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역이 지금의 자리(송현동)로 이전하기 전, 운흥동(경북 안동시 경동로 684)에 있을 때, 안동호반나들이길을 따라 월영교까지 자주 걸어서 왕복하곤 했다. 해가 지는 시각이면 월영교와 그 주변으로 조명들이 하나둘씩 켜지는데 매번 봐도 질리질 않는 아름다운 풍경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월영교 야경까지 보고 난 다음, 저녁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오는 것이 당일치기 여행을 마무리하는 최고의 방법이었다. 그러나 안동역 이전 후에는 멀어진 거리, 빠듯한 시간 탓에 쫓기듯 돌아가곤 해서 이후로 보지 못한 월영교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다.
이곳엔 단지 월영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인근에 안동민속촌과 안동시립민속박물관, 안동물문화관, 월영공원 등이 있으며 조금 더 나아가면 안동댐과 한국의 지베르니 또는 안동 비밀의 숲이라고 불리는 ‘낙강물길공원’ 까지 각종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따라서 안동을 자주 찾거나 2박 3일, 3박 4일 일정으로 방문한다면 하루 정도는 월영교 일대를 크게 묶어서 여행 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오늘은 구 안동역부터 안동호반나들이길을 걸으며 만난 풍경과 월영교, 월영공원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 안동호반나들이길 >
○ 주소 : 경북 안동시 성곡동 산30-6 (법흥교 ↔ 월영교 총거리 2.1 ㎞)
우리나라는 사계절이 모두 아름다운 곳이지만, 필자처럼 걷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5, 6월이 최적의 날씨가 아닌가 싶다. 옷차림이 가벼운 데다가 춥지도, 덥지도 않은 딱 기분 좋은 날씨. 거기에다가 안동은 산으로 둘러싸인 곳인 만큼 싱그러운 녹음 속을 걷다 보면 지친 마음이 치유되는 듯한 기분이 들 때가 많다. 안동에서 걷기 좋은 길이라 하면 '안동호반나들이길'을 빠트릴 수가 없다. '안동호반나들이길'은 안동시 승격 50주년을 기념하여 2013년 12월 준공된 산책로이다. 법흥교에서 월영교까지 약 2,080m(약 2.1 ㎞)로 1시간에서 1시간 10분가량 소요된다.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047078.jpg)
호반나들이길을 따라가면 건너편에 독립운동가 석주 이상룡 선생님의 생가인 ‘임청각’과 통일신라시대 전탑인 ‘법흥사지칠층전탑(신세동 칠층전탑)’, ‘고성이씨 탑동파 종택’을 볼 수 있다. 건너편에서 보니 자연과 어우러진 한옥의 모습이 더욱 운치 있게 느껴졌다.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300087.jpg)
곧게 뻗은 데크길을 걷다가도 수시로 계단과 마주하게 된다. 왕복하기만 해도 운동이 충분히 되기 때문에 산책 겸 운동 삼아 나온 시민들을 종종 볼 수 있다.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328428.jpg)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329714.jpg)
지칠 때쯤 저 앞에 월영교가 보이기 시작할 때면 다시금 기운이 솟는다. 아직 날이 밝아 월영교 야경을 볼 수 없다면 건너편으로 건너가 안동물문화관을 방문하거나 월영공원을 산책해 보자.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404901.jpg)
< 월영공원 >
○ 주소 : 경북 안동시 상아동 486
안동호반나들이길 건너편에 있는 월영공원에서 바라본 풍경이다. 두 장소를 이어주는 월영교는 어느 곳에서 봐도 참 멋스럽다.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506728.jpg)
월영공원은 바로 앞, 북적북적한 월영교에 비하면 한적한 편이라 조용히 사색을 즐기기 좋은 곳이다. 평범한 공원 같아 보이지만,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기리는 기념비가 놓여 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첫 방문 때 기념비에 새겨진 내용을 하나하나 읽어볼 때마다 숙연해졌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이곳에서 만난 기념비들을 소개해 본다.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518978.jpg)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526848.jpg)
① 일송 김동삼 어록비 [국가보훈처지정 현충시설]
‘일송 김동삼 어록비’는 일송 김동삼 선생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배우고 이어가기 위해 1999년 4월에 세워진 기념비이다. 김동삼 선생님은 ‘협동학교’를 세워 경북 북부지역에 구국 계몽운동의 장을 열었는데 나라를 빼앗기자, 김대락·이상룡 선생님과 함께 서간도로 망명하여 독립운동기지를 건설하였다고 한다. 1911년부터 20년 동안 만주에서 전개된 독립운동은 독립운동의 터전인 자치기관을 열고, 무장항쟁을 이끌며, 독립운동의 통합을 추구하였다. 김동삼 선생님은 1931년 하얼빈에서 일제에 붙들려 10년형 옥고를 치르다가 1937년 서대문형무소에서 순국하셨다. 이 기념비에는 선생님의 옥중 유언이 새겨졌는데 광복에 대한 간절한 열망이 담겨 있다.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656602.jpg)
② 정부인 안동장씨 기념비
경건한 몸가짐을 다짐하여
이 몸은 바로 어버이 몸
어찌 이 몸 공경치 않으랴
이 몸 욕되게 하는 일 있으면
바로 어버이 몸 욕되게 함이리니
이 기념비는 조금 다른 성격을 지녔는데 퇴계학맥이 영남에서 뿌리내리는데 장씨 부인의 부덕과 훈육이 큰 몫을 했음을 인정하며 세운 기념비이다. 기념비에 새겨진 시는 조선 후기 안동 출신의 여류 문인인 장씨 부인(1598-1680)이 10여 세 무렵에 지은 시라고 한다.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시문·서화에 능하였고 수리학에도 통달하였으나 15세 이후에는 사회적 풍조 때문에 재능을 감추고 부덕을 닦는 데만 열중하였다고 한다. 19세에 출가하여 이휘일, 이현일 등 대학자를 길러내었는데 이후, 아들 이현일의 출세에 따라서 정부인(貞夫人)에 추증되었다고 전한다. [참고: 향토문화전자대전]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0](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849450.jpg)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1](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1858594.jpg)
③ 3.1운동 100주년 안동 무궁화 기념 식수와 안동 삼일운동 기념비 [국가보훈처지정 현충시설]
우리나라의 국화인 무궁화는 '영원히 피고 또 피어서 지지 않는 꽃'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다. 3.1운동 100주년이었던 2019년, 이곳에 안동 무궁화를 심었다고 한다. ‘안동 3·1운동 기념비’는 안동지역에서 펼쳐진 3·1 독립선언과 만세운동을 기리기 위해 광복 40주년인 1985년 8월 15일에 세워진 것이다.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2](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2040868.jpg)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2051909.jpg)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2103312.jpg)
④ 6.25 참전용사 선양비 [국가보훈처지정 현충시설]
‘6.25 참전용사 선양비’는 한국전쟁 당시,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신 참전용사들을 기리고 또 감사하는 마음으로 세워졌다. 이처럼 월영공원이 우리나라를 위해 헌신하신 분들을 기억하기 위한 공간이어서 개인적으로 참 좋았다. 우리가 평화 속에 있는 것은 빼앗겼던 나라를 되찾고, 또 어렵게 찾은 우리나라를 지키기 위한 선조들의 치열한 항쟁과 희생 덕분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5](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2111418.jpg)
< 안동의 밤과 월영교 >
○ 주소 : 경북 안동시 상아동 569
‘월영교(月暎橋 : 달이 비치는 다리)’는 폭 3.6m, 길이 387m에 이르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나무다리(목책교)라 한다. ‘월영’이라는 이름은 유난히 ‘달’과 연관이 많은 이 지역의 유래에서 착안하여 시민들의 참여로 선정된 이름이다.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6](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2301519.jpg)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7](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2309101.jpg)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8](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2318474.jpg)
해 질 무렵, 월영교 중심에 있는 월영정(팔각정)을 오르면 하늘과 구름, 산과 무수한 불빛들을 거울처럼 반영한 안동호와 석양을 볼 수 있다. 어둠이 내려앉는 시각, 월영교에는 화려한 조명이 켜지는데 서서히 감색으로 변해가는 하늘과 이 조명들이 만들어 내는 풍경은 밤하늘의 별처럼 아름답다.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19](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2330450.jpg)
![안동호반나들이길과 월영교20](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s%3A%2F%2Fstorage.doopedia.co.kr%2Fupload%2F_upload%2Fimage5%2Ftravel%2Feditor%2F2022%2F12%2F02%2F20221202152337255.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