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
군산시 신흥동 15번지
친구 집은 달동네였다
온 천지가 발아래
다닥다닥 뻗친 산기슭
말랭이마을
숨쉬기조차 질려
노을마저 걸음이 느린 곳
연탄 실은 리어카 언덕 오를 때마다
아버지의 굵은 땅방울
생선 광주리에 뚝뚝 떨어지는
어머니의 한숨
달빛이 차갑게 웃을 때마다
마실 나오는 어린 걸음
손바닥을 불처럼 비비고
리어카를 힘차게 밀었다
나는 아직 튼튼혀, 공부하지 뭐 하러 나왔어
아버지의 한 박자 늦은 독백 속에
아스팔트 위 싸락눈이 쌓이고
발자국만 뜨겁게 남아 있다
살아있는 것은 움직여야 혀
쥐들은 부동자세로 거리를 활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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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철
달동네
김영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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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23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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