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옷을 입었던 그는 누구일까?
1월 31일, 오늘은 관례대로 만찬회에 참석하는 날이다.
1년 후에 고국으로 돌아가는 선교사들을 위해 한인가정들이 준비한 만찬이다.
편의상 점심식사로 대체되었지만 우리는 여전히 그렇게 부른다.
이제 이들은 이틀 밤만 자면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전날 영광의 졸업식을 마쳤고 기쁨과 감사의 마음으로 동료들과 함께 두 선교사도 캠퍼스를 떠나 만찬이 행해지는 장소로 향했다.
만찬이 베풀어지는 곳까지는 지프를 타야 한다.
큰 거리에 나가 보니 건너편에 만찬장 쪽으로 가는 지프가 당도해 있었다.
큰 사고, 경미한 부상
내일부터 시작되는 새로운 선교사 교육을 위해 직원들과 모임을 가졌다.
모임을 마치고 사무실을 나오는데 정문에서 하얀 승합차 한 대가 들어오고 있었다.
그러더니 바로 내 앞에 정차하는 것이었다.
운전자는 평소에 잘 아는 인근 교회 집사님이셨다.
“목사님, 사고가 났습니다. 한국사람 둘이 도로에서 차에 치였는데 선교사인 듯합니다.
아마 우리 선교사가 맞을 겁니다.”
순간적으로 머리끝이 솟았다. “몇 명입니까? 심각한 상태입니까?” 다급하게 되묻자,
집사님의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죽은 것 같아요. 아마 죽었을 겁니다.”
그렇다면 먼저 출발한 선교사들이 틀림없었다. 정신이 아찔해왔다.
“하나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도와주세요.”
급히 차를 몰고 도로로 향했다.
도로에 당도해 보니 동료 선교사들과 근처 동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모여 있었다.
이곳에는 사고가 나서 현장에서 죽으면 경찰이 와서 해결할 때까지 시신을 현장에 그대로 놔 두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었다.
그런데 차에 치였다는 두 선교사가 보이지 않았다.
동료 선교사들에게 물어보니 실랑(Silang) 방향으로 내려갔는데 어느 병원인지는 모른다는것이었다. 상태가 어땠는지 묻자, 의식은 있었다고 한다.
마음속 으로 일단 하나님께 감사드렸다.
‘죽지는 않았구나.라고 생각되었기 때문이다.
실랑(Silang)에서 따가이따이(Tagaytay)로 향하는 도로는 길이 곧게 뻗어 있어 차량들이 속도를 내기에 사망사고 다발지역이었다.
수소문 끝에 실랑 시의 도로변에 위치한 에스트렐라(Estrella) 병원으로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듣고 그곳으로 달려갔다.
응급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한 선교사가 침대에 엎드려 있었고 의사가 찢어진 머리 뒷부분에서 흘린 피를 닦아 내며 치료하는 중이었다.
다급하게 상태를 물어보니 감사하게도 달리 다친곳은 없는 듯했다.
또 다른 선교사는 오른쪽 눈 윗부분이 찢어져치료 중이었다.
다소 부은 얼굴로 웃으면서 하는 말, “목사님, 저괜찮아요.
” 그 순간 모든 염려가 눈 녹듯 사라졌다. ‘
그래, 하나님이 선교사들을 보호해 주셨구나. 감사합니다,
하나님.ʼ 4차선의직선 도로에서 난 사고 치고는 경미한 사고였다.
선교사에게 사고경위를 물었다.
“길 건너편에 지프가 와 있어서 길을 건너려고 했어요.
그때 바로 오른편에 하얀 승합차가 우리 쪽으로 들어오려고 왼쪽 신호를 보내고 있었거든요.
그 차에 가려서 다음에 오는 차가 보이지 않았어요.
그래서 차에 치인 거예요. 그런데 목사님, 신기한 것은요,
차에 부딪히는 순간 누군가가 저를 공중에서 빙 돌려서 마치 낙법하듯이 바닥에 떨어지게
했어요. 그래서 충격이 적었던 것 같아요.”
“그래, 정말 하나님께 감사할 일이구나. 천사가 너를 도와준 것이 틀림없다.”
“누가 너희를 병원으로 데려왔니?”“저희를 친 운전사예요.”
운전사를 만나 어떻게 사고가 났는지 듣고 싶었다.
병원 복도에 말쑥하고, 얼굴이 곱상하고 하얀 3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두 부부가 걱정스런 모습으로 앉아 있었다. 운전자의이름은 알렉스(Alex)였다.
운전자의 증언
1월 31일 그날은 알렉스 아티엔자(Alex Atienza) 씨의 생일이었다.
따가이따이의 큰 성당에서 부인과 함께 하나님의 축복을 빌며 감사를 드리고 집으로 향하던 중이었다.
실랑 쪽으로 내려오는데 앞에 하얀 봉고차가 좌회전 신호를 넣고 기다리고 있었다.
순간 차선을 변경하여 2차선으로 진행하는데 젊은 사람 세 명이 길을 건너고 있었다.
맨 먼저 길을 건너는 사람은 노란 옷을 입고 있었고 바로 그의 뒤를 따라 두 사람이 길을 건널 듯 말 듯하더니 길을 건너는 것이었다.
먼저 건너는 노란 옷 입은 사람을 보는 순간 알렉스 씨는브레이크 페달을 밟았으나 속도가 있었기에 차는 길을 다 건너지못한 두 선교사를 들이받았다.
그것이 바로 차의 오른쪽 앞 부분 이었고 나중에 보니 그 부분이 파손되어 있었다.
분명 세 사람이었는데 한 명은? 사고가 난 후 알렉스 씨는 노란 옷을 입고 먼저 건너던 사람을
찾았으나 눈에 띄지 않았다.
병원 복도에서 알렉스 씨를 만나 사 고경위를 물었을 때 알렉스 씨와 그의 부인은 분명 세 사람이 길
을 건넜다고 말했다.
선교사들은 경미한 부상을 치료한 후, 혹시나 해서 MRI 촬영까지 했지만 이상이 없다는 의사의 진단을 받고 다음 날 퇴원하였다.
병원에서 퇴원한 선교사들을 붙들고 물었다.
“너희 앞에 먼저 건너간 사람이 있었다는데 누구였니?”선교사들은 “아무도 없었어요. 길 건너편에 당도한 지프를 보고 저희 둘이 맨 처음으로 건너갔어요.”
노란 옷을 입고 먼저 건너간 사람은 누구였을까?
그는 분명 하나님이 보내신 천사였다. 길을 건너는 선교사들 앞서 천사가 건너가면서 차 속도를 늦
추게 했고, 차가 두 선교사를 들이받는 순간에 그들을 공중에서 돌려 낙법하듯 충격을 완화시켜 준 것이다.
천사는 지금도 활동 중이다. 선교사는 천사가 동행하는 사람들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경험이었다.
“여호와의 사자가 주를 경외하는 자를 둘러 진 치고 저희를 건지시는도다”(시편 34편 7절).
주 민 호 1000명 선교사 훈련원원장
월간시조5월호에서
사랑의 십자가아래 형제자매님들 더 건강한 봄맞이하게 되길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