수밖에 없는 운명인 걸까? 혹시 창조성은 일상을 더 풍요롭고 재미있게 살기 위해 우리가 쉽게 써먹을 수 있으며 우리가 이미 갖고 있는 능력은 아닐까?
요리는 자기를 표현할 수 있는 창조적인 영역이고, 만들기는 소비사회에서 억눌려 있던 호모 파베르로서 우리의 욕구를 근본적으로 해방시키는 길이며(DIY가 유행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 관습 타파는 우리의 사고와 행동을 규정하는 틀을 뛰어 넘어 자기만의 가치를 실현하며 사는 기술이다. 저자는 이 세 가지 방법을 통해 창조성과 함께하는 삶을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중세에는 묘지가 일급 상권 – 449~451쪽
중세 파리, 런던, 로마의 묘지들은 인기 있는 만남의 장소이자 와인, 맥주, 리넨 등을 파는 상인들이 많은 번화한 장소였는데, 순례자들이 지나가는 성인들의 축일에는 한층 사람들로 붐볐다. 사람들은 묘지들 사이에서 거닐고, 묘지에서 사람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즐겁게 웃고 떠들며 놀았다. 아이들은 교회 옆 납골당에서 사람 뼈를 장난감 삼아 놀았다.
죽음과 춤을 추는 필립 프티 – 455~459쪽
왜 필립 프티는 뉴욕 쌍둥이 빌딩 사이에서 줄타기를 감행했을까? “내게는 삶을 아슬아슬한 긴장 속에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명하다. 항상 반역을 실천하며 살아야 한다. 규칙에 얽매이기를 거부하고, 성공을 거부하고, 반복을 거부하고, 매 순간순간을, 그리고 아이디어 하나하나를 진정한 도전으로 간주해야 한다. 그러면 일상을 줄타기 곡예 하듯이 살게 되리라.”
[본문 가운데]
고대 그리스인의 사랑에 대한 접근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다양한 범주의 사람, 말하자면 친구, 가족, 배우자, 이방인은 물론 자기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사랑을 찾고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는 점이다. 이는 현대인의 사랑 접근법과는 많이 다르다. 현대인은 사랑에 대한 모든 욕구를 ‘한방에’ 충족시켜주리라 기대하는 한 사람을 찾으려 하고, 주로 이성간의 낭만적 사랑에 집중한다. 하지만 고대 그리스인은 이런 접근 방식은 극도로 협소한 관점이므로 각자 삶에서 다양한 유형의 사랑[에로스, 필리아, 루두스, 프라그마, 아가페, 필라우티아]을 키우고 발전시키라고 조언한다. -33쪽
아카 족 남자들은 세상에서 가장 육아에 헌신적인 아빠들이다. 그들은 하루의 대략 47퍼센트 정도를 아이들을 안고 있거나 바로 옆에서 아이들을 보살핀다. (중략) 아빠들이 아기를 씻기고 방바닥을 닦는다. 밤에 아기가 울면 아빠가 일어나서 아기를 달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은데, 아빠의 젖꼭지를 가볍게 빨도록 할 정도다. -65~66쪽
여러분이 공감에 대한 호기심을 만족시킬 실제 체험에 나선다면, 북미 원주민 사이에 내려오는 지혜의 말을 이해하게 되리라. “남을 비판하기 전에 그의 신발을 신고 1마일을 걸어보라.” -126쪽
지인 중에 냉동 역학을 공부하다가 장례식장에서 시체에 방부 처리를 하는 직업으로 바꾼 사람이 있다. 그가 자기 일을 좋아하는 이유는 망자를 평화롭고, 품위 있고, 심지어 아름답게 만들어주었다면서 망자의 가족들이 진심으로 감사하고 존중해주기 때문이다. 그는 “가족들한테 받은 감사 편지가 상자 가득 있다.”면서 뿌듯한 미소를 지었다. -163쪽
일찍이 칼 마르크스는 “사냥꾼도, 낚시꾼도, 양치기도, 평론가도 되지 않으면서 아침에는 사냥하고, 오후에는 낚시하고, 저녁에는 소를 기르고, 저녁 식사 뒤에는 평론을 하는 것”이라는 말로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노동관을 설명했다. -168쪽
우리는 휴가를 직장 생활을 잠시 중단한다는 의미에서 ‘time off’라고 표현한다. (중략) 이는 다시 규칙적으로 일을 하는 상태가 시간의 지속을 의미하는 ‘time on’이 된다는 함의를 담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여가 시간을 ‘time on’이라고 간주한다면 어떨지 상상해보라. - 190쪽
장기적 안목 상실은 사회적으로 무책임한 문화를 만들어냈다. (중략) 아직까지 우리는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지금대로라면 방사성 폐기물은 앞으로 수천 년 동안 위험한 상태로 남아 인류의 생존을 위협할 것이다. (중략) 우리는 일상에서 미래의 존재를 느끼고, 시간과 책임 사이를 새롭게 연결시킬 방법을 찾아야 한다. 스스로를 바이킹 전사라고 상상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바이킹 전사들은 전사자들이 머무는 천상의 궁전 발할라에서 조상들이 자기를 내려다보는 것을 느끼고, 동시에 아득한 미래의 후손들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판결을 내리는 모습을 마음속에 선명하게 그릴 수 있었다고 한다. 미국 남부의 테와 인디언처럼 스스로에게 “핀 페예 오베”, 즉 “산을 쳐다보라”고 말할 수도 있으리라. 이는 산꼭대기에서 조망하듯 삶을 보아야 한다고 일깨우는 지혜의 말씀이었다. 자신들이 산기슭을 지나가는 여러 세대 중에 한 세대일 뿐임을 의식하라는 의미다. 무한히 오랜 세월 이 땅에서 살았고 앞으로도 살아갈 수많은 세대들 중에 하나일 뿐임을. -202~203쪽
“어떤 사물의 비용은 그것과 교환하기 위해 지불해야 하는 생명의 양이다. 즉시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고 장기간에 걸쳐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관점에서는 새로 산 가죽 재킷의 비용은 가격표에 나온 가격이 아니라 그것을 사기 위해서 필요한 사흘간의 노동 시간이다. 소파를 사는 데는 아마 20일이 들어가고, 차는 300일이 되리라. 말하자면 우리는 지갑에서 나오는 돈으로 비용을 치르는 것이 아니라, 삶의 소중한 시간으로 비용을 치르는 것이다. -224쪽
어쩌면 단순하게 살기는 사치를 포기하는 삶이 아니라 생각지 못한 새로운 영역에서 사치를 발견하는 삶인지도 모른다. -235쪽
소로는 무엇보다 ‘빈둥거리기’에 능한 고수 중에 고수로 기억되어야 마땅하다. 소로의 월든 호수 체류는 정신적인 탐구라기보다는 가능한 적은 돈으로 사는 법을 터득해 노동 시간을 최소화하고 여가를 극대화하려는 매우 현실적인 노력이었다. (중략) 소로는 6주 노동이면 1년 내내 살 만큼 충분한 돈을 벌 수 있다고 주장했다. -238쪽
만약 여러분이 벵갈 만의 안다만 제도에 가서 토착 부족인 옹게 족 여성을 만난다면, 여자는 “How are you(당신은 어떠세요)?”가 아니라 “How is your nose(당신 코는 어떠세요)?”라는 말로 인사를 건넬 것이다. 대화 도중 자신을 언급하고 싶으면 여자는 자기 코를 가리킬 것이다. 옹게 족은 후각이 가장 중요한 감각이며 냄새가 우주를 지탱하는 생명력이라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250쪽
“직접 보면 믿게 된다.”는 말을 많이들 사용하는데, 17세기에 만들어진 원래 표현은 “보면 믿게 되지만, 직접 느끼는 것이 진실이다.”였다. -260쪽
중세와 르네상스 정원에서 장미는 무엇보다 향기 때문에 주목과 사랑을 받았다. 셰익스피어가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장미가 어떤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아름답기는 매한가지일 거예요.”라고 하지 않고 “장미가 어떤 이름으로 불리더라도 향기롭기는 매한가지일 거예요.”라고 표현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71쪽
[헬렌 켈러는 말했다.] “나는 눈에 [나처럼 암흑이 아니라] 빛이 가득한 사람들과 함께 걸었다. 하지만 그들은 숲, 바다, 하늘에서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도시의 거리에서도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책에서도 아무것도 보지 못한다. 이런 식의 봄(seeing)이 얼마나 어리석고 알맹이 없는 허깨비인가! …… 사물을 보면서도 그들은 손을 주머니에 넣고 있다. 그러니 그들의 지식이 그렇게 모호하고, 부정확하고, 쓸모없을 수밖에!” 그러므로 우리의 과제는 주머니에서 손을 빼고 모든 감각을 계발하는 것이 아닌가 싶다. 그것이 바로 우리 정신세계를 비옥하게 하면서, 궁극적으로 삶을 깊이 있게 느끼고 경험하는 방법이리라. -283쪽
“이타카를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라.
거기에 도달하는 것이 너의 운명이니.
그러나 여정을 서두르지는 마라.
오랜 세월이 걸리면 더욱 좋으리.
그리하여 섬에 도착했을 즈음 너는 늙고,
도중에 얻은 모든 것들로 풍요로워지리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리라 기대하지 마라.” -299쪽
아내와 함께 이슬람교도인 동네 이웃의 결혼 잔치에 참석한 일이 있다. 당시 나와 아내는 처음 보는 수백 명의 아시아계 영국인 속에 있는 유일한 백인이었다. 옥스퍼드에서 거의 10년을 살았지만 나의 옥스퍼드 탐험은 아주 초기 단계일 뿐이었다. 이런 탐험에서는 스스로를 재야 인류학자쯤으로 생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일 스쳐가거나 이웃의 결혼식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들을 깊이 연구하고, 타인 머릿속의 지혜를 발견하고, 상호 이해의 가교를 만들어내는 사람이라고. -308~309쪽
위대한 탐험가는 식민지 지도에서 지리적 경계를 넓히고 영토를 확장한 사람이 아니라 민족, 계층, 성별, 종교 등등 무엇에 근거한 것이든 자신이 가진 편견과 가정을 초월해 경계 너머로 여행을 했던 사람이다. - 320쪽
오래된 참나무 그늘 아래 앉는 하나의 행위가 자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미학적인 경험이 되면서 동시에 타고난 생명애를 충족시켜줄 수 있다. 우리는 또한 그런 단순한 행위를 통해 탄소 경제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나무를 베어내고 도로를 건설하기보다는 자연을 그대로 보존하는 것이 더욱 가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도 있다. -362쪽
“당신이 세상에서 보기를 원하는 변화 그 자체가 되십시오.” 마하트마 간디의 말이다. 자신의 신념과 행동 사이에 틈을 메우고자 하는 모든 사람이 따를 신조가 될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400쪽
자아 일부를 만드는 음식에 투여함으로써 우리는 “당신이 먹는 것이 곧 당신이다.”라는 말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게 된다. 단순한 비유가 아니라 음식에 들어간 자기 일부를 먹는 것이니 말이다. (중략) “새로운 음식의 발견은 별의 발견보다 인류 행복에 기여한다.” - 425쪽
피카소는 “예술 작품이 일정한 경지에 도달해 꽃을 피우려면 모든 규칙을 무시하거나 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삶이 그런 경지에 도달하기를 바란다면,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한다. 그리고 창조성에 관한 사회 관습을 따르지 말고 창조성을 개인의 독자적인 철학에 포함시켜야 한다. 우리가 일, 인간관계, 신념, 야망 등에 접근하는 방법을 결정하는 각자의 생활 철학 안에. -445쪽
중세에 죽음은 사람들의 일상에 워낙 널리, 그리고 깊숙이 퍼져서 오히려 삶의 소중함과 취약함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했다. 삶이 언제든 자기 손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그들은 지금 우리에게는 없는 열심과 열정을 가지고 삶을 살아야 한다고 느꼈다. 역사학자 필립 아리에스가 과거 1,000년 동안의 죽음에 대한 태도를 연구한 논문에서 “중세 말기 사람들만큼 삶을 사랑한 이들은 어느 시대에도 없었다는 것이 진실”이라고 결론을 내린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죽음이 당장이라도 자기 목숨을 낚아채갈 수 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상기하면, 사람 허벅지 뼈들을 가지고 놀고 해골들이 벽에서 춤을 추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면, 삶이란 최선을 다해 마음껏 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며, 모든 순간을 선물처럼 소중히 여겨야 하며, 자기에게 주어진 길지 않은 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죽음의 편재는 살아 있는 모든 순간을 생동하게 만들고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해 살게 만들었다. -453쪽
----------------------------서평내용----------------------------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책 제목과 목차의 관계와 의미를 유추하는 시간부터 마련해보았다. 저자는 과거가 되어버린 역사적 사건을 통해서 21세기의 인간이 습득해야 할 삶에 대한 자세와 방식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그(저자)는 사랑, 가족, 공감, 일, 시간, 돈, 감각, 여행, 자연, 신념, 창조성, 죽음 방식이라는 12가지 주제에 주목했다. 그리고 각각의 주제로 인해 발생했던, 그 주제를 원인으로 해석할 필요, 할 수도 있는 사건을 체계적으로 분류하였다. 그는 르네상스 시대의 '호기심의 방'과 유사한 '원더박스(wonder-box)'에 이 모든 주제와 내용을 담았다. 이 용어는 독일인에게 '분더캄머'라 불리기도 하는데, 이 공간에는 여기저기서 수집한 매혹적이고 진기한 물건들을 전시했다고 한다. 한 집안의 유물에 대한 보존적 가치를 상징하기도 하며, 나아가 역사적 관점에서 본다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에 대한 역사적 성찰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그렇다면 저자는 왜 기꺼이 역사 속으로 들어가서 세상을 이해하려고 했을까. 새로운 시대와 문명으로부터 멀찌감치 떨어져서 무엇을 발견했던 것일까. 책이 선정한 12가지 주제는 우리의 삶을 구성하는 핵심 요소이기도 하다. 그중에서 개인적으로 '신념'은 나머지 11가지 주제를 통솔하는 위치에 놓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저자는 '신념'을 분리된 성격으로 설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해서는 우선 책 내용에 집중하기로 했다. 책은 역사란 현대인의 미래를 암시하는 거울이라 표현하고 있다. 현대인이 겪는 세상에 대한 딜레마를 말끔히 씻겨줄 수 있는 방법이 역사 속에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의 탄생, 가족의 성립과 조화에 대한 이해, 공감력으로 세상을 움직이는 방법, 일에 대한 주관적이고도 객관적인 인식관, 시간의 무한성에 대한 인간의 고정관념, 감각을 구성하는 물질의 모든 것, 여행에 임하는 자세와 여행으로 인한 실천적 삶, 신념이 지닌 힘, 창조성의 두 얼굴, 죽음으로 시작된 또 하나의 삶을 인류가 거쳐온 역사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관찰하는 관찰자, 나아가 거기에 참여하는 참여자가 되는 것이 여행의 목적이 되어야 한다. 다른 나라와 문화의 사회적 관행에 안테나를 맞추고 살피다 보면 각자의 생활 방식을 되돌아보고 문제가 있을 경우 발전적인 방향으로 개선할 기회를 가질 수가 있다. 또한 익숙하기 때문에 당연시해왔던 자신의 방식이 얼마나 이상한지를 깨닫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p.307
한편으로는 저자가 세운 해석의 기준에 따른 결과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이 다루는 내용에 깊이 공감하는 이유가 있다면, 그건 아마도 시공간을 뛰어넘어 고대, 중세, 근대, 현대의 역사를 총체적으로 연결하여 12가지 주제를 해석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왜 우리가 돈과 시간에 병적으로 집착하게 되었는지, 공감한다는 것 혹,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 지닌 희망력은 무엇이며, 우리의 몸과 마음을 구성하는 감각 기관의 숨겨진 기능과 미래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 상황과 인물을 통해 하나의 전환점이 보여지고 있다. 물론, 역사에 초점을 맞춘 저자의 해석론이기 때문에 비슷한 성격의 현상을 한데 묶어서 추론했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현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방식은 그 누구도 같을 수 없으며, 《원더박스》의 경우는 사고와 인식의 전환점을 새롭게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신한 발상의 책이라 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서평----------------------------
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과거 그 자체의 가치보다는 과거로부터 지혜를 얻어 현재를 잘 살아나가고자 함일 것이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와의 연걸점을 찾아내어 인간 관계에 깊이를 더하고자 쓰여진 책이다. 12가지의 주제에 대해 나와있는데, 각각 사랑과 가족, 공감과 일, 시간, 돈에 대한 이야기, 여행과 자연, 감각, 신념, 찬조성과 죽음의 방식에 이르기까지 선조에서부터 우리 세대에 이르기까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민하고 괴로워했을 인간사의 흔한 주제들에 대해 토론할 수 있다. 고대 그리스의 예에서부터, 4세기의 로마 시대 이야기, 중세와 근대의 심리학자들과 철학자들의 이야기, 그들의 저서 속 주제에 대한 이야기 등 폭넓은 분야의 내용을 제시함으로써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많은 상식을 얻어갈 수 있는 점이 좋다. 원더박스라는 책의 제목처럼, 놀랍고도 속깊은 이야기들이 이 책에 펼쳐진다.
위의 주제들은 생각해보면 참으로 보편적인 인간의 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누구나 고민해 보았기에 궁금한 점이 많을테이고, 그것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것이 바로 철학서적일 것이다. 저자는 역사로부터 배운다 함은 선조들의 세상살이의 방식 중에 가장 바람직하고 설득력 있는 것들을 찾아내서 실천한다는 의미라고 말한다. 또한,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다양한 사고 방식과 태도를 깨닫는 것이다. 선조들이 제시하는 예들 중에서 우리는 우리의 신념과 가장 잘 맞는 것을 채택하여 세상을 살아갈 수 있고, 그렇게 살 수 있을 때 내가 사는 하루의 시간은 선조들이 일구어낸 수천년의 시간에서 발전되어진 삶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서가 필요한 이유를 이 책은 참으로 그럴듯하게 말하고 있다. 나 또한 이 책의 수많은 고견들을 접하면서 삶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해보고, 반성해 볼 수 있었다.
철학자들이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말하는 '함께 살아가는 삶'에 대해서도 반성을 해 본다. 너무나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삶을 권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타인을 위해 살아가는 삶은 바보스럽다고 손가락질 당할지도 모른다. 배우자가 이타적인 삶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면 그 집안은 싸움이 그칠 날이 없을 것이다. 이처럼 신념은 중요한 것 같다. 신념에 맞는 사람과 함께 사는 것도 말이다. 타인에게 베풀고 주는 삶을 강조했던 괴테도 실제 삶에서는 상당히 이기적인 성격이 있었고 자신보다 못한 사람을 무시하는 버릇이 있었다고 하니, 신념에 따라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대목이었다.
------------------------------------------------서평-----------------------------------------------
살아가면서 어떻게 살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생길때면 멘토와 같은 조언자의 필요성이 절실할때가 있다. 주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이가 있다면 도움을 받는데 큰 어려움이 없을테지만 대부분은 혼자 고민을 하게 된다.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기 위해 고민을 하고 생각을 해도 답을 찾는다는 것은 매우 어렵기에 우리는 수 많은 자기계발서의 책들을 읽고 배우려 하는지 모른다. 일 , 사랑, 가족, 신념등 살아가면서 생각하는 여러주제들을 역사를 통해 배우고 그안에서 인생의 지혜를 발견할 수 있다고 말하는 책이 있다. 원더박스는 과거 우리 살아온 인류역사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좀더 괜찮은 삶의 12가지 방식을 통해 정말 우리가 원하는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사랑 우리는 사랑을 생각하면 흔히 남녀간의 사랑에 국한된 범위의 사랑을 생각한다. 남녀간의 사랑이 사랑의 관념에서 중요한 비중으로 자리잡게 되었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6가의 사랑유형이 있었다고 한다. 친구사이의 우정을 말하는 사랑, 유희적 사랑, 성숙한 사랑, 이타적 사랑, 자기애, 남녀간의 사랑이다. 사랑에 유형을 통해 각자 취향에 더 적합한 사랑과 인간관계를 찾을 수 있는데 도움을 될 것이라 말하는 작가는 남녀간의 사랑처럼 한곳에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유형의 사랑을 키워 발전시키라고 조언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에서 너무 많은 사랑을 방치해 둔 것은 아닌지, 사랑의 개념을 편협하게 바라보았기에 삭막한 세상이다, 이기적인 세상이다라고 말하는 것은 아닌지 반성하게 된다.
가족 가정과 직장 두가지 일을 한다는 것은 여자들에게 버거운 일이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으면 여자는 집안일과 직장일 두가지의 일을 병행해야 한다. 그러나 남편은 집안일은 당연히 여자가 하는 것이라 생각하며 많은 도움을 주지 않는것이 현실이다. 오래전의 남편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집안일을 하고 아이를 돌보는 것은 여자의 일이라 여긴다. 하지만 19세기 전까지는 남편과 부인의 일이 정해져 있지 않았다. 물론 바느질이나 옷을 만드는 일은 여자가 하고 장작을 패는일은 남자가 했지만, 모든일이 집안일이고모든 남편은 집에서 일하는 남편이었다.남편과 아내가 집안일을 나누어서 하고 아이도 서로 돌보며 상대가 하는일에 대해 배려하며 지냈던 것이다. 그 시절에는 대가족에 남편들의 일이 집안에 있기에 가능했던 일이지만 직장과 가사를 병행하는 남자가 어느날 갑자기 등장하는 신인류가 아닌 엄연한 선배가 있었음을 기억하라는 작가의 말처럼 남자는 오래전부터 집안일을 하지 않았다는 가부장적인 태도를 조금 낮추는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일 하는일이 잘되어 돈도 많이 벌고 일적으로도 성공을 이루기를 바라는 소망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다. 그러나 일이 잘되기 전에 자신이 어떤일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끝없이 이어진다. 작가는 가치실현, 의미있는 목표, 타인의 존중, 다양한 재능활용에 대해 생각한다면 무슨일을 하고 어떤 진로를 택할지에 대한 고민의 남침반이 되어 줄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자신이 하고자 하는일에서 성공한 사람들에게 조언을 얻거나 자투리 시간에 고민중인 일을 해보면서 실제로 검증해 보라는 것이다. 나이가 많다, 시간이 없다, 끝없는 걱정과 고민에 앞서 자신에게 맞는 일을 찾기위해 두려움을 없애고 자신감을 높인다면 변화는 찾아 올 것이다. “행동에 너무 소극적이거나 결벽증을 보이지 마라. 모든 삶은 실험이다. 실험을 많이 할수록 삶은 좋아진다. 엉성한 실험으로 코트에 흙이 묻거나 짖어지면 어떻하느냐고? 실패해서 더러운 먼지 속에서 재차삼차 뒹굴면 어떻게 하느냐고? 다시 일어서라. 다음번에는 넘어지는 것이 그렇게 두렵지 않을 테니까.”
무슨일을 해야 잘할 수 있을까만 생각했지 스스로가 중요시 하는 가치나 의미있는 목표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렇기에 많은 고민의 시간속에서도 늘 같은 자리를 맴돌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는지.
돈 일을 하는 이유도 내가 갖지못하는 것에 대한 불만도 돈에서 비롯되는 것들이다. 원하는 물품을 갖기 위해선 돈이 필요하다. 돈은 노동을 해야 얻을 수 있다. 우리는 깨어있는 대부분의 시간을 비용지불을 위한 노동에 쓴다는 작가의 말처럼 살기위해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을 벌기 위해 살고 있는 것만 같다. 돈이 있어야 기본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에 돈에 연연하게 되는 것이다. 물질적 풍요가 행복한 생활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더 많이 갖기를 원하기에 더 많은 돈 또한 필요하다. 물질에 대한 소유욕이 높아지며 돈의 중요성 역시 높아지게 된 이유에 대해 백화점의 탄생을 시초로 꼽는다. 백화점의 탄생으로 인해 물질적 소유의 크기가 지위를 상징하게 되면서 현대에는 행복한 생활과 물질이 풍요로운 생활을 혼동하게 되었다고 한다. 물질소유의 강박이서 벗어나는 방법은 간단하다. 단더 단순하고 저렴하게 생활하는 것이다. 돈의 의존도를 낮추고 사치를 줄이는 것이다. 오래전 우리가 살아왔던 방식처럼말이다. 방법이 단순하지만 어렵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그러나 우리의 삶에서 물질적 욕구가 얼마나 많은 스트레스와 압박을 주는지 생각해 본다면 단순하고 저렴하게 생활하는 방식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을것이다.
이외에도 책에는 8가지의 주제와 이야기가 담겨있다. 오래전의 이들이 지내왔던 생활방식을 통해 현대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생각할 수 있는 주제들이다. 사람마다 사는 방식이 제각각이고 누구의 방식 맞다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살면서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것은 누구나 원하는 일일 것이다. 작가가 찾아낸 오래전의 이야기들이 현대인들이 고민하는 것들에 대해 완벽한 해답을 줄 순 없지만 해결방안을 찾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 생각한다
-------------------------------------------------------------------------
원더박스:낯선 역사에서 발견한 좀 더 괜찮은 삶의 12가지 방식[원더박스 출판사][인생학교,인생,역사,자기관리,자기경영]
무한경쟁시대에 체계적인 자기경영, 자기관리, 자기계발, 변화관리, 시간관리,
목표관리, 기업경영에 관심있는 분들께서는 자기경영노하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