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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5월22일(土). 오늘은 경기도 김포시 월곶면에 있는 문수산(文殊山, 해발 376.1m)에 발도장을 찍고 왔다. 우선 소감부터 말하라면 서울에서 가까우면서도 아름다운 산으로 오늘부터 살짝 연모하기 시작했다. 그리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으면서 보여줄 것은 거의 다 보여준 그런 산이다.
오늘 산행은 한 달 전 박성권 총무와 전화로 약속한 터라 모든 일정을 미루고, 실행했다. 오전 8시40분 서울대역 5번출구 공항버스정거장에서 동훈이와 남헌이를 만나기로 하여 서두르는데 남헌이 녀석한테 문자가 왔다. 갑자기 생긴 일로 지방출장중 이라는 것이다. 동훈이에게 연락하니 잠실이라 한다. 약속장소를 낙성대역 8번 출구로 변경하고, 곧 동훈이를 태우고 김포로 향했다.
그런데 어제가 석가탄신일이고, 내일(日)로 이어지는 황금연휴인데도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남부순환도로가 한산하다. 박 총무는 우리와 거의 비슷한 시간에 5호선 발산역에서 출발한다고 연락이 왔다. 48번국도 김포 외곽도로를 달리면서 차창 너머로 바라보이는 하늘은 찌뿌드드하다. 오전에 남부지방에서 시작하는 비가 점점 북상하여 중부지방은 오후 늦게 뿌린다는 일기예보다. 마냥 등산을 해도 햇볕에 탈 걱정은 없다.
강화대교 못 미쳐 문수산성 입구에서 양방향으로 오고가는 차량을 대상으로 구제역 예방을 위해 분무소독을 한다. 그 분사량은 앞 차량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다. 분사기 성능이 우수하다고 생각하다보니 약속장소 문수산성 휴양림 입구 안내판이 보인다.
48번 국도를 벗어나 성동리 방향 1km 지점 문수산성 자연휴양림 주차장, 약속장소에 도착한 시간은 9시57분. 하루 온종일 지켜주는 주차료가 1000원이라니 참으로 저렴하다. 곧 이어 박총무 부부와 임경빈 부부가 나타났다. 김학관, 윤희철, 김관회 회장이 차례로 도착했다. 박총무가 준비해온 생수와 막걸리 등을 각자 챙기어 배낭에 넣었다.
문수산은 나에게는 생소한 산이다. 지난 30년 동안 이런저런 일로 강화도를 십 수 차례를 드나들면서 바라보기는 했어도 그 산이 문수산 임은 오늘 알게 됐다. 1주일前 윤희철 지기가 문수산 안내에 대한 글을 카페에 올려놓아서 예습을 한 탓에 초행길인데도 그리 낯설지는 않았다.
문수산에 오르기 전 안내도를 꼼꼼하게 살펴보고...
30분 남짓, 6부 능선에 올라 강화해협과 대교가 바라 보이는...
괜찮은 곳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했습니다.
7부능선에 오르면 조망은 더 좋지요.
문수산성에서
더 늙기전 친구들의 얼굴을 담아 보았습니다. 왼쪽부터 박성권, 신동훈, 임경빈.
물론 정상에서도 찰칵!!!
왼쪽부터 신동훈, 임경빈, 윤희철, 보경이 엄마, 김관회, 예지엄마, 김학관, 박성권,
앉아 있는 사람은 나.
하산하면서 산림욕장 안내판을 촬영하고...
김포시내 입구 민물매운탕집에서 얼큰하게 쐬주도 곁들이고...
다음 모임에 보다 건강한 모습으로 만날 것을 약속하면서 헤어졌습니다.
(1)어떻게 오르나요?
자연휴양림 주차장에서 10시 15분 학관이와 경빈이가 앞장서 출발 했다. 동훈이가 뒤따르고, 나도 정상까지 구간별로 소요시간이 얼마가 되는지 정확히 알기위해 스포츠시계를 눌렀다.
사방 어디에서도 오를 수 있는 문수산은 초여름 길목에서 늦게 핀 서너송이의 철쭉꽃이 마치 죄라도 지은 듯 수줍게 웃음을 짓고 있다. 30년에서 70년 사이가 될 듯 싶은 키 큰 나무사이로 난 오솔길. 이름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산인데도 안내판과 등산로가 잘 갖춰져 있다. 김포시 관계자들이 제법 신경을 쓴 흔적이 여기저기에서 확인이 됐다.
이른 시간인데도 산에서 내려오는 이들이 제법 많다. 연휴라서 우리처럼 모임 또는 가족을 동반하여 산행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10분 남짓 오르니 정상 1.6km라는 안내판이 보이고, 서서히 나타난 강화해협은 오르면 오를수록 점점 크게 펼쳐졌다.
지난 봄. 이상기온으로 그렇게 춥더니만 오늘은 천천히 걷는데도 어느새 등줄기에 땀이 흘러내릴 정도로 계절은 어느새 초여름으로 성큼 접어들었다. 한줄기 소나기라도 뿌려주고 지나갔으면 괜찮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렇지만 7∼8월 한낮에도 오히려 땀을 많이 흘리면서 마라톤을 할 때 짜릿한 그 무엇인가에 넋을 잃는 것처럼 빨리 걷노라니 상쾌함은 비례하여 커진다.
왼쪽 계곡 아래로 해병대 유격장이 보인다. 강화해협이 빤히 바라다 보이고, 벤치가 하나 있는 능선에서 우리 일행은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막걸리를 나누고, 오이를 먹었다.
쏴~아! 어쩌다 강바람이 한 번씩 나무를 흔들고 갈 때면 제법 많이 나온 나뭇잎들이 재잘재잘 거리면서 상쾌한 향기를 내뿜어 주었다. 소나무 송홧가루까지 날리는 예쁜 능선이다. 관회가 송홧가루로 다식 만드는 얘기를 꺼낸다. 40년전까지 할머님이 종종 만들어 주었던 노란 송화다식과 검은 깨다식이 연이어 떠 올랐다.
초여름 짙은 녹음 우거진 아래로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지고, 오솔길이 끝나는가 하면 노약자도 쉽게 오를 수 있도록 손잡이까지 있는 반듯한 나무 계단길이 나온다. 또다시 능선을 타고, 나무 계단길이 나오는 등 아기자기하고 예쁜 길이다.
출발한지 48분이 지나자 문수산성이 나타났다. 자연휴양림이라는 이름답게 정상까지 1.8km 정도 오르는 길은 가볍게 산책하는 느낌으로 걸을 수 있다. 성곽을 배경으로 더 늙기전의 성권이와 동훈이, 경빈이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담았다. 성곽길을 따라 걷다보니 오른편 아래로 김포대학이 바라 보이고 그 너머로 드넓게 펼쳐진 김포평야가 장관이다. 팔각정에 오르니 강화해협 너머로 고려산과 마니산도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보인다. 성권이와 몇몇 친구들은 언제 한번 저 고려산도 오르자고 했다.
(2)정상은 괜찮은가요?
산은 낮은 편이지만 그만큼 만만히 볼 수 없는 위험요소들이 여기저기 도사리고 있다. 해병대원들이 훈련을 하는 산이고, 길이 없거나 낭떠러지는 밧줄과 하얀 줄로 넘지 못하도록 매어 놓았다.
따라서 첫째도 둘째도 안전에 신경을 써야한다. 운전도 그렇듯이 오히려 초보때는 사고가 덜 난다. 문제는 웬만큼 익숙한 산객들이 문제다. 자신의 실력을 과신하여 무리수를 두는 일은 없어야겠다.
출발 1시간 8분만에 정상에 오르니 조망이 좋다. 기념촬영을 했다. 서쪽의 강화해협과 한강이 바다와 만나는 그 너머 북녘땅 쪽으로 탁 트인 조망은 아주 시원하다. 한강과 임진강이 만나는 합수지점부터 이어지는 서해바다를 경계로 북쪽으로 바라보이는 북녘 땅이 지척거리다. 어느 산객은 날씨가 좋으면 개성의 송악산 끝자락이 보인다고 말한다.
송악산? 경기 5악(과천 관악, 포천 운악, 가평 화악, 파주 감악) 중 하나다. 꼭 한번 오르고 싶은 산이다. 그러나 남북한 화해협력의 상징처럼 되었던 금강산관광도 북측의 우리관광객 총살사건으로 중단됐고, 개성공단사업도 북한의 트집으로 통행이 제한되어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달 서해에서 터진 천안함사건 역시 북한이 저지른 만행임이 지난 20일 정부 발표에 의해 입증된 이 현실에서... 글쎄? 내 생애 남북통일이 되어 갈 기회가 주어질는지는 모르겠다.
정상에서 50m 오른쪽 아랫길 헬기장 한켠에서 자리를 깔고 요기를 했다. 나와 경빈이는 막걸리를, 동훈이와 학관이, 희철이, 관회는 맥주를, 성권이는 생수를 마셨다. 서울 막걸리와 국순당 막걸리 맛을 비교 시음하다 보니 어느새 7잔이나 비웠다. 보름만에 마셔서 그런지 머리는 핑! 눈알은 뱅글 거렸다.
(3)하산할 때 코스를 잘 확인하세요.
문수산은 코스에 따라 편한 마음으로 가볍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그러나 거미줄처럼 얼기설기 나있는 산행로는 초보에게 늘 헷갈리는 변수다.
문수산 하산길도 여기저기로 많이 나있다. 몇몇 산행객이 사진촬영을 부탁한 관계로 제대로 촬영해 주다가 친구들을 잃었다. 학관아~~~! 어디? 어디야!!! 저 멀리서 북문쪽! 북문쪽!!! 뒤 따라가 보니 학관이는 안보이고 관회와 성권이 부부, 경빈이 안사람까지 네명 뿐이다. 우리는 문수산 오른쪽 능선을 따라 북문 방향으로 하산하는 길을 택했다. 동훈이와 경빈이, 희철이 학관이는 계곡쪽 문수사 쪽을 택했다 한다.
산은 같은 산이라도 이쪽에서 볼 때와 저쪽에서 바라볼 때에 각도가 틀리면 다르게 보인다. 또 계절별로도 달라서 간 길을 또 가도 틀려 보이는 것이 산인 것 같다. 오전에 오를 때의 문수산과 오후 하산할 때의 문수산은 큰 차이가 있어 감흥 또한 달랐다.
성권이와 경빈이 안사람 뒤를 따라가면서 두분이 나누는 얘기를 들어 보았다. 졸업했어요? 자격증 땄어요? 어쩌구 저쩌구... 자식에 대한 사랑과 걱정이 우리 남자들 보다 아주 세심함에 잠시 깜짝 놀랐다. 엄마들은 자식을 열달 동안 한 몸으로 같이해서 그런지... 예지, 수지 엄마와 보경, 보영, 보연이 엄마에게서 정말 진하면서도 참한 엄마의 정을 읽을 수 있었다.
북문쪽으로 내려가면 내려갈수록 강화해협이 점점 크게 나타난다. 강화해협을 배경으로 또는 북문 성곽을 배경으로 관회와 성권이 부부, 보경이 엄마를 예쁘게 눌러주었다.
성동리 길가 강화해협은 철조망으로 둘러쳐 있다. 북괴군이 넘어 오지 못하도록 쳐 있는 철조망 사이로 갈대숲이 보인다. 한 주민은 겨울에는 그 갈대 숲에서 두루미와 청둥오리 등 철새가 노닐고 간다고 하니 해협과 어울려 낭만적인 풍경을 보여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산행 거리는 오를 때 1.8km와 하산길 2.2km를 합하여 4km다. 걷는 시간 보다 앉아 휴식한 시간이 더 길어서인지 산행시간은 3시간을 훌쩍 넘겼다. 이 정도 시간이라면 문수산을 두 번 왕복한 시간이다. 그렇지만 늘 그렇듯 우리 이천중 23회 친구들은 산행시간을 논하지 말자! 산이 어디로 도망가는 것도 아니고, 빨리 달라고 보채지도 않는다. 우리의 산행은 우리가 하고 싶을 때 크거나 작거나 불평 없이 늘 그렇게 우리 맘대로 하면 된다.
나 역시 내 발자국이 산 정상을 밟았느냐? 아니냐? 를 논키 앞서 산 밑 들머리에 들면서부터 그리고 하산하기까지의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본다. 이렇게 긁적거리면서 글로 옮기는 것도 산행의 연장이 아닌가 생각한다.
(4)문수산성(文殊山城)은?
김포시 월곶면 포내리 산36-1번지 등에 소재해 있는 사적 제139호다. 문수산과 해안지대 약 2.4km를 연결했는데 그 면적은 20만3천511제곱미터로 구축된 산성이다.
강화 갑곶진(甲串鎭)과 마주보는 김포쪽에 위치하여 갑곶진과 더불어 강화도 입구를 지키는 성이다. 명칭은 문수사(文殊寺)라는 절에서 유래했다. 취예루(取豫樓), 공해루(控海樓)등 문루와 암문(暗門)이 각 3로에 있으며 취예루는 건너편 갑곶진에서 육지로 나오는 관문역할을 했다 한다.
1812년(순조12)대대적으로 중수하였고, 1866년(고종3)병인양요때는 프랑스군과의 일대 격전지였다. 이 때의 격전으로 해안쪽 성벽과 문루가 파괴되고, 성내가 크게 유린되었다. 지금은 해안쪽 성벽과 문루가 없어지고 마을이 들어섰으며 문수산 등성이를 연결한 성곽만 남아있다.
(5)문수사(文殊寺)는 어떤 절인가요?
김포시 월곶면 성동리 소재 한국불교태고종에 소속된 사찰이다. 신라 혜공왕(재위:765∼780)때 창건했다고 하나 876년에 창건했다는 설도 있다. 1613년(광해군 6) 도욱(道旭)이 중창했으며, 1809년(순조9)에는 광선(光善)이 중창했다. 1936년 남성(南星)이 중수한 뒤 꾸준히 불사를 진행하여 오늘에 이른다. 옛날에는 수도 도량으로 널리 알려져 신도가 많았으나 근래에는 인근에 해병대 산악교육대가 있어 출입이 불편한 편이다. 해병대 장병들의 호국도량으로 알려져있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대웅전과 범종각, 산신각, 종무소, 요사채 등이 있다. 대웅전은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건물로 내부에 비로나자불이 있다.
유물로는 석탑과 부도 사각연화대좌가 전한다. 이 가운데 석탑은 무너진 석재를 모아 다시 쌓은 것으로 정확한 층수를 헤아리기 어렵고 고려후기에 조성했다 한다. 사각연화대좌는 고려말 유물로 불상을 올려놓는 대좌로 추정된다.
대웅전 서쪽 언덕위에 있는 품당대사부도는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91호로 지정돼 있다. 품당대사는 전국을 돌며 불교를 포교하는 수행승이었는데 문수골에 왔었을 때 세 사람이 나타나서 문수사 승려들을 깨우쳐 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이에 품당은 그들을 따라가 보았다. 승려들의 생활이 엉망인 것을 본 품당은 이곳에 머물면서 승려들을 깨우치고 문수사를 대찰로 키웠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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