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진입~회감 2유예 1차 합격 후기
안녕하세요. 1차 단기 합격+저유를 목표로 하시는 분들의 빅데이터를 위하여 후기를 남깁니다.
[수험기간]
1차: 21.7.5 ~ 22.2.26
목차
1. 시작 전 드리고 싶은 말씀 (스킵 가능)
2. 기본강의 수강 타임라인 (복습 이야기)
3. 수험생활 전반 (공부 환경, 시간, 습관 등)
4. 과목별 공부법 (공부 교재 등)
5. 1차 시험 당일 후기
1. 시작하기 전에
소수의 수험생만 제 수기를 참고 삼아 읽으리라고 감히 예측해 봅니다. 수험생 다수가 본인은 ‘평범한 사람’이고, 저는 ‘비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테니까요. 약 1년 전의 제가 단기 합격 수기를 보면서 그랬듯이요.
여러분이 각자의 이유로 여름이나 가을 진입을 감행하셨을 줄 압니다. 개중에는 분명 본인이 미친 듯이 잘났기 때문에 CPA 1차 시험에 1년 투자하기가 아까운 분들도 계시겠죠. 하지만 저는 그런 이유로 진입 시기를 결정하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반대였죠. 2023년 1차 시험을 남들보다 오래 준비하려고 2021년 7월에 중급회계 인강을 듣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시험 당일까지도 오늘 합격한다는 생각 안 해 봤습니다. 그러니까 처음부터 내년 1차 합격을 목표로 설정한 분들은 저보다는 목표 의식이 뚜렷한 상태에서 시작하시는 거죠. 응원합니다!
혹시 그렇지 않고 연습서와 객관식 준비(혹은 경경상 수강) 사이에서 갈등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누군가는 헛바람 넣는다고 비판하시겠지만- 1차를 목표로 2월까지 달려 보시는 게 어떨지 조심스럽게 권유하고 싶습니다. (물론 1차를 남들보다 오래 준비하겠다는 각오 정도는 하셔야겠죠.) 자기 능력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저처럼 생각지도 못한 합격의 주인공이 되실 수도 있다고 봅니다. 설령 떨어지더라도 한 번 완주해 본 경험이 추후 수험생활의 큰 자산이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남은 1년 동안 연습서 들을 시간도 충분하고요.
제가 무슨 말 하고 싶은지 대충 눈치 채셨나요? 그러니까, 저는 아직도 제가 괴물 소리 들을 만한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법인에서 별도로 티오 내주는 학교에 재학 중이지만, 스카이 안 다닙니다. ㅋㅋㅋ (기만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그랬다면 죄송합니다.) 제가 특출난 점은 집중력과 자존감 정도에서 그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준)고시류 시험이 전부 그렇듯 수험 생활의 절반은 미래의 불확실성과 싸우는 시간이기 때문에 스스로를 믿는 건 생각보다도 더 중요합니다. 저는 솔직히 나 아니면 누가 회계사 하냐는 마음가짐으로 공부했습니다. 우리 모두 본인이 회계사가 될 수 있다고 믿읍시다. 파이팅입니다.
2. 기본강의 수강 타임라인 (당일 복습, 누적 복습)
진입 전
경영학과 3-1학기 마치고 진입했습니다. 2학년 마치고 1년 통으로 휴학 후 진입하려고 하였으나 회계 학점 3학점이 부족해서+코로나로 비대면인 겸+1차 1.5년 공부 후 동차합격 목표로 한 학기 더 다녔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전공으로 회계원론, 중잼 1, 원가, 관리까지 듣고 본격적으로 수험생활 시작했습니다.
기본강의별 강사 + 타임라인 (8월까지 알바 병행)
7/4~7/31 | 중급회계 김재호 |
7/31~8/14 | 원가관리회계 임세진 (90시간) |
8/15~9/2 | 재무관리 김종길 (125시간/103강) |
9/3~9/11 | 고급회계 김재호 (61시간/49강) |
9/12~10/4 | 세법 강경태 (144시간/119강) |
10/5~10/27 | 경제 김판기 (108시간/101강) |
10/27~11/16 | 상법 정인국 (116시간/93강) (기베, 객세 병행) |
11/17 ~ 11/28 | 일경 최중락 압축 (72시간/41강) (기베, 객세, 잼관 하끝, 경제 문풀 병행) |
1차를 준비하면서 가장 막막했던 점은 '이 시기에는 뭘 해야 할까?' 였습니다. 매일 밤 공부를 끝내고 회동에 들락거리면서 다른 분들 진도를 살피고, 이미 본 합격 수기도 다시 찾아보는 등 감을 잡으려고 애썼던 기억이 나네요. 물론 제 상황과 정확히 들어맞는 수기나 진도는 없었습니다. 이 시험을 준비하는 모든 수험생들의 조건과 상황이 다르니까요.
결국 수기는 참고로 하되, 스스로가 시험날 가장 좋은 실력을 낼 수 있는 타임라인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너무 뒤처진 것이 아니라면 남들과 진도를 비교하지 마세요. 저는 남들 기본강의 완강하고, 연습서나 객관식 강의 들을 때 진입했지만 합격했습니다.
원래 11/15 정도를 기본강의 완강 시기로 잡았었지만, 10월에 쉬는 날이 많아진 데다가 상법 강의부터는 객관식과 병행하면서 그렇게 타이트하게 듣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강의 듣는 속도가 빠른 편이라서 1.8-2배속으로 하루에 6-7강씩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강의를 날려 듣지는 않았습니다. 이해 안 되는 내용은 꼭 짚고 넘어갔어요. 재무관리는 내용이 너무 난해해서 1.5-1.6배속으로 하루에 5-6강씩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플래너 들춰 보니 쌍욕이 가득하네요....) 경영 압축강의는 다른 과목 하느라 하루에 3-4강씩 들었습니다.
강의를 들을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1차 합격에 중요하지 않은 모든 주제는 과감히 버리세요. 기본 강의도 듣지 마세요. 우리는 시간이 없으니까요. 재무관리로 예를 들면, 채권을 제외한 선물 이후의 모든 단원(선물 포함 국제재무관리, var 등...)이 있습니다. 과목별로 대세에 지장 없는 단원을 오징어문어님이 친절히 정리하신 바 있으니 그 글을 참고하시되, 회동에 서치하셔서 최근 경향까지 챙기시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다만 버리는 내용이 많은 만큼 들고 가는 내용을 더 확실히 이해하고 가는 게 좋겠죠.
그리고 당일복습은 양이 얼마나 많든 -단어 그대로- 강의를 들은 날 끝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한두 번쯤이야 다음 날로 미뤄 봤습니다만, 정말 웬만해서는 당일에 펜 놓기 전에 끝냈습니다. 강의를 듣는 시기라면, 하루 플랜은 보통 강의 N강 듣기+당일 복습으로 끝납니다. 그런데 강의라는 게 듣는 동안 자기보다는 강사가 공부한다는 느낌이 더 강합니다. 강사님이 하신 설명을 자기 언어로 다시 소화하는 게 강의를 많이 듣는 것보다 훨씬 중요합니다. 게다가 복습이 한번 밀리면 다음 날 복습양이 많아진 나머지 듣는 강의 수를 줄이거나 복습을 다시 미루기도 합니다. 페이스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당일 복습은 미루지 맙시다.
누적 복습 여부가 궁금하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누적 복습은 하다가 말다가 했습니다. 제 하루 계획은 기본적으로 분량을 기준으로 짜였는데, 당일 할당량을 모두 끝냈는데도 공부 시간이 너무 적게 나오거나 체력이 남아돌면 누적 복습을 하는 식이었습니다. 가끔 진도 나가기 더럽게 싫을 때 강의 듣는 대신 하기도 했습니다.
세법 1/3 들을 때까지 중급회계 기본서를 1바퀴 돌렸고, 취약했던 재무관리를 다음 과목으로 삼았으나 경제를 듣기 시작하고 경제의 극악무도함에 질려서 거의 손을 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회계는 모르겠고, 재무관리는 누적복습의 효과가 거의 없었습니다. ㅋㅋㅋ 누적복습은 '나는 하루에 6-7강 듣고 당일 복습까지 하는데 공부 시간이 부족해서 열심히 하는 느낌이 안 난다' 하시는 분들만 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3. 수험생활 전반
하루 일과
9:00-9:30까지 착석
~13:00 아침 공부
~14:00 점심시간
~18:30 오후 공부
~19:45-20:00 저녁 시간
~23:00 저녁 공부
~1:00 유튜브, 드라마 타임 후 취침
공부 장소, 휴식 등
본가 거주하면서 도어 투 도어로 도보 7분 거리에 있는 스터디카페에서 공부하였고, 2월부터는(동차기간까지) 집에서 공부했습니다. 초반에는 착석 전에 아침 운동을 조금씩 하다가 11월부터는 조금이라도 더 자려고 포기했습니다.
7월부터 8월까지는 10시 출근, 7시 퇴근하는 아르바이트를 병행했습니다만, 다행히 근무환경이 널널했던 편이라서 주에 40시간 전후로 공부했습니다. 그렇게 9월부터 전업 수험생활을 시작했는데, 그마저도 2년 가까이 남은 시험을 목표로 공부했기 때문에 어디 자랑할 만큼 치열하게 공부하지는 못했습니다. 내년 시험에 응시하는 게 맞는지 고민을 정말 많이 했고, 거의 하지 말자는 식으로 마음이 기울기도 했었는데, 그때 저보다 제 주위 사람들이 더 열심히 부추겨 줘서 시험에 응시할 수 있었습니다. 시험이 가까워지면 사람이 생각보다도 더 한계에 몰리는데, 이때 포기하지 말고 완주를 목표로 하시기를 바랍니다. 저도 시험 전날 공부하기 싫어서 눈물이 나는데 꾸역꾸역 문제 풀었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일주일에 하루는 필수로 쉬었는데, 이틀까지도 꽤 자주 쉬었습니다. 가끔 정신이 나가서 3일까지도 쉬었었지만 그 이상 손을 놓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공부하기 싫을 때 억지로 공부를 하면 효율이 극단적으로 떨어지는 타입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눈을 떴는데 오늘은 공부할 기분이 아니다 싶으면 푹 쉬었습니다. 대신 앉아 있는 시간 동안은 정말 '공부만' 했습니다. 너무 졸려서 잠깐씩 눈 붙이는 것 제외하고는 도중에 다른 행동, 생각 끼어들 틈 없이 공부했고 계획한 분량을 시간 맞춰 끝내면 미련없이 쉬었습니다. 온과 오프를 확실히 구분한 게 제 비결이라면 비결인데, 엄청 특별한 게 아니라서 뭐라고 드릴 말씀이 없네요.
'누구나 할 수 있는 단기 합격의 비결!' <- 개인적으로 이런 건 없다고 생각합니다. 합격자가 1200명이라면 1200개의 공부법이 있다는 말처럼 개개인마다 최상의 효과를 낼 수 있는 공부법이 다르니까요. 수험 기간은 그 공부법을 1년 공부해서 찾아내느냐, 3년 공부해서 찾아내느냐, 찾아내지 못하느냐의 차이 같아요. 본인이 어떤 성향의 사람인지 잘 파악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4. 과목별 공부법
객관식 시즌 과목별 비중
(당연하지만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그날그날 유동적으로 조절했습니다.)
ㄱ. 기본강의 완강 후~1월
고정 스케줄: 세법 3시간, 중잼 2.5시간
type a. 상법 1.5-2시간 + 일반경영 1-1.5시간 + 경제 2시간
type b. 재무관리 1.5-2시간 + 경제 2.5-3시간
일주일 3일 (월, 수, 금) : 고정 + type a
나머지 3일 (화, 목, 토) : 고정 + type b
ㄴ. 2월 (전과목)
재무관리 1시간
경제 2시간
경영 1.5시간
상법 2시간
세법 3시간
잼회 2시간 (+원가 30분)
풀었던 교재들
회: 기베 2회독 + 기베모(+틀린거 1독) + 재파(+틀린문제 1독)+ 기출
원: 하끝 2회독 (하루에 30분 정도씩) + 기출 최근 3개년
세: 객세 필수문제 3독 + 추린문제 1회독 + 하끝 1회독 + 기출(15-21)
잼: 하끝 (3회독) + 김민환 기출 돌돌 (적어도 4회독)
경: 워크북 4회독 + 최중락 기출 돌돌
경제: 50점따리라서... 함경백 a,b + 일특 + 기출 최근 3개년
상: 하끝 4회독 + 정인국 기출 2회독 + 하끝 오답 회독 + 상법100선
객관식 강의나 파이널 강의는 듣지 않았습니다.
회계 <재무+원가관리> (108)
원가는 직접 푼 5문제와 찍은 1문제, 총 6문제를 맞혔습니다. 정부회계는 딱 하나 찍었는데 잘 찍어서 다 맞혔어요. 정부회계는 1월 초에 김강호 강사님의 기본 강의를 수강했고 그 기본서로 시험 직전까지 회독 돌리면서 준비했습니다. 적은 투입으로 많은 점수를 올릴 수 있는 부분이니까 넘기지 말고 챙기셨으면 좋겠습니다.
쓰려고 보니까 회계는 특별히 공부법이랄 게 없네요. 그냥 기베를, 기베모를, 재파를, 기출을 풀었습니다. 솔직히 재파는 풀면서 지나치게 지엽적이라는 생각을 좀 했던 것 같은데 시야를 넓히는 데는 도움이 됐습니다. 기베모나 재파를 처음 풀기 시작할 때, 당연히 시간 내에 모든 문제를 풀기가 힘듭니다. 저도 그랬어요. 의식적으로 계산기 두드리는 시간&필기하는 시간을 줄이셔야 합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한 가장 짧은 계산기 경로를 찾는다고 생각하세요. 그리고 MR 기능과 GT 기능을 최대한으로 활용하시면 필기하는 시간이 많이 줄어듭니다.
원가는 하끝만 하루에 30분씩 투자했고, 그마저도 못 하는 날들이 꽤 많았습니다. 관리 쪽은 거의 손도 안 댔던 것 같아요. 마지막 단원은 말 문제 대비 차원으로 챙겼습니다. 애초에 시간 없으면 다 찍고 온다는 마음으로 공부했던 터라 큰 비중은 안 뒀던 기억이 있네요. 갈수록 원가가 쉽게 나오는 추세라 조금 더 비중을 두고 챙기셔도 될 것 같습니다.
세법 (80) 주력!
남들보다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퇴양상증을 전부 버렸고 결국 찍은 걸 다 틀렸지만 80점이 나와서 목표 점수였던 70점보다 넉넉한 점수를 받았습니다. 국기법 문제를 다 맞힌 게 컸다고 생각합니다. 국기법은 1월 초에 정부회계와 비슷하게 시작했고, 강경태 강사님이 주민규 객세로 진행하시는 강의를 들었습니다.
경제 다음으로 객관식 강의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과목인데, 강의를 수강하지 않고 혼자 문제 푸는 시간을 최대한으로 확보한 게 잘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강의의 도움을 받을지는 남의 조언이 아니라 자기 실력을 기반으로 결정하셔야 합니다. 저는 개론서에 실린 기출문제들이 기본 강의 당일 복습을 할 때 어느 정도 풀렸기 때문에 독학을 결정했습니다.
객세 1회독을 시작할 때는 기본강의가 흐려지던 상태였기 때문에 그날 풀 파트의 썸머리 복습부터 하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법인세 2/3 정도까지는 문제를 전수로 풀었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려서 필수 문제 + 그냥 풀고 싶은 기출문제만 푸는 것으로 바꿨고, 결과적으로는 3.5회독 정도를 했습니다. 저는 법 2회독 > 소 2회독 > 부 2회독 순서로 2회독까지를 마쳤는데 2회독 때는 기억이 남아 있어서 잘 풀리다가 3회독 째에 다시 까먹은 걸 확인한 경우라서 암기에 효과적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다만 회독 속도는 낼 수 있어서 그렇게 나쁜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썸머리는 한 3-4회독 정도 한 것 같네요.
다른 과목도 마찬가지겠지만, 세법은 특히 문제를 풀다 보면 실력이 올라오는 기점이 있습니다. 물론 회독수가 늘어서 똑같은 문제를 계속 봐서 그런 것도 있겠지만 전에는 10분씩 붙들고 있던 문제를 3분이면 풀고 넘어가는 때가 옵니다. 와꾸가 머리에 완전히 들어오는 시간인 것 같습니다. 특히 소득세 종합소득세 구하는 파트는 1, 2회독까지만 해도 문제를 풀려고만 하면 머리에 쥐가 납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숙달이 되면 결국에는 기계적으로 계산기를 두드리게 되더군요. 일단 속도가 붙으면 재미있기 때문에 나중에는 세법 문제 푸는 게 제일 재미있었어요.
말문제는 그냥 하끝을 열심히 봤습니다. 2월에는 계산 문제보다는 말문제에 더 치중했던 것 같아요. 하끝 처음 사서 보기 시작했는데 헷갈리는 말문제들이 너무 많아서 1회독 돌리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계산문제는 1회독만 했고, 말문제는 한 2.5회독 정도 한 것 같아요. 시험 전날 챙겨본 지문이 시험 날 나와서 짜릿했습니다.
재무관리 / 일반경영 (87.5)
재무관리는 제가 시험에 떨어지면 재무관리 때문일 거라고 생각할 만큼 짜증나고 안 풀리는 과목이었습니다. 남들은 기출 20분 잡고 푼다는데 저는 하끝 1회독 하고 기출 들어갔을 때 20분은 고사하고 답지 없이는 풀지도 못하는 문제만 한 손을 넘어갔습니다. 2회독 할 때는 겨우 문제를 다 풀기는 했지만 난이도가 쉬운 회차는 25분, 어려우면 40분까지도 넘어가더군요. 그리고 3회독을 하니까 겨우 실력이 올라왔습니다. 1차 잼관은 사실상 문제 풀이에 필요한 공식들을 얼마나 암기하고 있느냐인데 이 공식들이 기계적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던 게 3회독쯤이었던 것 같아요. 저는 어거지로 회독부터 돌렸지만 공식 암기부터 제대로 하고 문제를 풀었다면 실력이 더 빠르게 올라오지 않았을까 싶네요. 시험에서는 찍은 문제를 하나 맞혀서 3개인가 틀렸던 것 같습니다.
일반경영은 별로 부담되는 과목은 아니었습니다. 애초에 상경계열이기도 하고, 암기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진짜로 워크북만 미친 듯이 돌렸습니다. 줄글 읽기 지겨워질 때쯤 기출 한 회씩 풀어서 문제 푸는 감을 익혔습니다. 헷갈리는 내용은 포스트잇에다 써서 플래너(아무거나 자주 들여다보는 곳)에 붙여 두고 수시로 들여다봤어요. 혼자 앞글자 따서 외우기도 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찍은 문제는 없었는데 2개 틀렸습니다.
상법 (92.5) 주력!
상법은 열심히 하는 만큼 점수로 보답받는 과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기출+하끝을 주력으로 풀었고 3개 틀렸습니다. (사설 모의고사도 나무 3개, 위너스 2개쯤 틀렸던 것 같습니다.) 기출 풀고 하끝 몇 번 보다 보면 어느새 책에 다 아는 말이 써 있는데 그게 시험에 그대로 나옵니다. 시험 직전 주에는 하끝을 3일에 한 번씩 돌릴 수 있는 수준이어서 더 보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여러 번 체크해 놓은 선지들 좀 훑고 다른 과목 공부했습니다.
상법 공부법은 특별할 것이 없는데 일단 투입을 늘리는 것이 당연히 중요합니다. (매일 2시간씩) 저는 기본강의 들은 후 한 달 뒤쯤 하끝을 풀었는데 이건 완전히 공회독이었고 당연히 엄청 많이 틀렸습니다. 이후 기출문제집을 사서 하루에 한 회씩 풀고 틀린 문제 + 맞았어도 모르겠는 지문들은 해설집에 형광펜으로 밑줄 쳐놨습니다. 푼 회차가 좀 쌓이고 나서는 한 회차 풀고 해설에 형광펜 긋는 것까지 하면 전년도 해설 중에서 형광펜 그어놓았던 것들을 읽었습니다. 회차가 쌓이면서 오늘 푼 회차의 4개연도 전 회차만큼 해설을 읽었던 게 기억이 납니다.
예를 들어 오늘 2010년 기출을 풀었다면 2011, 2012, 2013, 2014년도의 해설들을 읽고(문제집이 내림차식이었음), 다음날 2009년 기출을 풀었다면 2010, 2011, 2012, 2013년도의 해설들을 읽는 식입니다. 이런 식으로 읽으면 한 해의 해설을 적어도 4번씩은 읽게 됩니다. 그리고 자주 봐도 헷갈리는 조문들은 포스트잇에 써서 플래너에 붙여 두고 수시로 들여다봤습니다. 이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경제 (52.5)
죄송하지만 경제는 딱히 드릴 말이 없습니다. 최소한으로 투입하려고 했고 과락만 면하는 게 목표였습니다. 50점만 맞자 했는데 하나 더 맞아서 기분이 좋구요. 채점하기 전까지 경제 과락 뜰까봐 조마조마했는데 맞은 게 스무 개 넘어가고 나서 기쁨의 춤을 췄습니다.
미시는 도통 제 길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거시와 국제에서 점수를 따자는 전략이었고 실제로 미시 푼 거 1개, 찍은 거 1개 맞았습니다. ㅎㅎ 솔로우 모형 버릴까 하다가 누가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함경백 강사님 특강 추천해 줘서 챙겨 봤는데 그게 참 잘한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미시 자신 없으시면 거시와 국제를 더 확실히 챙기세요. 저는 마지막 3일에는 미시 안 보고 거시/국제만 팠었네요.
5. 1차 시험 당일 후기
시험 전날, 시험장 근처에 사는 친구의 집에서 하루 신세를 졌는데 잠자리가 바뀌어서 그런지 한 시간도 채 자지 못한 상태로 시험장에 들어갔습니다. 컨디션이 최악이니까 되려 초연해지더군요. 한 번의 기회가 더 있으니 긴장하지 말고 되는 만큼 풀자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시험장은 코로나 때문에 히터를 틀어 두고 창문을 모두 열어 놨기 때문에 생각보다도 더 추웠습니다. 발이 시렵다는 이야기는 아무도 안 해줘서 방심했는데, 발이 진짜 시려웠습니다... 내년에는 상황이 어떨지 모르겠지만 수족냉증 있으신 분들은 유의하시고 껴입을 옷 많이 챙겨 가세요. 신분증은 수험표 위에 겹쳐서 테이프로 고정해뒀는데 확실히 시험 도중에 신경 쓸 필요도 없고 편했습니다. 시험지는 안 자르고 풀다가 불편해서 2교시에는 잘라서 풀었어요. 중간에 한 장이 덜 잘려서 애먹기는 했는데 그렇게까지 신경 쓰이지는 않았습니다. 3교시는 시간 부족할까 걱정이 많았던 터라 자르는 시간에 문제 푸는 걸 선택했습니다. 알아서 편한 대로 하시면 될 듯.
당일에는 많은 자료를 볼 수는 없습니다. 쉬는 시간이 엄청 길어서 언제 기다리나 싶었는데 감독관님들께서 일찍 들어오시더라구요. 당일에 세법은 하끝을, 경영(잼관 포함)과 상법은 평소에 공부하면서 외워지지 않는 부분이나 헷갈리는 부분들을 써 놓은 포스트잇을 에이포에 모두 붙여서 가져갔습니다. 경제는 노파심에 일특을 챙겼는데 보지도 않았습니다. 회계는 에이포 3장짜리인 정부회계 정리본(누군가 올려주신 걸 필자가 가감하였음)만 가져갔습니다. 그런데도 가방이 꽤 무겁더군요..... 미리미리 정리본을 만들어 놓으시면(물론 당장 시험 닥치면 이럴 정신은 없지만서도) 추후 조금이나마 편하실 것 같습니다.
다 풀고 나서 제일 먼저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음으로는 경제 과락만 면하면 합격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일 밤에는 친구들과 약속이 있어서 밤새 신나게 놀고 다음 날 집에서 혼자 채점했습니다. 넉넉한 합격점이 나오고 동네방네 전화하면서 찔끔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납니다. 1차 준비하면서 워낙 마음 고생을 많이 한 터라 저유 확인했을 때보다 감정이 더 격했던 것 같아요.
끝으로
무물 글을 올렸었는데, 개강 준비로 바빠지는 바람에 수기로 한꺼번에 답변을 드리는 게 맞는 것 같아서 서둘러 완성했습니다. 남들보다 늦은 진입 시기로 고민하시는 분들께 모쪼록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질문에 대답해 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 저도 잘 알기 때문에 더 궁금하신 점 댓글로 달아 주시면 느리게나마 답변 드리겠습니다. (혹시 제 정체를 눈치 채신 지인분이 계시다면 은밀하게 개인 연락 부탁드립니다. ^^)
모두 합격의 기쁨을 누리시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겠습니다. 내년에 최종 합격 글로 다시 뵀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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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ㅅㅂㄱ
Goat이시네요... 존경합니다
ㄷㅅㅂ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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