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물고기를 손으로 잡는 곳, 군산 신시도
군산항에서 90분 정도 배를 타고 들어가야 만날 수 있던 곳이, 환상적인 드라이브 코스와 절경으로 우리 곁에 다가왔다. 아름답고 한적한 섬 풍경과 더불어 신나는 놀거리까지 갖춘 이 곳, 신시도를 만나고 왔다.
떠오르는 태양 아래 개막이를 즐기는 체험객들의 모습
한 번은 꼭 봐야할 한 폭, 고군산군도
끝이 보이지 않는 도로, 그 길에 드리워진 해무와 드넓은 바다가 신비롭기만 하다. 2010년 4월, 대한민국의 지도를 바꾼 곳, 새만금 방조제. 당시 세계 최장을 자랑했던 네덜란드의 주다치 방조제보다 1.4km 더 긴 33.9km로 기록을 갈아치웠다. 공사가 중지되는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곳이지만, 바다를 가로지르는 이색적인 드라이브 코스가 많은 이들의 발길을 이끈다. 그리고 방조제의 중간부에는 행자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4색 가을 테마섬 중 놀 섬으로 지정된 '신시도'가 자리 잡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의 모습
[왼쪽/오른쪽]새만금 휴게소 뒤쪽 월영재로 올라가는 길 / 구불길임을 알리는 노란 리본
신시도는 신라 초기, 섬 주변에 청어가 숱하게 잡히면서 사람이 살기 시작했다. ‘호수에 뜬 별’이라 불릴 만큼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고군산군도 24개 섬 중 가장 면적이 넓은 섬이다. 방조제를 따라 시원스레 뻗은 도로를 달리고 있으면 오히려 잠시 멈춰 사진 한 장 남기고 싶다. 그래서인지 휴게소나 전망대가 보이면 더 반갑다. 그 중 유명한 곳은 신시도에서 가장 높은 199봉(해발 199m) 아래 자리한 새만금 휴게소. 맞은편에는 새만금 방조제 건립 기념비가 서해 바람을 맞으며 위풍당당하게 서 있다.
새만금 휴게소 맞은편에 자리한 새만금 방조제 건립 기념비
휴게소에서 고군산군도의 풍경을 구경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휴게소 주차장 뒤쪽에 군산 구불길 7코스인 월영재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신시도와 방조제를 잇는 골목이자 고군산군도의 진경을 향한 시작점이라 할 수 있겠다. 비탈길을 오르다 보면 어느 순간 199봉과 월영봉으로 나뉘는 갈림길이 나온다. 월영봉은 제주도에서나 만끽할 수 있을 것 같은 주상절리로 이루어져 고난이도의 등산길을 위로하듯 멋스러움에 절로 경탄이 나온다.
199봉에서 보이는 고군산군도의 절경
[왼쪽/오른쪽]나란히 앉아 고군산군도를 바라보는 중년 부부의 모습이 따듯하다 / 199봉 정상에서 반대편 쪽 길로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새만금 방조제
만약 고군산군도와 새만금 방조제 두 곳의 경치를 모두 담고 싶다면 199봉으로 향하자. 199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는 지치려고 할 때쯤 격려라도 하듯 나무 사이사이로 어렴풋이 드러나는 고군산군도의 자태 때문인지 생각보다 모질지 않다. 그렇게 도착한 199봉 정상. 해무를 사이에 두고 마주한 고군산군도는 온몸의 신경을 마비시킬 정도로 자연이 그려낸 걸작이다. 털썩 주저앉아 해 질 녘까지 바라보고 싶지만 어두컴컴해지면 내려오기 힘드니 어둠 속에 어슴푸레 잠기기 전 그만 내려오자.
놀 섬의 화룡점정, 개막이
들어가서 체험하라는 말이 떨어지자 장화로 갈아 신은 사람들의 발걸음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재빠르게 갯벌로 향한다. 팔뚝보다도 더 굵은 물고기의 손맛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신시도를 ‘놀섬’으로 만들어준 일등공신, ‘개막이 체험’ 현장이다.
개막이는 물고기를 잡는 전통 어로 방법이다. 썰물 때 갯벌에 소나무 말뚝을 반 타원형으로 박은 뒤, 말뚝을 따라 그물 밑 부분을 갯벌바닥에 묻으며 두른다. 만조가 되면 배를 타고 나가 그물의 윗부분을 소나무 말뚝에 걸어 그물을 펼친 후, 시간이 흘러 바닷물이 다시 빠지면 그물로 인해 갯벌에 갇힌 물고기를 잡는 방식이다.
아쉬운 듯 엄마 손을 잡고 갯벌 위를 살펴보고 있는 아이
[왼쪽/오른쪽]개막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모습
흙탕물이 심해 고기잡이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가고 만다. 수심이 점점 얕아지면 50cm는 족히 넘어 보이는 숭어가 자진 출두하지만, 엄청난 힘으로 펄떡여 잡기 힘들다는 말이 더 어울리겠다. 생전 처음 느끼는 촉감과 펄펄 뛰는 힘에 손사래 치며 소리 지르던 아이들도 시간이 지나면 물고기를 찾아 참방참방 뛰어다닌다. 체험이 끝날 무렵이 되면 아쉬움에 주저앉을 정도다. 잡은 물고기는 준비해온 아이스박스에 넣자. 군산 방면 새만금방조제 초입에 있는 비응항에서 저렴한 가격에 회로 떠서 먹을 수 있다. 내년부턴 체험 현장에서 바로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한다고 하니 기대해보는 것도 좋겠다.
[왼쪽/오른쪽]망 한가득 잡힌 숭어 / 준비해온 아이스박스가 모자랄 만큼 많은 양의 물고기가 잡힌다
체험은 날이면 날마다 가능한 것이 아니므로 전화, 또는 홈페이지를 통해 날짜를 확인한 후 꼭 예약을 하자. 간만의 차를 이용한 어로 방법이라 한사리 무렵에 체험이 가능하다. 또, 웬만하면 체험 시각에 늦지 말자. 물때에 맞춰 시작해야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신시도 어촌체험마을에서는 손쉬운 개막이 체험을 위해 장화를 무료로 대여해준다. 다만, 물고기 비늘이 미끄럽기에 목장갑 준비는 필수다. 바닷물에 젖거나 갯벌에서 넘어질 수도 있기에 여벌의 옷을 준비하는 것이 좋다.
여행정보
신시도어촌체험마을
주소 :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신시도길 83-7
문의/예약 : 063-463-7088
1.주변 음식점
이성당 : 전라북도 군산시 중앙로 177 / 앙금빵, 야채빵 / 063-445-2772
복성루 : 전라북도 군산시 월명로 382 / 짬뽕,우동,짜장면 / 063-445-8412
압강옥 : 전라북도 군산시 삼수길 46 / 어복쟁반, 이북식 냉면, 소갈비 / 063-452-2777
2.숙소
고우당 : 전라북도 군산시 구영6길 13 / 063-443-1042
애플트리호텔 군산점 : 전라북도 군산시 가도안1길 17 / 063-734-1234
베스트웨스턴 군산호텔 : 전라북도 군산시 새만금북로 435 / 063-469-1234
첫댓글 좋은정보~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