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양기맥 1구간(영각사~바래기재)
2024. 2/24.25일(토. 일요일) 무박
◾️산행날씨 :
-2℃~10℃, 1m/S, 진눈깨비 흐림
덕유산 모든 구간 탐방로 통제
2024년 2월 24일 토요일 22:00~
◾️산행구간 :
영각사~영각재(1,290m)~남덕유산(1,507m)-중봉(1,408)-영각재(1,290)-하봉(1,363)-남령재(890)~stop
약 7.7km
◾️못다 걸은 구간 : 칼날~1101봉~월봉산(1,279)~큰 목재(1,055)~거망산갈림~수망령(895)~금원산(1,353)~임도~1282봉~기백산(1,331)~1066봉~916봉~820봉~상비재~바래기재
약 21.3km
◾️계획산행거리 : 약 29km(트랭글)
실산행거리 : 7.7km
◾️소요시간 :
02:22~11:02 / 8시간 40분
◁들머리 : 함양군 영각사
◁날머리 : 서상면 상남리(남령재)
경남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산 224-4
오늘도 산에 들다!
1 대간, 9 정맥을 같이한 4계절 산악회 버스를 경부고속도로 신갈 간이정류장에서 22:20분에 탔다.
무박 산행 참가비 70,000원이며 샤워, 하산식을 지원해 준다.
좌석이 불편하고 산행 경비가 조금 더 들어가는 게 흠이라면 흠이다.
어려운 산을 그만 타라고 친구 연산, 병두 가 아직도 고언을 해주고 있다. 하지만 멈출 수 없다.
이젠 진양 기맥에 들다.
6 기맥_中
1. 금강기맥 : 118km.
2. 한강기맥 : 187km.
3. 금북기맥 : 72km.
4. 영산기맥 : 175km.
5. 땅끝기맥 : 120km.
6. 진양기맥 : 156km.
#지맥이란?
정맥에서 파생되어 나온 산줄기를 말한다.
한강기맥 두 구간, 땅끝기맥 역시 두 구간 땜빵을 남겨놓고 있는 상황이다 예전 같았으면 혼자 차를 끌고 가 끝냈을 텐데 사는 동안 언젠가 갈 수 있을 거라 여겨 이제는 그렇게까지 하고 싶지 않다.
땜빵은 땜빵대로 남겨둔 채 진양기맥을 시작한다.
진양 기맥은 남덕유산에서 시작하여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 황매산 등을 거쳐 진주 남강댐 부근의 진양호까지 이어지는 도상거리 163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중간에 정수 지맥, 우봉 지맥이 분기한다.
02시 22분 영각사
22시 20분에 신갈 간이버스정류장을 출발해 기흥(부산) 휴게소, 덕유산휴게소(통영)에 도착, 화장실을 다녀온 다음 산행준비를 하고 25분 정도 걸려 함양군 영각사(버스승강장)에 도착.
간간이 눈발도 흩날리고 남덕유 들머리인 영각사 표지석이 보이는 곳에서 몇 안 되는 인원들(7명)과 단체사진을 찍고..
02시 25분경
진양 기맥의 첫발을 내딛는다.
2/24일 22시부터 덕유산 모든 구간 기상특보(대설주위보) 발효에 따른 탐방로 통제로 바리게이트가 내려와 있고...
영각탐방지원센터에 국공은 없었다.
남덕유산은 십여 년 전 한번 찾은 적이 있고 수원영통 산악회에서 대간 북진할 때 그리도 육구 종주 때 세 번 정도 찾은 기억이 난다. 그때는 봄이었는데 오늘은 폭설 속에서 눈꽃을 보며 산행을 한다.
경사길 돌계단을 오르며 천천히 고도를 높이고 고도가 높아질수록 눈길이 깊어진다.
기온이 차지 않고 바람 한 점 불지 않아 걸을수록 땀이 많이 나서 껍질을 한벌 벗고 아이젠을 착용한다.
지난 토요일 이곳에 비와 함께 폭설이 내렸다는데 지금은 고지대는 습설로 바뀌어 주변은 눈과 비가 녹고 얼기를 반복하며 주변 경관은 설경의 수이감을 자랑한다.
이따금씩 저 멀리에서 눈 무게를 못 이겨 나무 부러지는 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땅과 나무에 떨어진 눈이 소복이 쌓여 있고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무들이 부러진 채 등로를 가로막고 있어 옆으로 피해서 지나간다.
이때까지만 해도 뜻하지 않은 상황과 맞닥뜨리게 될지 꿈에서도 생각을 못 했다.
영각재(1,290m)
여기서 왕복 2km, 분기봉인 남덕유산 정상까지 올라갔다가 다시 이리로 내려와 이곳 영각재에서 기맥길이 우측으로 갈라지는데, 비탐구역으로 진행해야 한다.
04:07분 영각재(1,290m) 갈림길에서..
△남덕유산 정상까지 가파른 경사면의 눈 쌓인 아찔한 계단을 오르고..
△올라가는 길이 습설과 폭설이 만든 무지막지한 눈꽃도 보고..
남덕유산(南德裕山 1,507m)
04:49분 어둠을 헤치며 올라 드디어 진양기맥분기점인 남덕유산 정상에 섰다.
남덕유산 정상의 전망은 거의 없이 습설이 쌓인 나무 숲길과 무한계단만 올라왔다.
눈꽃...
폭설이 만든 눈꽃보다 무지막지한 습설이 녹으면서 만든 이런 커다란 눈덩이가 더 아름답다.
05시 12분 계단을 내려서면..
05시 12분
올라왔던 마지막 계단을 다시 내려서고..
영각재(1,290) Return
남덕유산 다녀오니 4.4km 3시간 남짓 걸렸고 평소보다 1시간 지연되었다.
영각재~하봉~1013봉~남영까지의 비탐구간이 시작되고 평소보다 더 긴장하게 된다.
영각재 금줄을 넘는다.
여기서부터 남령재까지는 출금 구역이다
남덕유산을 안 가신 에파타 대장, 태양 회장, 표안나 형님 세분이 영각재에서 러셀과 습설로 우거져, 보이지도 않는 길을 200여 m 뚫다가 포기하고 영각사로 하산했다고 에파타 대장님이 앞선 상황을 전하며 갈 테면 가시라는 말씀과 함께 하산을 하시고..
함께한 시밀레 대장님, 죽향님, 최고봉님 뚫어놓은 약 200여 m는 얽히고설킨 나무들이 별로 없어 왜? 포기했을까? 란 생각💡...그길은 문안했지만..
행복한 착각은 그리 오래가지 못하고...
뚫어놓은 약 200여 m 지나서 참극을 겪게 될 줄이야...
하봉 가기 전 아래 1420m 봉우리~남령재까지 3.5km 거리의 등로 전 구간이 습설로 인해 눈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나무가 부러지거나 습설이 쌓인 나무들이 얽히고설켜 마치 철옹성과도 같은 단단한 벽같이 앞을 가로막고 있어 채 1~2m도 정상으로 걷지도 못해..
되도록이면 등로를 포기하고 우측 사면의 길을 뚫다시피 진행하다 보니 시간은 몇 빼로 더 들고 어려움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나무를 손으로 밀고, 눕히고 발로 밟고, 나무 사이의 구멍을 파고 낮은 포복, 앉아 쪼그려 걷고, 엎드려 기고, 엉덩이로 썰매 따고..
하봉 정상에는 오래된 철재 안내판이 있고 맥길은 우측으로 휘어지고.. 남영재로 향하는 등산로는 험난하였다.
등로를 포기하고 사면을 걷다 보니 눈을 밟으면 종아리까지 푹 빠지는 상황이 계속되고 물이 등산화에 스며드는 것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정신없이 길을 뚫었다.
그렇게 3.5km를 4시간 30분간 1hr에 0.7킬로 진행하다 보니 옷과 장갑이 젖고 왼쪽 금지 손가락은 지금도 동상에 걸린 듯 부었고 당시 손과 발, 온몸이 젖어서 추웠고, 눈발이 흩날리고, 나무에서 떨어지는 눈덩이를 피해서 길을 찾아 3.5km를 4시간 30분간 GPS를 보며 헤매고 장갑이 젖어 빼다 손이 들어가질 않아 다시 끼는 것조차도 버거워 사진도 못 찍고 오로지 여기를 벗어나야겠다는 일념뿐. 약 3시간 30분간 사진 찍을 생각조차 엄두조차 낼 수 없었다.
장갑 2개를 가져갔는데...
산행 거리가 남아 있고 금세 장갑이 젖어 견딜 수 있을 때까지 견뎌내며 되도록이면 가라 끼지 않고... 정말 동상이 걸릴 정도로 손이 시릴 때 두 번째 장갑을 갈아 끼었다.
해발 1,400m 대를 넘어서 가끔 어쩌다가 습설이 얽히고설킨 나무들 위로 조망이 터지기도 했지만 인해 낭떠러지라는 것을 감지하고 GPS를 들여다보고..
다시 돌아서 내려가고 그러기를 수없이 반복하고 반복하고..
내가 위험을 느낄 정도의 난이도는 아니었지만 사람들이 다칠까 걱정으로 인한 긴장감이었다.
많은 눈으로 1km 걷는데 2시간이 걸였고 진행 속도도 느리고 앞에서 길을 만들다 보니 온몸을 골고루 다 사용해야 하는 힘든 산행이었다.
또 산행 중에도 계속되는 나뭇가지가 꺾이는 울부짖음에, 그리고 상고대(얼음덩어리)가 떨어져 내 머리통 두 배의 덩어리에 머리를 두 번 맞았는데 살짝 빗겨 맞아 불행중다행으로 여기며 부상의 우려가 계속되는 가운데 산행을 진행했다.
계속해서 가지에 얹혔던 눈가루 한 양동이씩 후르르 머리 위에 흩뿌린다.
뒤따르는 시밀레 대장님 얼굴이 검게 변하며 저 체온 증상을 보이고 있어... 뒤따르는 분들을 챙기며 걸었다.
10시 25분 1013봉(헬기장) 도착
1013.3봉(헬기장)
벗어났다는 안도감으로 간단하게 빵과 사과 한 개를 나눠먹고 남령재로 내려가야 하는데..
주등산로의 양쪽 수목 줄기들이 눈으로 축 휘어져 지면에 머리를 처박은 채 얼어붙어 입구를 찾을 수가 없어 헤매다가 간신히 찾았어 뚫고 내려간다.
내리막을 내려서는데 계속 미끄러지고 나지막한 암릉을 오르는데 발이 계속 밀리길래 발을 쳐다보니 아이젠이 터져나가고 사라지고 없어졌다.
지금에서 느끼는 거지만 아이젠이 터져 나갈 정도로 눈을 치고 나왔으니 망가지지 않은 게 이상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남령재 도착, 37번 지방도 지난다.
시밀레 대장님은 나무에서 떨어진 머리통 보다 큰 얼음덩어리에 머리에 맞아 피가 나는 것도 모르고 내려왔다.
눈은 원 없이 봤고 예상하지 못한 복병 때문에 이벤트팀과 본진 많은 분들이 계획된 산행거리를 포기하고 하산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다치신 분 없이 무사 하산에 만족하고, 또 참여하신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
저와 함께 이동한 세분(시밀레 대장님, 죽향님, 최고봉님) 모두 늘 안산 하시기를 바랍니다.
남령재에 도착 후 젖은 배낭과 스틱을 접고 버스를 타려고 3.2km 지점의 영각사 아스팔트 길을 내려가는데 남자분과 여자분 그리고 댕댕이가 산을 오르려 준비를 하고 있길래 행선지를 물어보니 우리가 왔던 등로로 이동한다길래 12시 넘어 출발하면 절대 8시간 내 하산을 못하니 가지 말라고 말류 했더니 그럼 영각사에서 남덕유산을 오른다 하시며 가는 길이니 태워주신다 하셨어 3.2km 거리를 차를 타고 편안하게 왔다.
함양군 영각사(버스승강장) 도착.
11시 25분경 버스 시간표를 보니 2시간 남짓 지나야 버스가 도착할 것 같아 우선 젖은 신발, 옷 말리며 몸을 녹일 식당으로 가는 것이 급선무 같아...
네이버 검색해 보니 2km 근방에 식당 겸 슈퍼가 있어 거기까지 걸어가는 것으로 하고 걷기 시작한다.
12시 다 되어 갈 무렵에 목적지인 슈퍼 식당에 도착해 보니 휴업 상태다.
한편...
진양기맥 산신제
서나 총무님께서 음식을 많이 준비해 주셨어 진양 기맥 본진이 없는 와중에 이벤트팀에서 산제를 풍성하게 잘 지내주셔서 고맙고 감사합니다.
한편 남령을 내려온 1진은 식당이 있는 서상터미널까지 5.6km 거리를 걸어서는 1시간 20분 예상되어 콜택시 불러 서상터미널까지 1만원 요금을 지불했고 인근 "철성식당"에서 김치찌개, 소주 2병 그리고 맥주 등을 주문했고 음식이 나오는 동안...
서상터미널 맞은편 시장
하얗게 불은 발을 닦고 양말을 갈아 신고 전기 히터 앞에서 젖은 옷을 입은 채 말리고 이어 음식이 나오고 식사를 다 마쳐 갈 무렵에 에파타 대장님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이리로 온다고 하셔 시간을 계산해 보니 얼추 25분 정도 걸릴 것 같아.
느린 식사를 마친 후 바깥에 나가 기다리니 이내 버스가 도착하고 일행들과 합류하여 목욕탕에서 깨끗이 씻고 하산식 식사 자리 (안의 버스터미널 건물 내)인 "서하 할매 청국장" 집으로 이동한다.
오후 2시 27분, "서하 할매 청국장집"
메뉴는 4인 한 뚝배기 청국장, 돼지고기고추장 제육볶음.
15시 20분 하산식을 맛나게 먹고..
안의 버스터미널 옆에는 덕유산과 금원산에서 발원한 개천이 흐르고 옆에는 멋들어진 "광풍루" 라 불리는 누각이 위용을 과시한다.
'24년 2월 24. 25일(토. 일) 진양기맥 1구간 (영각사~남령)을 산행을 잘 마무리합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무사히 하산을 하여 고마울 뿐이지요.
조금은 겁이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힘든 산행이 머리에 그려지네요.
이제
위험한 산행을 조금 멀리 하길 바래요.
수고 많았습니다.
산행기 잘 보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2구간에서는 즐거운 산행을 기대해 봅니다.
소중한 댓글 감사드리며 오랜만에 뵙는 대장님과 함께 하니 저도 좋습니다.
새벽 2시 30분 신은 버스가 남령으로 올라가는 것을 막았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비극참상을 알듯이
이벤트팀은 기백산 정상에 올라 마루금을 걸으면서 기백을 높였으나 하산의 고통이 그렇게도 클줄은 몰랐습니다.
여유형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
기금거황종주 (기백산, 금원산, 거망산, 황석산) 4개의 산을 잇는 종주길 5월에 가면 참 좋습니다.
그때를 기대해봅니다.
대장님께서 이벤트팀 과 함께 진행해 주시면 고맙고 감사하겠습니다.
댓글 달아주셨어 또 고맙습니다.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지금껏 산행중에 이런산행은 처음인것 갔네요
처음대간 남진할때 차갓재~하늘재구간 갑자기 내린폭설로인해 19시간40분 걸려서 하산할때보다 더 힘들었던것 갔습니다 그래도 산우님들과 함께했기에 아찔한 추억이 될것갔네요
여유님 후기 고맙습니다
오랜시간 같이해주셨어 늘 감사합니다.
진양기맥도 같이 걸어보아요~
영각사 표지석 앞에 선 일곱명의 진양기맥 전사들 가슴뭉클했습니다.
인원이 적어 에파타 대장님 근심이 크시겠지요.
댓글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