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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온천은 60-70년대 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최고의 신혼여행지였습니다.
결혼식을 마친 신혼부부들이 들뜬 마음으로 신혼여행을 와서
온천욕도 즐기고 먹고 마시며 돌아갈 때는 선물까지 가득 준비했을 터이니
장사가 얼마나 잘 되었겠어요?
80년대 들어서며 선호하는 신혼여행지로 제주도가 부상하면서
온양의 경기도 덩달아 시들해 졌지만
1호선 전철이 천안을 거쳐 온양온천으로 연결되면서
지금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는군요.
온양전통시장은
샘솟는 거리, 맛내는 거리, 멋 내는 거리로 구역이 형성되었답니다.
‘샘솟는 거리’는 온양전통시상에서 가장 넓고 긴 골목으로
온천도시의 특색을 살려 온천 족욕을 체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잡화류를 판매합니다.
‘맛내는 거리’는 이름처럼 먹을거리로 가득합니다.
단돈 3,000원짜리 선지국밥을 파는 가마솥선지국밥,
2,500원 하는 잔치국수는 홍두깨칼국수, 소머리국밥을 파는 새벽집,
삼색 호떡집, 모두가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습니다.
재래시장 어디고 그렇듯 꽈배기, 도넛, 만두, 순대, 어묵.... 등
저렴한 서민 음식들로 가득하지요.
온궁로 라고도 불리는 ‘멋 내는 거리’는
온천을 상징하는 조형물과 브랜드 의류매장이 밀집하여
젊은이들이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온양온천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온천이기도 합니다.
치료 효능이 탁월하다는 알카리성 온천으로
피부병, 부인병, 신경통, 위장병, 피부미용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온천욕의 효능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저와 같은 사람에겐
그저 하는 이야기로 밖에는 들리지 않지만 말입니다.
신정호수를 한 바퀴 걸었는데도 저녁생각이 별로였는지
그냥 전철타고 바로 올라갔으면 하는 표정입니다.
해가 졌는데도 올라갈 기미를 보이지 않는 내 눈치를 슬며시 살피더니
결심 한 듯 한마디 건네십니다.
“소화는 덜 되었는데 그냥 가면 서운해 할테니 어디 가서 한 잔 하고 가자고....”
의역하면 이런 이미입니다.
"난 술 생각 별론데 니 생각해서 한 잔 마셔줄께...."
사실, 그냥 올라가자 해도,
이대로 올라갈 생각도 없었지만 말입니다....ㅋㅋ
그렇게 해서 찾아가게 된 식당입니다.
1980년에 개업을 했다하니 오래 되기도 하였고, 24시간 영업을 하는 곳이랍니다.
작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본점과 2호점이 마주하고 있는
쌈밥과 오삼불고기 전문점이라는군요.
40여년 전부터 길 건너 본점은 친정엄마가
그리고 여기 2호점은 그 뒤에 딸이 가게를 내게 되었답니다.
음식 종류는 많은데 한 눈에 들어오는 안주거리가 없습니다.
분위기를 보아하니 술 보다는 밥 위주로 영업을 하는 밥집입니다.
어쨌거나 소주 두 어병 마시는데 다른 안주를 찾아 다시 나서기도 그렇고
자리를 잡고 제일 만만한 오삼불고기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찾는 맛 집은 맞아 보입니다.
한쪽 벽면엔 그동안 방문했던 유명인의 사인을 받아
표창장처럼 정성스럽게 걸어 두었습니다.
지방의 작은 소도시라고 해서 코로나로부터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마스크 착용과 방문자의 연락처를 기록할 수 있도록
테이블 한 자리를 빼서 안내하고 있습니다.
주문한 오삼불고기와 기본 찬이 세팅되었습니다.
역시나 밥집답게 공깃밥을 같이 내어 줍니다.
이게 아닌데 싶어
공깃밥은 이따가 주문하면 그때 가져다 달라고 물리고 소주와 막걸리부터 주문합니다.
막걸리는 이 동네 막걸리로 ‘아산 맑은 물 생막걸리’입니다.
아까 점심에 내장탕 먹으면서 잔술로 마신 바로 그 막걸리지요.
오삼불고기는 맛은 어땠을까요?
일단 내 입맛에는 달고 텁텁합니다.
우리 동네 사무실 주변에 오삼불고기를 썩 잘하는 식당이 있지요.
거기 생각하며 주문했는데 가격은 비싸면서도
맛은 훨씬 못하다며 음식 평가가 시작됩니다.
어딜 가나 음식 만든 사람은 그 집 주방에 있는데
혼이 나는 것은 왜 항상 내가 되는 것일까요?
당신이 찾은 맛 집 치고 성공한 곳이 드물다는 둥
이걸 돈 받고 파냐는 둥
내가 만들어도 이보단 맛있다는 둥
당신이나 다 먹으라는 둥....
“그래 당신이 만드는 오삼불고기가 이거 보다 백배는 맛있다”
이렇게 한마디 하고 훈훈하게 마무리 했어야 할 것을
고놈에 입이 방정이라고....
“이 집이 40년 넘게 영업을 이어오고 있고,
SNS 후기에 좋은 평도 많고,
저렇게 유명인들 사인도 걸어 놓고.....
그렇다는 것은 우리 말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이 집 음식에 만족한다는 거야” 라며
되지도 않는 훈수를 했다가 매만 벌고 말았네요.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요?
그런다고 술 맛이야 떨어지겠어요?
막걸리 한 병에 소주 두 병 다 마시고 나왔지요.
올라가기 전에 시장가서 뭐라도 살거 있나 보고
주전부리라도 하고 가야 한다며, 공깃밥은 생략하는 것으로 하고....
어둠이 내린 시장은 한 낮의 풍경보다는 한산해 졌습니다.
부지런한 사람들은 물건을 들이고 포장을 치며 퇴근준비로 분주합니다.
부지런하다는 표현은 새벽부터 장사 준비하며 시장을 여는 사람들에게 써야 어울리는데
서둘러 일찍 문 닫고 퇴근하는 사람에게도
부지런하다는 표현이 맞는 것인지 아리송 하긴 하군요.
낮부터 명태 껍데기를 사느니 마느니,
전철 타고 가는데 들고 갈 수 있느냐며 다짐까지 받더니
결국 한보따리를 계산합니다.
며칠 전 아침 방송에서 명태 껍데기에 콜라겐이 많아
피부미용에 좋고 어쩌고...., 한 참을 집중해서 보더군요.
결국은 지름신이 강림하사 생전 사지 않던 북어 껍데기를 들고는
부각으로 만들어 먹으면 맛이 좋다며 음식 설명까지 합니다.
부각으로 만들어 놓고 파는 반찬가게도 있드만
만들어 놓은 것을 사면 편할 것을
뭐하러 귀찮게시리 손수 만들겠다고 하는 것인지....
오늘 여행의 마지막 코스는
온궁로 문화의 거리 포장마차의 군것질입니다.
이걸 먹겠다며 오삼불고기에 막걸리 마시면서
같이 내어주던 공깃밥도 손사래를 쳤으니....
요건 야채호떡 이랍니다.
보통의 호떡보다 두툼하게 당면과 야채를 가득 넣고
잘람잘람 감길듯 하게 기름에 튀겨 냅니다.
어묵꼬치, 번데기, 붕어빵...... 먹다 보면
끝도없이 들어가는 추억의 간식거리입니다.
온양온천역 앞으로 빈 택시들이 길~게 줄지어 섰습니다.
택시의 영업률도 경기의 흐름을 읽는 지표 중에 하나라고들 합니다.
일요일이라지만 바쁠 저녁 시간에 빈 택시들로 가득한 풍경은
온양의 경기도 예전 같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이곳 온양온천역을 관통하는 철도는 장항선입니다.
충남 천안에서 시작해 서해안을 따라 전라북도 군산과 익산을 연결하는
총연장 154.4㎞의 철도노선이지요.
장항선(長項線) 철도는
조선경남철도주식회사에 의하여 충남선이라는 이름으로 건설된 사설철도였습니다.
1922년 천안역 - 온양온천역 구간이 처음으로 개통되었고,
1931년에 남포역 - 판교역 구간이 개통됨으로써 전체 구간을 개통하게 됩니다.
광복 이후 1946년, 사설철도 및 부대사업 일체에 대한 국유화조처에 따라
다른 사설철도들과 함께 국유화됩니다.
1955년에 종착역인 장항의 이름을 따 장항선으로 개칭되었습니다.
2008년에는 장항선이 금강 하구를 건너 전북의 군산과 익산으로 연결됩니다.
금강에 가로막혀 충남 장항이 종착역이었던 장항선이
천안에서 온양을 거쳐 장항, 전라북도 군산, 익산까지 충청남도와
전라북도의 평야지대를 남북으로 가로질러 가면서,
예산, 홍성, 광천, 대천 등 이 지방의 주요한 도시들을 거의 지나고 있어
충청남도 남서부 지역의 매우 중요한 교통축이 되었습니다.
또한 전라북도 익산까지 노선이 연결됨으로써
전라북도 서북지방과 충청남도 서남지방 간의 교류확대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예전에는 온양온천에서 기차를 타고 광주나 목포에 가려면
천안역에서 호남선을 이용해야 했지만 2008년 부터는 곧바로 금강을 건너고
익산, 광주 목포까지 직통으로 이용이 가능해 졌다는 것입니다.
어려서 산골 촌놈이었던 나는 차멀미를 심하게 했습니다.
그런데 유독 기차는 견딜 만 했답니다.
그 당시의 기차는 창문을 위아래로 여닫을 수 있었고
달리는 기차의 승강구 계단에 매달려 얼굴 가득 찬바람을 쐴 수도 있었지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버스보다는 기차를 자주 이용하게 되었고
그런 기억 때문인지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기차가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기차는 가까스로 억누르고 있던 역마살을 흔들어 깨우기도 하지요.
아지랑이 아른거리는 선로 위로 아득하게 멀어져 가는 기차를 보고 있으면
하던 일도 멈추고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은 생각이 울걱 치민답니다.
때마침 플랫폼에는 붉은색 기관차를 앞세운 하행선 무궁화호가 들어옵니다.
내가 타야할 열차가 집으로 돌아가는 전철이 아니라 바로 저 무궁화호 야간열차였다면,
돌아가는 여행길 대신, 어디론가 나서는 출발이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삼켜 봅니다.
온양온천과 관련한 설화 한 토막을 소개하면서
오늘의 이야기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옛날 온양 땅에 절름발이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할머니는 외아들을 장가보내려 하였으나, 살림도 넉넉지 않은데다가
할머니마저 절름발이여서 며느리 구하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생각다 못한 할머니는 부처님께 빌어보기로 했는데, 어느 날 밤 부처님이 꿈에 나타나,
내일 마을 앞 논에 날아오는 학을 자세히 보면 할머니의 다리도 고칠 수 있고,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라고 하였다.
다음 날 과연 학 한 마리가 날아와,
앉은자리 근처를 뱅글뱅글 돌며 깡충깡충 뛰기 시작했다.
할머니도 학을 따라 깡충깡충 뛰는 가운데 사흘이 지나자,
학은 어디론가 날아가 버렸다.
할머니가 놀라 논으로 달려가 보니, 논에 있던 물이 펄펄 끓고 있었다.
할머니는 뜨거운 물에 다리를 담갔다.
열흘째 되던 날 절룩거리던 다리가 씻은 듯이 낫자,
할머니는 너무 기뻐 덩실덩실 춤을 추었다.
이 소문이 동네에 퍼지자,
부처님이 알아본 사람이라 하여 아들은 마음에 드는 아가씨와 결혼을 하게 되었고,
그 뜨거운 물에 몸을 담가 병을 고치려는 사람이 줄지어 몰려들었다.
이것이 온양 온천의 시초라 한다.
출처 : 천재상식백과읽을거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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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난 저번일요일 경동시장에 들러 북어껍질 사서 부각해 먹었어요.
약간의 소금만 뿌려서 먹었는데 엄청 고소해요~ ^^
설 연휴에 주문진을 지나게 되었는데
거기서도 북어 껍질을 한보따리 집더라고요~ㅎㅎ
TV방송의 힘이 엄청납니다~ㅎㅎ
온천이 그립네요.
목욕탕가고싶당
그러네요~
요즘 코로나 여파로 목욕탕에 가는 것도 금기사항의 하나가 되었네요~
한 때는 술마신 다음 날은 사우나에서 땀 빼며
축 늘어져 숙취를 달래던 시절도 있었는데.......
진짜 온천은 커녕 목욕타이라도 실컷 가고 싶네요...
온양온천의 설화 재밋네요~
그래도 지금은 집집마다 욕실이 있으니 얼마나 다행이예요~
옛날처럼 재래식 부엌에 재래식 화장실에서 살았다면
요즘 같은 시국에는 때 좀 끌어안고 살았을텐데....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