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9월20일
공주의 고샅길에서 만난 밤송이가
아람을 벌리고 토실토실 실하고 반질반질 윤이나는 얼굴을 내밀며 반긴다.
알맞게 바람이 있고, 가을 볕도 적당히 넉넉한 들판엔
겸손함을 알리는 벼 이삭이 너무도 정숙히 머리를 숙이고 있다.
어느 경전보다 더 감동과 지혜의 경전을 읽는 시간이다.
처음 공주교도소에 당도했을 때의 긴장은 이미 그림자도 남지 않았다.
단지 빨리 그들의 변화된 모습을 보고 싶을 뿐이다.
자광명 보살의 요즘 마음자리가 편편치 않음을 알면서도
도움을 주지도 못한채 반가운 마음만 보태주고, 그의 손에 준비 되어온
공양물들을 챙겨 받는다. 그래도 여여한 마음을 내는 자광명 보살이 고맙다.
점심을 맛있게 먹었다.
유난히 배가 고팠다. 무엇에 허기가 졌을까?
저곳의 재소자들에게 느낄 허기일까? 잠시 내 마음을 돌본다.
낯익은 직원들과 안부를 나누며, 메스컴과 실제 현장에서의 느끼는 괴리감을
토로하는 교도관을 보며, 이런 현상들이 다 사라지기 위해서는 각자의 자리에서 더 충실히
삶을 살아내는 일이 무엇보다 귀중함을 알게된다.
지금 이곳의 행정의 변모는 너무나 급격히 변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오히려 사회에서 이곳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먹는 것도 예전과는 생각할수 없이 변했다고 한다. 차도 마음대로 사 먹을 수 있단다.
괴리감을 최소한 이라도 줄여 주어야 하는 것이 메스컴인데,
전하는 기자의 시각이 아직도 마찬가지라는 말에
나 자신도 이곳을 오가며 느끼고 받아 드리는 자세에도 진지하게 생각하여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낀다.
사무실에 걸려 있는 계획표에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정신소양의 교화 시간이 배정되어 있다.
각 종교의 기도 시간과 마약과 성교육에 이르까지..
알기로는 프로그램의 다양화는 많이 이루어진것 같다.
검정고시를 볼 수 있는 교육에서 부터(물론 이것은 전에 부터도 있던 것으로 알지만)
종이접기심리치료, 미술심리치료 등
그러나 그 괴리감속에는 이곳에서 이루어 지는 교육이 재소자들에게
얼만큼의 효과를 거두는가의 문제도 당연히 들어 있다고 본다.
시간 때우기식의 교육은 아닌가.
이들이 출소했을때 사회에 바로 적응할 수 있는 교육인가의 문제점도 있을 것이다.
오후 1시가 되자 법당에 자리한다
오늘은 재소자들이 전에 보다 숫자가 적다.
그들이 반갑다. 그들도 반갑게 맞이 해준다. 새로운 얼굴도 있다.
모두 출소를 했나? 했더니 10월에 있을 체육대회 연습 중이라서 많이 빠졌단다.
천수경, 반야심경, 찬불가가 이어지고 입정하는 순간 법당의 기운이 느껴진다.
아우성이던 느낌이 부처님 앞에 엎드려 조복하는 느낌이다.
스님의 명쾌한 법문이 이어지시고, 같이 간 현지님의 시 '고삐'에 얽힌
아버지와의 기억 중에서
소의 고삐를 놓아야 다치지 않는 것 처럼, 세상의 고통, 아픔을 잡고 있지말고 놓아야 한다는,
훌훌 털어 버려야 한다는 것을
나이 들어서야 아버지의 교훈을, 사랑을 느꼈노라는 감동적인 시간이었다.
아버지이고, 형이 었을 것이고, 자식이었고, 아버지 없는 자식은 없을 터이니 모두 숙연하다.
간식을 들며 그들이 부르는 음성공양은 늘 짜~안하다.
서정란 시인의 애정어린 대화가 순진한 재소자를 마냥 즐겁게 한다.
11월 시 낭송 대회를 하겠다고 아름다운 시 를 많이 읽고 외우라고 주문하고 돌아섰다.
물론 '상품도 있습니다' 큰소리로 외쳤습니다.
그들로 인해 저를 바라보는 시간은 아주 소중한 시간임을 압니다.
가피가 바로 이런 것임을 받아 지닙니다.
부처님 이런 시간을 갖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부처님 감사합니다.......................................()()()
지심행님 새벽이면 찬 바람이 스쳐 갑니다...감기 조심하십시요...성불하십시요..()()()...
햇살님 걱정 감사합니다. 햇살님도 건강하세요_()_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