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보(杜甫)-만흥구수(이)(漫興九首 二)
手種挑李非無主(수종도리비무주) 손수 심었으니 꽃 임자는 나요
野老墻低還是家(야로장저환사가) 시골 늙은이 집은 담장 낮아도 집은 집인데
恰似春風相欺得(흡사춘풍상기득) 흡사 봄바람이 나를 희롱하듯
夜來吹折數枝花(야래취절수지화) 밤에 불어와 꽃가지를 꺾어 놓았네
*두보[杜甫, 712~770, 자는 자미(子美), 호는 소릉(少陵), 동정호(둥팅호)에서 사망] 시인은 중국의 성당시대(盛唐時代)의 시인인데, 시성(詩聖)이라 불리는 중국 최고의 시인으로 시선(詩仙)이라 불린 이백과 쌍벽을 이루었습니다.
*주로 낭만적이고 호방한 시를 쓴 이백과 달리 불우한 환경에서 자란 두보는 인간의 심리를 자연과 절묘하게 조화시키면서 현실을 반영한 서사시와 서정시를 주로 썼는데, 안녹산의 난 등으로 피폐해진 백성의 삶과 산하를 노래하여 역사적인 현실을 반영하는 시를 많이 쓰기도 하였으며 주요 작품으로는 “북정(北征)”,“추흥(秋興)” 등이 있습니다.
*두보는 비록 과거에는 급제하지 못하였지만 전란이 끝난 후 친구 엄무(嚴武)의 도움으로 사천성(쓰촨성) 성도(청두)에 완화초당을 짓고 농사지으며 전원생활을 하며 오랜만에 여유가 생기는 생활을 즐기기도 하였습니다.
*위 시는 한문학계의 원로이신 손종섭 선생님의 “노래로 읽는 당시”에 실려 있는 것을 옮겨 본 것인데, 시인이 49세 이른바 완화초당 시절 지은 작품으로 실로 보기드문 익살이 드러나 시이고, 봄바람을 친구인양 의인화한 작품이라 합입니다.
*非無主(비무주) : 주인이 없지 않음, 곧 내가 그 주인임을 강조한 말
野老(야로) : 초야에 묻혀 사는 늙은이, 작자 자신을 이름
還是(환시) : 또한, 역시, 중국의 속어
相欺得(상기득) : 봄바람이 내게 호의로 다가와 몰래 나를 놀려먹음(欺弄)으로써 재미있어 하고 있다는 뜻
첫댓글 봄 바람이 친구인양 밤에 살며시 찾아와
함께 하자네요....
두보의 시 잘 보고 갑니다~~~~
두보의 시 중 편안한 마음이 느껴지는 작품이네요,
회장님의 멋진 댓글에 감사드리고,
이번 주도 행복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