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베라크루즈를 두고 시끄럽다. 렉서스 RX330과의 비교평가에서 호평과 혹평을 모두 얻고 있어서다.
소음의 발단은 미국발 모터트렌드에 의해 시작됐다. 모터트렌드 6월호는 현대 베라크루즈와 렉서스 RX330을 비교 평가한 결과 베라크루즈가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내렸다. 이 같은 평가가 나오자 현대는 발빠르게 모터트렌드의 기사를 인용, 국내 언론에 보도자료를 뿌렸다. 하지만 같은 시기에 발매된 미국 내 '카앤드라이버'는 베라크루즈를 렉서스 RX330의 복제품이라는 말로 혹평을 했다. 카앤드라이버와 모터트렌드가 전혀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도 누리꾼 사이에 호평과 혹평이 공존하는 상황이다.
특정 차종에 대한 호평과 혹평의 공존은 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번처럼 극과 극을 달린 평가를 보기란 쉽지 않다. 어떤 이유에서 양쪽이 색다른 평가를 내렸는 지 알 수 없지만 두 매거진은 베라크루즈의 비교대상 차종부터 달랐다. 모터트렌드가 렉서스 RX330을 베라크루즈의 비교 차종으로 삼은 반면 카앤드라이버는 혼다 파일럿과 토요타 하이랜더를 비교 차종으로 택했다. 베라크루즈를 프리미엄 고급 SUV로 보는 시각과 대중적 브랜드의 평범한 차종이라는 입장이 명확히 엇갈린 셈이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 기아자동차 모닝이 독일 내 유력 자동차매거진에서 폭스바겐 폴로 등을 제치고, 우수한 평가를 받은 뒤 기아는 이 사실을 국내에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같은 시기 독일 내 또 다른 유력매거진은 모닝에 대해 유럽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어렵다는 말로 혹평을 가했다. 물론 국내에는 '호평'만 소개되고, '혹평'은 알려지지 않았다. 해당 기사가 나간 후 며칠 후 독일에 거주하는 지인이 전화를 해 "객관적인 보도라면 호평과 혹평을 모두 실어야 하지 않느냐"고 따져 물어 왔다. '몰랐다'고 하니 지인은 기업의 홍보 업무로 좋은 것만 알리기는 기본이지만 혹평도 품질 및 상품성 개선에는 중요한 만큼 앞으로 공평하게 다루어 달라고 정중히 요청했다.
어쨌든 혹평과 호평이 공존한다는 점은 그리 반가운 일이 아니라는 게 업계의 속설이다. 미국이야 모르겠지만 특히 국내 시장에서 메이커들이 극단적인 양극화 평가를 두려워 하는 것도 인기 실패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모든 평가에 '무난하다'는 말을 선호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나마 미국 시장의 반응이 국내에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기를 바랄 뿐이다.
출처: 오토타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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