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신작로에 핀꽃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건강♡정보방 스크랩 민들레 이야기
충주호 추천 0 조회 25 12.04.08 01:4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카페회원들의 안전을 위해 운영진이 팝업, iframe 태그를 제한 하였습니다. 관련공지보기

 
민들레 이야기



바람에 날리는 민들레 홀씨.

민들레는 정답고 친근한 민중의 풀이다. 민들레를 한자로 민야화(民野花)로 풀이하는 사람이 있다. 들에 핀 백성의 꽃, 민중의 꽃이라는 뜻이다. 그만큼 우리 겨레의 정서와 가까운 풀이다.
민들레는 매우 흔하다. 풀밭이거나 논둑이거나 길옆이거나 마당 귀퉁이거나 가리지 않고 뿌리를 내린다. 민들레처럼 생명이 모질고 질긴 식물이 흔하지 않다. 서울 한복판 갈라진 시멘트 계단 사이에서나이나 아스팔트 틈에서도 꽃을 노랗게 피워 봄을 알린다. 더러운 도심 가운데서도 민들레는 벌레한테 먹히는 일도 없고, 병이 드는 일도 없이 먼지와 오물을 잔뜩 뒤집어쓰고도 오히려 건강하다. 짓밟고 잘라내도 어느 틈엔가 일어나 노란 꽃을 방긋이 피워내는 민들레는 어쩌면 서럽고도 모질게 살아온 우리 민초(民草)들을 그렇게도 닳았을까?


          긴 겨울 지나
          연초록 움트는 들길
          여기 저기 지천으로 피어나는
          고향초, 민들레

          밟혀도 뽑혀도
          더더욱 기차게 솟구치는
          천덕꾸러기
          유배(流配)의 땅, 남녘 들꽃

          금빛 노란 둘레
          귀향길 순아의 아슴한
          추억의 꽃 보조개,
          억척이 우리 누님
          춘자(春子)의 피멍든 가슴
          한 송이

          어쩌다 바람 만나면
          바람과 통정(通情)하고
          그러다가 뼈처럼 하얀 넋으로
          산화(散華)하는
          늘 고독한 영혼.

          해마다 이맘때면
          모두가 가슴 아픈 계절

          한줄기 풀꽃 뿌리로
          이 땅의 온갖 서러움
          흥건히 적셔주는
          아, 조선(朝鮮)의 꽃,
          우리들의 민초(民草)

          - 박문재 <민들레>



서양민들레

서양민들레는 꽃받침이 뒤로 젖혀져 있다.

모질고도 질긴 생명력

민들레는 겨울에 잎이 말라 죽어도 뿌리는 살아 있는 여러해살이풀로 그 뿌리가 땅속 아주 깊게 내려간다. 땅속으로 2미터가 넘게 내려가는 것도 있다 하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땅 위로는 겨우 30센티미터 남짓 자랄 뿐이지만 그 여섯 배, 일곱 배나 긴 뿌리가 땅속에 있다. 민들레의 무서운 생명력은 이 뿌리에 있다.
뿌리 깊은 식물은 죽일 수가 없다. 민들레 뿌리는 토막토막 잘라도 다시 살아난다. 뿌리를 뽑아버려도 끊어진 한 조각이 흙 속에 남아 있으면 거기서 싹이 나서 다시 자란다. 잔디를 가꾸는 정원사를 가장 애먹이는 풀이 민들레다. 원체 뿌리를 깊숙이 내리고 있어서 완전히 뽑아낼 수도 없고, 잔디 깎는 기계로 밀어서 목을 잘라버려도 이튿날이면 더 많은 꽃을 피워 낸다. 여러 번 잔디 깎는 기계로 밀어버리면 목이 짧아져서 잔디 깎는 기계에 걸리지도 않게 바닥에 바싹 붙어서 꽃이 핀다. 모가지 아닌 몸통에라도 붙어서 기어이 꽃을 피우고야 마는 지독한 잡초의 생리를 지녔다.
민들레와 싸우다 지친 어느 정원사의 이야기가 있다. 넓고 깨끗하여 늘 자랑으로 여기는 잔디밭에 민들레가 수북하게 자라나기 시작했다. 정원사는 민들레를 없애려고 온갖 방법을 다 써보았으나 결국 없앨 수가 없었다. 그는 마지막 수단으로 원예 전문가한테 편지를 썼다.
“어떤 방법으로도 민들레를 없앨 수가 없습니다. 좋은 방법을 알려 주시기 바랍니다.”
며칠 뒤에 답장이 왔다.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십시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잔디밭에 잡초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잡초를 쓸모없는 것으로 여겨 미워하고 없애려 하면 고생만 거듭할 뿐 결코 완전히 없앨 수가 없다. 잡초를 꼭 필요한 것으로 생각하고 사랑해 보라. 그러면 금방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민들레꽃이 듬성듬성 핀 잔디밭은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가!
민들레는 욕심이 많은 풀이다. 잎은 주걱처럼 생겼고 불규칙적이고 깊게 갈라지는 톱니가 있다. 길이는 20-30센티미터, 폭은 3-7센티미터, 묵은 뿌리에서 68쌍의 잎이 이른 봄 다른 풀이 나기 전에 먼저 나와서 땅바닥에 바싹 붙어서 넓게 퍼진다. 아예 자리를 넓게 잡고 앉아서 다른 풀이 싹트지 못하게 하고 넓은 잎으로 햇볕을 한껏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는 것이 민들레 잎의 구조다.

낮에만 피고 밤엔 지는 꽃

민들레꽃은 4-5월에 진한 노랑색으로 핀다. 봄을 알리는 꽃으로 첫 손가락에 꼽을만 하지만 반드시 봄에만 피는 것은 아니다. 서양민들레 같은 것은 3-11윌의 긴 기간 동안 계속해서 피고, 눈보라가 쌩쌩 몰아치는 한겨울에도 날씨만 좀 따뜻해지면 조그맣게 꽃을 피운다.
잎 사이에서 30센티미터 가량의 꽃대궁이 자라 나와서 끝에 지름 3-4센티미터의 둥근 꽃이 하나씩 핀다. 꽃대궁에는 하얀 털이 덮여 있다가 차차 없어지고 꽃 아래쪽에만 남는다. 꽃대궁은 정확하게 잎의 수만큼 올라와 꽃을 피우는데, 한꺼번에 피지는 않고 얼마간 간격을 두고 차례로 핀다.
민들레꽃은 낮에만 피고 밤에는 잠을 잔다. 아침 첫 햇살을 받으면서 꽃다발이 천천히 열리고 꽃잎이 벌어져 둥그런 꽃송이가 되었다가, 해지고 어두워지면 꽃잎들을 오므려 꽃송이를 닫아 움츠린다. 철저한 ‘밝음지향성’을 지닌 꽃이다. 밤에만 피는 달맞이꽃이나 박꽃과는 반대되는 성질을 가진 꽃이다. 날마다 똑같이 피었다 오므리기를 반복하다가 날이 흐려 침침하거나 비라도 내리면 꽃이 피지 않는다. 이처럼 낮 태양이 있을 때만 피는 꽃으로는 연꽃?튤립?나팔꽃 등이 있고 나무 중에는 자귀나무가 밤이면 잎을 오므려 마주 포개어 잠을 자고 아침이 되면 잎을 활짝 편다.
민들레 꽃잎 뒤에는 물을 저장하는 물주머니가 있는데, 햇볕이 없을 때에는 물주머니에 물이 가득 차 있어 꽃잎을 밀어 올리므로 꽃잎이 닫히고, 햇볕이 쬐면 물주머니의 물이 증발하여 꽃잎을 받치는 힘이 약해져서 꽃잎이 활짝 펴진다.
꽃이 피어 있는 동안 많은 나비와 벌들이 가루받이를 한다. 민들레꽃에는 꿀이 많아 곤충이 많이 달려들고, 벌을 치는 사람들한테 좋은 꿀을 얻게 해준다. 가루받이를 끝낸 꽃은 일단 바닥에 누웠다가 갓털〔冠毛〕이 생기고 씨방이 익으면 다시 꽃대궁은 벌떡 일어나 하얀 꽃씨를 머리에 가득히 단다. 그래서 민들레는 두 번 꽃이 핀다는 말이 있다.

          기도는 나의 음악
          가슴 한복판에 꽂아 놓은
          사랑은 단 하나의
          성스러운 깃발

          태초로부터 나의 영토는
          좁은 길이었다 해도
          고독의 진주를 캐며
          내가
          꽃으로 피어나야 할 땅

          애처로이 쳐다보는
          인정의 고움도
          나는 싫어

          바람이 스쳐가며
          노래를 하면
          푸른 하늘에게
          피리를 불었지

          태양에 쫓기어
          활활 타다 남은
          저녁 노을에
          저렇게 긴 강이 흐른다

          노오란 내 가슴이
          하얗게 여위기 전
          그이는 오실까

          당신의 맑은 눈물
          내 땅에 떨어지면
          바람에 날려 보낼
          기쁨의 꽃씨

          흐려오는
          세월의 눈시울에
          원색의 아픔을 씹는
          내 조용한 숨소리

          보고 싶은 얼굴이여.

          민들레의 영토/이해인



꽃말은 ‘사랑의 신탁’

농촌에서 자란 사람은 민들레 꽃줄기를 꺾어들고 하얀 씨앗을 입으로 불어 날리는 놀이를 해 보았을 것이다. 젊은 시절, 연인과 풀밭에 마주 앉아 민들레 꽃씨를 하늘로 하나씩 날려 보내는 놀이를 한 번도 해 보지 못한 사람은 지난 시절을 매우 아쉬워해야 할 것이다. 민들레의 꽃말은 ‘사랑의 신탁(神託)’인데, 깃털 달린 꽃씨를 하나씩 불어 날리면서 ‘나는 너를 사랑해’와 ‘너는 나를 사랑해’를 되풀이 말하다가 마지막 남은 하나로 누가 누구를 사랑하는지 ‘신탁’을 얻게 된다고 한다.
민들레 꽃씨가 바람을 타고 하얗게 눈송이처럼 솜털처럼 깃털처럼 훨훨 날아오르는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민들레 꽃씨는 이상하게 생겼다. 위에 깃털이 있고 아래에 씨방이 붙어 있어 마치 낙하산과 같다. 여린 바람에도 훨훨 잘 날아간다. 씨앗을 퍼뜨리는 방법이 신기하다. 꽃씨는 매우 가벼워서 멀리, 높게 날아간다. 수십 리, 때로는 수백 리를 날아간다. 어쩌면 수천 리 대륙을 횡단해서 넘나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놀랍다! 국경도 사상도 아랑곳 없이 구만 리 창천을 가뿐하고 자유롭게 넘나드는 위대한 씨앗의 여행! 실제로 비행기 조종사들은 공기가 희박한 수천 미터 상공에서 날아다니는 민들레 씨앗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한다. 비행기 정비사들도 비행기 몸체에 붙은 민들레 씨앗을 털어 내느라 시간을 빼앗길 때가 더러 있다고 한다. 뿌리는 땅속 가장 깊은 곳에 내리면서 꿈은 가장 높은 하늘에 사는 풀이 민들레다.
시인 김지하는 감옥 독방에 갇혀 있을 때 철창 사이로 민들레 꽃씨가 하얗게 날아 들어와 감방 안에 하늘거리는 것과, 교도소 담벼락에 이름 모르는 작은 꽃들이 점점이 피어 망울을 달고 있는 것을 보고 생명의 무한한 힘과 생명의 큰 뜻을 깨닫고 오래 울었다고 했다.
미국항공우주국에서는 민들레 꽃씨에서 영감을 얻어 인공위성을 회수할 때 털로 된 날개로 부착하는 연구를 하고 있다고 한다. 민들레 꽃씨의 묘기는 현대과학도 흉내를 내기 어려운가 보다.

          제 땅에서 다 살고 나면
          그 고운 백발머리 흩날려
          낙하산으로 탈바꿈하였는가.
          바람을 타고 훨훨
          물위에 떠서 등등
          산지사방 타향살이 떠나

          한 알이 백 배 천 배로
          후대 번식에 열을 올려
          온 지구를 덮어버릴 잡도리.

          동방 천리강산 민들레
          인류의 민들레, 배달의 씨앗.

          -김파(연변 조선족 자치주 시인) <민들레>


고무 나오는 민들레도 있어

민들레 꽃줄기나 잎을 꺾으면 끈끈하고 쓴 맛이 나는 우윳빛 즙이 나오는데 이것을 유액(乳液)이라고 한다. 유액은 식물이 상처 입을 때 상처를 보호하고 치료하기 위하여 내는 것으로 자세한 작용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른다. 유액이 나오는 식물은 고구마, 무화과, 상추, 애기똥풀, 고들빼기 등이 있다. 남미에는 유액을 우유처럼 마실 수 있는 것도 있고, 앵속(양귀비)이나 옻나무, 고무나무의 유액은 쓸모가 있어 많이 채취한다. 민들레 중에도 고무민들레라는 것이 있는데, 유액 속에 고무질이 많이 들어 있어 뿌리에서 고무를 얻는다. 고무민들레는 2차 세계대전 기간에 러시아에서 많이 재배했다. 고무민들레는 우리나라 중?북부의 높은 산에서 드물게 자란다. 민들레의 유액을 사마귀가 난 곳에 바르면 사마귀가 없어진다고 한다.
민들레 꽃대궁은 구멍이 뚫려 있어 입으로 불면 부우- 하는 소리가 난다. 시골 아이들이 민들레 꽃줄기로 만든 피리를 불고 다니는데, 날나리라고 한다. 풀바지게를 진 소년이 소를 몰고 민들레 피리를 불며 해질녘 집으로 돌아오는 풍경은 빼어난 한 폭의 그림이다.


서양민들레


토종 흰민들레

국거리서 약재까지 다양한 쓰임새

민들레는 예로부터 동서양 어디에서나 먹을거리로, 민간약초로, 한약재로 널리, 그리고 다양하게 써 왔다.
이른 봄 풋풋한 어린잎을 국거리로도 먹고 나물로 무쳐서도 먹는다. 맛은 쓰면서도 쌉쌀한 향취가 있다. 민들레는 맛이 쓰다. 잎도 쓰고 뿌리도 쓰고 꽃도 쓰다. 이 쓴맛이 위를 튼튼하게 하고 심장을 강하게 한다. 봄에 밥맛이 없을 때 먹으면 밥맛이 돌아온다고 하여 많이 먹는다. 쓴맛이 강하여 먹기 불편하면 찬물에 하루쯤 담가서 쓴맛을 우려내고 먹거나 시금치하고 섞어서 먹는다.
뿌리는 가을이나 이른 봄에 캐서 된장에 박아두었다가 장아찌로 먹고 고들빼기와 함께 김치를 담가서 먹는다. 우엉과 함께 조려 먹어도 맛이 있고 기름에 튀겨 먹어도 맛이 괜찮다.
꽃이나 뿌리는 술을 담그는데, 민들레꽃이나 뿌리에다 2-2.5배의 소주를 부어서 2O일 가량 두면 담황색으로 우러난다. 이것을 서늘하고 어두운 곳에 두어 한두 달 우려내어 조금씩 마신다. 강정, 강장제로 효과가 있고 향기가 좋다.
민들레에는 잎에 지방간을 억제하는 이눌린, 그리고 루틴, 팔미틴, 리놀산 등이 있고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가 들어 있다. 뿌리에는 콜레스테롤 억제작용이 있는 콜린, 디락사스테롤, 스테롤, 펙틴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들레에는 수분 89.7퍼센트, 조단백질 2.27퍼센트, 회분 1.04퍼센트, 단백질 1.89퍼센트, 그리고 미네랄과 비타민이 많고 독특한 향기 성분인 정유(精油)가 있다.
민들레는 겨울을 나기 위해 여름내 만든 영양을 뿌리에 갈무리하므로 뿌리에 영양가가 많아 영양식품으로 매우 훌륭하다.

인기 좋은 민들레 커피

우리 겨레와 민들레가 퍽 친근한 것은 틀림없지만, 유럽 사람들이 식용이나 약용으로 더 다양하게 활용한다. 서양에서는 민들레를 채소로 흔히 가꾼다. 프랑스 요리에 민들레 샐러드가 있다. 민들레를 밭에 가꾸어서 이른 봄이나 가을에 뿌리를 캐내어 상자 속에 밀식한 다음 캄캄한 동굴 같은 데에 두어 싹을 키운다. 우리나라에서 콩나물을 기르는 것과 비슷하다. 이렇게 해서 자라난 하얀 싹을 날로 샐러드를 만들어 먹는데, 쓴맛이 거의 없고 향기가 좋아 인기가 있다.
서양에서 민들레로 만드는 요리 종류가 열 가지도 넘는다. 민들레 수프, 민들레 파이, 민들레 샐러드, 민들레 피자, 민들레 커피, 민들레 튀김, 민들레 와인… 이 중에서도 민들레 커피(Dandelion Coffee)는 댄디 티(Dandy Tea)라고 하여 오래 전부터 인기가 있었다. 민들레 뿌리를 말려 볶아서 가루를 내어 물에 타서 마시는 것인데, 맛과 빛깔은 물론 향기까지도 커피와 비슷하여 민들레 커피라고 부른다. 커피처럼 자극적이지 않고, 카페인처럼 해로운 물질도 없고 습관성이나 중독성이 없으므로 우리나라에서도 커피 대신 많이 마셨으면 좋겠다.
일본인들은 2차 세계대전으로 물자가 딸려 커피를 마시기 어려워지자 민들레 커피를 개발하여 보급했다. 민들레 뿌리로 커피를 만들면 비용이 커피의 6분지 1밖에 들지 않고, 영양이 많고 여러 질병에도 좋은 효과가 있으므로 일거양득(一擧兩得)가 아니라 일거오득(一擧五得) 정도는 올릴 수가 있다. 민들레는 젖을 잘 나오게 하고, 유종(乳腫)이나 유암(乳癌)을 낫게 하며, 종기, 위궤양, 소화불량, 위장병 등에 좋은 약효가 있으므로 민들레 커피를 꾸준히 마시면 이런 질병들이 낫거나 예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선조들은 민들레가 종기, 식중독, 위궤양에 효과가 있다 해서 널리 먹었고, 서양에서도 피를 맑게 한다고 하여 종기 치료제나, 위장병 약으로 많이 먹었다. 생잎을 씹어 먹으면 만성 위장병을 고칠 수 있고 정력 좋아진다고 한다. 옛 의학책에 보면 조선민들레가 중국의 민들레보다 약효가 훨씬 뛰어나다고 적혔다.
‘흔한 것은 천하다’는 말이 있는데, 민들레는 너무 흔하여 천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민들레는 채소로도 좋고 약초로서도 활용가치가 높은 버릴 것 하나 없는 풀이다.

토종보다 더 흔한 서양민들레

민들레는 온 세계에 2백-4백 종류가 있다. 우리나라에는 흰민들레?민들레?산민들레?좀민들레?키다리민들레?서양민들레의 여섯 종류가 자란다.
그러나 도시 근교나 길옆, 잔디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은 애석하게도 토종민들레가 아니라 서양민들레다. 서양민들레는 유럽에서 들어온 것인데, 토종 민들레들보다 적응력과 생명력이 더 강하여 토종민들레를 몰아내고 맹렬하게 번식하고 있다. 토종민들레들은 서양민들레에 밀려 깊은 산골에 가야 볼 수 있다.
서양민들레와 토종민들레는 생김새와 성질이 조금 다르다. 토종민들레는 꽃이 4-5월에 피지만, 서양민들레는 3-11윌 까지 오랜 기간에 걸쳐서 피고, 잎의 생김이 토종 민들레는 점잖고 의젓한 편이지만 서양종은 잎의 톱니가 깊고 잘게 갈라져서 조금 조잡하게 생겼다. 꽃자루를 보면 토종민들레인지 서양 민들레인지 쉽게 알 수 있다. 꽃을 싸고 있는 꽃받침을 총포(總苞)라고 하는데, 민들레꽃에는 총포 둘레에 비늘 모양의 돌기가 있다. 이것을 총포엽(總苞葉)이라고 한다. 토종민들레는 이 꽃받침이 곧게 서 있으나 서양종은 뒤로 젖혀져 있다.
흰민들레는 우리나라가 원산인 민들레로 흰 꽃이 핀다. 잎이 조금 더 크고 모양새가 약간 흐트러진 것처럼 보인다. 섬을 제외한 전국 각지에 분포하지만 흔하지 않으며, 북쪽보다는 따뜻한 남쪽 지방에 많다. 옛날 중국에서 조선포공영(朝鮮蒲公英)이라 하여 약효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치던 것이 흰민들레다. 한자로는 백화포공영(白花蒲公英)으로 쓴다.
좀민들레는 민들레보다 잎이 작고 가냘프게 생겼으며 제주도에서 난다. 한라민들레라고도 하고 우리나라에서만 자라는 특산식물이다.
산민들레는 잎이 민들레보다 커서 40센티미터 넘게 자라는 것이 있으며 건조한 땅에서 잘 자란다.
민들레는 민중과 친근한 만큼 이름이 많다. 면들레, 뫼음들레, 문들레무운, 문들레(경상도), 둘레, 미음드레, 무슨둘레(함경도), 안진방이, 안질방이, 등으로 부르고 한자로는 포공영(蒲公英)이라 쓰는데 이것은 중국 이름 ‘푸꽁잉’을 그대로 쓰는 것이고, 포공초(蒲公草), 황화지정(黃花地丁), 지정(地丁) 또는 금잠초(金簪草)라고도 쓴다. 인도에서는 간다, 영국에서는 댄디라이온, 독일에서는 라우엔잔, 프랑스에서는 피산리라고 한다.
민들레는 생명력이 강하여 가꾸기 쉽다. 어떤 땅이든지 가리지 않고 잘 자라며 병이 없고 해충도 없다. 뿌리를 토막 내어 땅에 묻으면 싹이 난다. 씨앗으로 번식시켜도 좋지만 뿌리를 캐서 잘라 심는 것이 번식이 빠르다. 채소와 약초로 많이 가꾸었으면 좋겠다.





민들레에 대한 전설

민들레꽃이 피어난 풀밭을 걸으면서 하늘의 별들이 쏟아져 내린 것 같다고 노래한 시인이 있다. 민들레꽃은 선명한 노란 색과 태양처럼 둥근 모양이 아름답다. 마치 지상의 평화를 나타내는 것 같다. 다음 전설은 하늘의 별이 떨어져 민들레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옛날, 어떤 나라에 한 임금이 있었다. 그런데 이 임금은 일생 동안 꼭 한 번만 명령을 내릴 수 있는 운명을 타고 났다. 임금은 자신의 운명에 불만이 많았다. 어느 날 임금은 자신의 운명을 만들어준 별들을 향하여 처음이자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나를 괴롭히는 운명의 별아! 하늘에서 떨어져 땅의 꽃이 되어라! 내가 너를 밟아 주겠다!”
그러자 하늘의 별들은 땅에 떨어져 노랑 색의 작은 꽃이 되었다. 그리고 임금은 양치기로 변하여 민들레꽃이 된 별들을 밟고 다니게 되었다.

다른 한 전설은 민들레 꽃씨에 대한 것이다.
옛날, 이 세상에 큰물이 나서 온 세상이 물에 잠기게 되었다. 민들레들이 사는 마을에도 물이 밀려왔다. 도망갈 수 있는 것들은 다 도망갔지만 민들레들은 발이 땅에 붙어 있어서 도망갈 수가 없었다. 물이 점점 가까이 오자 민들레들은 무서움에 질려 머리가 하얗게 세어버렸다. 민들레들은 모두 소리 내어 하느님께 살려 달라고 간청하였다. 하느님도 살려줄 것을 약속하고 민들레를 옮겨 주려는 순간 물이 덮쳐 왔다. 이 때 하느님은 민들레 씨앗에 날개를 돋아나게 하여 사뿐히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게 하였다. 민들레 씨앗들은 하늘을 날아다니다가 봄 언덕 따스한 양지쪽에 앉아 다시 무성하게 자라났다. 그 후로 민들레들은 하느님께 감사를 잊지 않기 위하여 황금빛 얼굴을 하고 하늘을 우러러보며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전설이다.
민들레는 만능의 자원식물이다. 식용이나 약용으로 활용 가치가 많고 관상용으로도 좋다. 진한 노랑색 꽃은 귀엽고 고아(高雅)한 품위가 있다.
소박함과 건강함, 억센 생명력, 땅에 애착(愛着)하면서도 이상(理想)은 하늘에 둔 민들레는 그대로 우리 겨레, 우리 민중을 빼닮았다. 민중의 풀, 민중의 약초, 민초의 상징, 쓴맛이 나는 민들레. 이 흔해빠진 풀이야말로 우리가 진정 아끼고 사랑해야 할 보물이 아니겠는가.

          봉천동 더러운 실개천에도
          연립주택 앞
          먼지 앉은 공터에도
          민들레가 피었다고
          새벽 물안개 자욱하게 숨쉬던
          고향의 들길 생각하며
          민들레,

          갓 돌 지난 아이에게
          조선의 민들레 보여준다고
          매일 매일 업고 나가
          민들레 씨앗 분분히 날려 보내며
          거친 세상 바르게 살라고
          민들레,

          이 세상 어느 곳에 버려진다 해도
          민들레 길고 곧은 뿌리처럼
          이름 없이
          굳세게 살고 싶다고
          야윈 얼굴에
          쨍쨍한 봄볕 받으며
          민들레.

          -서홍관 <민들레>


옛날, 어떤 사람이 말을 타고 험한 산길을 가다가 말과 함께 높은 절벽에서 굴러 떨어졌다. 한참 동안 기절해 있다가 깨어나 보니 다행히 많이 다치지는 않았다. 그러나 같이 떨어진 말은 틀림없이 죽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말은 상처를 입기는 했지만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태연하게 발밑에 있는 민들레 잎사귀를 열심히 뜯어먹고 있었다.
“아! 민들레 잎이 통증을 멎게 하고 상처를 치료하는 효능이 있는 모양이군.”
그래서 그 사람도 말이 먹고 있던 민들레 잎을 뜯어먹었더니 통증이 줄어들고 상처가 빨리 회복되었다고 한다.

민들레를 약으로 쓴 기록은 무수하게 많다. 우리나라, 중국, 일본은 물론, 유럽, 인도, 아메리카 인디언들까지 민들레를 귀중한 약으로 썼다. 민들레는 흔하고 대중적이면서도 뛰어난 약효가 있는 가정의 상비약이었다.
민들레의 약효에 대해서는 동서고금의 모든 의학책에 비슷하게 적혀 있다. 이를 요약하면 대략 다음과 같다.
민들레의 성미는 조금 쓰고 달며 차다. 독이 없으며 간(肝), 위(胃)에 들어간다. 해열(解熱), 이뇨(利尿), 소염(消炎), 건위(健胃), 최유(催乳), 해독(解毒), 청혈(淸血) 작용이 있다. 부인의 유방에 종기 멍울이 생겨 염증이 된 것과, 젖에 종기가 나서 쑤시고 아픈 것을 낫게 한다. 종기를 낫게 하고 열로 인한 독을 풀어주며 땀을 잘 나게 하고 변비를 치료한다. 흰머리를 검게 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안질(眼疾)을 낫게 하고 뱀이나 독벌레에 물렸을 때에도 좋은 효과가 있다. 각기(脚氣), 수종(水種), 천식(鳴息), 기관지염(氣管支炎), 임파선임(淋巴線炎), 늑막염(肋膜炎), 위염(胃炎), 간염(肝炎), 담낭염(膽囊炎) 등에도 좋은 효력이 있다. 식도가 좁아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것, 요로감염, 결핵, 소화불량을 고치고 체기(滯氣)를 흩으며 여성의 자궁병을 치료하고 젖을 잘 나오게 한다. 열이 있는 사람이 쓰는 것은 좋으나 간(肝)과 신(腎)장의 기능이 몹시 허약한 사람은 조심해서 써야 한다.

민들레는 여러 장부의 여러 질병에 두루 좋은 효과가 있으나 특히 부인의 유종(乳腫), 유암(乳癌)에 뛰어난 치료효과가 있고, 갖가지 화농성 질환에 염증을 삭이고 고름을 소멸시키는 힘이 아주 뛰어난 약초다.
한의학에서는 젖이 잘 안 나오는 것을 치료하는 약으로 널리 쓴다. 동양의학에는 상사이론(相似理論)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이를테면, 동물의 간을 먹으면 간장에 좋다는 식의 이론이다. 쇠무릎지기〔牛膝〕처럼 관절마디가 뚜렷한 식물은 관절염 같은 관절의 병에 좋고, 산딸기?참깨?호박씨 같은 시앗 종류는 사람의 씨앗, 즉 신장이나 생식 기능에 좋은 효능이 있다는 것이다. 현대 서양의학의 새로운 분야인 분자교정의학(分子嬌正醫學)에서도 상사이론을 활용하여 나름대로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민들레의 유액(乳液)이 젖과 비슷하므로 젖과 관계된 질환에 효험이 있다는 것이다. 민들레 말고도 상치, 씀바귀, 고들빼기 등 흰 유액이 나오는 풀은 대개 젖을 잘 나게 하는 약으로 쓴다.
여러 가지 민들레 중 흰 꽃이 피는 흰민들레가 약효가 가장 좋다. 중국에서도 조선민들레〔朝鮮蒲公英〕라고 부르는 흰민들레를 제일로 쳤다.

민들레의 아홉 덕목

옛날에 민들레를 서당의 마당에 많이 심었다. 서당훈장을 蒲公이라하고, 민들레를 蒲公英이라 했다. 이것은 민들레의 9가지 습성을 이용해 학동들에게 덕목을 가르키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 아홉가지 덕목은
1.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길가에 피어나 인마의 발에 밟히면서도 어려운 환경을 이겨내는 忍德
2. 뿌리를 많이 다쳐도 살아나듯이 역경을 이겨내는 剛德
3. 한꺼번에 꽃을 피우지 않고 꽃대별로 차례로 피는 禮德
4. 어린 잎은 나물로, 뿌리는 김치를 담궈 먹듯 온몸을 바치는 用德
5. 꽃에 꿀이 많아 곤충을 끌어 들이는 情德
6. 잎이나 줄기를 자르면 힌색 액이 나와 사랑을 뜻하므로 愛德
7. 뿌리는 약재로 쓰여 머리를 검게하므로 孝德
8. 종기에 민들래 즙이 으뜸이니 仁德
9. 씨앗이 멀리 날아가서 자수성가하는 勇德

민들레는 이른 봄 꽃피기 전에 전초를 캐서 쓰는 것이 약효가 가장 좋다. 깨끗하게 씻어 그늘에서 말린다. 뿌리를 쓰려면 늦가을이나 이른 봄에 캐내어 물로 잘 씻고 잘라서 그늘에서 일주일 정도 말린다.
생잎을 그냥 씹어 먹어도 좋다. 맛이 약간 쌉쌀하지만 그런 대로 먹을 만하다. 나물이나 국거리로 먹어도 훌륭한 보건식이 된다. 꽃은 꽃이 핀 직후에 따서 그늘에 말려 두었다가 쓴다.
민들레의 약효성분은 콜린, 이눌린, 디락사스테롤, 스테롤, 펙친 등이 밝혀져 있고, 임상실험에서 황색 포도상구균, 용혈성 연쇄상구균 등에 강한 살균작용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간에 지방질이 쌓이지 않게 하고,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을 줄이는 것이 증명되었다.
민들레를 늘 먹으면 일생 병을 모르고 산다고 한다. 30년 전까지만 해도 처녀들이 이른 봄 바구니를 들고 나와 산과 들에서 민들레를 캐는 풍경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나물로도 중요하고 민간약으로 널리 썼다.


운림이 그린 흰민들레.

민간요법에서의 활용

유방염, 유방에 생긴 종기
민들레를 날로 찧어 염증이 생긴 곳에 붙인다. 하루 3-4번씩 갈아붙이면 쉽게 낫는다. 또는 인동덩굴 30그램과 민들레 말린 것 30그램에 물 한 되를 붓고 절반에 되게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마신다.

위궤양, 위장염
민들레 뿌리와 오이풀 뿌리를 같은 양으로 가루를 만들어 하루 30-40그램씩 3-4번에 나누어 먹는다. 민들레 20그램과 오이풀 20그램에 물 한 되를 붓고 물이 절반이 되게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마셔도 좋고, 두 가지 약초를 가루 내어 알약으로 만들어 10-15그램씩 하루에 세 번 먹어도 좋다. 또는 민들레 생잎을 자주 씹어 먹어도 좋은 효험이 있다.

유종
민들레, 인동, 탱자를 같은 분량으로 물에 넣고 달여서 그 물로 자주 씻어 준다. 물이 마르면 다시 적셔서 사용한다. 하루 여러 차례 자주 한다.

젖이 적게 나올 때
탱자 20그램과 민들레 20그램에 물 한 되를 붓고 물이 절반이 되게 달여서 하루 3-5번에 나누어 마신다.

위장병
민들레 뿌리를 뜨거운 물에 잠시 담가 껍질을 벗겨 살짝 데친 다음 잘게 잘라 햇볕에 말려서 적당히 물을 붓고 끈적끈적하게 되도록 달여 놓고 날마다 조금씩 자주 먹는다.

위,십이지장궤양
위, 십이지장궤양으로 위액이 잘 나오지 않고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으며 배가 아프고 변비가 있을 때와 간장기능이 좋지 않을 때 쓴다. 4-5월에 민들레 뿌리를 캐서 말려서 가루를 내어 한 번에 5-10그램씩 하루 세 번 밥 먹고 나서 먹는다. 또 같은 분량을 물로 달여 먹어도 좋고 가루 내어 꿀로 알약을 빚어 먹어도 된다.
애기똥풀(백굴채)과 민들레를 뿌리째 캐어 그늘에 말려 가루를 낸다. 이것을 같은 양으로 섞어서 한 번에 3-4그램씩 하루에 세 번, 밥 먹고 나서 30분 후에 더운 물에 타서 먹는다. 통증을 멎게 하면서 궤양을 빨리 아물게 한다.

황달
가을에 민들레 뿌리를 캐서 흙을 씻어내어 쓴다. 민들레 80-1백 그램, 말린 것은 30그램에 물 한 되를 붓고 물이 절반이 되게 약한 불로 달여 하루 세 번으로 나누어 밥 먹고 나서 먹는다. 민들레를 곱게 가루 내어 꿀에 섞어서 알약을 만들어 5-10그램씩 하루 3번 먹어도 좋다.

생인손 앓을 때
민들레 뿌리와 도꼬마리씨(창이자)를 말려 가루를 내어 각각 같은 양으로 섞은 다음, 여기에 식초를 넣고 약간 묽게 반죽하여 아픈 손가락에 붙이고 싸맨다. 하루 두 번씩 갈아붙인다. 손가락이 곪기 전에 한다.

임파선 결핵(연주창)
말린 꿀풀(하고초), 민들레, 인동덩굴을 각각 같은 양으로 섞어서 부드럽게 가루를 내어 꿀로 개어 벽오동씨 만한 크기로 알약을 만들어 한 번에 30-40알씩 하루 세 번 밥 먹고 나서 먹는다.

결막염
인동덩굴과 민들레를 같은 양으로 넣고 진하게 달여서 달인 물을 눈에 넣는데 하루 3-4번씩 넣어주면 쉽게 낫는다.

여성들의 변비, 영양실조
민들레 30-40그램에 물 한 되를 붓고 물이 절반이 되게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먹는다. 불을 약하게 하여 오래 달여서 먹으면 더 좋다.

만성 간염
봄에 민들레를 뿌리째 캐서 달여 마신다. 50-100그램에 물 한 되를 붓고 물이 절반이 되게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밥 먹고 나서 마신다.

버짐
민들레 뿌리를 캐서 잘 씻은 것 반 근(3백 그램)에 물 한 사발을 부어 진하게 달여서 엿처럼 만들어서 하루에 두 번씩 바른다. 또는 민들레 뿌리를 잘 말려서 가루를 만들어 한 번에 10그램씩 하루에 세 번 먹는다. 민들레 뿌리를 찧어서 즙을 발라도 좋다.

눈에 군살이 생겨 검은자위를 가리고 빨갛게 되면서 아플 때(익상취편)
민들레 뿌리를 열 개 정도 캐서 물을 약간 놓고 찧어 그 즙으로 눈을 씻는다. 매일 한 번씩 다 나을 때까지 반복한다.

편도선염
민들레를 꽃필 무렵에 캐어서 깨끗이 씻은 다음 찧어서 나온 즙으로 하루에 여러 번 양치질을 한다. 말려 두었다가 달인 물로 양치질을 해도 된다.



토종 흰민들레. 꽃과 잎이 서양민들레보다 더 크고 시원스럽다.


민들레 홀씨. 낙하산 모양이다.

          민들레꽃 - 조지훈

          까닭 없이 외로울 때는
          노오란 민들레꽃 한 송이도
          애처롭게 그리워지는데

          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
          소리쳐 부를 수도 없는 이 아득한 거리에
          그대 조용히 나를 찾아 오느니

          사랑한다는 말 이 한마디는
          내 이 세상 온전히 떠난 뒤에 남을 것

          잊어 버린다. 못 잊어 차라리 병이 되어도
          아 얼마나 한 위로이랴
          그대 맑은 눈을 들어 나를 보느니.



넓은 들을 뒤덮은 서양민들레.

          민들레 - 류시화

          민들레 풀씨처럼
          높지도 않고 낮지도 않게
          그렇게 세상의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슬픔은 왜
          저만치 떨어져서 바라보면
          슬프지 않은 것일까
          민들레 풀씨처럼
          얼마만큼의 거리를 갖고
          그렇게 세상 위를 떠다닐 수는 없을까
          민들레가 나에게 가르쳐 주었네
          슬프면 때로 슬피 울라고
          그러면 민들레 풀씨처럼 가벼워진다고

글 : 운림 최진규

 
다음검색
댓글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