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떼의 정의
인도네시아 꼬치 요리, 사떼닭고기, 돼지고기, 쇠고기 등의 고기를 작게 썰어 나무 꼬치에 꿰어 구워 먹는 꼬치 요리이다.
사떼는 인도네시아의 전통 꼬치 요리이다. 주재료가 되는 고기의 종류는 닭고기부터 쇠고기, 돼지고기, 염소고기 등으로 다양하다. 고기를 한 입 크기로 썰어 터메릭(turmeric), 커민(cumin), 코리앤더(coriander) 등의 향신료를 넣은 양념에 재워 만드는데, 재우는 동안 다양한 향신료의 향미가 고기에 충분히 배어든다. 과거에는 나뭇잎 말린 것을 활용하여 고기를 꿰었다고 하나, 오늘날에는 대나무 줄기로 만든 나무 꼬치를 사용한다.
사떼의 기원에 관한 정설은 없지만 향신료 무역을 통해 중동에서 전해져 온 케밥 조리법에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향신료가 추가되어 발전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떼는 주로 땅콩소스를 곁들여 먹는다.
2. 사떼의 어원
사떼(sate)의 어원은 정확히 밝혀진 바 없다. 말레이시아에는 “훈연하다” 또는 “그릴에 굽다”는 뜻의 말레이어 ‘salai(사라이)’와 박스 형의 그릴 도구를 의미하는 말레이어 ‘tepak(떼빡)’이 합해져 말레이식 표기인 ‘사떼(sate)’가 되었다는 설이 있다. 이 설에 따르면 사떼는 과거 동남아시아 곳곳에 거주하던 말레이인들이 항해나 여행을 떠날 때 챙겨가는 요리였다. 꼬치에 꿰어 그릴에서 구워낸 고기는 긴 여정에도 상하지 않고 보존이 가능했을 뿐 아니라, 이를 커다란 이파리로 싸면 휴대가 간편했기 때문이다.
3. 사떼의 기원과 역사
사떼의 기원에 관한 정확한 이야기는 없으나 중동에서 꼬챙이에 고기를 끼워 구워 먹던 것이 향신료 무역을 통해 동남아시아로 전해지면서 사떼의 형태로 발전했을 것으로 보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인도네시아에서 처음 지금의 형태로 먹기 시작했으나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를 비롯, 네덜란드에서도 많이 먹는다.
과거 중동 지역의 유목민과 아랍인들은 고기를 금속 꼬챙이나 검에 끼워 굽곤 했다. 이 조리법에서 케밥이 탄생했다고 알려져 있다. 향신료 교역이 활발해지면서 동남아시아로 진출한 아랍인들은 인도네시아와 그 주변국에 케밥을 포함한 아랍권의 요리를 전파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케밥의 금속 꼬챙이는 나무 꼬치로 대체되고, 고기에 현지에서 널리 사용하는 향신료가 더해지면서 사떼가 탄생했다고 본다.
오늘날 사떼는 주로 땅콩소스에 곁들여 먹는데, 이러한 방식은 필리핀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필리핀이 스페인 식민지였던 시절 남미에서 들여온 땅콩소스를 사떼와 함께 먹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땅콩소스와 사떼의 조합이 대중화되었다고 한다.
4. 사떼의 종류
사떼의 주재료가 되는 육류는 다양하게 선택 가능하며 이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대부분 사떼의 이름에서 사용된 육류의 종류를 짐작할 수 있다.
• 사떼 아얌(sate ayam)
닭고기로 만든 사떼.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대중적인 종류의 사떼이다.
• 사떼 사삐(sate sapi)
쇠고기로 만든 사떼. 쇠고기 먹는 것을 금기시하는 힌두교도들은 먹지 않는다.
• 사떼 바비(sate babi)
돼지고기로 만든 사떼. 돼지고기 먹는 것을 금기시하는 이슬람교도들은 먹지 않는 반면 화교들은 많이 먹는다.
• 사떼 깜빙(sate kambing)
염소고기로 만든 사떼. 쇠고기나 돼지고기 먹는 것을 금기시하는 종교인들도 먹을 수 있다.
5. 사떼의 지역적 분포
사떼는 인도네시아뿐만 아니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에서도 ‘국민 요리’ 대접을 받는다. 과거 인도네시아를 식민 지배했던 네덜란드에서도 많이 먹으며, 태국, 필리핀 등의 동남아시아 국가들에서도 널리 알려진 요리이다. 사떼는 2011년 CNN에서 온라인 투표로 선정한 ‘세계의 50대 요리(Your pick: World’s 50 best foods)’에서 14위에 오르기도 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사떼는 지역 별로 다양한 특성을 보인다. 예를 들어 말라카(Malaka)에서는 퐁뒤, 훠궈와 만드는 법, 먹는 방식이 유사한 사떼 철럽(sate celup)이 잘 알려져 있다. 이는 살짝 익힌 고기 혹은 생고기, 해산물, 채소, 어묵, 두부 등을 꿰어놓은 나무 꼬치를 커다란 팟(pot)에 땅콩소스를 끓여가면서 담가 익혀 먹는 사떼로, 화교들이 만들어 낸 독특한 사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조호르(Johor) 주, 사라와크(Sarawak) 주에서는 역시 화교들을 중심으로 돼지고기 사떼를 많이 먹는다. 조호르 주에서는 아침식사 메뉴로 나오는 경우가 흔하고 사라와크 주에서는 파인애플 맛이 진한 소스를 곁들인다.
싱가포르에서 사떼를 맛보려면 호커 센터(hawker center, 음식을 판매하는 노점을 실내로 유치하여 한데 모은 장소)를 찾으면 된다. 사떼는 만드는 데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호커 상인들은 꼬치에 미리 꿰어둔 고기를 공급받아 이를 구워내기만 한다. 인도네시아와 마찬가지로 싱가포르에서도 닭고기, 쇠고기, 돼지고기 등을 주재료로 널리 활용하나 최근에는 새우를 꼬챙이에 꿰어 만드는 새로운 사떼가 등장하기도 했다. 새우 사떼는 여느 사떼와 달리 땅콩소스를 곁들이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새우 사떼와 닭고기 사떼](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dbscthumb.phinf.naver.net%2F2888_000_1%2F20160523120206319_C9WEF2603.jpg%2Ffb39_161_i2.jpg%3Ftype%3Dw492_fst%26wm%3DN)
새우 사떼와 닭고기 사떼새우 사떼는 여느 사떼와 달리 땅콩소스를 곁들이지 않는다. 사진에서는 각각의 소스 위에 사떼가 놓여 있다.
6. 사떼 만드는 방법
사떼의 조리는 고기를 재울 양념을 준비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양념의 구성에는 정해진 방법이 따로 없으며 지역, 가정마다 다양한 레시피를 사용한다. 터메릭, 커민, 코리앤더, 레몬그라스(lemongrass), 마늘 등의 향신료와 설탕, 소금을 넣은 양념은 그 중 하나이다. 이를 한데 섞어 만든 양념에 한 입 크기의 고기 조각을 짧게는 한 시간, 길게는 하룻밤 동안 재워둔다. 나무 꼬치는 재료를 끼우기 전에 20분가량 물에 담가두는데, 이는 나무가 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이다. 물기를 머금은 꼬치에 재워뒀던 고기를 끼워 그릴에서 굽는다. 이때 표면에 식용유를 발라주면 고기에서 반들반들하게 윤기가 난다.
사떼에 곁들이는 땅콩소스는 다음과 같이 만든다. 마늘, 건고추, 고량강(galangal) 등의 향신료와 벨라찬(belachan, 건새우를 발효시켜 만드는 페이스트)을 섞고 곱게 갈아 페이스트를 만들고 볶는다. 이 페이스트에 레몬그라스, 타마린드 즙, 설탕, 소금, 곱게 간 땅콩을 넣고 마저 볶으면 매콤달콤한 땅콩소스가 완성된다.
7. 사떼 먹는 방법
사떼는 고기의 표면에 감도는 반들반들한 윤기가 식욕을 돋우며 양념에서 복합적인 향이 난다. 주로 땅콩소스를 곁들여 먹으며 이에 더해 얇게 썬 양파와 오이, 혹은 크투팟(ketupat)을 함께 먹기도 한다. 크투팟은 코코넛 잎을 엮어 만든 망에 쌀을 넣고 찐 것을 말한다.
![사떼와 크투팟](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dbscthumb.phinf.naver.net%2F2888_000_1%2F20160523120206235_LZ9OSV16D.jpg%2Ffb39_161_i3.jpg%3Ftype%3Dw492_fst%26wm%3DN)
사떼와 크투팟사떼는 땅콩소스에 곁들여 먹으며 얇게 썬 양파와 오이, 크투팟(ketupat)을 함께 먹기도 한다. 사진 상단에 있는 코코넛 잎을 엮어 망에 쌀을 넣고 찐 것을 크투팟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