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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13-14시즌도 얼마 안 남았네요.
오래간만에 지난 12-13 시즌 리뷰 글 한 번 올려봅니다.
감독열전 명장편입니다.
제 블로그가 출처이고요 평어체 양해 부탁드립니다.
지난 12-13시즌을 마친 후 시즌 리뷰 포스팅 중 점프볼에 실렸던 기사를 다시 한 번 정리해 봤다.
점프볼에는 1편과 2편 둘로 나뉘어서 올라간 바 있었다.
시작하면서 손가락 한 번 꾸~욱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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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13시즌을 돌아보면서 먼저 지난 시즌 최고의 감독 9명을 꼽아 보았다.
다음 편에는 시즌 최악의 감독 편이 이어질 예정이다.
9위 존 톰슨 3세 (조지타운, 시즌 종합 전적 25승 7패(빅이스트 전적 14승 4패), NCAA 토너먼트 64강)
- 존 톰슨 감독은 사실 여기에 올려 놓으나 최악의 감독 대열에 올려 놓으나 별 차이가 없을 만한 시즌을 보냈다. 프리시즌 랭킹 안에도 들지 못했던 조지타운을 강호들이 득실한 빅 이스트 컨퍼런스에서 정규 시즌 공동 우승을 차지했고 빅 이스트 토너먼트 4강에 올라 시라큐스에게 연장 접전 끝에 패했다. 무엇보다도 조지타운은 컨퍼런스 재편성으로 인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종지부를 찍은 숙명의 라이벌 시라큐스와의 정규 시즌 홈 앤드 어웨이 라이벌전 시리즈를 스윕했다.
존 톰슨 감독은 2학년 오토 포터 주니어가 거의 홀로 이끌다시피한 조지타운 팀을 빅 이스트 정규 시즌 공동 우승의 자리에까지 올려 놓을 정도로 꾸준한 모습을 보였다. 톰슨 감독은 특유의 프린스턴 오펜스와 지역 방어를 적절히 섞은 수비로 특유의 조직력의 농구를 보여줬다. 조지타운은 2연패를 당하면서 빅 이스트 일정을 시작했지만 끝내 빅 이스트 일정 내내 네 번의 패배 밖에는 기록하지 않았다.
NCAA토너먼트에서는 2번 시드를 받아 그 때까지 무명에 가까웠던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에게 첫 경기에서 업셋을 당하는 쓰라림을 맛봤지만 톰슨 감독은 이번 시즌을 통틀어 본다면 훌륭한 지도력을 보여줬고 이번 시즌 최고 감독 클럽에 꼽히기에 손색이 없었다.
8위 데이너 얼트먼 (오레건, 시즌 종합 전적 26승 8패(팩12 전적 12승 8패), NCAA 토너먼트 16강)
- 그동안 UCLA와 애리조나가 애리조나가 양분하다시피 해 온 팩12 농구에서 지난 시즌 오레건 대학교의 약진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오레건 대학교는 미식축구가 훨씬 더 인기가 많고 사랑받는 학교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농구는 주목을 덜 받는 편이다. 그러나 오레건 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나이키 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얼마전 최신식 농구장인 매튜 나이트 아레나를 완공하고 데이너 얼트먼 감독을 영입하면서 오레건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한 성장을 이뤘고 마침내 이번 시즌에는 컨퍼런스 일정이 시작되자마자 애리조나와 UCLA를 잇따라 격파하면서 7연승을 달렸고 팩12 우승권을 위협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무서운 상승세를 타던 오레건에 돌발 변수가 발생하고 말았다. 신입생 주전 포인트 가드 도미니크 아티스가 왼쪽 발 부상을 입어서 무기한 결장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오레건은 곧바로 3연패에 빠지면서 절대절명의 위기를 맞았다. 그러나 팀의 에이스 EJ 싱글러가 분전하고 3학년 포인트 가드 조나단 로이드가 아티스의 자리를 메꾸면서 컨퍼런스 일정 속에서 생존에 성공했다. 특히 이란 출신 알사란 카제미를 리바운드만 전담해서 잡아내는 '오레건판 강백호'로 활용한 것은 얼트먼 감독의 탁월한 안목이 성공한 한 수였다. 얼트먼 감독은 효율적인 8인 로테이션을 돌렸고 코트 위의 선수들은 철저하게 분업화된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
결국 오레건은 팩12 정규시즌은 공동 2위를 차지했고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컨퍼런스 토너먼트에서는 결승전에서 UCLA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기에 이르렀다. NCAA토너먼트에 확실한 자동 출전권을 획득하는 순간이었다. 얼트먼 감독은 오레건의 사령탑으로 부임한 지 3년만에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그런데 토너먼트 선정 위원회가 오레건에 부여한 12번 시드는 아무리 봐도 너무 낮은 것이었다. 오레건은 이에 보란 듯이 NBA드래프트 전체 3순위 내 픽이 확실히 되던 마커스 스마트가 분전한 5번 시드의 오클라호마 주립대를 첫 경기에서 두자릿수 점수차로 격파하고 내친 김에 32강전에서는 4번 시드의 세인트 루이스까지 거의 20점 가까운 점수차로 꺽는 파란을 일으켰다. 이 경기에서 이란 특급 카제미는 리바운드만 16개를 잡아내는 '강백호급' 활약을 선보였다. 16강에 진출한 오레건은 우승팀 루이빌에게 제압을 당하면서 탈락했지만 얼트먼 감독은 오레건을 일약 팩12의 강자로 탈바꿈했고 이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컨퍼런스 올해의 감독상까지 수상했다.
7위 마이크 슈셉스키 (듀크, 시즌 종합 전적 30승 6패(ACC 전적 14승 4패), NCAA 토너먼트 8강)
- 마이크 슈셉스키 전 미국대표팀 감독이자 듀크대 감독은 지난 시즌 기준으로 본다면 최악의 감독이었다. 오스틴 리버스라는 걸출한 신입생을 받았음에도 무명 리하이와의 NCAA토너먼트 1회전에서 탈락하는 치욕은 슈셉스키 감독의 명성과는 어울리지 않는 결과였다.
이번 시즌 시작 전에도 듀크는 크게 주목받는 팀이 아니었다. 프리시즌 랭킹도 5위권 밖이었고 지난 시즌 리하이에게 당한 1회전 탈락의 아픔과 충격이 아직도 가시지 않은 것처럼 보였다. 게다가 지난 시즌 팀 내 득점 1위였던 신입생 센세이션 오스틴 리버스가 조기 NBA행을 선언하면서 전력에 큰 공백이 생긴 것처럼 느껴졌다. 신입생 리버스가 모든 걸 해결해 주다가 이제는 그가 빠진 팀에서 과연 팀의 '해결사' 즉 go to guy 역할은 누가 해줄까가 관건이었고 시즌 시작 직전 주전 베테랑들의 부상 소식마저 들리면서 듀크의 이번 시즌은 기나길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듀크는 완전히 다른 팀 색깔을 보여줬다. 4학년 포워드 메이슨 플럼리는 어설픈 고질적인 골밑 움직임을 개선하면서 전미 올해의 선수상 후보급 빅맨으로 급성장했고 세스 커리는 고질적인 정강이 부상에도 불구하고 일차원적인 외곽슈터 뿐만이 아닌 입체적인 득점원 역할을 했다. 컨퍼런스 일정이 시작되기 직전 4학년 포워드 라이언 켈리가 발목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게 되기 전까지만 해도 듀크는 강력한 우승 후보의 전력을 보이면서 전미 랭킹 1위로 순항하는 모습이었다.
슈셉스키 감독은 리버스가 빠진 공백을 라쉬드 술레이먼이란 걸출한 신입생으로 훌륭하게 메꾸게 했다. 술레이먼은 외곽슛과 돌파력 등 득점력 뿐 아니라 공을 가진 선수에 대한 수비까지도 훌륭한 기량을 갖춰 팀에 대한 기여도가 그 전 시즌 오스틴 리버스보다 오히려 더 나았다. 게다가 듀크는 사실상 골 밑에서 몸싸움이 가능한 빅 맨이라고는 메이슨 플럼리 밖에 없는 상황에서 얇은 포워드 선수층을 갖고도 4학년 포워드들의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시즌 내내 골 밑 싸움에서 밀리지 않았다. 이를 바탕으로 듀크는 이번 시즌 초반 전미 랭킹 2, 3, 4위 팀들인 루이빌과 켄터키, 그리고 오하이오 주립 등을 잇따라 격파하며 고공 비행을 했고 컨퍼런스 일정 중에는 라이벌 노스캐롤라이나와의 홈 앤드 어웨이 시리즈를 스윕하기에 이르렀다.
비록 ACC 토너먼트 첫 경기에서 매릴랜드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초반 탈락하는 바람에 NCAA 토너먼트에서는 다 잡은 것처럼 보였던 1번 시드를 받지 못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이미 시즌 초반 격돌한 바 있는 루이빌과 같은 지구에 속하는 대진표를 받는 불운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아니나 다를까 8강에서 루이빌과 리턴 매치가 이뤄졌다. 이미 시즌 중 승리를 거둔 바 있는 팀과의 리턴 매치는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상당한 부담이 따르기 마련이다. 끝내 8강에서 루이빌에게 큰 점수차로 패했고 루이빌은 여세를 몰아 우승까지 거머쥐는 기세를 보였다. 켈리의 부상으로 인해 시즌 중 듀크의 전체적인 전력에도 큰 공백이 생겼고 켈리가 복귀한 이후에도 듀크는 그 이전에 보여줬던 우승 후보의 면모를 끝끝내 살리질 못했다. 이같은 불운은 결국 이번 시즌을 토너먼트 8강에서 마무리하는 결과로 이어졌지만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던 데다가 주전들이 만성적인 부상에 시달린 시즌이었기에 개인적으로 토너먼트 8강을 달성한 마이크 슈셉스키 감독의 지도력은 평가할 만했다.
6위 짐 베이하임 (시라큐스, 시즌 종합 전적 30승 10패(빅이스트 전적 11승 7패), NCAA 토너먼트 4강)
- 개인적으로 지역 방어만을 고집하는 짐 베이하임 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베이하임 감독의 '온리(only)' 지역 방어 전술이 단판 승부인 토너먼트에서 창의적이고 순발력 있는 전술 변화에 둔감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는 건 그동안의 기록이 증명해 준다. 시라큐스는 2000년대 동안 칼멜로 앤써니를 앞세워 우승한 2003년을 제외하고는 파이널 포는 커녕 8강에도 단 한 번도 들질 못했다. 그러나 지난 2012년 8강에 이어 올해 파이널 포 진출까지 베이하임 감독은 꾸준한 지도력을 보여줬다. 특히 지난 시즌을 끝으로 NBA 드래프트 로터리픽인 디온 웨이터스와 4학년 베테랑들인 스쿨 잘딘, 크리스 조셉 등을 잃었지만 이번 2012-13시즌에는 전 시즌 내내 벤치를 지켰던 2학년생 마이클 카터-윌리엄스를 주전 포인트 가드로 과감하게 기용했고 그동안 1번 역할을 했던 4학년 브랜던 트리쉬를 2번 자리로 돌렸다. 이는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들어 맞았다. 마이클 카터-윌리엄스는 NBA드래프트 1라운드급 재능을 발휘하면서 빅 이스트 컨퍼런스 최고의 포인트 가드 수준의 기량을 보여줬다. 이처럼 안정된 백코트의 힘을 바탕으로 시라큐스는 시즌 뿐 아니라 토너먼트에서도 승승장구했다.
시라큐스는 또 시즌 동안 고학년의 노련한 득점원 제임스 서덜랜드가 학력 미달로 컨퍼런스 일정 중 출전을 못했지만 별다른 흔들림 없이 정규 시즌을 마무리했고 컨퍼런스 토너먼트 결승전에서는 전반 한 때 16점차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루이빌에게 오히려 17점차로 거짓말같은 역전패를 당하면서 토너먼트를 맞이하는 흐름을 잃을 뻔했다. 그러나 토너먼트에서는 특유의 지역 방어가 빛을 발하면서 상승세를 탔고 끝내 16강에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찍은 우승후보 인디애나를 격파했고 8강에서는 빅 이스트의 라이벌 마켓과의 리턴 매치에서 승리를 거뒀다.
5위 존 빌라인 (미시건, 시즌 종합 전적 31승 8패(빅텐 전적 12승 6패), NCAA 토너먼트 준우승)
- 존 빌라인 감독 덕분에 미시건 대학교는 한동안 잃어 버렸던 농구 명문의 명성을 되찾았다. 지난 2000년대 미시건은 라이벌 미시건 주립의 선전과 빛에 가려 여러 해 동안 침체기를 겪었다. 그러나 빌라인 감독의 꾸준한 리크루팅과 수비 강화를 기본으로 한 지도력은 미시건을 점차 전국적인 무대로 다시 올려 놓기 시작했고 이번 시즌 드디어 그 결실을 맺었다.
빌라인 감독 수비 전술의 특징은 맨투맨 수비와 적절히 조화된 백코트 프레스에서 비롯되는 1-3-1 지역 방어. 전미 최고 수준의 백코트인 팀 하더웨이 주니어와 트레이 버크가 버티고 있었기에 빌라인 감독의 1-3-1 프레스는 빛을 발할 수 있었다. 특히 이같은 미시건의 숨막히는 수비는 토너먼트 16강전이었던 캔사스 전에서 위력을 발휘했다. 이 경기에서 미시건은 경기 종료 2:30를 남기고 캔사스에 무려 10점차로 뒤지고 있었다. 그런데 미시건 가드진의 수비는 캔사스의 결정적인 턴오버를 유도했고 끝내 캔사스의 자유투 실책 등 행운이 겹치면서 3점차로 뒤지고 있던 상황, 마지막 경기 종료 6초를 남기고 미시건의 포인트 가드 트레이 버크가 던진 머나먼 3점슛이 꽂히면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어내면서 경기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결국 미시건이 연장에서 극적인 2점차 승리를 거뒀고 미시건은 이 승리를 스프링보드 삼아 내친 김에 결승까지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빌라인 감독은 전술적인 면 뿐만이 아니라 걸출한 신입생들을 발굴해 내는 능력까지 발휘했다. 미시건의 이번 시즌이 놀라웠던 것은 백코트의 3학년 팀 하더웨이 주니어와 2학년 트레이 버크를 제외하면 팀내 득점과 리바운드에서 가장 큰 활약을 보인 것은 1학년들이었다는 사실이다. 신입생 파워 포워드 미치 맥게리와 윙맨 글렌 로빈슨 3세, 그리고 슈터 닉 스타우스커스의 활약은 시즌내 경기를 거듭할 수록 점점 더 빛을 더해갔다. 특히 맥게리는 시즌 내내 경기당 평균 득점 한 자릿수에 그치다가 정작 중요한 NCAA 토너먼트에 때맞춰 전미 올 아메리칸 급의 골 밑 활약을 펼치면서 미시건의 토너먼트 선전을 도왔다. 시즌 내내 기대에 못 미치던 모습을 보였던 미치 맥게리가 토너먼트에서 폭발적인 득점력과 리바운드 능력을 보이자 심지어 미시건 팬들 사이에서는 이미 맥게리의 NBA 드래프트 1라운드급 잠재력을 미리 알아본 빌라인 감독이 맥게리가 1학년을 마치고 곧바로 NBA 드래프트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시즌 중에는 출장 시간을 조절하다가 포스트 시즌에서 중용했다는 음모론까지 나왔을 정도였다.
아무튼 빌라인 감독은 12-13시즌 미시건을 준우승으로 이끌었을 뿐 아니라 트레이 버크에게 올해의 선수상을 안겨 줬다. 이같은 업적은 빌라인 감독을 지난 시즌 최고의 감독 대열에 올려 놓기에 충분했다.
4위 그렉 마셜 (위치타 주립, 시즌 종합 전적 30승 9패(MVC 전적 12승 6패), NCAA 토너먼트 4강)
- 파이널 포에 올라간 네 팀의 감독 중 한 명이라도 지난 시즌 최고의 감독 자리에 올려 주지 않는다면 섭섭하게 생각할 것이다. 이번 NCAA토너먼트 최후의 신데렐라였던 위치타 주립의 그렉 마셜 감독은 위치타 주립의 파이널 포로 이끌면서 자신의 팀을 이번 12-13시즌의 '버틀러'로 만들어 놨다. 그도 그럴 것이 위치타 주립의 스타일은 지난 2010, 11년 2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했던 버틀러 대학교와 유사했다. 위치타 주립은 코트 위의 모든 선수들이 찰거머리처럼 달라붙는 수비와 백 코트와 프런트 코트를 가리지 않는 적극적인 박스 아웃, 그리고 팀 전원이 유기적으로 공을 돌리면서 누구든 오픈된 선수를 찾아 점프슛을 성공시키는 조직력을 갖추고 있었다. 여기에 한 번 터지기 시작하면 멈출 줄 모르는 외곽슛 능력은 토너먼트 내내 상대편을 괴롭혔다.
이번 토너먼트에서 위치타 주립은 9번 시드를 받아 32강전에서 1번 시드의 곤자가를 탈락시키기에 이르렀다. 특히 이 경기에서 마셜 감독은 탁월한 경기 운영 능력을 보여줬다. 전반 한 때 위치타 주립이 13점차까지 리드했던 점수차가 후반에 역전되면서 후반 중반 오히려 뒤진 점수차가 8점차까지 벌어졌다. 대개 이럴 경우, 이른바 '그러면 그렇지' 양상이 나타난다. 토너먼트 초반, 시드가 낮은 약팀이 시드가 높은 강팀을 만나 경기 초반 분위기를 타고 나가다가 이내 강팀이 상대편 전술에 적응을 하고 더 나은 개인기와 기량으로 후반 초반 내지 중반 쯤 역전에 성공하고 그대로 점수차를 벌리면서 경기를 끝내 버리는 경우이다. 약팀은 자신들이 리드했던 경기를 역전까지 당했다는 심리적 아쉬움과 부담감이 선수들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으면서 결국 자신들이 짠 작전대로 경기를 펼쳐 나가지 못하고 승부를 그르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위치타 주립의 그렉 마셜 감독은 8점차로 점수차가 벌어졌을 때 곧바로 작전 타임을 불러 선수들을 진정시켰고 선수들에게 전반 앞서고 있던 것은 완전히 머리 속에서 지워버리고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지금부터 다시 경기에 임할 것을 지시했다. 작전 타임 직후 위치타 주립은 자신들의 스타일을 다시 찾아가기에 이르렀다. 3점슛을 성공시키고 끊임없이 바스켓을 공략했다. 외곽슛이 다시 터지면서 흐름은 다시 넘어왔다. 그렉 마셜 감독은 선수들에게 경기가 막판에 이르자 선수들에게 단 두 가지에만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외곽슛과 자유투였다. 그리고 결국 선수들이 이에 응하면서 거함 곤자가를 격침시키기에 이르렀다.
위치타 주립은 여기에서 자신감을 얻었고 대진운까지 겹치면서 16강에서 라셀, 8강에서 오하이오 주립을 각각 꺾고 파이널 포에 올랐다. 사실 위치타 주립은 시즌 내내 크게 주목을 받지 않으면서 조용히 시즌을 치렀다. 소속 미주리 밸리 컨퍼런스에서도 라이벌 크레이튼에게 정규시즌과 토너먼트 우승 자리를 내줬다. 게다가 NCAA 토너먼트에서 마저도 곤자가를 꺾는 이변을 연출했지만 역시 이변을 연출하면서 16강에 진출한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
3위 앤디 앤필드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 시즌 종합 전적 26승 11패(A-Sun 컨퍼런스 전적 13승 5패), NCAA 토너먼트 16강)
-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 대학교의 앤디 앤필드 감독 역시 개인적으로 꼽은 이번 시즌 최고의 감독 대열에 끼었다. 아마도 감독 부인들의 미모 대결로 서열을 매긴다면 앤필드 감독이 단연 1위를 차지할 것이다. 개교한 지 20년이 겨우 넘은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 대학교에서 창단한 지 10년밖에 안된 농구팀을 일약 NCAA 토너먼트 16강까지 올려놓은 앤필드 감독이지만 정작 자기 자신보다도 왕년에 맥심 잡지 커버를 장식했던 수퍼모델 출신의 부인 아만다 말컴 앤필드 덕분에 더더욱 화제가 되었다.
앤필드 감독은 현역 시절 NCAA 역대 최고의 커리어 자유투 성공률 보유자답게 슛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일가견이 있는 인물이다. 이 때문에 코칭을 시작한 이후부터 자신이 가는 곳마다 소속팀의 슛과 자유투 만큼은 확실하게 개선해 놨다. 여기에 플로리다 주립 코치 시절 레너드 해밀턴 감독으로부터 사사받은 끈끈한 수비 전술을 바탕으로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를 '토너먼트에서 강한 복병 팀'으로 만들어 놨다.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는 소속 애틀랜틱 선 컨퍼런스 토너먼트 결승에서 머서 대학교를 무찌르고 NCAA 토너먼트 자동 진출권을 따냈고 토너먼트에서는 15번 시드를 받아 첫 경기에서 2번 시드의 초강호 조지타운을 잡는 파란을 일으켰다. 특히 앤필드 감독은 코트를 넓게 쓰면서 쉴새없이 빠르게 공격 템포를 가져가는 전술로 외곽 3점포가 아니면 덩크나 레이업으로 빠르고 쉽게 득점하는 전술을 썼다. 특히 이른바 '프린스턴 오펜스'를 구사하는 조지타운을 상대해 오히려 쉴새없이 공을 가지지 않은 선수가 바스켓을 향해 커트인을 시도하는 프린스턴 오펜스를 역으로 사용해 재미를 봤다.
결국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는 16강에서 플로리다를 만나 패할 때까지 이번 토너먼트 내내 최고의 신데렐라 역할을 했고 앤필드 감독은 시즌을 마친 후 보다 '큰 물'인 팩12의 USC 사령탑으로 스카웃되는 행운을 누렸다. 이번 시즌 최고의 감독으로 오르기에 손색이 없는 한 시즌이었다.
2위 짐 라라네가 (마이애미, 시즌 종합 전적 26승 9패(ACC 전적 14승 4패), NCAA 토너먼트 16강)
- 짐 라라네가 감독은 이미 지난 2006년 무명의 조지 메이슨 대학교를 파이널 포로 이끌면서 지도력을 인정받은 바 있는 명장이다. 그러나 마이애미를 맡은 지 2년차가 된 이번 12-13시즌이 시작도 하기 전, 시범 경기에서 2부리그의 세인트 레오에게 패할 때까지만 해도 마이애미가 이번 시즌 ACC를 뒤흔들어 놓을 만큼 고공행진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마이애미는 시즌이 시작된 직후에도 곧바로 두번째 상대였던 바로 플로리다 걸프 코스트에게 일격을 맞으면서 시즌의 앞날에 먹구름이 끼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마이애미는 ACC 정규 시즌이 시작되면서부터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이면서 상승 곡선을 타기 시작했다.
2학년 포인트 가드 셰인 라킨은 전미 최고 수준급 포인트 가드의 기량을 선보였고 케니 카지, 레지 존슨, 줄리언 갬플 등이 버틴 골 밑은 빈틈이 없이 막강해 보였다. 마이애미는 훌륭한 내외곽의 균형을 갖춘 막강 전력의 팀으로 거듭났고 ACC의 전통 강호 노스캐롤라이나 원정에서 완승하고 홈에서 듀크를 20점차 이상으로 대파하면서 ACC의 강력한 우승 후보로 발돋움했다. 무엇보다도 라라네가 감독은 선수들이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유기적인 팀 플레이를 하도록 지도했고 선수들은 이같은 감독의 지시를 철저하게 따랐다. 여기에 라라네가 감독은 박빙의 승부처에서도 탁월한 작전 능력을 선보였다. 이 덕분에 보스턴 칼리지, NC주립, 클렘슨 원정에서 2점차 이내의 박빙의 승리를 짜냈고 듀크 원정에서는 두 자릿수 점수차를 좁히면서 경기 막판 3점차까지 좁힌 후 패하는 저력을 보였다.
결국 마이애미는 학교 사상 처음으로 농구에서 전미 랭킹 5위권 이내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고 듀크와 노스캐롤라이나가 양분하다시피 한 컨퍼런스 정규 시즌 단독 우승과 컨퍼런스 토너먼트 우승을 이룩해 내는 위업을 달성했다. NCAA 토너먼트에서는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해 16강 진출에 만족해야 했지만 이번 시즌 중반 이후 우승 후보의 전력을 보여준 라라네가 감독의 지도력은 아무리 칭찬해도 지나치지 않은 수준이었다.
1위 릭 퍼티노
(루이빌, 시즌 종합 전적 35승 5패(빅이스트 전적 14승 4패), NCAA 토너먼트 우승)
- 앞서 이번 시즌 많은 명장들을 언급했지만 뭐니뭐니 해도 최고의 명장은 릭 퍼티노 루이빌 대학교 감독이었다. 퍼티노 감독은 지난 2001년 루이빌 대학교 감독으로 부임해 온 이후 라이벌이자 자신이 몸담기조차 했던 켄터키로부터 '배신자'라는 소리를 들어야 했고 같은 편인 루이빌 팬들로부터는 감독 직을 맡은 지 10년이 넘도록 우승을 안겨다 주지 못하고 있다는 원성도 들어야 했다. 게다가 지난 11-12시즌 라이벌 켄터키가 존 캘리패리 감독의 지도 하에 자신과 루이빌을 4강전에서 무너뜨리면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자 팬들의 좌절감은 극에 달했다.
그러나 지난 시즌 4강의 주역들이 대부분 돌아오면서 이번 12-13 프리시즌 전미 랭킹 3위권 이내에 거론되며 전망을 밝게 했다. 루이빌은 시즌 초반 주전 센터 고주이 젱의 손목 골절상으로 인해 전력에 누수가 생기면서 프리시즌 토너먼트였던 배틀포 애틀란티스에서 듀크에게 패하며 우승 트로피를 내주기도 했다. 그리고 빅 이스트 컨퍼런스 일정이 시작된 후에도 시라큐스와 빌라노바 원정, 조지타운 원정에서 연패하며 한 때 위기에 빠지는가 했다. 퍼티노 감독은 그러나 선수들을 추스리고 무엇보다도 후보 선수들을 골고루 기용하면서 시즌을 멀리 보는 안목을 발휘했다. 퍼티노 감독은 무려 9명의 선수에게 경기당 평균 두 자릿수 분 이상의 출장 시간을 부여하는 로테이션을 활용했다. 이같은 전략은 시즌 막판을 위해 주전들의 체력을 안배하고 후보들에게 실전 경험을 풍부하게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고 실제로 NCAA 토너먼트 파이널 포에서는 주전으로 출전하지도 않고 벤치를 지켰던 윙맨 룩 핸콕이 혜성 같은 활약으로 팀의 우승을 이끌면서 '최고의 선수'에 꼽히는 영예까지 안았다.
퍼티노 감독은 이같은 두터운 선수층을 바탕으로 비축된 체력을 활용해 전매특허인 풀 코트 프레스 전술을 효과적으로 사용해 상대편을 괴롭혔다. 빅 이스트 토너먼트 결승에서 만난 시라큐스를 상대로 전반 한 때 두 자릿수 점수차로 뒤졌지만 후반들어 이같은 프레스 수비가 살아나면서 오히려 두 자릿 수 점수차의 역전승을 거둔 것도 이같은 퍼티노 감독의 탁월한 전술 덕분이었다. 이같은 프레스 전술 때문에 루이빌이 만나는 상대들은 많은 경우 전반에는 비등하게 경기를 하다가 후반에 바닥난 체력으로 결국 패배를 당하기 일쑤였다.
끝으로 퍼티노 감독의 팀은 3, 4학년 베테랑들이 주축을 이룬 팀이었다. 라이벌인 켄터키가 그 전해에 앤써니 데이비스, 마이클 키드-길크리스트 등 NBA 드래프트 전체 1, 2순위픽 재능을 가진 신입생들을 주축으로 우승을 일궈낸 것과는 완전히 반대되는 양상이었다. 이는 NCAA농구에서 이른바 '원-앤-던(1학년만을 마치고 NBA에 갈 정도로 탁월한 기량의 선수들)'급 재능이 아니더라도 우승을 일궈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입증시켜 준 본보기였다는 점에서도 평가받을 수 있었다. 이처럼 퍼티노 감독은 이번 시즌 단연 최고 중의 최고 감독으로 꼽힐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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