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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무
강화, 김포의 특산 채소로 순무가 있다. 삼국지에서 제갈량 휘하의 수십만 군사가 군
량채소로 순무를 재배하여 먹었다 하여 얼핏 맛은 배추 밑둥 같고 잎은 무잎 같으나,
실은 겨자과에 속한다.
순무는 수백 명에 달한 궁중의 궁녀와 내명부의 미용을 가꾸던 미용식품인 동시에 구
황식품이었다.
김장철에 순무, 쪽파, 고춧가루를 밴댕이나 곤쟁이젓을 넣고 버무려 석박지를 담그는
데, 여기에는 '고수'라는 미나리과의 향초가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강화에서는 순무짠지가 이듬해 6월까지 저장식품으로 인기가 높다. 일본에서도 강화것
만 못한 순무로 짠지를 만들어 귀하게 먹는다. 순무짠지에서 '라브레균'을 분리하여
항암식품으로 전세계에 팔고 있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순무의 잎에는 시금치보다 비타민 C가 많으며, 순무잎 주스는 기미, 주근깨를 없애 여
성미용식품으로 통한다. 순 또한 옛부터 나이를 거꾸로 먹게 하는 항노화 식품으로 알
려져 있다.
순무씨에서 짜낸 기름은 눈을 밝게 해주며, 젊은 여성이 매일 한 숫갈씩 2개월을 먹으
면 왕을 뇌살시킬 정도로 눈이 고운 여인이 된다 했다. 미인의 첫 조건은 눈이 매력적
이고 초롱초롱 빛나야 하는데, 옛 여성들은 눈을 아름답게 하는데 이 순무씨 기름을
사용했다.
<동의보감>에 순무는 오장을 이롭게 하고 몸을 가볍게 하며 기를 늘려준다 되어 있다.
순무는 소갈(당뇨), 적취(양성, 악성종양)을 다스리는 데도 소용이 되었고 간염, 위
염, 설사, 숙취에도 잘 듣는 약용식물이다.
숙취에 순무잎 주스가 한몫 한다. 늦가을 노란 배추속대와 함께 적당한 크기로 썬 순
무와 쌀뜨물을 준비해 쌀뜨물에 토장을 푼 다음, 멸치나 마른 새우를 넣고 끓이다가
준비한 배추속대와 순무를 넣어 끓인 죽은 어린이나 노인 허약자의 보양식이 된다.
강화군청은 순무로 유산균 발효음료, 착즙음료(주스), 순무즙, 순무정과, 순무스낵,
순무칼국수 등 가공식품을 상품화하기 위해 연구중이라 한다.
동지를 전후하여 석화와 동어(숭어의 치어)에 순무석박지를 같이 자주 먹으면 몸이 날
아갈 듯 가벼워지며, 부인 앞에 고개 숙인 남성은 힘이 되살아난다.
처갓집을 찾는 사위에게 석화를 먹이는 우리 옛 풍습 또한 과학적인데, 거기에 순무김
치와 동어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로 사위의 양기가 솟게 된다.
강화의 순무석박지가 제대로 맛을 간직한 채 일본에 상륙한다면, 일본인들의 입맛을
놀라게 하여 순무김치를 인삼 다음으로 많이 수입해 갈 것이 분명하다. 상품화에 성공
한다면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식품 제1호가 될만한 것이 바로 순무이다.
음식으로 병을 막고 다스리는 자연의학이 서구사회에서 '대체의학'의 한 분야로 크게
각광을 받는 시점에서 순무를 새삼 주목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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