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미~~일단은 열망의 붉은 여왕이 나를 외면하였기에 실망감이 축축히 젖어왔던 첫나들이었습니다.
허나~~실력이 없었던 만큼 조과는 없었지만 나름대로 조그마한 성과(낚시라는 것이 어렵다는 것^^)를 안고 돌아왔으니 실력발전의 기회로 되새길만합니다. ㅋㅋㅋ
겸손한양 조그마한 참돔 한 마리, 대략 30센티 전후 크기의 목표를 가지고 설레임으로 떠난 머나먼 길!
그 길의 시작은 아래를 보시면 됩니다.
짐이 많다며 초보티도 가시지 않은 우리 마눌님이 상사리님의 아파트 앞까지 태워다주었습니다.
고마운 마누라와 토깽이 같은 자식 둘! ㅠ.ㅠ 크흑! 잘 다녀올께(마음 속으로는 고급고기 많이 잡아 와 보란듯이 회떠주마라고 한껏 부풀었었지요^^)
상사리님의 차량을 이용 매송으로 드디어 출발!~~~ 이어서 나중에 계속 ~~~~
참! 해류님의 빵구는 의외였습니다. ㅋㅋㅋ
갑작스런 중요한 납품건이 있으셨다는 정도로 알고 있습니다만, 정말 아쉬웠습니다. 정출 전날 밤 늦게까지 갈비살집에서 풀어 놓으신 알찬 계획들이 순식간에 허공으로 붕~~ 떠버렸습니다.
ㅋㅋㅋ 돌려도 삽겹살 파티 계획!
매송에서 씨라이더님과 포스님, 도솔천님, 아프리카님과 차례로 상면, 인사를 나누고, 서늘한 밤공기를 피해 차안에서 오징어를 씹고 있쟈니 곧 성남 피싱마스타 출조 버스가 도착하였습니다.
작대기님과 창경씨가 타고 오셨지요^^ 짐을 옮겨싣고 씨라이더 행님의 아쉬운 배웅을 받으며 출발했습니다. 대물의 꿈을 안고서..... 앗싸!~~~~
출조버스는 무척 넓고 편하였습니다. 사람이 없기도 하고......ㅋㅋㅋ 우리 정출팀 외에 세 분?의 조사님들이 더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출발과 동시에 귀염둥이 막내( 죄송합니다. ㅋㅋ) 포스님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닭꼬치와 오징어 안주, 그리고 이슬과 맥주가 식도를 타고 내려가 배 속을 따끈따끈 데우는 정겨운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ㅎ ㅎ ㅎ 내가 젤로 좋아하는 시간입니다. ㅋㅋㅋ 다음에는 나두 준비할께요! 포스 아우님! 처음이라 눈치가 없었지요. 결국 아쉽게도 이슬이 내리다 말았습니다.ㅠ.ㅠ
버스 안에서 도란도란 경험담이 오가고, 달도 잠이 들었다 싶더니만 어느새 목포 신안? 낚시점에 도착하였습니다. 그곳에서 뵙기로 한 블루피쉬형님도 갑작스런 애사로 함께 하지 못해 아쉬움이 갑절로 들었지만, 원도권으로 출조하는 조사님들은 그곳으로 다 모이는지 새벽시장처럼 활기차 추자정출의 깊은 밤이 들뜨더군요. 저두 빼먹은 모자, 찌, 담배 등등 몇가지 더 구입했습니다. 자~아! 장만한 밑밥 박스를 실고 박차를 가해 남으로 남으로 다시 달려갑니다.
참돔아! 쪼매만 기다려라!~~ 염라국 저승사자보다 무서운 참매 조사님들 나가신다! ^^
새벽 세시 반경 해남에서 이른 아침을 맛나게 먹고, 땅끝 갈두항?에 도착, 짐을 모아 보길도 가는 큰 배 사이에 끼어있는 조그만(사실 조금 더 클 줄 알았습니다. ㅋㅋㅋ) 배로 옮겨 실었습니다. 승선완료!
드디어 밤바다를 가르며 출발하였습니다. 폭발적인 엔진의 굉음마저 천국으로 향하는 첫출조길의 팡파레로 들려왔습니다. 멀미가 두려워서 혹은 도착과 동시에 펼쳐질 갯바위에서의 파이팅을 대비, 꾼들은 잠을 청해 휴식을 취합니다만 '왕초보 잡꼭'의 설레임은 파도를 헤쳐 튀듯 터엉~텅 진정되질 않았습니다.
아~! 뱃전을 비켜 날아올라 비무를 보여주던, 하얀 포말의 춤사위가 아직도 뇌리 속에 선명합니다.
-------------------------------이어서 나중에 계속----------------------------------
땅끝을 출발한지 50여분 남짓 흘렀으려나 외로운 겨울 밤바다 위에서 횡간도를 만나고, 그 너머 별빛과 달빛 아래 보이는 거무스름한 섬! 추자도가 목전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미지의 세계와의 만남은 설레임으로 가슴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상기된 열기와 더불어 살아있다는 두려운 감동으로 가득 채웁니다.
갯바위 낚시의 대명사로 불리우는 그 곳에 잡꼭은 그렇게도 떨며 도착하였습니다.^^
물이 많이 빠져 있어 뱃전에서 선착장 위로 올리는 밑밥통의 무게가 만만치 않아 버거웠습니다. 평소 쓰지 않던 근육들이 놀라 부들부들! 힘겨웠지만 이제 곧 시작일테지 흥분된 마음은 쉽사리 진정되지 않았습니다. 하추자 민박의 차량으로 픽업되어 출발, 여장을 풀기는 커녕, 일사천리 바쁘게만 돌아가는 출조준비에 왕초보 어찌할 바를 몰라 허둥지둥이었습니다. 후후후! 화장실 갈 틈조차 엿보기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
시나브로 새벽 여명이 밝아올 무렵, 어느새 거친 추자의 새벽 바다 위를 달려가고 있는 나의 모습을 발견하였습니다. 예상을 빗나간 거친 파도의 모양새를 비롯, 이곳 저곳 부속섬을 돌며 떨구어내듯 내리는 모습에서 사뭇 긴장감마저 느껴졌습니다. 이것저것 물어보아도 시원챦을 제 입장에서는 아마도 혼이 반쯤 나간 것이 걱정스러운 낯빛이었을 것입니다. ㅋㅋㅋ
선수들이 주고받는 대화 속의 부속섬의 이름들은 자연스러웠지만, 제 머리속엔 아무것도 남질 않았습니다. 그저 추자 바다 위 선상에서 보게된 일출의 장엄함에, 깊고 푸른 성난 바다의 모습에 아찔할 뿐이었습니다.
10여명이 조금 넘는 조사님들을 가득 태웠던 배에는 어느덧 상사리님과 저만 남았습니다. 과연 어느곳에 내릴까? 궁금증이 더해지던 중 내린 부속섬의 이름조차 기억을 못합니다만.....멋진 곳이었습니다.
깊고 검푸른 바닷속엔 물고기가 무진장 많을 것 같았습니다. 흐흐흐 드디어 시작이었습니다만, 쌩쌩부는 바람과 넘실대는 바닷물이 왕초보를 놀리듯 장난이 말도 못햇습니다.
'이런 날씨에서도 낚시를 하는가?' 꾸울~꺽 고이지도 않은 마른침이 넘어갔습니다.
척척 저의 채비를 해주는 상사리님(^^ 감사했습니다. ㅋㅋ)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아 감탄을 하고, 밑밥을 개이고, 뿌리고.....캐스팅법을 가르쳐주어도 제대로 따라하지도 못했으나,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추자의 깊은 바닷속에 찌를 던져 바늘을 가라앉혔답니다.
흩어져 가라앉는 밑밥들 사이로 이름모를 고기들이 모여들어 횡재를 만끽! 재빠른 유영을 하며 나잡아봐라 유혹을 합니다. 자! 오늘 사고한번 쳐볼란다......아자///////////~~~~
-----------------------------다음에 이어서 계속---------------------------------------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만은 굴뚝같은데,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인지 아닌지도 모르면서 바다 위 찌를 마냥 쳐다보고 있었지요.^^ 호철씨 열심히 밑밥을 주면서 서너 발치 앞 바다 속 좀 보란다. 아니 웬 팔뚝보다도 큰 고기 한 마리가 열심히 밑밥 주변을 헤엄쳐 다니는 것이 아닌가? 드넓은 생명의 바다 속을 노니는 그렇게 큰 고기는 처음 보았습니다.
‘이거 이거 장난이 아니구나!’ 추자도라는 이 먼 곳을 사람들이 찾는 이유를 눈으로 확인시켜주는 듯하였습니다. 그 놈의 학술적? 이름은 ‘숭어’라고 쥔장이 가르쳐주었지만, 그다지 귀에 들어오지는 않았습니다. 깊은 바다 한가운데, 비좁은 부속섬에 서서 본 그 유유자적한 모습은 가히 경탄스러움 그 자체였으니까요. 용인 에버랜드 우리 안에서 본 사자와 드넓은 아프리카 초원 위에서 맞닥뜨린 사자! 양자 간의 차이는 두 말할 나위 없듯이, 자연을 품은 자유로움의 거대한 힘을 느꼈습니다. 일순간 우리 학교 정원 연못 속에 구속되어 움직임도 둔한 커다란 이스라엘 비단 잉어의 모습이 오버랩 되어 지나갔고, 정말이지.....거친 생생한 숨소리가 물 밖으로 파도가 되어 처얼썩 부딪치는 것만 같았습니다.
사실 추자도 도착 후 민박집에서 내복을 껴입고 갯바위에 서려던 계획은 앞서 이야기했듯이 초보다운 생각이었을 뿐, 남방 위로 등산복 하나 달랑 입고 선 겨울 문턱의 바다 바람은 무척이나 매서웠습니다. 낚시를 하는 것인지? 극기수련을 하는 것인지? 코물을 질질 흘리며 곤란함을 느끼고 있던 중, 힘차게 릴링하는 상사리님의 모습이 들어왔습니다.
‘이크 잡았구나!.....어떤 놈일까?’ 깊고 푸른 바다 속에서 어떤 모습의 고기가 올라올까? 궁금하여 덜덜덜 추위에 떨던 모습은 어디로 갔는지 사라져버렸답니다. ㅋㅋㅋㅋ
기대했던 어종은 아니었으나 손바닥만한......뭐시라 가르쳐주었는데......‘볼락’이라했었나 기억이 가물거립니다. 아무튼 연이어 놀래미, 돌돔새끼(뺀지) 등 조그마한 고기들을 계속 낚아 올렸고, 대물의 꿈과는 거리가 먼 기상조건이었지만 고수님의 열심히 하는 모습은 본받을만했습니다. 멍하니 자신이 없던 내 자신에게 채찍질하며 열심히 미끼를 달아 던지고 또 던졌습니다. 낚시라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님을 절실히 느끼며 물끄러미 찌를 보고 있으려니, 웬지 찌가 간지럽게 움직인다는 생각에 ‘에라! 모르겠다!’ 잡아채고 보았더니 ㅋㅋㅋ 뭔가 걸렸습니다. 아~! 잡꼭에게 추자가 선물한 최초의 이름 모를 고기! 상사리님, 그 괴기 이름 까먹어버렸네요. ㅜ.ㅜ 아무래도 참덤, 돌덤 따위의 고급어종 생각이 가득한 초보의 헛생각을 고쳐주려는 듯, 겸손하게 낚시를 즐기라는 암시였던 것 같습니다.
쥔장님은 참으로 친절하셨습니다. 바람이 그리도 불어대는데도 왕초보 얼어 죽을까봐 커피와 사발면을 챙겨 주며 나름대로 긴장을 풀 수 있도록 도움을 주셨습니다. 오줌발도 휘어져 날아가는 드센 바닷바람을 등지고 먹었던 사발면의 맛은 끝내주었습니다. 든든한 뱃속의 뜨끈함에 힘입어 나름대로 화이팅을 보이며 볼락 등 잡고기 몇 수 더했습니다. 물론 쥔장님은 더 많이 잡았으나 올린 즉시 살려 돌려보냈습니다. 새끼들이라서 그런가보다 저 역시 같은 모양으로 쫓아하였지요.^^ 큰 괴기는 못잡았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ㅋㅋㅋ
이보다 훌륭한 조과이기를 바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일터이지만, 손맛을 본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는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쉽지만 추자에서의 첫 낚시가 그렇게 끝나가고 있었습니다. 초리대도 부러뜨리지 않고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ㅋㅋㅋ 오후 4시 반인가? 5시 경 하추자레져의 배가 픽업하러 나타났고, 올라타 다시 만난 일행들 역시 대부분 빈손이었습니다. 그래도 처녀출전 잡꼭에게 돌덤 맛을 꼭 보여주겠노라고 약속했던 포스님이 조그만 돌덤 한 마리지만 무사히 살려서 가져와 다행이라 이야기하는데 너무 감사했었습니다. 모두들 바닷바람에 맞서 조금은 힘이 드셨었나봅니다. 얼굴에서는 피로함을 읽을 수 있었는데, 아마도 제가 젤 녹녹해진듯 싶습니다. 첫정출의 설레임과 더불어 긴장감이 풀어지면서 얼굴은 붉게 홍조를 띠었고, 미열이 나며 곤함을 느꼈답니다.
이리저리 돌며 조사님들을 태운 배는 이윽고 뭍에 닿았습니다. 짐을 내리고 타박타박 걸어서 민박집에 도착하니 짐을 실은 차량도 이내 도착하고 오늘의 전리품들이 마당 수돗가에 펼쳐집니다. 10여명의 조사님들이 무진장 애를 쓰며 잡아온 고기는 마릿수에 불과했습니다. 바다낚시세계에 갓 입문한 왕초보의 짧은 생각이 스쳐지나갑니다. 잉 나는 못잡아도 당연히 우리 회원님들이 많이 잡아 와 실컷 회파티를 즐기며 한라산 100잔을 먹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완전히 예상 밖의 현실에 실망감을 애써 감추어보았지만, 안타까움을 돌덤 네 마리가 대신하기에는 부족하더군요^^ 쿠하하하!
그래도 멋진 돌덤회 맛을 보여주신 아프리카님, 창경씨, 포스님께 조행기의 한 줄이나마 빌려 다시 한 번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구이의 맛은 환상적이었습니다. 또 먹고 싶어서 글을 쓰는 지금 입안에 회(蛔)가 다 동합니다.
미소 짓는 창경씨와 호철씨의 배려 하에 그날의 최대어 돌덤을 들고 사진 한방 박았답니다!
선수들의 회 뜨는 솜씨를 감상한 후에 벌어진 술자리에서 잔이 몇 순배 돌고 나니 알딸딸한 취기가 올라오며 몸이 흐물거림을 느꼈습니다. 저녁식사 겸 돌덤회 파티를 마치고 숙소 이층 방에 몸을 누이고 나니 피로감이 온몸 구석구석까지 퍼지며 움직임 조금 까딱하기도 귀챦게 느껴졌습니다. 누워서 TV를 흐트러져 가는 정신으로 보고 있는데, 호철씨가 털보네 집에 가자며 나의 의사를 물어보았습니다만 이미 넉다운 된 몸이 말을 듣지 않더군요.^^
언제 잠이 들었는지도 모르는데 다음날 새벽 분주함에 눈을 떴습니다. 어제의 빈곤한 손맛을 만회하려는 듯 조사님들은 출조 준비로 바삐 움직였습니다. 서둘러 세면을 하는 둥 마는 둥 마치고 주섬주섬 조끼를 찾아 입고 민박집을 나섰습니다.
---------------------------------이어서 계속-----------------------------------
아참! 호철씨가 간밤에 부상을 당했습니다. 친구이신 추자털보님 댁 근처에서 대못에 발바닥이 깊숙이 박히는 창상으로 다리를 절룩이셨습니다. 출조가 불가능하였습니다. 안타까운 마음이야 호철씨에 비할 바 못되겠지만, 저 역시 아쉬웠습니다. 왜냐하면 오늘은 쥔장님이 큰 고기 잡아서 구경시켜주기를 은근히 기대하는 맘이 있었는데 깨져버렸으니까요.^^
아무튼 지난 밤 술과의 전쟁에서 살아남으셨으나 피곤하신 작대기님께서 저를 위해 출조를 해주셨는데 무척 고마웠습니다. 쓰린 속을 달래며 동행해주신 점, 꾸벅! 감사합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새벽바다는 기지개를 켜는 듯, 힘차게 살아있음을 표현해 내었습니다. 거대한 힘은 언제나 인간을 압도하며 순리를 따르고 바른 생각을 가져라! 조용하지만 강한 울림의 소리로 다가섭니다. ‘바다를 깊게 이해하고 사랑하는 낚시인도 있을까?’ 생각해보았지만, 솔직히 아직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잡꼭의 모습이었습니다. ㅋㅋㅋ. 약삭빠른 인간의 욕심으로는 그저 고급 어종과 큰 고기, 마릿수의 조과라는 결과에 더 관심이 있었을 뿐입니다. 보잘 것 없는 실력으로 어이없게 헛바람으로 가득 찬 잡꼭의 마음풍선! ^^ 그 풍선은 금방 터져버렸지요. ㅋㅋㅋ. 추자도에는 고기가 떼 지어 돌아다니는 줄 알았고.....비록 왕초보지만 나도 멋진 사진의 주인공이 될 줄 알았습니다.
둘째 날인 오늘도 큰 기대를 하며 갯바위에 내렸습니다. 에구 에구 머리가 나빠 내린 부속섬의 이름은 다 까먹어버렸습니다. 아작님 게가 무슨 섬이었죠? 제사보다는 젯밥에 관심이 컷던 탓에...... 하여튼 무척이나 큰 섬이었습니다. 꽤 여러분의 조사님들이 함께 내렸으며, 다른 민박집에서도 많이 내려주더군요^^
작대기님과 친분이 있으신 태극기 형님(종오 형님?)과 함께 내려 가르쳐 주는 포인트로다가 냅다 뛰어갔습니다. ‘아니 이게 무슨 광경입니까?’ 반대편으로 넘어 갔더니 그 좋던 날씨가 정반대로 급변, 맞바람과 파도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아이고......나 죽겠네!’ 군데군데 드러난 여밭 사이로 파도가 집어 삼킬 듯 휘감고 있고, 바람에 모자가 날리는 상황 앞에서 의욕상실이었습니다. 도저히 캐스팅할 자신조차 없었습니다. ㅋㅋㅋ 일단은 물이 들어오기를 기다리자며 갯바위에 죽치고 앉았습니다.
시간은 흘러 멀리 수평선 끝으로 어김없이 새로운 날을 알리는 해돋이가 이어지고, 바람부는 언덕 위에 서서 남쪽 바다위로 보이는 희미한 제주도의 모습도 보았습니다. 기다림에도 여건이 좋아질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꼭 여기서 낚시를 해야 하나?’ 의구심이 가득 차 작대기님을 조르기 시작했습니다. 반대편 배내린 곳으로 가자고...... 결국 작대기님과 태극기 형님?의 배려로 바람이 닿지 않는 언덕 밑 발판도 좋은 그곳에 자리를 잡고 채비를 하였습니다. 어설프지만 채비를 하여 처음 캐스팅부터 계속 이어지는 왕초보의 실수 연발! 줄이 엉키고, 발밑 바위에 바늘 걸림, 스풀 해체 등등 기가 막힌 작대기님의 얼굴 표정은 압권이었습니다. ㅋㅋㅋ 그래도 친절한 용석씨^^ 차근차근 이렇게 저렇게 요령을 가르쳐주었습니다. 아! 놀라워라 잡꼭이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는 순간순간이었습니다. ㅋㅋㅋ
날씨는 어제보다 좋았지만 입질이 전혀 없었습니다. 던지고 또 던져도 어째 미끼조차 뜯어먹지 않는 상황이 계속되었습니다. ‘역시 고수님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은 탓이구나!’ 후회막급이었으나, 이미 주워 담을 수 없는 물이었습니다. 시간은 무심히도 흘러갔습니다. 잡고기 하나 입질이 없었습니다. 뭐 이런 낭패가 다 있나 하던 중, 건너편 무지막지한 바람 앞에 섰던‘여밭이라는 닉네임의 조사님이 오셔서 그쪽의 상황도 별 볼일이 없음을 푸념하셨습니다.
‘이크, 내 탓만은 아니로구나!’나 때문에 작대기님을 비롯 인상 좋으시던 태극기님께서 손맛을 보지 못하였다는 죄책감으로 은연중 마음이 무거웠던 차에, 조금은 속좁은듯하나 안도감이 느껴졌답니다. 아무튼 오늘 오전의 조과는 꽝이었습니다. 허무함에 돌아가는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올라탄 배에서 회원님들을 조우하여 들은 오늘의 성적 역시 낱마리인 것 같습니다만, 창경씨가 볼락 손맛을 징허게 보고 오셨으며, 함께 내리신 아프리카님은 벵어돔 몇 수 하셨답니다. 아무튼 큰 고기들이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제가 너무 출정의 나팔을 힘차게 불어 제 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고......^^
참돔매니아의 첫 정출의 일정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었습니다. 민박집으로 되돌아가는 배 위에서 어찌나 아쉬운 생각이 간절하던지, 애간장이 다 녹았습니다. 바다가 조금은 친숙해질 것 같은데, 만나자마자 이별인 듯싶었습니다. 만남은 헤어짐을 전제로 이루어지기에 기쁨과 슬픔이, 즐거움과 노함이 함께 돌고 도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만, 감정이 제멋대로인 것은 어찌할 도리가 없나 봅니다. 어느덧 뭍에 닿아 짐을 내리고 타박타박 민박집으로 발걸음을 옮겨 도착한 후, 수돗가에 사열되는 물고기들! 꽤 많은 볼락과 제법 큰 벵어돔 네 마리는 후후 아프리카님과 창경씨의 전리품이었답니다. 1박 2일의 짧은 일정! 참덤을 못 먹고 떠나는 맘은 무척이나 안타까웠으나, 어제는 돌덤, 오늘은 벵어덤! 나름대로 즐거웠던 입맛이었습니다. 벵어돔회와 포장 후 남은 창경씨의 뿔소라회를 안주삼아 대낮이었지만, 한라산에 아쉬움을 담아 마구 쏟아 부었답니다. 아 붉게 달아오른 얼굴을 들어 바라본 추자의 하늘과 주변 풍경이 반짝이며 유혹의 눈짓을 보냅니다. 날씨가 이렇게 좋아졌으니 며칠 더 있으라고......(ㅋㅋㅋ 아프리카님은 그 유혹에 기꺼이 빠져 동서를 추자로 불러들임과 동시에 눌러 앉으셨지요^^)
하추자 레져의 차량에 몸을 싣고 도착한 신양리? 선착장! 배에 짐을 옮겨 싣고, 단체 사진 한방 박았습니다. 날씨가 좋아 사진도 잘 나왔답니다.^^ 아쉽지만 다시 올 날을 기약하며 배는 다시 땅끝을 향해 힘차게 소리내며 은빛 수면을 헤쳐 추자도를 떠났습니다.
‘뒤로 멀어져 가는 꿈의 섬 추자도여! 다음에 또 보자꾸나!’
잠깐을 졸았나 싶더니 배는 어느새 토말 근처 해상 위에 떠있었습니다. 바다위에 떠 있는 배의 움직임이 이상했는지 잠에서 깨어났는데, 해상 경비정의 검문검색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바다 한가운데서 그런 봉변??을 당하고 나니 밀입국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더군요. 가끔 있는 일인지 의례적으로 하는 것인지는 잘 몰라도 배는 곧 다시 국토의 최남단을 향해서 다시 배걸음을 재촉하였습니다.
-------------------------곧 이어서 대단원의 막을 내립니다. ㅋㅋ----------------------
다시 찾은 땅끝의 모습은 무슨 까닭인지 낯설었습니다. 엊그제는 캄캄한 새벽이기도 했지만 아마도 출발의 흥분으로 현상을 인식함에 있어 아무래도 소홀했던 까닭일 것이고, 귀경을 앞둔 지금은 아쉬움으로 모든 것이 야속하게 보이기 때문인가 봅니다. 먼 길 심심할까 싶어 슈퍼를 찾아 주전부리도 사고 안주도 준비했습니다. 어제 밤 너무 피곤해 잠이 들어 서울서 준비해 간 위스키를 나누어 먹지도 못했습니다. 기왕지사 나누고자 가져온 것 버스 출발 후 먹고 잠이나 청할 요량입니다. 술을 별로 즐기시지 않는 도솔천 형님과 쥔장님! 포스님과 작대기님마저 별로 인듯해서 또 창경씨와 대작했습니다. ㅋㅋㅋ
올 여름 가족들과 보길도에서 휴가를 보냈었는데, 서울까지 왕래하는 것이 하도 고되서 언제 다시 오나했던 머나먼 길이었습니다만, 지금은 편안한 좌석에서 알딸딸한 취기와 더불어 잠을 청하고 있습니다.
목포에서 바람이님과 합류, 목포 앞바다 태도로 들어가 감생이를 낚으신다는 포스 동생과 작별인사도 못했습니다. 얼마나 잠을 잤던 것일까? 비몽사몽에 캄캄한 밤이라 천지간 구분도 못하겠더군요. ^^ ㅋㅋㅋ 아마도 모두가 피곤함, 허전함, 안도감으로 인하여 말을 잊어버린 버스 안은 적막이 감돌았던 것 같습니다. 혹, 술기운에 저만 푹 자버린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바람처럼 지나간 1박 2일의 정출은 출발점으로 다시 되돌아왔습니다. 매송에서 짐을 내리고 창경씨와 작대기님은 피싱마스터 출조버스를 타고 성남으로, 쥔장님과 저는 쥔장님 차를 타고 서울로 향하였습니다.
참, 조금 전 매송에서 친구와 먹는다며 뿔소라를 구입하셨던 창경씨가 집에서 가족들과 맛이나 보라고 뿔소라와 손질해서 가져온 볼락 몇 마리를 주섬주섬 챙겨주셨습니다.
창경씨! 진심으로 베풀어주신 그 마음 있지 않도록 할께요^^ ( 그리고 너무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운전이 불가능할 줄 알았던 호철씨가 운전을 하였습니다. 아마도 술기운이 쫙 빠지지 않은 제가 운전하는 것이 불안했던지, 발바닥도 아픈 주인장님이 고생하셨지요. 술이 문제입니다. 과거에도 출조점 버스에서 술을 많이 먹고, 자신의 승용차로 귀가하다가 음주 음전으로 적발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답니다. 참매회원님들~ 한 잔 했으면 차는 절~대 운전하지 맙시다. 스스로 자제하는 미덕을 길러야겠습니다만, 싱싱한 횟감은 알콜의 유혹을 뿌리치기에 좀 힘들긴 합니다. ㅋㅋㅋ
친절한 호철씨!
굳이 아파트 앞까지 에스코트 해주셨습니다. 뿔소라 몇 개 나누어드리고 한밤중에 집에 도착했지요. 이 세상에서 제일 편한 곳이 집이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렇게 자면서 왔건만 또 잠을 잘 수가 있더군요.
낚시 왕초보‘잡고 싶다 꼭’,잡꼭이 추자도엘 다녀왔습니다. 이 하나의 사실만으로도 가슴이 뿌듯해져 오는 뜻 깊었던 여행이었다고 개인적인 평가를 해봅니다. 사실 더 많이 고기도 잡고, 배워왔으면 더할 나위 없겠으나 욕심일테지요.
푸른 바다를 보았고, 낚시에 임하는 조사님들의 열정을 보았습니다. 득과 실을 따지기 전에 자연의 한없는 자유로움과 포용력에 티끌 같은 존재감과 더불어 욕심 아닌 참다움으로 세상을 살아가야겠다는 깨달음도 조금 얻어왔습니다. 조만간 다시 드넓은 바다의 끝없이 푸른 가슴을 또 보러 가야지요. 이렇게 글만 있고 사진 한 장 없어 무미건조한 조행기를 끝까지 쓴 이유는 훗날 좋은 낚시인이 될런지 모르겠으나, 나중에 시간이 흘러 다시 읽고 실소를 터뜨릴 수 있는 추억이 하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었습니다.
아무튼 읽어주신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드리고 더불어 행복과 어복 둘다 충만하시길 바라며 변변치 않은 글 가름할까합니다.
첫댓글 꿈(?)은 이루어 진다. 큰 참돔들이 왔다가 너무 소박한 꿈에 뒤돌아서 버렸나봐요.^^.
그런가??? ㅋㅋㅋ
잘읽고 가네요...언제나 선상님의 건승만을 빌뿐입니다.
왜쓰다가 마는감유~ 빨리쓰시라요^^
이궁 새벽에 잠안자고 조금 써더니 오류 발생.....날렸습니다. ㅠ.ㅠ 낼 아침에 올릴께요.
이거....시리즈로 나가는겁니까...월 정기구독 신청합니다...ㅋㅋ
길게 쓰다보면 날라갑니다. 로그인하라며...ㅋㅋㅋㅋ
길게쓰실경우에는 쓰는중간에 작성해서 수정으로 다시작성하고 조금쓰다가 다시 작성 다시 수정들어가서 다시쓰고.. 로그인후 게시판등에 클릭안하면 자동으로 로그아웃이됩니다!! 지도 많이당했습니다^^
또 다른 방법은 메모장에 쓰신후 복사, 붙여넣기 하세요. 재미난 글 잘 읽고 갑니다.
머리가 나빠서 술술 써지질 않아서...생각나면 가끔 씁니다. ㅋㅋㅋㅋ
2부는 언제 나오나요^^ 너무 재미 있고요..제가 현장에 있는 기분입니다.
흐미........1월호인지12월호인지나왔으면말씀좀해주시지...ㅋㅋ 다음호는연라주삼....
흥미진진 합니다. 시원한 갯바람이 느껴지네요^^
잡꼭 형님의 리뉴얼된 조행기 너무나 감명있게 잘보았습니다...바다낚시 처녀시절땐 누구나 경험했던 실수/추억등을 넘넘 멋드러지게 표현 해주셨더군요!!! 정말로 소실적 바다에대한 맘설래이던 그때가 그립습니다. 2월중순까지 방학이라 알고 있습니다. 시간내서 함 가시지요..최선을다해 보필하겠습니다.
ㅋㅋ 정말로 장기연재 조행기네요...잘보았습니다..담에는 대물하세요~~
대단원의 막이 내린다니 아쉽네요..ㅎㅎㅎ 하지만 결말이 더욱 기대가 되는건 왜일까요^^
역시 셈이라 표현력이 죽이십니다... 마치 어제의 일을 떠올리듯 생생합니다...^^
흐미....다음달부턴 뭔 재미로 살지요....ㅋㅋ 잘보았습니다....
대작 조행기 퍼서리 인낚이랑 / 추자도 털보네에 올리세요...!!
정말 끝까정 잘읽었습니다..
역쉬~ 섬세하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