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 수학 교재를 출판하는 출판사의 수가 열 군데가 넘고, 각 출판사마다 다양한 단계의 여러 종의 문제집을 내놓고 있어서 시중 수학 문제집들의 수는 수십 가지가 넘습니다. 교재에 대해 취재하면서 다양한 문제집의 문제 유형이나 수준은 엇비슷하므로 무얼 선택해도 큰 상관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선생님들도 계셨습니다. 한편 대체로 많이들 선택하는 몇몇 문제집들이 정해져 있어 쏠림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그러나 내 아이의 공부 단계와 목적에 따라 교재의 특성에 대한 조금 더 미세하고 정교한 정보와 분류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다양한 경로로 정보를 모아봤습니다. 여러 인터넷 교육 관련 커뮤니티에서 교재에 대해 검색해보고, 저희 아이의 경험 및 주변 학생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들어보고, 선행 및 내신을 지도하시는 선생님들께 자문을 구하고, 인근 대형 서적의 판매 순위를 확인해서 취합한 교재들을 소개합니다.
I . 수준별 분류
1. 개념 및 기초
<개념원리>는 전통적으로 중등 과정을 선행할 때 많이 선택하는 교재였습니다. 간결한 개념 소개와 꼭 필요한 문제들을 간결하게 수록하고 있어서 빠르게 내용을 파악하고 선행 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교재입니다. 수학적 감이 좋은 학생들은 개념원리로 해당 학기 내용을 공부한 후 바로 심화단계의 교재로 나가기도 합니다만, 일반적인 경우에 개념원리의 문제만으로 충분히 내용이 숙지되지 않기 때문에 드릴(훈련)용 보조교재로 RPM이 나온 듯 합니다. RPM의 수준은 쉽고 (개념원리 수준을 벗어나지 않고) 계산 훈련의 목적에 충실한 교재입니다.
개념편과 유형편 두 권의 교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개념편은 개념 소개와 개념 확인을 위한 쉬운 문제들로 이루어져 있고 유형편은 <쎈>과 비슷한 편집으로 문제들을 유형별로 구분해서 대표유형을 제시하고 그에 따른 변형된 문제들을 제시하는 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라이트/파워/탑의 세 단계가 있는데 한 교재를 마치고 다음 교재를 풀라는 의미가 아니라 아이의 실력별로 각각의 트랙을 선택하면 될 듯 합니다. <라이트>는 <개념원리>보다 좀 더 쉽다는 평이고 <파워>는 개념원리와 비슷하지만 유형편의 일부 문제들은 그보다 더 높은 난도의 문제까지 커버하고 있습니다. 문제 수가 충분히 많고 단계가 친절하게 이루어져서 개념 선행과 함께 어느 정도 드릴까지 이루어지는 교재입니다. 같은 시리즈로 그보다 더 어려운 수준의 <탑>이라는 교재도 새로 나온 듯 한데 처음 보는 개념서로 너무 어려운 책이 적합치 않기 떄문인지 그다지 많이 사용하지 않는 듯합니다.
2. 연습(Drill)
유형별 드릴 문제집에 대해서는 선생님들 사이에서도 찬반양론이 있고 학생이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호불호가 갈리는 듯 합니다. 너무나 친절하고 세분화된 유형 분류와 그에 따른 많은 수의 문제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그야말로 유형을 암기하는데 최적화된 문제집이기 때문입니다. 유형을 암기하는 식의 공부가 장기적으로는 개념의 깊은 이해와 그것을 적용하는 발상 능력을 가로막고 수학을 얕고 피상적으로 접근하는 습관을 심어준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영재수학의 핸즈선생님께서도 누차 강조하셨고, 취재에 응해주셨던 EMS 손 선생님께서도 선행할 때 <쎈>을 사용하는 것은 절대 반대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만 내신 준비할 때 <쎈>의 B스텝과 C스텝을 빠른 속도로 푸는 연습을 하는 것이 실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하십니다.. 위의 세 문제집 가운데 <쎈>이 가장 유명하고 많이 사용되는 듯 합니다. <쎈>이 A, B, C 스텝으로세 단계인데 <유형아작>과 <다문항 2000제>는 둘 다 4단계로 단계가 조금 더 세분화되어있습니다. <다문항 2000제>는 진짜 2000문제인지 서점에 가서 확인해봤는데, 중1-1을 기준으로 <다문항 2000제>는 1298문제, <유형아작>은 1348문제, 쎈은 1489문제네요. 역시 문제 수 많기로는 악명높은 <쎈>이 가장 쎄군요.^^ 그나마 개정교과에서 집합 등이 빠져서 그렇고 2년 전만해도 거의 2000문제에 육박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물론 이 많은 문제들을 다 풀 필요는 없고 A스텝을 건너뛰거나 B, C스텝에서도 선별해서 푸는 것도 방법입니다.
3. 응용 심화
<최고득점> <최고수준> 위의 문제집들은 세 단계 또는 네 단계 정도로 단계가 나누어져 있어서 평이한 문제부터 시작해서 난이도가 점차로 상승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다음에 소개하는 ‘도전 심화’ 문제집들에 비해서 난이도의 스펙트럼이 넓은 편이죠. 초등학교때 많이 접하던 문제집들과 비슷한 편집이기 때문에 친숙하게 느껴지고 각 단계별로 문제 수도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어느 정도 수준 있는 문제를 접하면서 성취도를 느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4. 도전 심화
<일등급> <고난도> <수학의신>
이 단계의 문제집들은 개념과 응용이 어느 정도 체화된 후에 풀어보는 문제집입니다. 개념이나 유제에 해당되는 문제들이 없거나 있더라도 최소한이고 바로 심화문제 위주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중등 단계에서 가장 대표적인 심화서로 <최상위>와 <에이급>이 꼽히지요. <최상위>의 경우 1, 2, 3스텝의 난이도 차이가 그리 크지 않고 골고루 적정한 심화 수준인데 <에이급>의 경우 C, B, A, S스텝의 난이도 차이가 좀 큰 편이어서 C, B 스텝은 <최상위>에 비해 쉬운 문제들도 많지만 A스텝이 꽤 어렵고 S스텝은 보통 내신문제 수준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이어서 전반적으로 <최상위>보다 어려운 문제집으로 여겨집니다. 에이급의 단점 중 하나는 계산이 지저분하고 나온 답이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아서 아이들에게 당혹감을 준다는 것입니다. <일등급>, <고난도>, <수학의신>, <인사이트>, <라인업> 등은 최상위, 에이급보다 한 층 더 난이도가 있어서 중등 내신을 준비하는데 꼭 필요하다기보다는 각 학년 과정을 가장 깊이 있게 마무리하고 넘어간다는 취지로 풀어보면 좋을 듯합니다. <일등급>은 <에이급>과 비슷하게 계산이 복잡하고 단계가 많아서 어려운 편이라 하고,(일등급이 올해 새로 나오는 책이 편집이나 내용이 바뀐듯 합니다. 출판사도 달라지고. 이전 판과 난이도나 색깔이 조금 달라졌을 수도 있을 듯요.) <고난도>는 좀 더 창의적인 문제들이 많은 편이라고 합니다. <수학의신>이 그보다 체감 난이도가 조금 더 높은 듯한데 특히 기하파트의 문제가 좀 더 깊이 있게 나오는 듯 합니다. 여기까지는 수학 내신 최상위권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내신기간에 풀어볼 만 한 문제집들이고 <최상위>, <에이급>과 난이도 차이가 조금 나지만 크게 나지는 않는 수준입니다. <인사이트>는 중등수학을 기반으로 더욱 더 확장된 깊이 있는 수준의 이론과 문제를 다루는데, 다른 중등 수학 교재들과 차이점은 단순한 문제집이 아니라 개념을 교과서와 같이 서술하는 스타일의 책이라는 점입니다. 고등 교재 <수학의 정석>을 보면 정의, 정리, 공식…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으면서도 구구절절 친근한 설명식의 서술이 덧붙여져 있는데 그와 비슷한 느낌의 책입니다. (실은 정석보다도 훨씬 더 서술과 설명의 비중이 높습니다. 책 자체가 선생님의 강의를 풀어놓는 느낌이지요. 그렇다고 쉽지는 않습니다만^^) <라인업>의 경우 내신대비라기보다는 경시 유형의 문제가 많습니다. 문제의 유형이나 난도가 교과과정을 많이 벗어나고 그렇다고 문제에 접근하는 방법이 친절히 안내되어있지 않으므로 수학에 대한 감이 뛰어난 학생이 시험 삼아 풀어 보는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기사보기 ) II. 계통별 교재
중등 교과과정에 맞추어 한 학기당, 또는 한 학년당 나오는 대부분의 문제집과 달리 계통별로 묶어서 한꺼번에 정리하는 책들이 있습니다. <유난히 설명이 잘 된 수학 -기하편>
EMS손 선생님께서 강력하게 추천해주신 교재입니다. 선생님께서는 기하 파트는 1-2, 2-2, 3-2에 나오는 내용을 한데 묶어서 한꺼번에 꿰뚫어보는 공부를 하고 넘어가는 것이 좋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 책은 중등과정의 기하파트를 선행할 때 보고 넘어가면 좋은데 이 책으로 기하 전체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잡은 후에 다른 문제집은 확인용으로 풀어보기를 권합니다. 기하는 명확한 개념 없이 문제집만 여러 권 푼다고 해결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처음 선행용으로 이 책을 볼 때는 선생님의 가이드가 있는 것이 좋고, 아니면 중등과정을 마무리하면서 기하부분을 총복습할 때 학생이 혼자서 독학하기에도 괜찮은 교재라고 합니다. <틀수학>
수와연산, 문자와식, 함수, 기하, 확률과 통계의 5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트로도, 낱권으로도 판매하네요. 이 책은 이번에 취재하면서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인근 대형 서점의 중등 수학 문제집 판매순위 10위 안에 드는 책이라고 해서, 주변에 직접 사용한 분은 만나지 못했지만, 서점에 가서 교재를 훑어보았습니다. 교재의 머리말에 초등 고학년이 중학 수학 전체를 개괄하는 식으로 선행을 나가거나 아니면 중학생 중에 특히 취약한 부분이나 놓친 부분을 빠르게 복습하는 용도라고 소개되어 있습니다. 슬쩍 봐서 난이도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편집 등은 다른 중등 교재보다 친절하고 접근하기 쉬워 보였습니다. 그런데 굳이 계통별로 빠르게 선행을 뺄 필요가 뭐가 있을까요? 그런 빠른 선행이 필요한 아이들이라면(경시 등의 목적으로) 대부분 어느 정도 난이도 있는 책으로 선행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이 책은 선행목적보다는 뒤돌아보며 구멍을 메우는데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중학교 2학년이든, 3학년이든, 심지어 예비 고등학생이라도 수학이 잘 안되거나 구멍이 있다고 느껴진다면 지나간 부분 중 취약한 부분을 이 책으로 보충하고 다음 학기를 준비하면 어떨까 싶네요. III. 선생님들의 조언
이번 기사는 교재에 대한 취재였지만 취재 과정에서 만나 뵌 선생님들의 귀중한 조언을 함께 전달해드립니다.
EMS손 선생님 기하파트에 대해서
기하 파트의 경우 보조선을 그어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이 많은데 이것이 직관적으로 가능한 아이가 있고 그렇지 않은 아이가 있습니다. 이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재능에 속하는데 이런 능력이 부족한 아이라고 할지라도 중등 기하에서 나올 수 있는 패턴이 대략 60가지 정도이므로 그 패턴을 충분히 연습하면 대부분의 문제가 응용이 가능합니다. 기하파트는 풀이 방법이 천차만별입니다. 도형에 대한 직관이 부족한 학생일수록 문제집의 ‘정답 및 해설’에 나와 있지 않은 다양한 풀이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는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이해하기 쉬운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기하는 좋은 교재보다 좋은 선생님께 배우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파트입니다. (대수파트는 꾸준한 노력으로 많은 양의 문제들을 풀고 오답을 반복하는 식으로 정복할 수 있는데 기하파트는 타고난 재능이 많이 좌우하고, 문제를 풀어나가는 해법-이른바 보조선-을 보는 눈이 선천적으로 장착되지 않을 경우 그것을 보도록 해주는 선생님의 가이드가 도움이 된다는 의미로 해석했습니다. 제가 교재를 취재하는 동기 중 하나가 독학으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과 학부모님들께 도움을 드리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제 학년 수학 공부는 학원 도움 없이도 혼자 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해서요. 그러나 선택적으로 학원의 도움을 받더라도 더 필요한 파트와 덜 필요한 파트를 구분하고 나에게 도움이 필요한지 아닌지 여부를 판단하는데 도움이 될만한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방학 때는 학생의 능력껏 무한 선행을 나가되 학기 중에는 자기학년 공부에 충실하기를 권합니다. 선행을 하다가 시험 2-3주 전에 내신 준비하는 패턴은 매우 좋지 않습니다. 시험 2-3주 전까지 자기 학년의 극심화까지 충분히 공부를 한 후 2-3주 전부터는 쉬운 문제부터 어려운 문제까지 골고루 풀며 시험 적응력을 기르고 다른 과목과 균형을 맞추는 것이 좋은 결과를 얻는 길입니다. 1-2년 전부터 인근 중학교의 수학 내신 시험이 쉬워지면서 내신 대비하는데 굳이 어려운 문제집을 풀 필요가 없어지는 면도 있지만 초, 중학교때 얼마나 깊이 있게 심화 공부를 했는지의 차이가 고등학교 가서 나타납니다. 얄팍하게 빠른 선행을 하는 것보다 제 과정을 심화까지 깊고 튼튼하게 다지고 넘어가는 것이 중등 내신과 향후 고등 성적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길입니다. 토모학원 김강용 원장님 본질에 충실한 겸손한 공부를!
교과서와 익힘책이 최고의 교재입니다. 교과서의 ‘용어의 정리’부분은 반드시 외우도록 하고, 익힘책은 풀고 나서 스스로 설명해보도록 시키면 좋습니다. 특히 수학이 전교에서 2-30% 안에 들지 않는 학생들이라면 시험 대비로 다른 문제집을 쳐다보기 전에 익힘책을 5번 정도 풀어보기를 권합니다. 그 다음에는 얇고 쉬운 <내신만점>같은 문제집을 반복해서 푸는 것이 좋습니다.
선행에 대해서도 정리해드리겠습니다. 전교 10-20% 정도 학생이면 1년정도 선행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교 10% 안쪽의 학생이라면 2년 이상 선행도 무방하구요. 주위에서 선행을 한다, 어려운 교재를 본다고 휩쓸리지 말고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실속 있는 길을 찾아 꾸준히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성적이 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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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중등수학을 오랜만에 하려니 시중교재에 대한 감이 없었는데 정말 좋은정보감사합니다.^^
많은 도움 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좋은 정보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 정리가 되었습니다.
증등 새로 시작하는 제게는 참 감사한 정보입니다 소중한 정보와 지침 잘 새겨듣겠습니다^^★
정말 많이 도움이 됩니다~
정리를 해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수학 문제집 찾고 있었는데 정말 유용하네요. 고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