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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저녁에 먹고 남은 식빵에 참치 샐러드, 바나나, 스테이크, 잼을 이용해 샌드위치를 만들어 먹고 떠날 채비를 했다. 오늘은 교토를 떠나는 날이기에 이틀간 함께한 공원도 떠나는 날이다. 안녕!
공원을 나와 교토에서의 식사를 책임진 ¥100샾에 들려 쓰레기도 버리고 할인판매 중인 찹쌀떡도 구입했다. 그나저나 최근 식사를 빵으로 때웠더니 속이 편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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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이동은 니시혼간지 절이다. 절에 도착하면 입구 쪽으로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곳이 없었는데 입구 맞은편에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대문(?)이 보였다.
▲니시혼간지 절 맞은편에 있는 대문(자전거 보관소?)
자전거 보관소로 활용(?)되고 있는 이 대문은 아마도 예전에는 니시혼간지 절을 감싸던 외곽의 대문이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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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에 들어서자 커다란 본관건물이 눈에 띄었다.
이 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절 내부를 볼 수 있도록 개방해둔 것이다. 그 동안 여러 신사와 절을 다녔지만 이렇게 자유로이 개방해둔 곳은 아마도 처음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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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내부를 둘러보기 위해 입관했다. 내부바닥에는 댓 자리(?)가 깔려있어 그 고유의 냄새가 마음을 안정시켜줬고 곳곳의 금박장식과 금박등이 화려함을 자랑했다.
어떤 행사가 있는지 정통복을 입은 사람들의 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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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도호쿠지 절로 이동했는데 그간 신사, 절을 많이 봐와서 큰 기대 없이 입장했는데 사람들이 많지 않아 조용히 거닐며 감상하기엔 안성맞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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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지 절의 삼문
이 곳엔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삼문 등 중요문화재가 자리 잡고 있으나 정원 등은 별도의 입장료를 받고 있었다. 역시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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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호쿠지 절을 떠나 교토여행의 마지막 목적지 ‘후시미 이나리 신사’를 향해 달렸다. 도호쿠지 절과 가까운 곳에 있어 생각보다 쉽게 찾을 수 있었다. 입구에는 여느 유명한 신사와 마찬가지로 손을 씻는 곳과 소원 점을 보는 곳이나 기념품을 파는 곳이 자리잡고 있었다.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을 따라 함께 걸었다. 모를 땐 대중에 묻혀가는 것이 최고다.
후시미 이나리는 이나리야마 입구에서부터 정상까지 수많은 도리이가 줄지어있다.
정상을 다녀오는데 대략 2시간 정도가 걸리지만 천천히 도리이를 지나며 신사를 느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오랜만에 산행 하는 것이기도 했기에 기분전환도 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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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할아버지, 할머니도 코쟁이도 너도나도 도리이를 따라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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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엔 매점과 함께 작은 도리이에 이름이나 소원을 새겨 넣을 수 있는 기념품을 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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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것 중 하나가 여우를 신으로 모시는 듯 여우를 형상화한 석상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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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하는 길에 멕시코에서 온 라울을 만났다. 22세인 그는 대학에서 광물을 전공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산을 내려오며 눈에 띄는 돌을 주워 들고 관찰하고 부셔서 질감을 느껴보기도 했는데 그 모습이 제법 그럴싸해 보였다. 그리고 고양이도 굉장히 좋아했는데 특히나 이나리야마에는 많은 고양이가 있어 그는 내려오는 내내 돌과 함께 고양이를 한번씩은 만져주고 내려오느라 걸음이 늦었다. 그와 사진을 담고 싶었지만 마침 카메라 배터리가 떨어지는 바람에 그의 카메라로만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이메일도 주고 받았는데 녀석은 사진을 주질 않고 있다.
산을 내려온 뒤 라울은 좀 더 둘러보겠노라며 나와 작별했다. 신사를 빠져 나와 1번 국도에 올랐다. 교토를 벗어나 고베방향으로 달렸다. 중간에 마트에 들려 식빵과 코코아 1L짜리를 구입해 잼과 함께 먹었다. 그나저나 빵도 한두 번이지, 오늘은 기필코 가스를 구입해서 밥을 먹어야겠다.
“뚝. 뚜둑. 뚝.”
한참을 달리는데 어김없이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비가 내리지 않는 날이 없다. 언제나 맑은 날이 계속되려나? 우중모드로 전환하고 달리는데 대형마트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이라면 가스도 판매할 것 같았다. 매장직원의 도움으로 가스를 구입할 수 있었다. 가스와 함께 저녁 찬거리를 구입하고 멀지 않은 곳에 공원이 있어 야영도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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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실 처마 밑에 텐트를 치고 세면대 아래에 놀고 있는 콘센트가 있어 카메라 배터리, MP3,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저녁준비 돌입! 닭고기와 감자, 양파 그리고 고추장을 듬뿍 담은 닭 매운탕으로 저녁을 준비했다.
그렇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빗소리를 자장가 삼아 잠에 들었다. 굿 나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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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해가 밝았다. 어제 나의 바램이 닿은 것일까? 텐트 안으로 햇살이 가득 스며드는데 그 느낌이 너무 좋다. 텐트 지퍼를 열어 바깥날씨를 살피는데 언제 비 왔냐는 듯 맑은 하늘과 햇살이 나를 반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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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저녁에 해둔 밥에 남은 닭 매운탕을 비벼 먹었다. 설거지와 간단히 세안을 마치고 1번 국도를 따라 달렸다.
여행 41일만에 여행을 시작했던 오사카에 도착했다. 감회가 새롭다는 말 정도로 밖에 표현할 수 없지만 뭔가 색다른 기분이었지만 그렇다고 궁상을 떨며 가는 길을 지체하진 않았다.
엊저녁 싸둔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고 1번 국도에서 2번 국도를 따라 고베(Kobe)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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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배항 개항 120주년을 기념하여 만들어졌다는 ‘메리켄 공원’은 넓고 멋졌지만 어떤 큰 느낌을 주진 못했다. 아무래도 최근 며칠 동안 교토에 있으면서 봐온 신사나 절, 옛 건물들에 익숙해져 있다가 갑자기 나타난 고층 빌딩과 현대식 건물의 화려함이 주는 이질감이 아닌가 싶다. 서둘러 공원을 벗어났다.
2번 국도를 따라 계속 달리던 중 해안로 근처에 공원을 발견하고 야영준비에 돌입했다. 내일은 비가 올 것 같지않은 혼자만의 생각에 빨래를 하기도 했다. 텐트도 후라이 없이 설치하고 저녁식사를 준비했다.
저녁은 카레와 엊저녁 닭 매운탕 만들고 남은 양파, 감자를 송송 썰어 넣고 미소국을 끓였다. 감사한 마음으로 식사를 마치고 하루를 마감했다.
텐트 위로 뭔가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나무에서 뭔가가 떨어지는 것 같았는데 계속 뭔가가 텐트에 부딪히는 소리에 눈을 떴다. 텐트 지퍼를 열어 밖을 살피니 동네 양아치 같은 녀석들이 멀리서 나무 막대기, 돌 같은 것을 던지고 있었다. 녀석들은 내가 밖으로 나오자 자전거 올라타더니 후다닥 도망가버린다. 아오, 찌질이들.
아침을 먹고 빨래상태를 점검했는데 아직 덜 말랐다. 빨래가 마른 뒤 공원을 떠나기로 하고 그 동안 자전거 점검을 했다. 이것 저것 상태 점검을 하고 기어에 쌓인 찌든 때를 제거하며 시간을 보냈다.
우중충한 날씨 때문에 비가 오면 어쩌나 했는데 해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빨래의 위치를 햇볕이 드는 쪽으로 옮기고 빨래가 마를 때까지 좀 더 기다렸다. 과연 햇볕의 힘은 위대했다. 빨래는 금방 말랐고 공원도 떠날 수 있었다.
시코쿠로 들어갈 수 있는 첫 번째 대교 ‘아카시 대교’에 닿았다. 하지만 아카시 대교는 자전거가 들어갈 수 없다. 시코쿠로 들어가는 방법에 대해 여러 각도로 생각하고 있는데 아무래도 배를 타고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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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어쨌든 아카시 대교가 보이는 이곳은 해변공원인데 주말이라 그런지 가족단위로 놀러 온 사람들이 눈에 많이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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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도 슬슬 고프고 점심을 먹었다. 편의점이 있었으면 야채고로케를 사서 같이 먹었을 텐데 눈에 띄질 않아 마요네즈를 넣고 비벼 먹었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앞으로 종종 마요네즈를 이용해 뭔가를 해먹을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계속해서 달려 아카시 대교의 우측에 닿았다. 아까 해변공원보다 아카시 대교를 더 가까이서 볼 수 있었다.
잠시 사진을 남기고 가기로 했다. 처음 찍은 사진이 맘에 들지 않아 다시 찍기 위해 타이머를 맞추고 자리를 잡고 앉아 있는데 삼각대가 나를 보고 인사한다.
미처 손쓸 겨를도 없이 카메라는 곧장 콘크리트 바닥에 곤두박질 쳤고 멍해 있던 나는 ‘쿵’ 소리와 함께 정신을 차리고 카메라 상태를 살폈다.
UV필터가 깨진 건 확실한데 렌즈까지 깨진 건지 확인이 되질 않는다. 셔터를 누르는데 포커스를 잡지 못했다. MF로 전환해 찍으니 셔터가 눌리고 사진은 찍혔다.
일단은 UV필터를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그런데 아무리 돌리려 해도 움직이질 않는다. 자세히 살펴보니 아까 곤두박질 치면서 UV필터 겉면이 찌그러져 렌즈에 단단히 고정돼 버린 것 같다. 한참을 고민하다 UV필터를 깨뜨려 제거하기로 했다.
조심조심 UV필터를 깨뜨리고 렌즈 상태를 확인해보니 다행히 렌즈는 깨지질 않았다. 다시금 AF상태에서 셔터를 눌렀지만 포커스를 잡지 못했다. 그나마 MF는 작동하기에 앞으로 사진은 MF로 찍어야 했다.
처음 렌즈가 깨진 걸 확인했을 때는 여행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싶었는데 그래도 MF로 사진이 찍혀 다행이다. 앞으로 사진 찍는 속도는 좀 느려질지 몰라도 사진 찍는 맛은 더 생기지 않을까 싶다.
꿀꿀한 기분을 뒤로하고 2번 국도를 따라 계속 달렸다.
중간에 마트에 들려 쌀, 반찬 등 이것저것 구입했는데 야채고로케가 4개에 ¥100, 타코야끼가 6개에 ¥100에 팔리는 것이 특히 마음에 들었다. 타코야끼는 구입해서 바로 먹었다. 오사카의 그것과는 비교도 안되겠지만 지금 내겐 이 타코야끼도 엄청 맛있다. 사실 오사카에서 타코야끼를 먹어 보지도 못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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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메지(Himeji)에 닿았을 때 하늘은 비를 쏟아내려고 잔뜩 인상을 쓰고 앉았다. 얼른 야영지를 찾아야겠다.
“뚝. 뚜둑. 뚝.”
아직 야영지를 못 찾았는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한다. 10여분을 헤맨 끝에 좌측 골목으로 공원이 어렴풋이 비쳤다. 좌측으로 들어가 확인해보니 역시 공원이었다. 40일 이상을 야영하다 보니 공원 찾는 데는 도사가 된 것 같다.
비를 피할만한 쉼터가 없어 미끄럼틀 밑에 텐트를 쳤다. 후라이도 쳐서 비에 대비했다. 비야 비야. 그만 좀 내려라. 오빠 많이 힘들다.
여행기간: 090703~090705/ 일본여행 42일차
이동지역: 교토 → 오사카 → 고베 → 히메지
경유지: 교토의 어느 공원 → 니시혼간지 → 도호쿠지 절 → 후시미 이나리 신사 → 어느 공원 → 메리켄 공원 → 히메지의 어느 공원
이동거리/누계: 176.4km/ 3,348.9km
한화지출/누계: / ₩139,450
엔화지출/누계: 찹쌀떡 ¥85 + 가스 ¥698 + 식빵 ¥60 + 코코아 ¥97 + 식용유 ¥258 + 마요네즈 ¥258 + 감자 ¥79 + 신라면 ¥98 + 김치라면 ¥88 + 카레2개 ¥176 + 닭고기 ¥243 + 양파 ¥68 + 딸기잼 ¥198 + 생선통조림 2개 ¥200 + 쌀 3kg ¥1180 + 과자 2개 ¥156 + 타코야끼 ¥100 + 양채고로케 ¥100 + 귤잼 ¥100 + 즉석국 ¥98 + 생선통조림 2개 ¥166 = ¥ 4,506 / ¥53,786
첫댓글 진심...그열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내요......
감사합니다^^!!
오늘도 감사하게보았네요^^ 그리고 맨위 첫번째 사진 도라이라하나요?...도라이속 산길 찍은 사진은 너무 프로같아요ㅎㅎ
도리이라고 하더군요 ㅎㅎ 프로같나요?? 감사합니다 ㅎ
끼니 챙겨먹는 것 또한 보통일이 아니겠어요. 그래도 대단... 야채 과일도 좀 드시지... 그러다 * 비 걸리셨겠어요 ㅋㅋ 가난한 여행자에게 무리려나?? 어쨌든 부러울 따름이에요!!
과일 값이 좀 비싸더라구요 ㅠ_ㅠ) 그래도 야채는 좀 먹으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네요 .. 흑;;
끝까지 화이팅....
예~ 아자아자!!
개가 아니라 여우입니다. 대단하네요 2 시간이나 걸리는 정상까지 갔다오시다니..
예,,, 개가 아니라 여우라고 하더군요.. 어쩐지 꼬리가 너무 길다 했습니다^^;; 수정해야 겠어요~~
대단하십니다.. 볼때마다 느끼지만...니시혼간지 포스팅 감사해요..
옙! 감사합니다 ㅎ
열정이 정말 대단해용~! ! ! 저 처음에 식빵에 바나나 넣어져있는 사진 보고 허걱 ! 했다능.. ☞☜.. 아.. 이, 이상하다거나 절대 그런게 아네용 ! +ㅛ + 단지 넘 독특해성.. ㅋㅋ 언제나 잘 보고 있습니다~! 힘내세요 !
바나나가 제일 싸서 말이죠. 토마토를 넣었담 더 맛있을 텐데;; 끙; ㅎㅎ
잘 봤습니다. 시코쿠로 입성 할 일만 남으셨네요.....
점점 메뉴가 양식이 되어가네요,,,*^^* 저번편에 아디다스 쓰레빠,,그걸 신고 거기까지 가시다니,,,정말,,대단하십니다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