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용 디바이스에 대한 주요 업그레이드가 발표된 지 이미 2년이나 지난 데다 당시 발표된 업그레이드도 공식 발표는 아니었다.
몇몇 대형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은 새롭게 선보일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할 공간을 새롭게 찾아나서기 시작했다. 모바일 OS 시장의 개척자인 팜 OS의 신버전이 향후 1년 내에는 선보이지 않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기업을 중심으로 전화와 핸드헬드 기기에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이 도입됨에 따라 윈도우 모바일과 심비안이 새로운 OS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물론 팜 OS 개발업체인 팜소스(PalmSource)는 지금도 팜 플랫폼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는 충성도 높은 수많은 개발자들에게 의지할 수 있다. 그러나 슬링 미디어(Sling Media), 구글, 티보 등은 미국 시장에서 강력한 팜의 영향력에도 불구하고 윈도우나 자바 기반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높은 선호도 때문에 팜 OS에 대한 초기 지원을 철회하고 있다.
윈도우 모바일에 밀리는 시장 점유율
IDC에 따르면, 음성과 데이터 실행이 가능한 컨버전 디바이스에 대한 팜 OS 기반 디바이스의 2005년 미국 시장 점유율은 31%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비해 윈도우 모바일 기반 컨버전 디바이스의 시장점유율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전 세계 시장에서는 팜 OS가 4%의 점유율을 겨우 유지하고 있는 반면, 윈도우 모바일의 시장점유율은 6%로 집계됐다.
크리에이티브 스트래티지스(Creative Strategies) 애널리스트 팀 바자린은 “팜 OS는 비디오와 멀티미디어에 최적화돼있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팜 OS가 매우 강력한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멀티미디어에 대한 윈도우 모바일 지원이 기존 팜 사용자들을 끌어들일 정도로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말하기는 아직 이르다. 팜 플랫폼이 좀 더 멀티미디어에 친숙해질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위기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많은 멀티미디어 기능을 구현하는데 있어 팜 소스의 서드파티 의존은 개발자들의 결정과는 다른 듯하다. 그러나 팜 OS는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도 실패했다. 새롭게 등장한 스마트폰과 베리존의 EV-DO 네트워크 등 고속 네트워크에서 동작하는 무선 PDA가 윈도우 모바일을 사용하고 있으며, 심비안 OS는 유럽의 3G 네트워크 사용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이 때문에 대역폭이나 자바 지원을 필요로 하는 새로운 일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처음 출시될 때 팜 디바이스용 제품을 별도로 개발하지 않고 있다. 물론 궁극적으로는 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지만 애플리케이션을 처음 출시할 때는 다른 플랫폼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슬링 미디어는 슬링박스 기능을 핸드헬드 디바이스로 확대하면서 윈도우 모바일을 지원하기로 했다. 슬링 미디어 대변인 브라이언 자크는 윈도우 모바일 선택 이유에 대해 부분적으로는 해당 애플리케이션이 비디오 스트리밍을 위해 일정량의 네트워크 대역폭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팜 OS의 경우 현재 베리존의 EV-DO 네트워크 정도의 고속 네트워크에서 동작하는 디바이스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텅스텐 E2, TX 등 팜 OS PDA 제품은 내장 와이파이를 갖고 있지만 트레오에는 이 기능이 포함돼 있지 않다.
자크는 “윈도우 모바일은 3G 호환성, 3G와 와이파이를 갖고 있는 디바이스가 증가하면서 엄청난 잠재력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슬링 미디어의 경우 윈도우 PC용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하면서 MS와 매우 긴밀하게 개발 작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와는 이미 친숙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구글 제품 관리 이사 딥 니샤르는 구글은 이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용 구글 맵스를 자바로 개발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구글 맵스가 다양한 디바이스에서 동작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팜 OS는 자바 가상 머신에 부수적으로 따라오지 않는다. 사용자가 자바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싶다면 팜 사이트에서 IBM 웹스피어 에브리플레이스 마이크로 환경(WebSphere Everyplace Micro Environment)을 다운로드 받아 자신의 디바이스에 설치해야 한다.
니샤르와 이 주제를 다룬 몇몇 구글 뉴스그룹 포스트에 따르면 이 설치 프로세스는 일반 사용자에게는 그리 간단하지 않으며, 설치 후에도 다른 전화기에 내장돼 있는 JVM처럼 안정적이지 않다. 이 때문에 구글은 모바일용 맵스에서 팜 OS를 공식적으로는 지원하지 않고 있다.
티보 제품 마케팅 부사장 짐 데니는 티보가 투고(To Go) 서비스를 개발할 당시 좀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휴대용 디바이스인 노트북 PC에 중점을 두고자 했다고 밝혔다. 티보는 휴대용 디바이스 사용자들이 티보 콘텐츠를 다운로드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윈도우 모바일을 사용하는 포터블 미디어 센터(Portable Media Centre) 디바이스 지원을 선택했다.
비디오와 멀티미디어 기능 태부족
팜소스는 지난 2003년 팜에서 분리된 뒤부터 휘청거리기 시작했으며, 스마트폰을 겨냥한 첫 야심작 팜 OS 코발트의 경우 단 한 명의 고객도 유치하지 못하는 실패를 맛보기도 했다.
팜 OS 버전 6인 코발트는 현재 트레오 650 등의 디바이스에 사용되는 팜 OS 버전인 가넷(Garnet)과 함께 지난 2004년 선보인 제품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용 코발트는 출시되지 못했다. 게시판이나 관련 애널리스트들에 따르면 스마트폰용 코발트가 출시되지 못한 이유는 비대해진 코드 기반 때문이거나 라이선스 비용 지불을 꺼려한 팜의 입장 때문이었다.
팜은 이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절했으나 윈도우 모바일을 사용하는 트레오를 발표하기로 결정하면서 팜 OS의 미래에 대해서는 더 이상 투자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가트너 애널리스트 토드 코트는 “팜은 팜 OS 가넷에 2년 이상을 매달렸다. 가넷은 멀티태스킹, 보호받는 메모리 제어, 높은 수준의 보안 등 현재 사용자들이 원하는 기능을 아무것도 제공하지 않는 상당히 오래된 OS”라고 밝혔다.
보호받는 메모리는 모든 디바이스의 충돌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주며, 코발트는 VPN 접속을 허용하는 인증 프레임워크를 자체적으로 지원하도록 돼있다.
팜소스 사업개발 부사장 알베르트 추는 기업 고객들이 팜 OS 트레오의 초기 사용자가 됐으며, 이는 통신 서비스 업체들과 애플리케이션 개발업체들이 기업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집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개발자 마케팅 수석 이사 래리 버킨은 팜소스가 팜 OS에 대한 멀티미디어 애플리케이션을 제공하기 위해 파트너들에게 의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팜 OS가 콘텐츠 제공업체들이 모바일 미디어에 대해 주장하는 DRM 소프트웨어 유형을 기본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놈소프트(NormSoft) 등 서드파티 개발업체들은 MS의 윈도우 모바일에서 이러한 파일을 읽어들일 수 있는 한편으로 MS의 DRM을 디코드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제공하고 있다.
모비TV(MobiTV)는 이달 초 CTIA에서 윈도우 모바일 경로를 따라가기 전인 지난 12월 팜 OS를 채택한 신규 개발업체다. 모비TV는 핸드헬드 디바이스에서 라이브 TV를 스트림으로 제공하고 있다.
팜과 소프트웨어 개발업체들은 미래의 팜 OS 개발을 위해 지난 2005년 팜소스를 인수한 액세스(Access)가 첫 신제품을 출시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액세스와 팜소스는 내년까지 리눅스 커널에 대한 팜 OS를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추는 액세스 리눅스 플랫폼이 소비자들과 멀티미디어 팬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주류 OS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ALP용 소프트웨어 개발자킷은 올 말 이후에나 발표될 예정이며, OS도 2007년 초 이후에나 디바이스에서 구현될 전망이다.
팜은 그 전까지는 팜 OS 가넷에 매진할 계획이다. 코트는 새로운 기능이 부족하다고 해서 트레오의 판매가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으며, 티보와 슬링 미디어 등은 자사 로드맵에 팜 OS용 애플리케이션을 포함시켰다. 팜은 새로운 윈도우 모바일 디바이스를 출시하는 한편, 팜 OS 기반의 PDA와 트레오도 꾸준히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코트는 “사용자들은 팜 OS 가넷을 꾸준히 사용할 것이다. 자신이 사용하는 디바이스 기능의 20% 이상도 사용하지 않는 사용자들은 별다른 차이점을 느끼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모바일 기기에서 구글 맵스 등의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려 한다면 골치 아픈 설치 작업을 해야 하거나 공식적인 지원이 발표될 때까지 마냥 기다릴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