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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을꿈꾸는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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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스크랩 < INTO THE WILD > 5호:남부 베트남의 진주 `미토`
산천초목 추천 0 조회 26 10.01.10 10:23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5월 18일~21일 다섯 번째 이야기

 

호치민에서 일주일을 보낸 나는 '린'과의 씁쓸한 추억을 뒤로하고 남쪽으로 달리기 위해 짐을 꾸린다.

 

호치민에서 남서쪽으로 약70여킬로미터 떨어진 '미토'라는 소도시로 향할 계획인데,

 

여행후 첫 번째 라이딩이라 긴장을 떨칠 수가 없다

 

무엇보다 5월말이라 남부 베트남에서 더위가 절정인 시즌이라 원할히 라이딩을 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호치민을 떠나기 전 일주일간 정들었던 "HAI DOUNG HOTEL"에서 자전거 '개토'의 전신사진을 한 컷 찍고,

 

힘차게 페달을 밟는다.

 

 

일단은 대도시인 호치민시를 빠져나가야 한다.

 

숙소 리셉션에서 근무하는 아가씨에게 작은 호치민 지도를 내밀고 대충 국도로 빠져나가는 길을 알아낸다.

 

그렇다고 해도 낯선 대도시에서 더구나 질주하는 오토바이떼들 사이에서는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refeel"님이 알려준 정보를 토대로 일단 차이타 타운으로 간 다음,

 

현지인에 "미또! 미또!"를 외치며 묻고 또 묻고를 반복 겨우겨우 호치민을 빠져나간다.

 

 

호치민을 빠져나가기 직전 어느 작은 다리위에서의 본 풍경이다.

 

정확하긴 않지만 메콩강의 한 줄기라 추측해본다.

 

 

쌩쌩 달리는 오토바이들 사이에서 도로의 오른쪽 갓길로 조심조심 나아간다.

 

자전거를 탄지 1시간쯤 지났을까..갈증이 나서 도롯가의 한 작은 상점에 들린다.

 

 

 

아줌마에게 아무거나 달라고 하니, 커다란 코코넛을 가지고 와서 큼지막한 칼로 탁탁 친다.

 

그리고 아래 사진의 커다란 컵에다 코코넛 과즙을 들이붓고 설탕을 넣고 얼음을 여러조각 넣어 준다.

 

하아~ 시원하고 달다. 아줌마가 베트남어로 뭐라고 말씀하시는데 한 마디도 못 알아듣겠다.

 

한궈(한국인)라고 말하고 그저 싱글싱글 웃기만 할 수 밖에 ..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찍어 드리니 백만불 짜리 웃음을 선사해 준다.

 

코코넛이 6000동(한화 약 400원)으로 가격이 싸다. 시 외곽으로 벗어나니 벌써부터 체감물가가 내려간다.

 

담배를 한 대 피우고 다시 자전거를 탄다.

 

현지인들이 알려준대로 국도로 빠져나간 것 같은데 "my tho"라는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

 

베트남엔 이정표 시스템이 너무 열악하다.

 

30분여를 더 달리다가 이 길로 가는게 맞나 싶어 길거리 노점에 앉아있는 젊은이들에게 묻는다.

 

 

 

일단 자전거를 세우고...킥 스탠드를 설치해서 갔으나 ,

 

뒷짐받이에 양쪽 패니어와 45리터 배낭을 실으니 뒤쪽에 집중적으로 하중이 몰려서 스탠드가 휘어 버렸다.

 

 프레임에도 심한 기스가 나서 과감히 킥 스탠드를 떼 숙소에 버려두고 출발했다.

 

스탠드가 없어도 아직까지 자전거를 세워두는데 큰 불편함은 없는거  같다.

 

세 친구들과 보디 랭귀지로 이런 저런 대화를 한다. 왼쪽과 가운데의 친구들은 피부가 유난히 검은데

 

순수 베트남인은 아니고 캄보디아계로 추측해 본다. 이 친구들이 마시는 것과 같은 음료를 주문했는데

 

우리나라 감주 맛과 비슷한 베트남 전통 음료라 한다. 가격도 3000동(약200원)으로 이제껏 마신 음료중 가장 저렴하다.

 

'미토'로 갈려면 계속 직진하란다. 한 시간쯤 달리니 조그만 도시가 나타난다. 배가 그리 고프진 않았지만,

 

힘찬 라이딩을 위해 미리 점심을 먹어둔다.

 

 

 

자전거를 시야에 두고 국수를 주문한다. 귀찮아서 자물쇠를 채우지도 않는다.

 

돼지고기가 들어있는 국수인데, 육수맛이 진한게 일품이었다.

 

국수를 먹는데 어린여자아이 한명이 구걸을 한다. 난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는데 조금 애처롭다.

 

피부가 검은 캄보디아 계통의 여자아이인 듯 한데 저 뒤쪽에 엄마인 듯한 사람이 지켜보고 있다.

 

일이천동쯤 줄 수 도 있었으나 구걸하는 어린이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좋은 행동은 아니다.

 

허나 이 어린이 계속 내 앞에서 손을 내민다. 내가 국수 돈을 지불하고 거스름돈을 받자 또 내앞에 온다.

 

어쩔 수 없이 1000동을  쥐어주니 저쪽 뒤 편에 엄마인 듯한 여자와 함께 유유히 사라진다.

 

자기는 뒤쪽에 멀뚱히 서있고 딸에게 구걸을 시킨다. 아이에게 너무나 못난 엄마다. 화가 난다.

 

 

그리고 또 달린다. 첫 번째 라이딩이라 긴장했는데 손목이 조금 아픈거 빼곤,큰 통증은 없다.

 

지난번 대구에서 경주까지의 왕복 라이딩에선 허리와 사타구니가 어찌나 아프던지,

 

특히 사타구니의 그 통증은 생전 처음 맛보는 고통이었다.

 

아마 처음 장거리 라이딩이어서 그랬었나 보다.

 

 

 

두건만 쓰고 달리다가 땀이 줄줄 흘러내려 얼굴의 썬크림이 얼마 못가 다 지워진다.

 

햇살이 워낙 뜨거워서 마스크를 착용한다. 마스크를 착용하니 코와  입등에 땀이 엄청나게 배인다.

 

얼굴이 답답하긴 하지만 이대로 주행하다간 완전 익을거 같아서 걱정이 되 일단 마스크를 착용한다.

 

답답해서 마스크 착용하다가 벗었다가를 반복해가며 주행했다. 

 

 

 

베트남에서 장거리 주행을 할 때 나를 가장 짜증나게 만드는 것은

 

 더위가 아닌 트럭과 버스의 클락션 소리다.

 

더운건 어쩔 수 없다 쳐도 이 트럭의 클락션 소리는

 

엄청난 굉음으로 깜짝 깜짝 놀래켜서 여간 신경을 건드리는게 아니다.

 

도로위를 무법자 처럼 질주하는 이 트럭과 버스의 클락션 소리가 저주스러울 정도다.

 

 

 

비가 오려는지 하늘에 먹구름이 조금씩 끼인다.

 

햇살이 약해져서 라이딩하기에 조금 수월해졌다. 제발 비가 좀 내렸으면 하고 생각한다.

 

 

너무 더워서 조금만 달려도 땀으로 뒤범벅된다. 10km달렸다가 쉬고 또 달리고를 반복한다.

 

오늘 하루동안 75km를 주행하면서 휴게소를 무려 6번이나 들렸다!

 

남부베트남엔 도로변에 쉬어갈 수 있는 카페가 즐비해있으니 휴게소 걱정은 없다.

 

 

다행히도 비가 온다. 비를 맞으니 시원하고 기분도 한결 좋아진다.

 

혼자 파이팅할려고 늑대울음 소리를 내며 달린다.

 

힘들 때 마다 "아우~ 아우~"늑대나 닭 울음소리를 내거나 혼자 크게 하하하 웃으면 조금 힘이 나는 느낌이다!

 

허나 빗줄기가 점점 세지더니 얼굴에 퍼붇다시피 강해져서 눈을 똑바로 뜰 수 없을 정도다.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 싶어 일단 휴게소에 들려 잠깐 쉬면서 빗줄기가 약해지길 기다린다.

 

 

다행이 얼마안가 빗줄기가 약해진다. 다시 부슬비를 맞으며 기분좋게 라이딩을 시작한다.

 

확실히 땡볕에서의 라이딩보다는 차라리 비속에서의 라이딩이 진도가 더 빠르다.

 

남부 베트남에서는 위의 사진처럼 열대 야자수와 바나나 나무가 늘어선 풍경을 자주 볼 수 있는데

 

이국적인 남쪽나라의 정취가 물씬 풍겨난다.

 

 

 

 

하늘에 늘어선 먹구름이 나에겐 구세주다.

 

 

배낭이 비에 흠뻑 젖었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게 허전하다.

 

헉! 곰곰히 생각해보니 헬멧을 호치민 숙소에 놓고 와 버렸다. 이런..

 

몇 번 쓰지도 못한 헬맷을 벌써 분실하다니,여행 시작한지 얼마되지도 않아 벌써 잃어 버린 물건이 생긴다.

 

칠칠치 못한 성격 때문에 걱정이다. 지난번 대구에서 경주 왕복라이딩에선 장갑을 분실하고 이번엔 헬맷이다.

 

장거리 한번 뛸 때마다 한건씩 분실물이 발생하니 이건 뭐....

 

아무리 자전거와 노트북,카메라만 간수잘하면 된다 생각하고 있어도

 

첫 번째 라이딩부터 헬맷을 분실했다는건 너무 심하다.

 

살인더위속에서 어차피 자주 착용하지 않을 것이 뻔해도,

 

운남성과 티벳에서는 필수 일테니 방콕에서 하나 구입해야겠다.

 

저녁 6시가 되어 드디어 미토에 도착했다. 오전 11시에 호치민에서 출발했으니 7시간 정도 걸렸다.

 

다행이 흐린 날씨덕에 오늘은 첫 번째 라이딩 치고는 무사히 별 탈 없이 예정된 시간에 도착했다.

 

 

 

미토에서의 숙소 "송티엔 호텔"

 

호텔직원이 에어콘 룸 가격이16만동이고 픽스된 가격이라 절대 깍아줄 수 없단다.

 

땀에 범벅이 된 얼굴이 웃으면서 계속 네고를 요청해

 

결국 15만동(약 10,000원)으로 합의 보고 체크인 한다.

 

몸이 녹초가 되어 샤워를 하고 바로 저녁을 먹으러 나간다. 

 

 

 

면발이 굵고 양이 무척이나 작은 쌀국수를 맛있게 먹고 있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내 발아래서 멀뚱멀뚱 쳐다보고 있다.

 

나도 같이 쳐다보는데 꼬리를 흔들면서 계속 그 자리에 있다.

 

귀여운 녀석이다.배가 통통하던데 임신을 한건지 똥배가 나온건지는 모르겠다.

 

 

 

미토에서 머물렀던 '쏭티엔 호텔'은 메콩강 바로 옆에 위치해서

 

호텔 베란다에서 이런 좋은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전날 카메라가 든 핸들바 가방이 비에 젖어 렌즈에 습기가 차 버렸다. 덕분에 사진이 뿌옇다.

 

 

 

아침을 먹는데 커다란 도마뱀 한 마리가 벽에 붙어 있는게 눈에 띈다. 덩치가 좋은 아주 큰 놈이었다.

 

 

 

미토 시장의 입구

 

 

 

 

 

메콩강이 삶의 터전인 시장 사람들, 파인애플이 먹음직 스럽다.

 

 

 

 

세월이 흔적이 묻어있는 낡은 수레,그리고 나무로 만든 배를 씻는 사람.

 

미토에서 일상적인 풍경이다.

 

 

이분은 이른 아침부터 낮잠을 청하신다.

 

 

역시나 강가엔 쓰레기 들이 넘친다.

 

 

이제 일터로 향하는 배

 

 

이 배는 코코넛을 가득 싣고 있다.

 

 

 

미토의 도로는 호치민의 혼잡함과는 거리가 멀다.

 

한 아주머니가 베트남 전통모자 '농'을 쓰고 업힐을 열심히 오르신다.

 

 

미토의 어느 집,

 

이상하게 나는 깨끗한 새집보다는 이런 세월의 흔적이 서려있는 건물에 더 끌린다.

 

 

맛있는 베트남 커피를 마시며 더위를 식히고

 

 

다시 숙소로 와서 메콩강변의 낡은 집들이 펼쳐진 풍경을 감상한다.

 

 

늦으막한 오후가 되니 날씨가 선선하다.

 

미토도 대낮은 호치민과 마찬가지로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할 수 없으나

 

태양이 아래로 물러나면 메콩강변에서 불어오는 바람 덕분에 시원하다.

 

멋지게 폼을 잡은 이 씨클로 기사분이 "유 프롬 저판?"이라고 말을 건다.

 

한국에서 왔다니 일본사람같이 생겼단다. 그러면서 축구 좋아하냐고 나에게 묻는다.

 

사실 축구는 크게 관심없고 나는 야구팬이라고 말한다. 한국에선 야구가 더 대중적인 스포츠라고 이야기하니

 

베트남에선 야구가 인기가 없다고 말하신다. 박지성을 좋아한다고 손가락을 치켜드시는데 축구에 조금이라도

 

관심있는 베트남 사람들에게 박지성은 유명한 선수라고 하니 뿌듯해진다.

 

호치민에서 버스로 1시간여 거리에 위치한 미토는 '메콩 크루즈'를 위하여

 

호치민에서 당일치기로 방문하는 관광객이 대다수다.

 

나 역시 미토의 '메콩 크루즈'를 이용할 예정,

 

하지만 미토에 있는 여행사에서 신청을 하면 가격이 비싸다. 대략 20~25$정도

 

요구하는데 여행사에서 커미션을 챙기니 당연하다.

 

허나 사설 보트업자들에게 직접 배를 대여하면 훨씬 싼 금액에 할 수 있다.

 

아저씨가 메콩 크루즈 생각 있으면 본인이 아는 보트업자가 있다고 자기에게 말하란다.

 

그러고선 절대 여행사를 이용하지 말라고 귀끔해준다.맞는 말이다.

 

 

강변으로 향하니 무척이나 근사한 공원이 보인다. 

 

 

늦은 오후가 되니 강변 공원에 조깅을 하는 사람, 산책을 하는 미토시민들이 하나둘 눈에 띈다.

 

호치민과는 다르게 조그만 도시 미토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준다.

 

 

공원을 지나 강변을 따라 기분좋게 거닐고 있는데 오토바이를 탄 여자가 말을 걸어온다.

 

'잉'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는데 '메콩크루즈'에 관심이 있음 저렴한 가격에 제공해줄 수 있단다.

 

내일은 메콩 크루즈를 해볼 계획인지라 일단 얼마냐고 가격을 물으니 10달러라고 한다.

 

사실 미토의 메콩크루즈는 노말 가격이 20달러선이라 이 정도면 의외로 괜찮은 가격이다.

 

허나 단번에 오케이하지 않고 7달러로 네고해본다.

 

'잉'이 약간 어이없다는 듯 웃으면서 10달러면 엄청 싼 가격이라고 더 이상 할인은 힘들다고 한다.

 

그러면서 일단 자신의 배를 보여주겠다고 오토바이에 타란다.

 

그녀의 배를 보니 나룻배가 아닌 모터보트인데 외관상으로 괜찮아 보인다.

 

7달러를 계속 외쳤으나 웃으면서 거부하는 잉에게

 

명함을 받아 내일 전화하겠다고 하고 헤어진다.

 

 

 

호치민에서와 마찬가지로 딱히 할 일이 없음 걷고 또 걷고,

 

미토 서민들의 생활상이 펼쳐지는 골목으로 걸어 들어간다. 날씨가 선선해 기분좋게 걸어다닐 수가 있다.

 

 

 

나무 그늘 밑에서 장기를 두는 미토 시민,

 

담벼락 밑에 세워진 씨클로

 

 

 

 

강 건너 편에 한 줄기의 아름다운 무지개가 생겨났다.

 

흔하게 볼 수 없는 이런 자연현상은 나를 기분좋게 만든다.

 

그리고 어여쁜 무지개를 꼬마아이가 바라보고 있다.

 

꼬맹이 녀석이 벤치에서 내려와 이러저리 뛰어다니면서 재롱을 부리는데 그 모습이 사랑스럽다.

 

나는 꼬맹이 녀석과 무지개를 번갈아 바라보며 미토에서의 여유를 즐겨본다.

 

왠지 이 조그만 도시가 점점 좋아질 것 같은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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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1.06.25 09:21

    첫댓글 안녕하세요. 멋진 여행입니다.
    저도 이번 겨울 남북 자전거 종단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잠자리는 어떤지요.
    약 100km마다 잠잘 곳은 있는지..
    아님 텐트를 준비해야 하는지
    그리구 자전거 타기에 도로 사정은 어떤지요.
    기타 도움이 될 만한 것 있으면 좀 수고스럽니만 알려주세요.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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