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산(논실-도솔봉-자연휴양림)***
-.일자 : 2011년 12월 19일
-.코스 : 논실-한재-따리봉-도솔봉-제비추리봉-백운산자연휴양림
-.시간 : 5시간 30분
송년산행으로 지역에 있는 백운산이 간택되었다.
광양 땅에서 유일하게 눈과 상고대를 볼 수 있는 곳이 백운산이요 백운산중에서도 북풍한파가 몰아치는 따리봉과 도솔봉능선인데 내가 광양을 잠시 출타한 틈새를 타 살며시 첫눈을 흩뿌리고 지나갔다고는 하지만 여지것 메마른 겨울은 계속되고 있어 눈에 대한 기대치는 애당초 없었고 산행후 송년회에서의 질퍽한 술판만이 관심이다.
가장 소중한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은 것에 있다고 전국의 명산대열에 끼여 있음에도 항상 그곳에 있다는 것으로 그동안 존재조차 잊고 지내는 곳 또한 백운산이지만 9시를 넘겨 해가 중천에 떠있는 시간에서야 산행길에 나선 발걸음은 이웃 나들이 나가는 듯 가벼웁다.
그동안 몇몇 지역민들만이 알고 있던 논실마을 주차장에서 한재로 올라가는 길목의 밭두렁 샛길이 임도의 지겨움을 벗어나려는 본능적인 작용으로 수많은 표지기들까지 펄럭이며 산객들을 유도해 등로처럼 변해버렸고 송어양식장으로 이어진 임도에 올라 타 한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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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실마을 주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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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어양식장
웬만한 레저차량과 트럭 등의 통행이 가능한 널따란 임도라곤 하나 경사도와 거리가 만만치가 않는데 적당한 쉼터도 없거니와 휑하니 내달려 버린 선두가 있어 핑계거리를 찾지 못해 단숨에 한재까지 올라서고 보니 다들 힘에 겨워한다.
쉬이 보았다가 초반부터 땀을 뺀 사람들의 불만은 간간히 깔린 서설로 인해 잠잠해지고 몰아치는 한파는 시위대에 물대포를 쏘듯 선동적인 불만세력들의 단합을 흩어지게 만들어 또다시 오름길로 몰아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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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차단막의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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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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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설이 제법 있다.
꽁꽁 얼어버린 등로는 수많은 발자국에 의해 질퍽해지고 심장의 뜨거운 열기는 허공에 나폴 거리며 살아있음을 말한다.
고도가 높아지며 능선상에 눈꽃처럼 하얀 상고대가 발걸음을 재촉하게 한다.
얼마 전에 완공된 등로정비는 조금은 이른 감이 있으나 제 역할을 톡톡히 하여 아이젠 없이도 산행을 가능케 해 쉬이 남도대교갈림길에 올라섰는데 바닥에 수북이 쌓여있는 눈 외엔 기대했던 상고대는 햇살에 버티지 못하고 떨어져 눈밭에 떡가루처럼 뿌려져 있다.
그래도 뜻하지 않은 송년산행에 횡재를 만나 사람들의 입가엔 미소가 머금어지고 발걸음은 긴장감으로 모처럼만에 팽팽하게 땅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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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리봉 오름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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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릉의 상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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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대교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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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리봉에 올라 선다.
백운산정상에서 벗어난 곳이라 찾는 이가 별로 없어도 겨울 눈 산행지로 제격이고 백운산의 변방으로 있던 밥봉 능선이 남도대교까지 개발되어 이젠 전망데크까지 설치되어 있다.
푸늘하늘을 선회하는 산새의 환영 속에 하나 둘 정상으로 모여 들고 송년산행으로 배분 받았던 캔맥주에서 하얀 거품이 쏟아져 나오며 산정에 올라선 즐거움을 배가 시킨다.
나 또한 가까운 산이라 쉬이 동행자를 찾지 못하고 대부분이 홀로산행으로 체력단련과 테스트 코스로 한번씩 찾았던 이곳이 였는데 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산행을 하니 기쁨도 있고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노랫말이 절로 흥얼거려진다.
상봉에서 벗어나간 능선은 뿌연 운무에 가려 끝이 가려졌고 진행해야 할 도솔봉과 그에서 분기된 휴양림의 능선이 온화하고 길게 뻗어 나가 산행의 종결느낌마저 들지만 솟아 있는 도솔봉 또한 만만치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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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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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리봉의 전망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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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리봉에서 조망되는 상봉
점심장소는 안부에 보이는 헬기장으로 정해놓고 내림길을 내려선다.
산행이 다 그렇지만 눈길에서는 특히나 내림길이 위험하다.
사람들은 보는 것만이 전부라 생각하기에 그동안 눈을 보지 못하고 생활했으니 눈에 대한 대비가 있을 리 만무하여 아이젠이 없어 다들 쩔쩔맨다.
다행이라면 등산로가 정비되어 밧줄과 계단 등이 있다는 것인데 그래도 모처럼만에 눈길을 밟다 보니 미끄러지고 엎어져도 재미난다.
북풍한설을 온몸에 그대로 맞으며 참샘이재의 묵힌 헬기장에 내려서는데 부지런한 대장님이 점 찍어 놓았던 안부의 헬기장은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이곳이 점심장소로 제격이라고 사람들을 붙잡아 놓는다.
되도록이면 음주산행을 자제하려고 해도 이때만 되면 마약의 중독성마냥 스스로 알코올내음을 찾아 나서게 되는데 오늘도 제대로 집에 들어가기는 틀렸다는 예감이 꼿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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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봉과 안부의 헬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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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돌아 본 따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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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샘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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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샘이재의 묵힌 헬기장
바람의 차가움에 옷깃을 저절로 여미어 지고 도솔봉 오름길의 팍팍함도 앞사람의 엉덩이와 땅만 보고 걷다 보니 땀 한방울 흘리지 않고서 올라버렸다.
산행의 진성성은 흐르는 땀방울에 있는데 안내산행의 장점이자 단점은 체력이 제일 약한 사람에게 기준을 맞추게 되어 있어 오름길을 단숨에 올라 버려야 하는 나 같은 사람은 더불어 힘에 겹다는 것이다.
도솔봉의 상고대도 오르는 기온에는 맥을 못 추고 나뭇가지를 놓아 버려 다음을 자연스레 예약하게 만든다.
아무런 대비 없이 무심히 생활하다 밤새 무서리가 내리는 날 다시금 찾아봐야겠다.
이젠 오름길은 다 올라선 것이나 다름없으니 여유가 생겨나고 바람도 잔잔하여 잔뜩 고추 세웠던 신경줄도 풀어져 사람들간 교감이 오가며 모처럼만에 단체증명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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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실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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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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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솔봉에서 휴양림으로 흐르는 능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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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봉으로 달음질치는 호남정맥능선을 놓아두고 왼편으로 급격하게 꺾이는 내림길을 잡아 백운산자연휴양림으로 향한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내달려 버렸고 후미는 후미대로 바삐 움직여 계속된 하산길을 이어가지만 꼬리를 잡지 못해 중도에 따라잡길 포기하고 나름 여유롭게 진행하기로 합의를 한다.
이때 쓰는 자기합리화가 내가 안 가면 버스가 갈 수 있냐 인데 아무리 그런다 쳐도 B팀의 산행은 언제나 산적들처럼 빠르기만 하니 언제나 바쁘다.
우측 성불계곡에 성불사가 보이고 얼마 후 좌측으로 논실마을 갈림길을 확인한다.
논실마을에서 시작해 따리봉과 도솔봉의 겨울 눈산행 원점회귀산행으로 적당하나 급경사는 감내해야 할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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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림길에서 뒤돌아 본 도솔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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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이 잘 정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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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의 성불사모습
계절의 변화를 체감하는 듯 내려설수록 기온도 올라가고 늦가을 처럼 낙엽도 수북하게 쌓여 있고 눈 대신 사그락거리는 낙엽들을 가르며 내달려 보아도 끝내 앞사람을 잡을 수 없으니 뒤에선 결국 날라리산악회란 파생조직이 생겨난다.
옥룡계곡에 자리한 학생수련관에서 만들어 놓은 이정표가 이 능선상의 유일한 이정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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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야영장에서 확인해 보아야 할 이정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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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계산 갈림길
특징 없는 내림길이니 약 7km에 달하는 능선길을 별다른 휴식 없이 논스톱으로 내달려 제비추리봉에 올라선다.
헷갈림의 요인이 있어서 인지 선두팀이 정상에서 기다려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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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추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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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산 휴양림은 여기서 에둘러 가도 다시금 주차장으로 내려설 수 있으나 무리하게 할 필요성도 없어 송전탑방향의 급 비탈길을 타고 내려서는데 내려설수록 송림의 아늑함과 함께 향내가 짙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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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은 휴양림 특유의 편안함을 안겨다 주고 하룻밤쯤 묵어가도 좋을 백운산자연휴림내의 산막들을 통과하여 정문의 주차장에서 짧지도 길지도 않은 연말산행의 종지부를 찍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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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 산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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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야영켐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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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양림관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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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역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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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상님 후기가 멋져![~](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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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 감사해요![~](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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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나 쓸수 있는 후기지만 누구나가 다 쓰지는 못하는 법인데...
사진과 글로 산행의 여운을 길게 남겨주셔서 늘 감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