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지코 2 - 블루윙 다리를 건너 모지코 레토로의 거리를 걸어 빠찡코를 보다!
8월 12일 시모노세키 가라토 어시장 唐戶市場 옆에 간몬 関門 연락선 항구 가라토 선착장에서
페리를 타고 5~ 6분만에 간몬해협 関門海峡 을 건너 모지코 門司港(문사항) 에 내립니다.
북규슈 고쿠라 小倉 동쪽의 모지항 은 모지코 레토로 門司港 レトロ 라고
해서 간몬해협 에 면하여 일찍이 1889 년에 개항 하였다고 합니다.
여기서 레토로 レトロ 라고 하는 것은 영어 Retrospective (회고하다) 의 일본식
조어 로 마치 텔레비전 을 “테레비” 로 부르는 것과도 같은 표현 입니다.
소니 가 최초로 개발한 디지털 카메라 를 “디카” 라고 부르는 것이며, 야구에서 힛 바이 피치드볼
hit by pitched ball 을 데드볼, 베이스온 볼 base on balls 을 포볼 로, 더블 플레이 를 겟 투 로
부르는 것과 똑 같은 일본식 영어 용법 인데.... 그러니까 "복고풍의 도시" 라는 뜻인 모양이네요?
모지코 레토로 門司港 レトロ 는 메이지 시대 (1868~ 1912) 와 다이쇼 시대 (1912~ 1926) 에
지어진 서양 건축물이 모여 있는등 무역항 으로 번성한 도시로 규슈철도 시발점 이었습니다.
하지만 인도 항로 가 발견되면서 제노바와 베네치아등 지중해 무역이 쇠퇴 했듯이 1940년
에 규슈와 혼슈를 잇는 간몬 터널이 개통 하면서 모지코는 쇠퇴하기 시작했는데
근자에 들어서는 복고지구 로 지정되어 이제는 관광으로 유명한 도시 가 되었다고 합니다.
선착장을 나와 왼쪽으로 1분쯤 걸으니 제1 정박지 에 이른바 “블루윙” 이라고
부르는 도개교 가 나오는데 이 다리는 보행자 전용 다리 로도 유명하답니다!
열시 부터 1시간에 한번씩 일제시대에 건설된 부산 영도 다리 처럼 다리가 올려지면 배가 지나
간다는데.... 24m 의 어미 다리 와 14m 의 새끼 다리 가 60도 각도 로 들어 올려진다고 합니다!
또 108미터에 달하는 이 다리는 후쿠오카등 인근에 하나 밖에 없는 “연인들의 성지”
라고 하는데, 손을 잡고 다리를 건너면 사랑이 이루어진다 나 어쩐다나.....
다리 위에 올라서니 오른쪽으로 바라다 보이는 저 붉은색
예쁜 건물 은 아마도..... "구 모지 세관" 인 것 같네요?
다리를 건너니 광장 건너편에 너무나도 예쁜 건물 이 보여 배경으로
사진 을 찍고나서 지도를 펼쳐보니 "국제우호 도서관" 이지 싶습니다.
날씨도 덥고해서 200엔짜리 녹차 아이스크림 하나와 빙수 하나를 사서
광장에 앉아서 먹노라니..... 모처럼 한가로운 여유 를 느낍니다.
사람들이 100엔씩 내고 목욕탕 의자에 쭈그리고 앉아 왠 노인의 얘기 를 듣고 있는데 한번씩
까르르~ 하고 웃는 것으로 보아 만자이(漫才 만재) 라고 불리는 "만담가 " 인 모양이네요?
1920년대 조선에서 박춘재의 공연을 보고 만든 신불출의 만담 은 레코드에 담기고 나운규
의 "아리랑" 히로인 신일선도 만담가 였다는데 광복후에는 장소팔과 고춘자 가 유명했습니다.
눈을 돌리니 검은색 으로 단촐한 옛 일본옷 을 입은 젊은이들 이 날렵해 보이는 인력거
를 끄는데...... 생각 보다는 타는 사람이 없어 눈이 마주친 내가 다 민망 스럽네요?
마침 광장에는 숍 이 있는데..... 유카타 등 각양의 일본 옷을 입은
“마네키 네코” 라고 부르는 고양이들의 그림 이 보이는데....
여가는 주로 왼발을 들고 있는 것을 보니 손님 을 부르는 모양입니다?
간혹 오른쪽 앞발 을 들고 있으면...... 돈이나 행운 을 부른다나요?
양쪽 앞발을 함께 들고 있으면 손님과 돈 모두를 부르는 것이라는 데..... 일본을
여러차례 여행했어도 아직 그런 욕심 많은 고양이 는 보지를 못했습니다!
또 색깔 에 따른 분류로 흰색 고양이는 복(福) 을 주고, 검은색 고양이는 귀신을 퇴치
하며 붉은색 고양이는 병을 예방 하고 황금색 고양이는 돈 을 불러 준다나요...
자전거 렌탈 이라고 적힌 표지를 지나고.... 길가에 예쁜 빨간 우체통 이 놓여
있는 골목길을 걸어서 지도를 보며 메카리 공원 을 찾아 갑니다.
도중에 작은 해변가 가 나오는데....... 초등학생인지 중학생 쯤
되는 아이들이 낚시 에 열중한 모습을 발견합니다.
그러고는 큰 도로로 나가서는 자그만 신사 를 스쳐 지나니 왼쪽 건물에 유난히도 붉은
화환 이 눈에 띄는 데..... 한눈에 봐도 빠찡코 ( パチンコ 파친코 ) 이네요?
パチンコ 파친코 는 일본의 도박 게임 으로 일본 전역에 17,000여개 업소
가 있는데, 종업원 수가 44만명 에 달하는 산업이기도 하답니다.
파친코 를 즐기는 인구는 2천만명에서 3천만명 으로 보며 파친코를 다루는 단행본
과 잡지만도 수십종 이고 인터넷에는 각종 동호회와 연구회 가 넘쳐난답니다.
원래는 1948년에 공 투입구에 쇠 공 을 하나씩 투입 하여 스프링 핸들로 공을
튀겨 구멍에 넣는.... 마사무라 게이지 가 먼저 탄생했다고 합니다.
이후 1957년에는 구멍에 튤립 모양의 개폐장치 가 생기고 1973년에 이르러 전동식 핸들
로 바뀌었으며 1991년에 화면에 액정그림 이 등장해 오늘에 이른다고 합니다.
게임은 기계에 천엔 지폐 를 넣고 구슬 교환 버튼 을 누르면 우선 절반인 500엔의
구슬 이 나오는데 왼쪽에서 라인을 선택 해서는 오른쪽 레바를 돌려 구슬을 발사 합니다.
이 구슬이 가운데 작은 구멍 으로 들어가면 스롯머신 영상이 돌아가고 가로로 같은
그림이 3개가 일렬 로 맞추어지면 구슬이 쏟아지는 것이지요. 종료 버튼
을 눌러 레바를 당겨 구슬을 주워담은 다음 창구에 가면 영수증 을 주는데,
이걸 "상품인 금" 으로 바꾼 다음에 가게 밖에서 다시 "현금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현재 일본의 빠찡코 산업 의 70% 는 재일교포 가 장악하고 있는데 최대 기업은 재일교포
한창우 씨가 소유한 마루한 으로 그는 일본 재계 20위에 드는 부호라고 합니다.
도박산업 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씻기 위함인지 그는 문화, 장학 사업 을 벌인
다는데, 일찌기 1945년 영일 사전과 쌀 2되 를 갖고 일본 가는 밀항선 을 탔다고 합니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 하고도 조센징 朝鮮人 이라는 이유로 취업이 불가능 하자, 빠찡코 점포에
취직해 자수성가 하여 이제 전재산 2조억원을 한일우호에 기부 하겠다고
합니다. 도박과 세금포탈 이라는 나쁜 이미지를 씼기 위해 점포 매출이 매일 매일
자동적으로 세무당국에 입력되도록 시스템 을 만들어 불명예를 벗어나 이룬 성취 라고 합니다!
조센징 朝鮮人 은 일본인이 한국인을 멸시하여 부르는 칭호 지만.... 글자대로 보면
“조선인” 이라는 중립적인 의미 이니 왜 그런지 그 유래 가 없을 수 없습니다.
일제시대에 초등학교 문턱도 밟지 못한 가난하고 문맹인 조선인들 이 먹고 살기위해
일본으로 건너갔으니, 생활은 매우 궁핍 하여 하루하루 생존을 위해 허덕이게 됩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원래 불교 적인 영향도 있고 하여 천년동안 소고기, 개고기 는 말할
것도 없고..... 돼지고기 등 육류는 거의 먹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육류를 즐기는 서양문화 가 들어오니.... 혐오하던 육고기 를 억지로 먹기 위해
커틀릿을 모방해 돈까스 가 탄생하고 비프 스테이크를 본받아 비후까스 가 등장합니다.
하여 소고기나 돼지고기 를 먹을 때도 아주 조심스레 오직 살코기 만 먹을 뿐 부산물은
모두 버리니... 조선인들이 주워 곰탕과 내장, 족발을 먹은데서 멸시했던 것 일까요?
그런 일본에서 한류 바람 으로 한국의 연에인에게 열광을 하고 있으니 격세지감 인
데, 시초는 회사에 남편을 뺏긴 "40대 중년여인들의 감성" 을 자극한 순정 이었을라나?
옛날 부터 일본에서는 남존여비 가 심하여 가장은 여자(부인)를 인격체가 아닌 일종의
재산으로 생각 하였으며 남자들은 가정 보다는 회사일에 전력투구 하였습니다.
부인에게 사랑스런 말 을 건네는 것은 남자답지 못한 유약한 면모 를 보이는
것이라고 비웃었으니.... 중년 여성들은 외로움과 상실감 에 시들어가던 중에....
2004년 초에 NHK 에서 “겨울연가” 를 방송하니 마치 예전에 이와이 슌지의
러브레터 를 보는 듯 중년 여성들의 감성을 자극 했던 것이지요.
곧 욘사마 라면 일본 중년 여성인 나에게 무심한 남편 에게는 기대
할수 없는 따뜻한 눈길 을 보내며 다정한 말 몇마디 쯤은 건네줄 거라는.....
물론 그게 전부는 아니고..... 2007년에는 장근석 의 “미남이시네요” 등으로 근짱 이
출현해 젊은 세대 까지 사로잡는 노래와 드라마들이 이어지는데다가....
K-Pop 도 2001년에 보아 가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고 동방신기 가 뒤를 이은 이래,
소녀시대와 카라, BTS 에 이르러 젊은 세대마저 사로 잡았으니, "한류" 참 대단하지요?
빠찡코 가게 에서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가 문득 눈을 드니... 건너편으로
장난감 같은 레트로 기차 가 지나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길을 걸어 예쁜 화분이 놓인 가정집을 지나 메카리 신사의 도리이 가
선 것을 보니 이제 간몬 해협 에 조성된 메카리 공원 에 다 온 모양 입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잘 보았습니다. 가 보고 싶네요!
모지코 레트로는 오래된 옛날 거리에
백수십년전의 옛 건물들이 볼만합니다.
섬나라 일본, 고양이 색깔로 살펴본 즉 백묘는 복을 주고 흑묘는 귀신퇴치,적묘는 병을 예방하며 황묘는 돈복을 준다는 내용 그렇군요 처음 알았습니다,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고양이를 소재로 저런 관습을 만든
일본인들의 상술이 놀랍습니다.
옛날 중세에 유럽에서 페스트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나갈때 폴란드의
여러 도시들은 피해가 경미했습니다.
인구밀도가 낮은데다가 여행자를 조기에
통제해 성문을 닫은 이유도 있지만
그보다는 폴란드인들이 고양이를 좋아한지라
도시에 쥐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