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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몸에 맞는 배낭을 장만하라
초보자들이 배낭을 살 때 범하는 가장 흔한 실수는 너무 작은 배낭을 산다는 것이다. 산행을 몰라서 그런 것이지만 20~25리터 배낭은 당일 산행용이라 해도 활용도가 떨어진다. 그래서 산에 몇 번 다니다 보면 배낭이 어림없이 작다는 걸 깨닫고 다시 사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론 작은 배낭도 작은 대로 용도가 있지만 애초에 30~40리터 배낭을 샀다면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다.
처음에는 물과 도시락만 넣고 다니지만 사계절 산에 다니다 보면 배낭에 넣을 장비가 늘어나기 시작한다. 특히 겨울에는 짐이 더 늘어난다. 그래서 애초에 30~40리터 정도는 돼야 당일 산행에 지장이 없다. 베테랑 산꾼의 동계 야영산행을 위한 배낭은 75리터 이상은 돼야 짐을 꾸리기에 지장이 없다. 그러나 지리산 종주의 경우 요즘은 산장에 시설이 잘돼 있어 45리터만으로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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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을 살 땐 등산화보다 실수를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같은 배낭이라도 체형과 개인적인 산행 스타일에 따라 편의성은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 배낭의 경우 M사이즈라 해도 한국사람 표준체형에 비해 큰 경우가 다반사다. 여성용 S사이즈가 표준체형의 남자에게 맞는 경우도 많으므로 배낭은 반드시 짐을 넣어 메어 보고 사야 후회하지 않는다. 그러나 장비점에서 짐을 넣고 배낭을 멜 수 없으므로 산행 중 동료 선후배의 배낭을 메어 보고 가늠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남의 말만 믿고 인터넷으로 샀다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엄밀히 따지면 배낭은 자신의 키에 맞추지 말고 상체 등 길이에 맞춰야 한다. 어깨와 목이 만나는 부위에서 골반까지 거리(토르소)를 재면 정확하다. 목은 고개를 앞으로 숙였을 때 톡 튀어나온 뼈이고, 골반은 허리춤에 손을 얹어 등을 만졌을 때 골반과 척추가 교차하는 지점이며 이 사이의 거리를 잰다. 길이 39cm 이하는 XS, 40~44cm S, 45~49cm M, 50cm L 사이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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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낭은 복잡한 형태의 것보다 단순한 디자인의 배낭이 더 좋다. 처음에는 사이드포켓 그물이 있는 게 편리하지만 오래 쓰다 보면 너덜너덜 지저분해지고 바위구간을 지나거나 할 때 수통 같은 짐을 떨어뜨려 뒷사람이 다칠 수도 있다. 어차피 쉬면서 물을 마신다면 손이 더 가더라도 배낭 안에서 꺼내는 게 낫다.
배낭에 지저분하게 컵이나 옷 등을 걸고 가지 말고 모든 짐은 배낭 안에 집어넣는 것이 좋다. 그래야 걸을 때 균형을 잡기도 수월하고 산행도 안전하게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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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낭을 쌀 때는 가벼운 것부터 아래에서 차곡차곡 넣어 빈틈이 없도록 해야 한다. 산행 중 바로 꺼내야 하는 장비는 배낭 헤드처럼 꺼내기 편한 곳에 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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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등판 프레임이 굉장히 다양하게 나온다. 프레임이 휘어 통풍이 잘되는 배낭이 최근 유행인데 한여름 산행 시에는 좋지만 짐이 적게 들어간다. 배낭을 꾸릴 때는 조임 끈을 다 푼 상태에서 가벼운 것을 아래에, 무거운 짐을 위에 넣어야 한다. 무거운 짐은 위쪽에서도 가급적 등판에 붙여 넣어야 배낭의 무게중심이 몸 중심으로 온다. 배낭 안에 공간이 생기지 않도록 차곡차곡 쌓아 무게가 대칭이 되도록 해야 한다.
옷은 옷대로 식량은 식량대로 잡주머니나 비닐을 써서 분리해서 넣어야 보관이 용이하고 편하다. 우중산행을 할 예정이라면 김장비닐 같은 큰 통비닐을 배낭 안에 넣어 방수포장하는 것도 짐을 보관하는 한 방법이다. 손쉽게 꺼내기 쉬운 배낭 헤드나 전면주머니에는 지도, 나침반, 헤드랜턴, 휴대폰, 바람막이재킷, 카메라 등 운행 중 활용빈도가 높은 짐을 넣어야 한다.
배낭을 단정하게 싸는 건 좋지만 자기과시를 위해 100리터 배낭에 매트리스를 둘러 일명 ‘뽕배낭’을 만들 필요는 없다. 산에 갈 때는 가급적 짐의 부피를 줄이고 무게를 줄여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매트리스도 여유가 된다면 에어매트리스를 사용해 짐의 부피를 줄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아낀 공간에 식량을 더 가져가는 것이 합리적이고 쾌적한 산행을 가능하게 한다.
배낭을 멘 뒤에는 먼저 허리벨트를 채운 후 조인다. 허리벨트는 골반보다 약간 높게 위치하여 당겨줌으로써 배낭 무게가 어깨에 집중되지 않도록 골반으로 분산시켜 준다. 다음 어깨 멜빵을 당겨 조이고, 배낭 윗부분에 있는 무게중심 조절끈을 당겨 배낭을 등에 밀착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가슴벨트를 채우는 데 가슴벨트는 꽉 조이면 호흡이 불편하므로 적당히 채워야 한다. 배낭 메기에서 유의해야 할 점은 무게가 어깨나 허리 등 한 곳에 집중되지 않도록 분산시켜 줘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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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낭을 멜 때는 먼저 허리벨트를 조이고, 멜빵을 당기고, 상단의 무게중심 조절끈을 당겨 등에 배낭을 밀착시킨다. 마지막으로 가슴벨트를 연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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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틱은 뾰족한 촉이 아래로 가도록 해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이동 시 다른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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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집게 강사 서울등산학교 박준규 강사] 산이 좋은 천생 등산학교 강사
서울등산학교 박준규(42ㆍ시에라아웃도어클럽) 강사는 등반장비에 있어 손꼽히는 전문가로 통한다. 장비점과 실내빙벽장, 호상사 등을 거치며 많은 장비를 판매ㆍ손질하고 AS 해 왔기 때문이다. 주로 암빙벽등반장비와 버너, 램프, 스틱을 다뤄왔다.
그는 아차산이 기른 산꾼이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이 고향이며 어릴 적부터 뒷산인 아차산을 놀이터 삼아 들락거렸다. 그는 “공부에 취미가 없었고 중학교 때부터 했던 야영이 너무 즐거웠다”고 한다. 그렇게 줄기차게 산으로 다니다 리지에 재미가 붙어 소위 북한산 다람쥐족마냥 확보장비 없이 온 바위를 돌아다녔다. 그러다 바위에서 2~3m를 추락, “산을 제대로 배워야겠다”고 마음먹고 97년 코오롱등산학교를 시작으로 한국등산학교와 정승권등산학교까지 수료했다.
모든 관심은 산에 있었고 코오롱등산학교를 수료하고 나서부터는 아예 일도 등산관련 일로 바꾸었다. 원래 삼성전자 매장에서 5년간 근무했던 그는 주말에도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을 아예 그만두고 코오롱등산학교에 입교했다. 그러니 교육에 임하는 태도가 여느 학생들과는 확연히 달랐다. 그에겐 열정이 있었다. 이를 알아본 김형주(지난해 눈사태로 설악산에서 사망) 강사가 실내암장 관리를 알선해 주었다. 이후 등산관련 업계에서 일을 해왔으며 현재 호상사에 근무하며 등산학교 강사를 맡고 있다.
“우리 학교는 실전 암벽등반을 전문으로 가르칩니다. 제가 가르칠 때 중점을 두는 건 자기확보와 안전, 등반윤리입니다. 등반을 잘하고 못하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안전하고 즐겁게 등반을 즐길 수 있도록 가르치고 남을 배려하는 등반을 하도록 강조합니다.”
한편으로는 남을 가르친다는 게 조심스럽다. 그래서 “산에서 정답이란 있을 수 없다”며 “사람마다 다를 수 있으니 자기에게 맞는 장비로, 몸에 맞는 산행을 해야 한다”고 말한다. 165cm의 작은 키이지만 고등학교 때 권투를 했을 정도로 운동신경이 좋고 근육질이다. 바위에서도 이런 능력을 발휘해 05년에는 간현암 신토불이(5.13a)를 완등했으며, 설악산 적벽 인공등반 대회에서 우승, 네파컵 서울 익스트림대회를 2연패(08~09)했다. 그에겐 산이 곧 삶이다.
“항상 힘들 때 산에 가면 마음이 편했습니다. 그래서 늘 산이 좋았습니다. 특히 오뉴월 신록이 올라올 때는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경이로워요. 산행도 좋고 등반도 좋고 산에 있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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