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이에게 열린 교회
언제나 복음에 충실하고 용기 있게 복음을 선포하는 교회가 연대와 형제애와 환대의 공동체가 되어 시노달리타스 (공동합의성) 를 실천하도록 기도합시다.
방학 때 이탈리아에 있는 한 본당에 나가 사목을 하였습니다. 미사 후에 신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몇몇 기도드리는 신자 분들만 남고 성당은 텅 비었습니다. 정리가 되지 않은 주보와 성가 책을 마저 정리 할 때, 신자 한분이 저를 도왔습니다. 감사한 마음에 인사를 드렸고, 신자 분은 어눌한 이탈리아어로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읽을 수 있는 책 한 권을 빌려 달라 해서 제의실에 있던 성경 한 권을 빌려 드렸습니다. 책을 주고 받으며 그분과 이야기를 더 나누었습니다. 그분은 자신이 우크라이나에서 노동자로 왔고, 교회에서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을 수 있어 감사하다 했습니다. 저는 우크라이나에서 왔다는 이야기에 어떤 위로의 말을 드려야할지 몰라 기도 드리겠다는 말만 되풀이했습니다. 이에 신자 분은 제게 성당을 가리키면서 “그래도 나의 집이있어 행복합니다” 라고 답했습니다.
교회가 어려움에 처한 한 사람에게라도 그분의 집이 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사실 교회는 세례 받은 이면 누구나 주님의 잔치에 참여할 수 있고 또 하느님 나라를 위해 모두가 함께 걸어가는 곳입니다. 교회 건물뿐만 아니라 교회 공동체 모두가 하느님 나라를 위해 함께 걸어 갑니다. 교황님께서 이번 달의 기도 지향으로 둔 시노달리타스가 이러한 정신을 지금 여기에 실현하자는 지향입니다. 교회는 성직자나 수도자가 좋은 자리를 먼저 차지한 곳도 아니며, 일부 열심한 신자들이 운영하는 단체도 아닙니다. 교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하느님의집 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그분 부름에 응답하고, 서로서로를 형제자매로 맞아들이며 협력하기를 바랍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교회는 많은 이들의 목소리를 놓치지 않고 싶으려 합니다. 그래서 교회는 시노달리타스를 통하여 작은 목소리 하나라도 귀담아 듣는 것입니다
2018년 3월 2일 교회의 국제 신학 위원회에서는 친교와 시노달리타스를 실행하는 관점에서 사목 활동의 몇 가지 방향을 제시하였습니다. 여기서 제시한 내용은 다섯 가지로 요약할 수 있었습니다.[1] 이 문장들 하나하나는신학적 내용을 담고 있어 어려울 수 있습니다. 교회가 시노달리타스를 향해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잘못된 표현으로 하느님 백성을 잘못 이해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해서 고른 표현들입니다.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가 “시노달리타스”를 다른 단어로 번역하기 않은 까닭도 마땅한 단어를 찾지 못했고 다른 표현으로 인해 오해가 없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럼에도 신학 위원회에서 정리한 내용을 모두 담는 단 한 문장이 이번 달에 교황님께서 제안하시는 기도 지향입니다. 교황님은 먼저 우리가 복음에 충실하고 또한 이 복음을 선포하라고 초대하십니다. 이어서 교회가 연대와 형제애와 환대의 공동체가 되라고 초대합니다. 복음의 정신이 모든 이에게 열려 있듯 우리의 공동체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시노달리타스를 실천하는 첫 걸음입니다.
다시, 이번에 본당에서 만난 우크라이나 신자를 떠올려 봅니다. 교회는 이분을 어느 때나 함께 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습니다. 이 신자 분은 비록 고국을 떠날 수 밖에 없었지만 하느님 백성 안에서 작은 위로를 느꼈습니다. 이분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전쟁의 아픔이 느껴지고 조금이나마 위안을 드린 게 감사했는데, 하느님의 마음은 그보다 클 것입니다. 제가 이분과 이야기를 나눌 때에 많은 신자들이 떠났지만, 이제 많은 신자들이 이분과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 비단 이 분뿐만 아니라 모든 이가 편하게 교회에 편히 오기를 바라며, 우리는 이 교회 안에서 그들을 기쁘게 맞아들여 함께 공동체를 이루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만나는 형제자매에게 위로를 주는 사람은 우리 모두여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을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기억하는 가운데, 교회가 이 세상의 여정을 함께 협력하며 걸어 가기를 청합니다.
[1] 첫째, “하나”, “일부”. “전체” 사이에서 역동적 순환 고리에 따라, 지역 교회와 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와 공동 책임, 은사를 주고 받는 순환 관계를 구현하는 것.
둘째, 사목자들의 단체성 행사와 보편 교회 내 지역 교회들 사이의 친교를 표현함으로서 하느님 백성 전체가 생활하는 시노달리타스의 통합하는 것.
셋째, 로마 주교의 지도력과 베드로 직무를 모든 지역 교회의 친교 안에서 보편 교회의 일치와 주교들의 집단적 직무를 위해 하느님 백성의 여정을 함께 수행하는 것.
넷째, 다른 교회와 교회 공동체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개방성 및 각자의 전통의 화해된 다양성 속에서 완전한 일치를 향한 여정에 대한 돌이킬 수 없는 헌신하는 것
다섯 째, 만남의 문화를 함께 만들어 가는 신념 아래 다양한 종교적 고백을 하는 남성과 여성이 사회적 섬김을 실천하고 건설적은 대화를 형성하는 것.
첫댓글 주님의 집에 가자 할째 나는 몹시 기뻤노라! 노랫말 가사가 생각 나네요
우리가 만난 모든 형제들에게 위로를 주는 사람.
우리 함께 사는 세상 을
위하여 노오력~~
어려운 이웃과 함께하는
우리 주님이 머무시는 집
합의 가능한 교회가 되게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