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소주와 전통음식에 대해 알고 싶을 땐 이곳으로! 알아보기

[홍대토박이]

낙동강변을 걷다가 안동대교 앞에 이르면 강 건너편에 ‘민속주 안동소주’라고 적힌 큰 간판을 볼 수 있다. 이곳이 바로 '안동소주·전통음식박물관'이다. 박물관 이름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이곳은 ‘민속주 안동소주’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통음식을 정교한 음식 모형을 통해 살펴보며 배울 수 있는 '전통음식박물관'이 함께 운영되고 있다. (옆에는 민속주안동소주 제조장이 있다.) 필자는 안동을 수차례 방문하면서 '안동소주'에 관한 이야기를 접하고자 이 박물관을 다녀오려고 노력했지만, 매번 다른 곳이 우선순위가 되면서 번번이 방문할 기회를 놓쳤다. 그도 그럴 것이 이곳은 관광명소나 번화가가 아닌 다소 생소한 위치에 있어 늘 시간에 쫓기는 여행자에게 선뜻 가기가 망설여지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날은 조금 느긋한 여행을 했는데 서울에서 종종 한강을 따라 걷듯이 낙동강변을 따라 천천히 산책하면서 겸사겸사 '안동소주·전통음식박물관'도 방문했다.

찾아가는 길은 어렵지 않다. 필자처럼 걷기를 좋아한다면 걸어가도 되는데 안동대교를 건너가 안동병원을 지나치면 나오는 큰길의 왼쪽으로 직진하면 된다. 안동터미널 앞에서 곧바로 박물관으로 가는 버스도 운행되고 있으니 참고하자. [ ※ 대중교통 : 안동터미널 → 대한주물 하차 / 순환2-1번, 611번 버스는 각각 매일 7회~10회로 운행횟수가 적은 노선이고(약 20~25분 소요), 순환2번 버스는 자주 운행하지만, 빙 둘러서 가므로 시간이 오래 걸린다.(약 50~55분 소요) ]

안동소주·전통음식 박물관

○ 주소 : 경북 안동시 강남로 71-1 (수상동 280)
○ 관람 시간 : 09:00 - 17:00
○ 관람료 : 무료
○ 홈페이지 : www.andongsoju.com / http://www.andongsoju.net/

전통음식 박물관

말로만 듣던 ‘안동소주’에 대한 궁금한 마음에 찾았지만, 오히려 전통음식을 다룬 전시콘텐츠에 푹 빠져들게 되었다. 책이나 문헌에서만 볼 수 있던 우리나라의 전통음식을 이토록 상세하게 다룬 곳은 처음이었는데 평소 음식문화에 대해 관심이 많아 머무는 동안 무척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세월이 흐르면서 관습이나 전통문화 등이 퇴색되거나 단절되면서 지금은 찾아보기 힘든 전통음식문화도 있었지만, 우리(한국인들)에게는 특별할 수밖에 없는 보편적인 음식문화를 접할 수 있다. 우리나라 음식의 특징, 지역별로 수많은 종류의 김치, 모양과 맛이 매우 다채로운 떡과 화전, 한과들, 계절별 주안상, 세시풍속과 의례에 따른 음식문화, 궁중 음식과 양반집 상차림, 안동의 향토 음식 등을 살펴볼 수 있다. 과거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이 안동에 방문했을 때 조옥화 명인께서 대한민국을 대표하여 손수 생일상을 차리셨는데 그때의 상차림을 재현한 음식 모형도 무척 아름다웠다. 이처럼 많고 다양한 종류가 있다는 것에 새삼 놀랐고, 손이 많이 가지만 아름답고 독창적인 우리 전통음식들에 대한 큰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

▼ 이바지음식 (신부가 신행 때 시집에 가지고 가는 술, 고기, 과자, 과일 등의 음식으로 신붓집의 음식 솜씨와 정성을 담아 보내는 음식)

▼ 지역별로 다양한 김치의 종류

▼ 궁중의 일상식인 수라상, 초조반상, 낮것상, 양반 상차림 등을 음식 모형으로 살펴볼 수 있다.

▼ 엘리자베스 여왕 생일상

▼ 돌상

▼ 혼례 상차림

▼ 궁중연회 조대비 회갑상

▼ 헛제삿밥, 안동식혜, 안동소주, 건진국수 등 안동의 향토음식을 살펴볼 수 있다.

▼ 술의 종류, 손님의 기호, 계절에 따라 달리하는 ‘주안상’ 차림

안동소주 박물관

신라시대 이후 안동지방 명가에서 전수되어 오던 '안동소주'는 조옥화 명인(경북 무형문화재 제12호 안동소주 기능보유자, 전통식품명인)의 전통적인 안동소주 양조비법으로 제조·전승·보존되어 왔으며, 현재는 아들 김연박 명인(안동소주박물관장, 전통식품명인 제 20-가호)과 며느리 배경화(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2호 안동 소주 보유자)여사님께 전승시킴으로서 그 맥을 계승하고 있다고 한다. 전시실 입구에는 ‘소주의 어원’부터 소개하고 있는데 소주(燒酎)의 성질과 특성에 따라 다양하게 불리는 이름들이 흥미로웠다.

- 소주(燒酎) : 소주의 '소(燒)'는 불사를 소로써 화방(火方)으로 끓여 낸다는 것을 의미
- 화주(火酒) : 알코올 도수가 강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 노주(露酒) : 밑술을 써서 증류한 결과, 그 모양이 ‘이슬’ 모양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 한주(汗酒) : 밑술을 써서 증류한 결과, 그 모양이 ‘땀’ 모양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 백주(白酒) : 빛깔이 물과 같이 청백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
- 기주(氣酒) : 소주의 특유의 형태 때문에 불리는 이름

▼ 우리나라 전통주 분포도

<안동소주 제조 과정>

궁금했던 안동소주의 제조 과정을 사진과 실물 모형을 통해 살펴볼 수 있도록 전시해 두었고, 박물관에서 체험교육도 진행되고 있다.

① 누룩 만들기

밀을 찧어 물로 버무린 후 누룩 틀에 모시 보자기를 깔고 발로 성형한다. 누룩 틀에서 누룩을 꺼내어 20일 정도 띄운 다음 콩알 크기로 파쇄한 후 건조시킨다.
② 고두밥 만들기

쌀을 잘 씻어 물에 불린 후 시루에서 찐다. 그늘에 멍석을 깔고 고두밥을 넓게 펴서 식힌다.
③ 전술 만들기

고두밥과 분쇄된 누룩을 손으로 버무려가면서 적량의 물을 가해 혼합시킨 후 술독에 넣고, 약 15일 이상 자연숙성시킨다.
④ 소주 내리기

발효된 전술을 솥에 넣고 불을 지펴서 열을 가하면 전술이 증발되며, 소주고리 위에 얹은 냉각기의 차가운 물에 의하여 냉각되어 소주고리관을 통해 증류식 안동소주가 완성된다.

▼ 접빈객(接賓客)
유가(儒家)에서는 제사를 받들고 손님을 대접하는 ‘봉제사접빈객(奉祭祀接賓客)’을 중요한 유교적 실천 덕목으로 여겼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접빈객 장면을 재현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시를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민속주 안동소주를 시음해 볼 수 있도록 마련해 두었다. 이곳 민속주안동소주 제조장 또는 직매장(경북 안동시 퇴계로 149-4)에서 구입도 가능하니 참고하자.

[참고] 안동소주·전통음식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