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 주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엔 많은 비가 내렸다.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산사태가 발생하여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도로 곳곳이 침수되어 사실
상 도시기능이 마비되었다.
수마가 할퀴고 간 자리에 처참하게 파괴된 보금자리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
는 사람들을 볼 때 거대한 자연의 힘 앞에 보잘것없는 우리 인간의 나약함을
새삼 느끼면서 또 한 구간을 이어간다.
백두대간의 첫 걸음을 뗀 것이 어제 같은데 벌써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 강원
도의 산줄기를 지나고 있다. 한 걸음 한 걸음 정직한 발걸음을 걸어 이제 진부
령까지 Countdown 8을 남겨두면서 걸음걸이 하나하나가 소중하고 아쉬움으
로 가득 찬 발걸음이 되었다. 밤 하늘의 별 빛 따라 걷고 구름에 실려가듯
흐르는 구름 따라 걷고 또 걸어 어느덧 삽당령에 이르렀다.
지난 구간은 무릉도원과 비견할만한 아름다운 계곡인 무릉계(武陵溪)를 품고
있는 두타산과 청옥산의 마루금을 지나왔다.
문경의 조령산 구간과 더불어 백두대간을 지나는 이들에게 아름다움으로
인해 감춰진 진주로 회자되는 구간이다. 부드럽고 편안한 구간과 빚은 듯이
아담한 암릉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이유에서이다.
이번 구간은 태백산을 지나면서 숨가쁘게 북진해 오던 대간길이 잠시 게걸음
치듯 서쪽으로 약간 비껴가면서 숨을 고르는 구간이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구간이기도 하다. 인간의 탐욕으로 백두대간에서 가장 많
이 훼손된 자병산을 목전에 두고 지난 구간은 짙은 안개로 이번 구간은 어둠
으로 파헤쳐지고 무너진 자병산의 속살을 보지 못한 것이 오히려 다행인지 모
르겠다.
자병산은 시멘트 석회석 광산 채석장으로 인해 산 천체를 밀어내어 백두대간
의 맥을 끊어가는 안타까운 현장이기 때문이다.
자병산의 아픔을 뒤로 하고 석병산을 향하여 발걸음을 옮겨 석병산 정상에
올랐다. 정상석 뒤로는 천길 벼랑 낭떠러지였다.
거대한 바위가 마치 칼로 잘린 듯 겹겹이 쌓여 있었고 망치로 부서진 듯 울뚝
불뚝했다. 비 내린 뒤라 하늘은 파랬고 석병산 정상석은 외로워 보였다. 그리
움이 일었다. 잘려나간 자병산이 있는 듯 했다. 석병산과 마주보며 서로의 아
름다움을 때로는 자랑하고 때로는 시샘하고 있는 듯 했다.
햇살과 운무로 석병산의 아름다움은 백두대간이 하늘이 만들어준 길인 동시
에 사람들의 마음 속으로 흐르는 하늘길임을 확인 해 주기에 충분했다.
일시: 2011년 7월 30일(토)~31일(일) 무박2일
36구간 코스: 백복령(02:41)⇒생계령⇒고병이재⇒석병산(1055m)
⇒두리봉(1034m)⇒삽당령(09:58)
대간거리:17.8km 접속거리:0km 실거리: 약20km
총거리: 웅석봉⇒진부령(785km)
남은거리: 삽당령⇒진부령(179.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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윗 동네는 토끼걸음인데 아랫 동네는 거북이 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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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령'은 일년 내내 땅속에서 소나무 등의 나무 뿌리에서 기생하는 버섯을 말합니다. 그 중 힌 것을 '백복령'이라 하는데
명칭의 유래인지 알 수 없으나 이번 구간의 들머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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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구간의 특징은 학창시절 지리시간에 배운 카르스트 지형을 통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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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트 지형의 특징'돌리네'현상입니다.
'돌리네'란?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Caco3)이 물(H2O)과 이산화타소(CO2)가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켜 용해되어 움푹 패인 함몰지. 돌리네가 2개 이상 합쳐지면 '우발라' 그 우발라가 여러 개 합쳐지면 '폴리에'라고 한답니다.
이렇게 패인 곳에 '테라로사'라고 하는 토양이 발달하면 경작지로 이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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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무가 바다를 이루어 장관을 연출합니다. 자연의 아름다움입니다. 저 멀리 가물가물 보이는 마루금까지 운무로 가득 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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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목지대를 지나는 정겨운 동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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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나올 것 같은 산 속의 아침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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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병산의 깍아지는 절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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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증샷 한 컷을 찍고 정상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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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병산 정상석에서,,,정상석 바로 뒤엔 천길 벼낭 낭떠러지입니다. 돌아서서 절벽을 향하여 조심히 조망을 담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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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나 멋진 절경입니다. 햇살과 운무와 절벽의 조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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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이라도 발을 헛디디면,,,,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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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어~~흐~~ㅋㅋ 위험하긴 하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에 감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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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병산의 또 다른 이름 일월봉 아래에 있는 일월문입니다.거대한 바위에 커다란 구멍이 뚫려 있어 밤이 되어 건너 편에서 떠오른 달 빛이 일월문으로 비추면 장관이라 전합니다.
깊은 밤 달이 떠올라 일월문 안으로 들어온다면 그보다 더 황홀하고 아름다운 광경이 있을까! 생각만으로 가슴 시리도록 아름다울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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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일월문에서 조심스레 인증샷 한 컷을 찍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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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병산을 내려와 반대편에서 석병산을 바라보며 한 컷을 찍어봅니다. 한 마디로 웅장함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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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밝고 삽당령에 이르기까지 이 처럼 신선이 나 올 것 같은 산길을 따라 산행하니 피곤한 줄도 모르고,,,어느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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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당령에 이르렀습니다. 신발과 바지는 엉망진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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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삽당령 표지석에서 인증샷 한 컷은 빠뜨릴 수 없습니다. 다음 구간은 닭목령을 지나 대관령에 이르럴겁니다.
첫댓글 밤하늘에 별빛을 벗삼고 힌구름을 길잡이로삼아 한걸음 또한걸음 마지막까지 ... 화...이...팅
도대체 언제까지 비가 내릴런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번 주도 태풍에 비 소식이 있으니,,,,
그래도 오늘은 화창한 날씨입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서서히 끝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종](https://t1.daumcdn.net/daumtop_deco/icon/deco.hanmail.net/contents/emoticon/things_34.gif)
지부를 찍는 그날을 위하여
그러게요^*^
앞으로 Countdown 8이 남았지만 달수로는 3개월입니다.
멀다고 생각하면 멀겠고 짧다고 생각하면 짧은 시간입니다.
한 구간 한 구간! 한 걸음 한 걸음 소중하게 생각하며 이어갈까! 합니다.
길도 보이지 않는 잡목을 뚫고 산행한다는게 신기하네요...
얼마나 산을 타면 그정도 경지에 오르는지.....
'경지'라고 할건 없고요! 쑥스럽게시리,,,^*^
성경구절을 빌리자면
"네 보물이 있는 곳에 네 마음도 있다"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