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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뎀나무----농부이야기
몽골목장 박명숙 집사
* 부지런한 농부 이야기
겨우내 얼어있던 대지가 부드러운 봄 햇살을 받고 기지개를 핍니다. 몽실몽실 피어오르는 아지랑이 너머로 농부가 걸어오는 것이 보입니다. 겨울잠을 충분히 잔 흙은 마치 초코가루를 섞어 놓은 밀가루처럼 향기롭습니다. 농부는 부드러운 흙을 파고 그곳에 믿음의 씨앗을 심습니다. 땅은 씨앗을 품고 꿈을 꾸기 시작합니다. 씨앗만 봐서는 잘 모릅니다. 꽃나무가 될지, 과실수가 될지, 땅은 자못 궁금하지만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부지런한 농부는 매일 씨앗이 심은 곳을 들여다보고 목이 마를 때쯤이면 물을 줍니다. 며칠이 지나자 씨앗은 여리고 연약한 초록의 싹을 틔웁니다. 씨앗에게 농부의 말씀읽기는 유기농 거름이 되고 예배와 기도는 갈증을 해소해주는 생명수가 되며 섬김과 사랑은 씨앗을 새싹으로 탈바꿈시키는 햇살이 됩니다. 매일 읽는 말씀으로 땅은 점점 더 비옥해집니다.
새싹은 농부의 부지런함으로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납니다. 때로는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 하루쯤, 쉬고 싶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농부는 잘 참고 견디며 새싹을 떠나지 않습니다. 잠시라도 한눈을 팔면 온갖 세상의 벌레들이 새싹을 공격할 것을 알기에 부지런히 보살핍니다. 어느덧 새싹은 훌쩍 자라 나무가 되었습니다. 푸른 잎이 무성한 나뭇가지에 향기가 그윽한 하얀 꽃이 조롱조롱 달렸습니다. 농부의 마음에도 함박꽃이 핍니다. 햇살 좋은 어느 날 꽃이 떨어진 자리에 동그랗고 귀여운 초록 열매가 달렸습니다. 열매는 점점 자라나 주황빛 탐스런 오렌지가 되었습니다. 농부는 지치고 목마른 이가 지나가면 나무에서 뚝! 따서 사랑으로 나누어줍니다. 예배와 말씀, 기도와 섬김으로 키운 믿음의 열매를 나누어주는 농부의 주름진 얼굴이 햇살처럼 빛납니다. 싱그러운 오렌지 향기가 봄처럼 세상 속으로 퍼져갑니다.
* 게으른 농부 이야기
따스한 봄 햇살은 이웃마을에도 찾아왔습니다. 나른하게 늦잠을 자던 농부는 이웃 농부의 발걸음 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들판으로 향합니다. 겨울잠을 충분히 잔 흙은 마치 초코가루를 섞어 놓은 밀가루처럼 향기롭습니다. 농부는 부드러운 흙을 파고 그곳에 믿음의 씨앗을 심습니다. 농부는 씨앗을 날마다 살피러 옵니다. 농부의 보살핌으로 씨앗은 작고 연약한 초록 잎을 틔웁니다. 예쁘고 사랑스런 새싹입니다.
하지만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자 농부는 조금씩 단조로운 일상이 지겨워지기 시작합니다. 세상은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것이 너무나 많고, 갖고 싶은 것, 이루고 싶은 일들도 너무나 많습니다. 무엇이 될지도 모르는 씨앗만 키우기에는 무의미하게만 느껴집니다. 친구들이 농부를 유혹합니다. "여보게, 오늘만 날인가? 물은 내일 주어도 되지 않는가? 아님 비가 올지도 모르지. 그러니 오늘은 우리랑 먹고 즐기세." 농부는 오래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래, 저들처럼 사는 것이 훨씬 지혜로운 것 같군. 짧은 인생이니 오늘 하루는 즐겁게 나를 위해 사는 거야." 친구들과 어울려 새싹을 잊어 갑니다. 새싹은 들판에 버려진 채로 잡초와 함께 살아갑니다. 모진 바람에 흔들리고 벌레가 온 몸에 달라붙어 성한 곳이 없습니다. 영양이 부족해서 꺾일 듯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는 나무가 되었습니다. 나무는 온 힘을 다해 꽃을 피우려했지만 꽃은 끝내 피지 않았습니다. 나무는 자신의 이름도 모른 채 죽어갑니다. 농부의 땅은 가꾸지 않아 세상의 온갖 씨앗들이 날아들었고 무성한 잡초들로 가득한 들판이 되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농부의 마음도 잡초가 날아든 것처럼 세상의 근심으로 가득합니다.
가을이 되었습니다. 농부는 그때야 봄에 심었던 씨앗이 생각났습니다. ‘딱 하루만….’ 했던 것이 시간은 화살처럼 흘러 백발이 되었습니다. 가꾸지 않아 아무것도 거둘 수 없었던 땅에서 농부는 지나간 시간을 탄식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으며, 믿음으로 누군가를 위해 희생하며 사랑을 베푸는 삶만이 후회 없는 삶임을 뒤늦게 깨달은 게으른 농부의 눈가에 후회의 눈물이 귓불을 타고 흘러내립니다.
***
인생은 그 날이 풀과 같으며 그 영화가 들의 꽃과 같도다. (시103:15)
첫댓글 박명숙집사님~ 제가 임의로 문단을 두개 혹은 세개로 나누었는데요,
나누지 않고 붙이셔도 상관없어요.
혹, 편집 의도와 맞지 않으시면 원래대로 한 문단으로 묶으셔도 되니까
의견주세요!
이은애 집사님!
제가 짝수 맞지요?
할 때마다 헷갈려요.ㅎㅎㅎ
학교 많이 바쁘시지요?
저는 집에서 놀아도 만날 동동거리느라
해야할 일을 미루고 있었네요.^^;
부지런하신 집사님들,
따뜻한 봄날입니다.
더욱 행복하세요~ ^^*
이제야 봤네요. 현희집사님~~전 괜찮아요. 수고가 많아요.^^ 하늘 복 엄청나게 받으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