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월 22일. 22번, 학창시절인 번호가 22번이었던 사람이나 사람이나 군번이 22번 인사람은 크게소리내어 읽기 바란다. *^^* 또 로또 번호 22번인 사람도... 쩝...
동대문 운동장에서 장충동 방향으로 가는 큰길 오른쪽에 25년 전통의 '코너집'이 있다. 지하에는 방이 있고 1층에는 작은 테이블이 좀 있는 보통의 술집이지만 3000원짜리 소고기 국밥맛이 기가 막히고 두사람이면 돈 만원에도 소주 한병을 맛있는 안주와 함게 먹을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기본 반찬인 김치도맛있거니와 기본으로 나오는 풋고추와 마늘을 쌈장에 찍어 먹는 맛도 일품이다. 코너집을 나와 맥주 한잔 입가심하자는 후배의 권유를 뿌리치고 난 나 자신에게 약속했던 길을 나섰다. 코너집은 그곳에 가면에 나왔던 집이다, 가보자!
걷는 다는 것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지난일을 회상하고 지나친 사람들을 생각하는 -다분히 과거로의 여행이라는 회기 본능의 과정이다 라는 말은 일견 타당하다. 하지만 난 어제 후배들에게 이런 말을 했다. "만일 성공이 목적이 아닌 건강한 정신과 일에 대한 집중력을 원한다면 건강한 육체는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고 그것이 '걷.는.다.'는 원초적인 행위에서 비롯되는 운동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말을 했던 것이다. 그 말에 책임을 져야했기에 또 그 말에 대한 가능성을 나 스스로도 시험해 보기 위해 빗방울이 좀 떨어지다가 가끔 찬바람이 얼굴을 때리지만 난 분연히 유혹(?)을 떨치고 저 어둠속으로 사라졌던 것이다. 오!
동호대교로 갈까? 아니면 한남대교를 통과해갈까? 망설였다. 다리를 통과하면 올림픽대로 옆의 자전거도로로 간다는 목표를 세우고 언던길을 간다. 장충단 공원을 지나 올라가 들어 간곳은 다름 아닌 남산 제2호 터널이었다. 준공 표지판에는 길이 1,622 미터 폭 10,7 미터이고 공사기간은 1998년 12월 16일부터 2001년 6월 3일까지라고 적혀있었다. 엄청 길구만. 사람 하나 다닐 정도의 길이 끝까지 이어졌다. 벽면은 노랑색이다.
목격자를 찾습니다. 2003년 1월 5일(수) 오후 6시 27분경 오토바이 추돌 사망사고를 목격하신 분 또는 목격하여 경찰서에 신고하여 주신분을 찾습니다. 도와주십시오. 후사하겠습니다.
연락처: 용산 경찰서 사고 조사반 담당 서영석 713-0219 자택 02-795-4548 핸드폰011-9715-4548 과연 사람의 생명은 태어날 때 부터 그 죽음이 예정된 것일까? 천육백이십이미터, 밤 속의 또 다른 밤이 펼쳐진 터널을 지나자 나타난 플랭카드,는 펄럭이고 있었다.
터널을 나오면 이태원지나 한남대교길과 녹사평역지나 반포대교 길로 나눠지는 데 난 우측을 택했다. 역시 미군 부대가 있었고 흑인이 몇 명 지나간다. 반포대교 아래로는 잠수교라고 불리는 다리가 있다. "창~밖에 잠수교가 보인다 보여~"라는 노래를 아는가? 크라운 호텔에 있는 룸살롱은 그 호텔 간판보다 약간 더 크다. 간판이 재밌다. "天人地 룸 크럽" 젊은 일본 여자관광객 두사람이 늦은 시간에 호텔로 들어간다. 일본 여자는 일본 여자 티가 나는 것 같다. 그 아래에 있는 호텔이 캐피탈 호텔이다. 길가의 호텔에 잠시서서 불이 켜진 호텔 방을 들여다 본다. 누가 집 나두고 호텔서 잘까? 왜? 하는 괜한 생각을 잠시 한다.
잠수교로도 걸어가는 길이 있느나 난 강물을 내려다보기 위해서 반포대교를 걷는다. 이로서 난 한강대교, 원효대교를 접수하고 반포대교를 접수하게되는 것이다. 말이 접수지 뭐 대단한게 있나. 반표대교 북단육교라는 표지판에는 왼쪽으로 한남역 우측으로 서빙고역을 표시하고 있다. 검은 반포대교 중간에 섰다. 커다란 스티로폴을 던졌다. 힘없이 아래로 떨어진다. 흘러갈줄 알았는데 그 화학제품의 잔해는 그러나 움직이지 않는다. 강물의 바람 때문에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는 것이다. 자동차로 한강을 넘어갈 때는 많이 착오를 일으키기도 하는데 올림픽 대로와 강변북로로 들어가는 길이 있느냐 없느냐 하는 점을 특히 주의해야한다. 그러니까 그걸 모르면 유턴을 해야하고 많이 돌아가야하기 때문에 한강다리를 건널때는 신경이 쓰이는 일이다. 한데 반포대교를 지나보니 강변고수부지로 내려가는 길이 없네.. 이런...
사람이 우선이지. 플랭카드가 또 있다. 군관련 사고상담 080-077-0112 헉 ^^;;
강변고수부지에 접어들었다. 걸음걸이는 이제 가볍다. 작년에 여의도 원효대교에서 여기까지 달려온적이 몇 번 있어서 낯이 익다. 긴장감이란 낯설음에서 오는 두려움이다. 아, 이 시간에 달리는 사람이있다니. 그렇다, 나란 인간만 별스러운 것이 아니다. 세상엔 확실히 아니 이 서울 하늘 아래서 만해도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나는 내 주위에 놀라고 내 주위는 나를 보고 뜨악할지도 모른다. 강물 옆의 길이 강물과 가까은 아래쪽에 위치하고 자전거 도로는 위에 있다. 중간에 녹지가 있는데 그곳은 한결 푹신푹신거린다. 파란 잔디의 싹들이 호흡을 고르고 있다. 아스팔트를 밟다가 솜사탕을 밟은 기분이다.
잠간 주관식 퀴즈!!! 괄호안을 채우시오. 그래야만 당신은 진정 즐길줄 아는 남산 아래서 한강을 끼고 사는 서울 시민입니다~. -정답은 맨 아래에-
"사람이 물에 빠졌을 때"
먼저 보신 분은 다음 요령으로 구조합시다.
1.손끝을 잡고 물에 빠진 사람에게 ( )대가 흘러가도록 상류쪽에 던져 구조합니다.
2.구명대를 잡고 ( )에 들어가서 물에 빠진 사람에게 접근하여 구조합시다.
한강 관리사업소 근처에 있었던 팻말에 적힌 글이다. 조금 더 지나면 노량 대교가 나온다. 노량대교는 참 특이한 다리다. 여느 다리처럼 한강과 한강 사이를 이어주는게 아니라 올림픽대로르르 위해 강의 허리와 허리를 연결하는 다리인 것이다. 그래서 노량대교는 버스간판에서 본 지도에서는 명함도 못 내밀고 있도 표시도 되지 않는다. "노량대교에서 만나" "노량대교 지나서 200m 전방"등의 말은 애초에 없다. 노량대교는 순수히 도로로 흡수되고 위치로서의 역할을 상실한다. 하지만 소중하다. 드러나지 않고 자세를 낮춤으로서 냉정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노량대교야 수고가 많구나." 너를 하루쯤 쉬게 하는 일은 올림픽 대로의 교통을 하루 동안 막는 일인데 그것은 내 능력밖이다.
이윽고 한강대교에 다다랐다. 이번에 노량진 학원가 골목으로 가기로 한다. 길 떠난지 3시간이 가되어간다. 사육신 공원이 있고 조선시대 후기 김창집, 이건명, 조태채, 이이명 선현의 제사를 모시고 학문을 연구하던 곳이라는 사충서원터란 비석이 있는 곳을 지나갔다. 사육신이라.... 공부를 좀 더 해봐야겠다.
밤 1시가 좀 넘어서 집에 도착했다. 간밤에 빗소리가 큰 걸 보면 아주 많이 비가 내린 것 같다. 하지만 두터운 창문에서는 빗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난 얇은 창문이다, 찬바람이 들어오지만 빗소리를 들어서 좋다. 아니 찬바람도 느낄 수 있고 빗소리도 들을수 있어서 좋은 허름 하지만 그런대로 기특한 방이다. 정답: 1. 구명대 2. 물
첫댓글 정말 대단하시네요~~~ 신당동과 동대문,장충동... 우리집 근처라 친근해서 님의 글을 읽으면 괜히 어깨가 으쓱하는거 있죠.ㅋㅋㅋ
^^ 어쩌면 님 사는 곳을 지나쳤을지도 모르죠...^^;;
기자처럼 전화번호도 직접 적으면서 다니시나요? 확인전화 해보고 잡은 이 욕구..히..
녜 메모했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