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혈을 하는 헌혈자, 그리고 수혈을 받는 수혈자.혈소판 수혈을 받는 분들이 과연 어떠한 상황인지를 알수있는 글입니다.
헌혈의 중요성을 다시 깨닫게 해주는 글이죠.
전체게시판에 글을 올리신 강주성님의 글입니다.
매일 울면서 피를 구하러 다녔답니다.
번호:10458 글쓴이:강주성 조회:1 날짜:2002/02/07 11:38
먼저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만성골수성백혈병으로 지금 3년을 이렇게 보내고 있는 사람이니까요.
더군다나 골수이식 과정 중 다른 환우들보다 두세배는 많은 혈소판 수혈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모두 아시는 것처럼 혈소판은 저희같은 혈액질환자들에겐 정말 중요한 것이지요.
혈소판이 낮으면 자연 출혈이 생깁니다.
자연출혈은 어디에서 어떻게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매우 위험합니다.
보통 잇몸 출혈 같은 것은 일상적이고 아무 것도 아니지만 장출혈 뇌출혈 등은 심각하죠.
우리들은 혈액 수치에서 혈소판이 2만 이하일때 혈소판 수혈을 받습니다.
이런 환자들이 무균실에서 항앙치료나 골수이식을 받게 되면 혈소판이 급격히 떨어지게 됩니다.
단 몇천이나 일만 정도에서 어른거리죠.
정상이 이삼십만을 가야 하는데 말입니다.
보통 골수이식 과정 중 15팩에서 20여 팩 정도의 혈소판 수혈을 받게 되는데 저는 무려 정확히 50팩을 수혈 받았습니다.
친구와 후배들이 정말 최선을 다해 저를 살렸지요.
돈으로도 갚지 못할 일입니다.
죽을 때까지 빚을 진 사람이 되었습니다.
어떤 친구는 5번을 해주었고 후배들도 마찬가지 였습니다.
검사를 미리 해야 하니까 아마 수혈을 위해서 낮에 7-8번은 왔다갔다 해야 했을 겁니다.
이런 저는 연고가 서울에 있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편입니다. 하지만 지방에서 올라온 환자들은 정말 앞이 막막한 일입니다.
10명에서 15명 정도의 혈소판 수혈자들의 명단을 제출 안하면 입원을 아예 안시켜주는 병원도 있습니다.
서울에 사는 저는 물론 수혈자를 그나마 미리 확보했지만 과정에서 끝없이 필요한 혈소판 때문에(어떤 날은 한꺼번에 5명 정도가 필요한 날은...)
우리 집 사람이 병원 복도를 울면서 다녔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막막하기에 그랬을 것입니다.
혈소판 문제는 이렇게 그 환자와 가족의 몫으로 되어 있지만 사실 사회적인 씨스템이 마련되어 거기서 해결되어야할 문제입니다.
전 여러분들이 그 일을 해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헌혈을 하시다보면 점점 깨달아가시겠지만 혈액관련 씨스템에 불합리한 것들이 한두가지가 아닙니다.
오늘도 우리 환우들과 가족들은 울면서 혈소판을 구하러 다닙니다.
어쩔 때는 수술이 지연될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 우리 환우들과 함께 하십시다.
그리고 앞으로 발생하는 모든 아픈 분들을 위해 사회적으로 또 제도적으로 불합리한 것들을 여러분이 물리쳐 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들과 함께 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