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항체치료제와 당뇨병 신약의 성장세가 무섭다. 제약업계가 약가인하와 불황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나온 성과여서 더욱 주목된다.
1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디피피포(DPP-4) 저해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 매출은 2011년 대비 63% 증가해 전체 제품군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DPP-4 저해제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호르몬이 분해되는 것을 막아 혈당을 낮추는 약물로, '자누비아', '가브스', '트라젠타' 등이 대표적이다.
티엔에프-알파(TNF-α) 억제제 계열 항체치료제 시장도 1년만에 42% 팽창했다.
'레미케이드', '휴미라', '엔브렐' 등 TNF-α 억제제는 류머티스관절염 등 면역 질환에 주로 쓰이는 항체 치료제다.
지난해 DPP-4 저해 당뇨병 치료제는 1350억원, 관절염 항체치료제는 870억원대 매출을 각각 올렸다.
이들 두 제품군의 성장률은 지난해 전체 의약품 시장 성장률의 10배가 훨씬 넘는다. 지난해 전체 의약품 시장 규모는 정부의 약가 일괄 인하와 경기 침체로 3% 성장에 그쳤다.
반면 DPP-4 저해제와 TNF-α 억제제는 대부분 신약이어서 약가인하의 '칼날'을 피했다. 또 값비싼 최신 치료제를 선호하는 처방 경향도 이들이 약진하는 결과를 낳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DPP-4 저해제 신약의 출시가 이어졌고 관절염 항체치료제에 대한 환자의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점을 들어 두 제품군이 당분간 의약품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항체치료제인 TNF-α 억제제는 환자당 약값이 연간 1000만원에 육박할 정도로 고가이지만 매년 투여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엔 약값 부담이 절반 수준인 '램시마'도 이 시장에 가세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당뇨병 신약과 관절염 항체치료제 인기는 세계적 추세지만 약품비 부담이 지나치게 빠르게 늘어날 수 있다"며 "효과에 비해 과도한 약품비가 지출되지 않도록 건강보험 당국이 처방 기준을 꼼꼼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