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는 영원하 적색의 恨을 입고 뛴 전사들, 해태 타이거즈...[펌]

[성남이종범]

주마등처럼 흘러간다는게 바로 이런거였구나~!!증말 옛생각이 절절하네요~!!

적색의 恨을 입고 뛴 전사들, 해태 타이거즈...

 아버지와 나는 벌써 이십 년이 넘게 묵은 원조 타이거즈 골수 팬이다. IMF직후 재정이 급격하게 악화된 모기업의 몰락으로, 지금은 기아 타이거즈로 구단의 명칭이 바뀌었지만, 아직까지 나를 포함한 다수의 골수팬에겐 옛 이름이 품었던 적색의 강렬한 헝그리 이미지가 더 익숙한 편이다.

 赤과 黑의 강렬한 조화로 짝을 맞춘 해태 타이거즈의 유니폼은, 아마도 세계 야구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색상의 조합이었을 것이다. 99년 일본에서 열린 한일 슈퍼게임 때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타석에 들어선 양준혁의 자태를 본 일본 아나운서는, 유니폼이 참 특이하다는 멘트를 연발 했다고 한다.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이 지닌 원색의 강렬한 대조는, 뭔가 지독한 원한을 품은 듯한 전사적 이미지를 쉬이 표상했고, 녹색의 그라운드 위에 탄탄한 수비 대형을 이뤄 포진한 그들의 모습은 언제나 넘치는 근성과 승부욕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이런 그들의 이미지는 실제 승부에도 그대로 반영되어 타이거즈는 리그 출범 이후 16년 째인 97년까지, 무려 아홉 차례나 한국 시리즈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다. 말 그대로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전통의 명문구단으로 군림해 왔던 것이다. 비록 팀의 간판스타 이종범 선수가 일본 리그로 진출한  98년 시즌 이후 현재까지 통산 열 번째 우승을 못 이루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타이거즈는 해태 시절의 찬란한 아우라를 간직하고 있다. 

서글픈 신화속의 영웅들...

 타이거즈에 대한 팬들의 굳건한 애정은 비단 스포츠 내적인 차원에 국한되지 않는다. 그들에 대한 골수팬들의 깊은 애정과 집착은 단순한 스포츠의 범주를 넘어서는 어떤 비극적인 신화로부터 비롯된다. 나 뽀에릭이 이미 오래 전에 묻어 두고 온 80년대의 기억들을, 얼마간의 고통과 서글픔을 감내하면서까지 다시 끄집어내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그들은 운동선수의 통상적인 운명을 넘어서는 어떤 기이한 역사적 상흔의 하중을 진 채, 80년대의 그라운드를 통과해 왔기 때문이다. '5.18', '광주', '김대중', '목포의 눈물' 등은, 어쩌면 그들에게 부당한 몫으로 주어졌을 역사적 하중의 무게를 이루는 중요한 단어들이다.

 이십 년 전 한국 프로야구 리그의 창설을 주도한 정치적 논리의 비열함과 간악함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식이다. 이른바 3S 정책의 핵심 파트로 5공 살인마 정권의 우민화 정책에 악용된 한국 프로야구는, 그러나 부조리한 태생 배경에도 불구하고 개막 당시부터 상당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단 시일 내에 어엿한 국민 스포츠의 한 축으로 성장하게 된다. 정권이 의도했던대로 야구팬들은 막 고착화 되기 시작한 지역주의 논리에 따라 고향팀에 대한 애착을 키워갔으며, 이 과정에서 호남 고립화 전략을 목표로 한 지역주의 논리는 더욱더 일상화 되어 갔던 것이다.

 80년 광주의 참상이 민주화 세력과 호남인들에게 안긴 정치적 좌절감과 패배감은, 정권의 계획대로 프로야구라는 스포츠의 場을 통해 포섭되어, 정권의 안위를 결코 위협하지 않을 수준으로 적절히 해소되어가는 양상을 보였다. 가장 재정이 열악한 기업이 지역 연고를 맡았으니, 오히려 타이거즈의 예견된 부진으로 인해 지역민들의 자긍심이 훼손되었어야 마땅했지만, 부진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 원년 이듬해, 놀랍게도 타이거즈는 첫 우승컵을 거머쥐게 된다.

 이후 86년부터 89년까지 한국 시리즈 4연패의 기록적인 위업을 달성하는 등, 타이거즈는 80년대 야구판의 독보적인 강자로 군림한다. 최소한 정치와 무관한 스포츠의 장에선, 참담한 정치적 패배를 상징적으로 극복하게 된 것이다.

 이 붉고 검은 전사들이 그라운드를 누비던 80년대 내내, 그러나 그라운드를 에워싼 관중석에선 상징적인 한풀이로는 도저히 치유될 수 없었던 정치적 상처와 열망이 꽤나 질척하고 서글픈 풍경을 빚어내기도 했다. 내가 어둡고 눈물겨운 추억을 빌어 돌아보는 그 시절의 분위기는, 바로 그러한 풍경 속에서 만들어졌고, 여전히 아련하고 생생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뭔가 고향의 이미지와 함께, 가슴 밑바닥에서 처연하게 꿈틀거리던 恨스런 느낌과 함께 말이다.

 오랜 기억으로부터 시뮬레이트 된 타이거즈 스토리...

 경기가 시작되기 전, 서울로 원정을 온 타이거즈를 맞이하는 고향팬들이 홈팀 팬들보다 더 빠른 속도와 기세로 3루측 스탠드를 채워간다. 이미 경기 시작 전에 스탠드를 가득 메운 타이거즈 응원단의 규모는 언제나 홈팀의 수를 압도했고, 타이거즈 선수들은 잠실구장을 제2의 홈구장으로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홈팀의 연습이 끝나고 그라운드가 잠시 정돈되고 난 무렵, 3루 덕아웃에서 그라운드로 넓게 뻗어 나오는 붉고 검은 대열이 보인다. 그들의 어깨는 하나같이 듬직하고 단단해 보이며, 표정에선 끝모를 근성과 투지가 엿보인다. 맨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몸을 내미는 거구의 감독이 보이자, 팬들은 기립해서 열광적인 박수와 환호를 보낸다. 어쩌면 그들은 부당한 기대와 원한을 대신 짊어진 불행한 전사들이었지만, 그들의 표정과 몸짓에서 원망이나 낙담의 빛을 발견하긴 힘들다. 그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고, 빛고을 광주는 이미 씻을 수 없는 선혈을 뒤집어 쓴 피의 고을로 버려진 뒤였다. 그들은 이미 붉은 유니폼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경기 초반, 심판의 미심쩍은 판정과 불운이 겹치면서 그들은 먼저 상대에게 승기를 내준다. 관중석은 서서히 술렁거렸지만, 누구도 자리를 박차거나 화를 삭이지 못하는 지경은 아니다. 경기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반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상대는 더 빠른 속도로 달아나기 시작하고, 추격의 실마리는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 통로마다 배치된 경찰의 수는 점점 늘어가고, 고성과 악다구니도 서서히 늘어간다.

 뼈 아픈 실점이 더해지는 순간, 용감한 타이거즈 취객은 참았던 분노를 이기지 못하고 마침내 안전그물을 타 오르기 시작한다. 아직은 앳 되어 보이는 신참 의경도 그를 따라 그물을 기어 오른다. 그물 타기를 신호로 응원단상에 올라선 여러 취객들이 바지를 벗거나, 노골적인 몸짓으로 상대 응원단에 모욕을 줄 때마다 관중들의 술렁거림도 더해 가고, 그라운드의 선수들도 덩달아 관중석을 힐끔거린다.

 때마침 나온 심판의 애매한 판정에 발끈한 거구의 감독이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기 시작하면서, 마침내 관중석은 아수라장이 되고 만다. 승리로부터 멀어져가는 절망감에 고개를 숙인 선수들의 머리 위로 몰래 반입한 소주병과 사발면이 던져지고, 수난의 뜻이 짙게 배인 금지된 이름과 단어들은 함성이 되어 으르렁 거리기 시작한다. '김대중', '타도 노태우', '독재타도', 이미 군중 속에 자신을 묻고 금지된 단어들을 당차게 외쳐대지만, 그런 와중에서도 제복들의 움직임을 경계하는 일말의 불안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몇몇 만취한 군중들이 그라운드에 난입하는 장면을 정점으로, 타이거즈 팬들의 분노는 서서히 잦아들기 시작한다. 분노가 풀죽은 낙담으로 바뀌어간 탓이다. 옆자리의 청년은 미처 씻지 못한 기름때 가득한 두 손을 모은 채 잠들어 있지만, 간간히 안타를 때려 낼 때마다 터져 나오는 함성 소리에 놀라 얼떨결에 박수를 조금 칠 뿐, 좀처럼 잠을 깨려하지는 않는다. 그는 아직도 온종일 그의 머리 위에 드리워져 있던 본네트의 무게를, 그 지독한 피로를 이기지 못한 모양이다. 고향꿈을 꾸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승리에 대한 기대가 거진 다 꺽여갈 무렵, 타이거즈는 얼마간 방심한 상대의 약점을 파고들며, 한 점, 두 점 점수차를 좁혀가기 시작한다. 아직은 거리가 먼 탓에 타이거즈 팬들은 별 다른 환호를 보내지 않는다. 그러나 상대의 방심을 틈탄 반격이 끈끈한 짜임새를 이뤄 이어지자, 그라운드의 분위기도 조심스럽게 바뀌어 간다. 몇 개의 기막힌 안타와 집중력이 흐려진 상대의 실책이 더해지면서, 홈으로 생환하는 붉은 유니폼의 수도 점점 늘어간다.

 상대 구원투수의 예기치 못한 부진이 더해지자, 마침내 그라운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술렁이기 시작한다. 조심스럽게 돋아난 관중석의 기대에 극적으로 부응하듯, 팀의 간판타자 김성한이 걷어올린 회심이 타구는 까마득한 포물선을 그리며 담장 너머로 날아가 버린다. 술에 취한 타이거즈 팬들의 몽롱한 의식을 차갑게 깨우는 기적적인 동점 홈런. 마침내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간 것이다.

'해태!'를 연호하는 함성이 그라운드를 쩌렁쩌렁 울리고, 아버지의 손을 꽉 움켜쥔 채로, 어린 나의 숨은 거의 넘어가기 직전이다. 기립한 관중들의 눈가엔 감격의 기운이 가득하고, 내 눈에 비친 선수들의 유니폼은 유별나게 붉은 빛을 더해가기 시작한다.  

 선동열...

 어두운 덕아웃에서 뜨겁게 달아오른 그라운드 한켠으로, 한 사내가 어슬렁거리며 걸어 나온다. 검은 잠바를 벗고 침착하게 글러브를 끼는 그의 등짝엔 범상치 않은 이름 석자가 걸려있다. 관중들은 다시 기립하고 열광적인 박수로 그의 이름값에 화답한다. 불세출의 투수 선동열이 몸을 풀기 시작한 것이다. 시종일관 점잖게 앉아 있던 한 타이거즈 팬은, 말끔한 정장차림에 어울리지 않는 걸쭉한 사투리로 "오늘 지더라도 선동열이 던지는 거 볼 것잉께, 본전은 확실히 뽑고 갈 것이구만."이라며 흐뭇한 웃음을 짓는다. 나는 우상의 이름을 습관처럼 반말로 불러제끼기 시작한다.

 스코어보드의 빈칸도 얼마 남지 않은 경기 막판, 금새 몸을 풀고 마운드에 오른 선동열은, 잔뜩 주눅든 타자들을 연달아 매섭게 다독여 덕아웃으로 돌려보낸다. 줄줄이 삼진을 당하고 돌아서는 타자들은 하나같이 감독의 눈을 바로 보지 못한다. 마운드에 선동열이 버티고 있는 이상, 감독도 그들을 원망할 까닭은 없었다.

 선동열의 등장으로 재차 승기를 얻은 타이거즈는, 특유의 근성과 투지로 어느새 결승점을 뽑아낸다. 누구나 예견했던 결과다. 결승점을 올린 주자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는 동안, 감격한 타이거즈 팬들은 경기 내내 부르고 싶어 안달하던 비장의 승리곡을 꺼내 부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목포의 눈물...

 취객의 들뜬 흥얼거림으로 시작된 '목포의 눈물'은 뿌연 열기를 타고 넘어 서글픈 파도가 되고, 나는 다섯 살 때 아버지를 따라 다녀온 삼학도의 기억을 떠올린다. 낡아빠진 철선과 통통배, 배 위의 아담한 식당들. 그리고 정확한 이유는 모르지만, 아버지의 눈가에 언뜻 촉촉한 물빛으로 머물다 날아가던 뜻모를 서러움의 긴 꼬리를 바라본다.

 남편을 바다로 떠내보내는 젊은 아낙의 서러움을 그린 목포의 눈물은, 불과 몇 해 전, 컬러시대의 개막과 함께 처절하게 떠나보내야 했던 무수한 원혼들을 위한 조곡이었다. 억울하고 부당하게 떠나간 사람들의 비극과, 그들을 떠나보내고 남은 사람들의 깊은 서러움과 恨이, 그렇듯 비릿한 오징어 냄새와 섞여 80년대 야구장을 무겁게 배회하고 있던 것이다.

 그래서 타이거즈를 응원하기 위해 찾은 야구장은 언제나 서럽고 한스러운 기억의 공간으로 내게 남아있다. 아마도 죽는 날까지, 유니폼을 바꿔 입은 타이거즈가 몇 번의 우승을 더 하던 간에, 이 붉고 선명한 기억은 결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90년대. 은퇴한 관중의 이야기...

 중학교 시절을 끝으로 아버지와 함께 야구장을 찾을 기회는 거의 없어져 버렸다. 내 머리가 굵어진 탓도 있겠지만, 더 이상 야구장은 부자의 공통된 설레임이 향하는 성지가 아니었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빈번했던 순례의 길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객기만 가득 했던 고등학생 아들은 이따금씩 또래들과 어울려 야구장을 찾았고, 매번 겸연쩍게 담배를 뻐끔거리며 스탠드 한 구석에 앉아 있었다. 아버지가 야구장 행을 꺼려 했던 진정한 이유를 알게 된 건 입시에 실패하고 추레한 재수생 처지로 내려 앉은 96년 여름이었다.

 모처럼 뜻이 맞아 충동적으로 찾은 야구장에서, 부자는 별 말이 없었다. 아들은 담배가 당길 때마다 화장실을 들락 거렸고, 아버지는 80년대의 그것과는 뭔가 종류가 다른 물기를 눈가에 담아두고 있었다. 여전히 잠실은 타이거즈 제2의 홈구장이었고, 다소 젊어진 팬들은 나름의 세련된 열기와 활력으로 타이거즈의 근성을 다독였지만, 80년의 들끓던 투지는 이미 종적을 감춘 뒤였다. 새로운 스타 이종범이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었지만, 불세출의 투수 선동열은 일본 리그로 자리를 옮겼고, 간판타자 김성한은 이미 은퇴한 뒤였다. 타이거즈 유니폼의 붉은 빛도 많이 바래 있었다. 대신 문자 그대로 스포츠에 걸맞는 발랄한 분위기만 그라운드에 가득했다.

 눈가에 어린 물기의 영문을 몰라 말을 아끼는 아들에게, 아버지는 힘 없는 어조로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야구장에 있는 사람들 중에 내가 제일 늙은 것 같다..."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담배 한 개비를 급하게 태우러 화장실로 향했다.

 보헤미안적인 감성이 풍부한 덕에, 아버지는 여러 악기를 능숙하게 다룬다. 여러 악기들이 공통으로 연주하는 악보는 흘러간 뽕짝 아닌 것이 없지만, 그런 피의 대물림인지 나도 굉장한 음악광이다. 아버지가 가장 즐겨 연주하는 18번은 이난영의 '목포의 눈물'이다. 조금 과장해서 말하자면, 우리 아버지는, 구슬픈 그 노래를 이난영보다 더 많이 부르거나 연주했을 것이다. 그리고 나도 그 곡을 기타로 연주할 줄 안다. 당연히 아버지의 영향 때문이다.

 문득 술에 취해 거실에서 울려퍼지는 아버지의 '목포의 눈물'을 듣고 있노라면, 오래 전 기억 속에 두고 온 그리운 이름들이 멜로디에 실려 흘러다닌다. 80년대 해태 타이거즈의 신화 속에 이름 석자를 선명하게 각인시킨 선수들, 선동열, 김봉연, 김성한, 김준환, 김일환, 이상윤, 한대화, 김일권, 서정환, 차영화, 김종모, 장채근, 이순철, 김정수, 교통사고로 요절하기 이틀 전 벤치에서 땀을 훔치던 모습이 생생한 김대현까지. 그리고 이젠 억눌린 느낌이 한결 덜해진 '광주'나, '김대중'도 항상 빠지지 않는다.

 How I wish, How I wish you were here...

 나는 아버지의 구성진 목포의 눈물에 대한 답례로 Pink Floyd의 Wish You Were Here를 듣는다. How I wish, How I wish you were here....

 그리운 이름들 중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간절하게 부르고 싶은 사람은, 당연히 야구장의 최고령자로 의심받을 걱정이 전혀 없던 시절의 아버지다. 따분하게 집안에 머물고 있던 유년의 어느 오후, 난데없이 걸려온 전화기에서 울려 나오던, 아들의 쓸쓸함을 절묘하게 간파해낸 그의 한마디를 꼭 다시 듣고 싶다.

  "오늘 기분도 그런데 야구장이나 가자! 19번 타고 아빠한테 와라."

< 출처 : U2 Popmart Tour 97' Mexico City Live 中 'Sunday bloody sunday' >

- 이 곡은 아일랜드가 낳은 세계적인 그룹 U2의 83년작 앨범 War에 실린 그들의 초기 대표곡으로, 72년 아일랜드 북부에서 일어난 '피의 일요일' 사건을 다루고 있다. '피의 일요일'은 신교와 구교의 대립이 정치적 쟁점이 되고 있던 당시, 정치범들에 대한 탄압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법률 개정안에 반대하는 시위를 평화롭게 벌이던 군중들에게 영국군이 발포하여, 14명의 아일랜드인이 숨지고 15명이 중상을 입은 참혹한 사건이다. 아일랜드의 불운한 현대사를 상징하는 비극으로 기억되고 있다.

 비슷한 학살의 비극이긴 하지만, 아일랜드의 '피의 일요일' 사건은 광주의 비극과는 도저히 비교될 수 없다. 광주의 그것이, 참상의 질과 규모에 있어 적어도 수십, 수백 배는 더 비극적인 사건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일랜드의 국민밴드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U2가, 이처럼 그들 민족의 역사적 비극에 대해 절규하듯 노래할 때, 우리는 광주를 추모하고 상기시킬 그럴듯한 조곡이라도 한 소절 가지고 있는가. 

[쇠파이프]

잉 난 사진이 안뵈여

[大賢]

저는 이 글을 네이버 블로그에서 보고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이 정말 허벌라게 갖고 싶더군요.ㅠㅠ

[깡상]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