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 줄의 가사
/이주엽/주식회사 열린책들 2020. 2.25
- 한국 대중음악사의 빛나는 문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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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차례]
<서문>
"내 몸 안으로 날아들어 온 노래가 한없이 뜨겁던 날들이 있었다.
그때 삶은 곤궁했지만, 그 뜨거움으로 살 만했다.
노래의 꿈은 문학과 음악이 한 몸이 되는 것이다.
그런 노래를 찾아다녔다.
그중에서도 번뜩이는 가사 한 줄의 아포리즘을 건지려 했다.
의도에 딱 맞는 것도, 그렇지 못한 것도 있다.
문학성이 성기더라도 가수와 노래가 주는 압도적 힘에 끌렸기 때문이다.
가사는 지면이 아니라 허공에서 명멸한다.
써서 읽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부르는 것이다.
입에서 입으로 떠도는 운명이다.
읽지 말고, 듣고 불러 봐야 한다.
그게 얼마나 좋은 가사인지를..."
1. 노래의 운명
1) 에덴으로 가는 유일한 사다리, 음악 : 밥 딜런 - Mr. Tambourine Man
"난 어디든 떠날 준비가 되어 있고/ 사라질 준비가 되어 있다네."
2. 그때, 우리는
1) 불운과 맞닥뜨릴 때 삶은 갱신된다 : 들국화 - 행진
"비가 내리면 그 비를 맞으며/ 눈이 내리면 두 팔을 벌릴 거야."
2) 중층적 자아를 들여다본, 이 지적인 고백 : 시인과 촌장 - 가시나무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3) 우리 욕망은 영원히 비루할 뿐인가 : 정태춘 - 북한강에서
"과거로 되돌아가듯 거슬러 올라가면/ 거기 처음처럼 신선한 새벽이 있소."
4) 막막하지 않으면 길이 아니다 : 유재하 - 가리워진 길
"이끌려 가듯 떠나는 이는/ 제 갈 길을 찾았다."
5) 처절하고 아름다운 자멸의 기록 : 김현식 - 넋두리
"갈테면 가라지 그렇게 힘이 들면/ 가다가 지치면 또 일어나겠지."
6) 여기 살았노라, 사랑했노라, 노래했노라 : 신중현과 뮤직파워 - 아름다운 강산
"우리 모두 다 끝없이 다정해"
7) 그 남자 몰래 울고 있다 : 해바라기 - 시들은 꽃
"하늘 높이 흰 구름 둥실 떠가며/ 내 마음 볼까 봐 고개 숙이네."
8) '아마 나는'이라는 역사적 4음절 : 조용필 - 고추잠자리
"아마 나는 아직은 어린가 봐 그런가 봐/ 엄마야 나는 왜 자꾸만 기다리지."
9) 생의 절정이 무덤인 꽃, 동백 : 송창식 - 선운사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10) 근면의 세계를 타격하라 : 송골매 - 모여라
"회사 가기 싫은 사람/ 장사하기 싫은 사람 모여라."
11) 지금 내 인생은 일요일 오후 몇 시쯤인가 - 어떤 날 - 오후만 있던 일요일
"나는 노란 풍선처럼 달아나고 싶었고/ 나는 작은 새처럼 날아가고 싶었네."
12) 바람은 그저 자리를 바꿀 뿐 : 조동진 - 다시 부르는 노래
"부르지 말아요 마지막 노래를/ 마지막 그 순간은 또다시 시작인데."
13) 풍경이 사연 되고, 사연이 풍경 되는 그곳 : 김현철 - 춘천 가는 기차
"춘천 가는 기차는 나를 데리고 가네/ 오월의 내 사랑이 숨 쉬는 곳"
3. 사랑은 짧고 슬픔은 길다
1) 사랑은 전부거나 전무다 : 양희은 -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
"사랑이 끝나고 난 뒤에는/ 이 세상도 끝나고/ 날 위해 빛나던 모든 것도/ 그 빛을 잃어버려."
2) 한낮의 맹세는 희미해지고 : 김광석 -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이제 우리 다시는 사랑으로 세상에 오지 말기/ 그립던 말들도 묻어 버리기."
3) 사람은 길을 잃고, 나비는 사랑을 잃었다 : 김정호 - 하얀 나비
"음 어디로 갔을까 길 잃은 나그네는/ 음 어디로 갈까요 님 찾는 하얀 나비"
4) 어떤 위로도 닿지 않는 슬픔의 이방 : 이소라 - 바람이 분다
"그대는 내가 아니다/ 추억은 다르게 적힌다."
5) 연인들 눈빛이 시가 되던 그 오월 : 이문세 - 광화문 연가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 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6) 산울림에게서 한 문장만 훔치라면 : 산울림 - 둘이서
"화병 속에 밤을 넣어 새장엔 봄날을"
7) 뜨거움을 잃은 늙은 몸의 슬픔 : 최백호 - 낭만에 대하여
"이제 와 새삼 이 나이에/ 실연의 달콤함이야 있겠냐만은."
8) 봄이 흐드러질수록 왜 슬픔은 커지는가 : 김윤아 - 봄이 오면
"바람 부는 들녘에 시름을 벗고/ 다정한 당신을 가만히 안으면/ 마음엔 온통 봄이 흐드러지고."
9) 길이 끊긴 삶의 장막 앞에서 : 배호 - 안개 속에 가버린 사람
"사랑이라면 하지 말 것을/ 처음 그 순간 만나던 날부터/ 괴로운 시련 그칠 줄 몰라"
10) 한국 발라드의 한 진경 : 윤시내 - 열애
"그대 그림자에 싸여/ 이 한 세월 그대와 함께 하나니."
11) 이제 이별의 말을 준비해야 한다 : 박인희 - 세월이 가면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12) 사랑은 그림자밟기 : 이정선 - 건널 수 없는 강
"내가 다가(가)면 너는 또 멀리/ 강둑 뒤로 숨어서
4. 삶은 계속된다
1) 꿈과 절정이라는 단어의 주술성 : 김민기 - 봉우리
"그래 친구여 바로 여긴지도 몰라/ 우리가 오를 봉우리는"
2) 화사에서 견딜 수 없는 슬픔 : 백설희 -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3) 우리는 모두가 위대한 혼자였다 : 들국화 = 축복합니다
"오늘의 영광을 당신께 노래로 드립니다."
4) 뜨거웠던 날이 모두 지난 뒤에 : 장필순 - 그리고 그 가슴 텅 비울 수 있기를
"그림자 이끌고 떠나야겠네/ 이 비를 몰고 온 구름을 따라"
5) 쳇바퀴 같은 세상에 날리는 어퍼컷 두 방 : 한영애 - 누구 없소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 어둠은 늘 그렇게 벌써 깔려 있어."
6) 이 지리멸렬한 삶을 떨치고 : 송창식 - 고래사냥
"자 떠나자 동해 바다로/ 신화처럼 숨을 쉬는 고래 잡으러."
7) 삶과 대치 중이니까 청춘이다 : 산울림 - 문 좀 열어 줘
"문 좀 열어줘/ 내가 있잖아/ 여기 있잖아."
8) 인생 별 거 없어, 일단 우리는 달리는 거야 : 싸이 - 챔피언
"내일 걱정은 내일 모레/ 모두들 미쳐 보게."
9) 문제적 개인의 탄생 : 혁오 - TOMBOY
"젊은 우리 나이테는 잘 보이지 않고/ 찬란한 빛에 눈이 멀어 꺼져 가는데"
10) 일상의 단면을 자르니, 삶이 그림 같다 : 아이유 - 가을 아침
"토닥토닥 빨래하는 어머니의 분주함과/ 동기동기 기타 치는 그 아들의 한가함이"
11) 우리 시대 어머니들을 위한 엘레지 : 박은옥 - 양단 몇 마름
"늙어지면 두고 갈 것 생각 못 하고/ 만져 보고 펼쳐 보고 둘러만 보고"
12) 조동진이 남진 한 문장의 유언 : 조동진 - 나뭇잎 사이로
"계절은 이렇게 쉽게 오가는데/ 우린 또 얼마나 어렵게 사랑해야 하는지"
13) 노병이여 죽지도 사라지지도 말거라 : 양희은 - 늙은 군인의 노래
"푸른 하늘 푸른 산 푸른 강물에/ 검은 얼굴 흰 머리에 푸른 모자 걸어가네."
14) 지금, 먼지 같은 삶이 지나가고 있다 : 윤심덕 - 사의 찬미
"삶에 열중한 가련한 인생아/ 너는 칼 위에 춤추는 자로다."
15) 패배를 견뎌 낸 삶에 영광 있으라 : 퀸 - We Are The Champions
"친구들이여 우리가 챔피언이다./ 그리고 우리는 끝까지 싸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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