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저것 놀이>
○ 소재[은유]: 자목련은 별이 된 언니다
○ 왜?[동일성]: 품위가 있으니까, 깊은 사랑이 있으니까
○ 원관념[주제]: 그리운 언니
○ 보조관념[제재]: 자목련
○ 형상화[창작]: 자목련으로 그리운 언니를 그려낸다.
자목련
연꽃을 닮았다 해서 '나무의 연'이라는 목련은 흰색과 자색이 있다.
나의 그녀는 자목련을 좋아했다.
활짝 피기 직전의 자목련은 고귀하고 품위가 있는데 언니는 그 모습을 좋아했다. 고요하고 꼿꼿한 그녀를 꼭 닮았다.
점점 피어나면서 뽀얀 흰 빛이 설붓설붓 보인다. 그 모습은 신비롭기도 하다.
자목련의 꽃말은 '자연애' '숭고한 사랑' 이다. 사랑이 많은 그녀였기에 우리는 선물로 온 여인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언니는 자목련꽃을 옥란화라고 한다고 알려주기도 했다.
"막내야, 마당있는 집으로 이사가거든 자목련 사다 심어줄테니 꽃이 필 때 마당에서 봄밤 놀이 하자."
그러나 그 해 봄이 오기 전, 몹시도 추운 날 언니는 별이 되었다. 다음 해 입춘, 나는 순창 복실마을의 마당있는 집으로 공부방을 얻었다. 그리고 두어달쯤 지났을까. 마당 끝 큰 나무 한 그루가 수백송이 자색 꽃을 밀어올렸다.
'백목련이 아니고 자목련 이었어?'
일주일 만에 순창집을 갔다가 눈을 의심했다. 한참을 마당에 서서 소리를 질렀고 목놓아 울었다.
집을 보러갈 때 백목련이라고 주인에게 들었던 것 같은데 아니었다.
세상에나, 자목련 이었다니! 틀림없이 언니가 이 집을 간택했으리라. 하염없이 작은 언니를 소리쳐 불렀고 뒤따라 들어오던 큰언니와 오빠들은 어리둥절하다 곧바로 상황을 알아챘다. 모두 눈물을 흘리며 서로를 안고 등을 쓸어주었다.
4월 어느 봄밤 자목련으로 오신 언니와 곽씨집 오남매는 오래 마당에 불을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