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5일장
도심 속 추억의 ‘일산 민속 5일장’
사람들의 냄새가 느껴지는 곳
오랜만에 일산 5일장을 찾았다.
예전에 고양(일산)에서 거주할 때는 자주 들린 곳인데 파주(운정)로 이사오면서부터는 자주 들리지 못하고 가끔씩 들리는 곳이다.
일산 5일장(이하 ‘일산장’)은 고양시 일산 서구 고양대로 685번길 일대에 매 끝자리 3과 8일에 열린다.
일산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의 의미를 넘어 도심 속 전통 5일장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양시 일대에 남아 있는 유일한 민속 5일장이다.
수도권 일대에 드문드문 장이 서지만 일산 5일장은 유래와 규모부터 다르다.
일산장의 역사는 100년이 넘게 거슬러 올라간다. 1905년 경의선 철도 개통과 더불어 시작된다.
일산장의 모태가 된 것은 지금의 고양시 대화동 일대에 서던 사포장으로 지금의 대화동 장말이다.
그러던 것이 경의선이 개설되고 면사무소가 이전되면서 일산역쪽으로 옮겨졌고 명칭도 일산장으로 변경되었다.
일산장은 한때 파주, 고양의 중심 상권으로서 호황을 누렸다.
논을 매립해서 시장을 확장했고, 우시장까지 들어설 정도로 규모가 커졌다고 한다.
시장이 열리는 날, 일산장은 온종일 왁자지껄하다.
보통 시골 5일장이 아침 일찍 열려 오전에 정점을 찍었다가 오후 무렵 파장하는 것과는 달리
이곳은 점심때가 지나야 비로소 사람들이 빼곡하게 몰려온다.
인근에 주택가가 밀집한, 도심형 5일장의 색다른 모습이다.
시장이 열리는 날이면 상설시장 앞 도로를 따라 좌판이 꽤 넓게 펼쳐진다.
찻길까지 차지한 노점에서는 오가는 차량을 대상으로 곧바로 거래가 이뤄지기도 한다.
지날 틈 없이 빽빽한 길이지만, 코로 전해지는 구수한 향기와 입으로 쏙 들어가는 주전부리에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간다.
상인들의 고함소리 가득한 시장에 들어서면 따뜻한 온기가 깃들고, 세상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수한 냄새가 느껴진다.
5일장 하면 추억의 먹을거리들을 빼놓을 수 없다. 실상 도시인들에게 5일장 나들이의 주요 테마는 주전부리 섭렵이다.
평소에 보기 힘든 다양한 먹을거리들이 발걸음을 유혹하기 때문이다.
일산장에서 돋보이는 명물은 등갈비다.
노천에 등갈비 가게가 들어서 있는데, 커다란 뼈에 듬직한 살점과 일대를 자욱하게 채우는 구수한 연기가 시장기를 자극한다.
시장 한복판에 앉아 즉석에서 석쇠에 등갈비를 구워 먹는 묘미가 색다르다.
예전에 우시장이 들어섰다는 점을 상기하면 등갈비 한 점이 더욱 추억으로 다가선다.
일산장에는 족발을 비롯하여 육류를 파는 가게들과 각종 야채를 파는 곳을 많이 볼 수 있다.
시장 안쪽에 있는 중앙식당의 순대국 역시 점심나절이면 줄을 서서 맛봐야 할 정도로 명물이 됐다.
NZ세대들이 자주 찾는 닭발이나 돼지 껍데기 등을 파는 가게도 오랜 대기시간을 거쳐야 맛을 볼 수 있다.
이밖에도 녹두전, 수제 어묵, 수수전병, 손두부 등 시골 5일장에서 만날 수 있는 추억의 주전부리들이 인도를 차지하고 있다.
엄마와 꼬마가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도 도심의 여느 마트에서 보는 풍경과는 다르다.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모습이 아닌, 처음 보고 냄새 맡는 군것질거리에 호기심이 동한 나머지 오밀조밀한 다툼이 오간다.
일산장에서는 즉석에서 기름을 뽑아내는 풍경도 엿볼 수 있고, 시장의 단골인 뻥튀기 아저씨도 장터 귀퉁이에서 만나게 된다.
길 한편 모퉁이를 차지한 할머니들이 직접 재배하거나 채취한 각종 야채 등을 내다 파는 것을 보노라면
어릴 적 시골 고향의 추억을 떠오르게 한다.
또한 엿장수의 흥겨운 가위 장단과 장돌뱅이들의 고함소리는 5일장의 빠질 수 없는 추임새다.
세월이 흐르면서 일산장 주변도 많이 변했다.
경의선 열차가 빈번하게 오가는 일산역이 새 역사로 단장했고, 단아한 모습의 옛 역사는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시장 주변은 아파트가 빼곡히 둘러싸고 있어 시선을 돌리면 높은 건물들로 가득하다.
마치 시장이 빌딩 숲속의 둥지처럼 숨어 있는 모습이다.
현재의 일산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시장으로서의 의미를 넘어
도심 속에서 전통 5일장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풍물장으로서의 민속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위치 :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대로685번길 19
*주차 : 공영 주차장 사용
*참고 : 【대한민국구석구석】
(방문일 : 2023년 3월13일, 월)
첫댓글 멀지 않는 곳에 살아도 잘몰랐는데
시간되면 시장구경도 하고
장터 먹거리도 즐겨
보도록 하겠습니다.
날잡아서 일산장도 구경하고,
순대국에 소주 한잔 하지요. ㅎ
@용타기 언제 날잡아
장구경도 하고 먹거리도 함께
즐겨 보도록 합시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금촌장도 나름대로 특색이 있지만 제가 볼 때는 일산시장이 규모도 크고 상품도 다양한 것 같더라구요.
일산5일장 번개모임한번 하시는건 어떨까요 ᆢ
감사합니다.
일산5일장 번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시행하도록 하겠습니다.
^_^
가끔 일산 오일장에 가보면
사람사는 냄새가 물씬 납니다
곳곳에 늘어서 있는 먹거리
골고루 잘 찍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계절마다 다양한 먹거리와
상품들이 마련되지요.
사람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하고요. ㅎ
그리 오래 일산살아도 시장 못가봤다 퇴직하고 5일장 구경갔었어요
이젠 가끔 찾아가 사람구경
삶을 보고 옵니다
일산에 사시는군요.
가끔씩 일산시장 나들이는 삶의 또다른 단면을 경험하는 재미가 있지요. ㅎ
일산 살면서도 한번도 못가본 5일장!
꼭 가보고 싶습니다.
그러시군요.
일산 5일장,
가볼만한 곳입니다.
^_^
일산5일장 시간내서 방문해보고 싶네요~~
여유있게 천천히 돌아다니다보면 볼 것도 많고, 먹을 거리도 많고, 살 것도 많답니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