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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달 남편의 월급을 쪼개 모은 여윳돈 1천만 원. CMA에 넣어두고 마음을 푹 놓았더니 그새 금리가 2.7퍼센트로 폭삭 떨어졌다. 저금리가 몸소 느껴지는 순간. 그렇다고 박스권에서 맴도는 펀드에 넣기도, 1년 정기예금에 묻어두기도 불안하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내년 상반기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어서다. 상황이 이러니 여윳돈을 알뜰하게 굴려 이자 수익을 챙기다 내년에 고금리 상품으로 갈아타거나, 본격적인 투자시장에 나서야 할 듯싶다. 그리하여 1천만 원이 담긴 통장을 들고 대한민국 아줌마가 길을 나섰다. 최근 각 금융사에서 내놓은 단기 상품에 돈을 굴리면 실제로 수익이 얼마나 나는지 계산기 두드리며 열심히 따져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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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도전! 남편의 월급 통장을 싹 바꿔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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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제일주의 아줌마의 시선을 사로잡은 상품은 은행의 고금리 월급 통장. 최근 증권사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금리 월급 통장이 여럿 선보이고 있었다. 종전의 수시 입출금식 예금통장이 진화된 형태인데, 연 4~6퍼센트까지 금리를 대폭 끌어올린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을까. 요즘 인기 상품이라는 SC제일은행의 ‘두드림통장’과 씨티은행의 ‘참 똑똑한 에이플러스 통장’의 세부 조건을 확인하면서 떠오른 생각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우면서 금리가 높으니 자연히 은행의 요구도 많다. 우선 두 상품의 금리를 따져보자. 두드림통장은 31일 이상 넣어둔 돈에는 이자 3.6퍼센트, 그 미만인 돈에는 0.01퍼센트를 제공한다. 급여를 이체하면 추가 금리 0.1퍼센트가 붙는데다, 연계 카드를 만들어 월 200만 원 이상 사용하면 일별 잔액 1천만 원까지 추가 금리 2.4퍼센트를 받을 수 있다. 즉 여러 조건을 만족시키면 최고 6.1퍼센트의 고금리 혜택을 넘볼 수 있다는 얘기다. 참 똑똑한 에이플러스통장 이자도 비슷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예치 기간이 31일 이상이면 연 4.2퍼센트를, 그 미만이면 0.1퍼센트를 제공한다. 두드림통장보다 금리는 좋은 편. 은행권에서 찾을 수 있는 고금리 정기예금 상품은 HSBC 소속. 최근 3개월짜리 정기예금을 4.5퍼센트 상품으로 출시했다. 다만 내용을 자세히 살펴보니 고개가 갸웃거려졌다. 제시 금액 5천만 원을 정기예금에 넣으려면 나머지 5천만 원을 일반예금(0.2퍼센트)이나 펀드에 묶어둬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1억 원을 은행에 예치하는데, 그 반액에 대해서만 4.5퍼센트 이율을 보장받는 셈. 1억 원을 3개월 동안 예치할 때 이자세 15.4퍼센트를 뺀 순수 이자는 약 48만 원에 불과했다.
●●●두드림통장 직접 상담해보니●●● 수수료 면제는 Good! 단기 이자는 So so! 종전 고객들의 의견은 반반이다. 찬성표를 던진 고객은 입출금 통장치고는 금리가 높고, 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돈을 무료(단 계좌이체와 입금은 제외)로 찾을 수 있어 만족스럽단다. 그러나 금리만 보고 돈을 넣은 사람들은 불만이 많았다. 상품 출시 초기 5.1퍼센트를 내세우던 금리가 어느새 3.6퍼센트로 하강(변동 금리)했기 때문. 게다가 이자 계산이 꽤나 복잡하다. 통장 잔액만큼 이자가 붙지 않고 날짜별로 정해진다. 31일이 지나야 금리 3.6퍼센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것. 예를 들어 한 달 사이에 500만 원이 통장에 들어왔다가 200만 원이 빠져나가고 다시 100만 원이 들어왔다면 결국 둘째 달에 붙는 이자는 300만 원에 한해서다. 게다가 먼저 들어온 돈에서 출금되는 ‘선입선출’ 시스템이라 실제로 받는 이자 수익은 더 떨어진다. 상품 후기에 “500만 원 넣어뒀더니 한 달 이자가 고작 800원”이라며 울분을 토한 고객도 이자 시스템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서다. 때문에 두드림통장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려면 수시 입출금 통장으로 수수료 면제 효과를 누리고, 종자돈을 묶어두는 통장으로 수익률 잡기에 나서야 한다. 즉 통장 2개를 각각 개설해야 한다는 얘기. 참고로 올해 말까지 상품에 가입하면 익월부터 두 달 동안 무조건 금리 5퍼센트를 제공한다.
How much? 두드림통장에 1천만 원을 6개월간 6.1퍼센트 금리로 예치하면 세후 이자는 21만5천 원. 첫 달 이자가 빠지기 때문에 실제로는 5개월에 대한 이자만 받을 수 있다. 물론 매달 200만 원씩 카드로 써야 한다는 점이 걱정이지만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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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도전! 구형 CMA에서 신형 CMA로 갈아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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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에 고민을 상담하자 대뜸 고금리 CMA 상품을 소개했다. 현재 가입된 상품은 기본 금리가 적용되는 구형이라는 것. 새로운 CMA는 각종 편의성과 더불어 높은 금리를 제공한단다. 대표 상품은 동양종합금융증권에서 새롭게 내놓은 ‘W-CMA 알파’. 300만 원까지 최고 이율 5.5퍼센트를 보장했다. 단 요구 조건이 참 많았다. 우선 CMA(RP형)를 만들면 기본 2.5퍼센트가 주어진다. 여기에 현대카드를 신청하고 매달 50만 원 이상 사용하면 1.0퍼센트를, 적립식 펀드를 만들어 자동이체하면 금액에 따라 추가로 0.1~0.5퍼센트를 준다. 마지막으로 상품 출시 기념으로 연말까지 가입하면 3개월간 금리 1.5퍼센트를 덤으로 서비스해준다. 즉 최고 금리 5.5퍼센트를 3개월간 누릴 수 있다는 얘기다. 현대증권의 ‘현대 CMA 프로’ 상품도 4.1~4.6퍼센트를 제시했다. 조건은 50만 원 이상 급여이체와 자동 결제 5건을 연결하거나, 아예 자동 결제를 10건 이상 등록할 경우다. 금리는 300만 원 이하 4.1퍼센트, 300만 원 초과 500만 원 미만 4.6퍼센트를 제공한다. 단 4.6퍼센트 상품은 올해까지만 적용되고, 내년부터는 자동 4.1퍼센트로 하향 조정된다고.
●●●CMA 통장, 직접 상담해보니●●● 종자돈 넣기엔 한도 금액이 너무 적어! 요구 사항은 많은데 한도 금액이 너무 적었다. 공과금 자동 납부에 펀드까지 개설하는데도 300만~500만 원만 고금리 혜택을 볼 수 있었다.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장점을 떠올린다 해도 종자돈을 맡기기엔 한도가 턱없이 부족했다. How much? 1천만 원에서 300만~500만 원만 고금리 혜택을 볼 수 있었다. 동양종금의 CMA 통장은 한도 금액인 300만 원을 3개월간 넣었을 때 세후 이자로 약 3만4천 원을, 현대증권의 CMA 통장은 한도 금액인 500만 원을 3개월간 넣었을 때 세후 이자로 약 4만2천 원을 받을 수 있다. 나머지 금액에 대해서는 기본 금리(2.5~2.7퍼센트)로 잡아서 계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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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도전! 마음은 불안해도 제2금융권 정기예금에 탑승할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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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금융권의 3개월짜리 예금 상품은 최고 연 4퍼센트, 6개월짜리 상품은 5퍼센트를 웃돌았다. 자금이 부실하다는 등 말들은 많지만 단기로 굴리는 자금이니만큼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제2금융권 상품에 눈이 돌아가는 게 현실. 제1금융권의 2~3퍼센트에 비하면 위안이 되는 수치다. 우선 6개월짜리 상품으로는 서울스카이저축은행 5.0퍼센트, 프라임저축은행 4.8퍼센트, 현대스위스저축은행과 삼화저축은행 4.7퍼센트가 높은 편이다. 내년 상반기에 서둘러 돈을 빼고 싶다면 금리를 좀 손해 보고라도 3개월짜리 상품을 선택할 터. 구로신협 4.2퍼센트, 한신저축은행과 에이스저축은행(인천) 4.1퍼센트, 프라임저축은행과 삼화저축은행 4.0퍼센트 수준이다.
●●●제2금융권 단기 상품, 직접 상담해보니●●● 4천900만 원은 OK! 5천만 원은 No! 가장 마음에 걸리는 부분은 제2금융권의 부실화 여부. 돈을 예탁하기 전에 저축은행중앙회 홈페이지(fsb.or.kr)에서 경영 공시를 클릭, 해당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BIS)이 8퍼센트 이상, 고정이하여신비율이 8퍼센트 이하인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물론 저축은행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1인당 5천만 원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다만 예금보험공사에서 돈을 돌려받을 때는 저축은행에서 제시한 이자보다 훨씬 낮은 2퍼센트 초반으로 적용되므로, 이자까지 고려한다면 원금과 이자를 합해 5천만 원을 넘기지 말아야 한다. 즉 원금을 4천900만 원 넣어두고 나머지는 이자 분으로 남겨야 한다는 뜻. How much? 1천만 원을 3~6개월 상품에 넣었을 때 세후 이자는 스카이저축은행(5.0퍼센트, 6개월 만기)이 약 21만3천 원, 한신저축은행(4.1퍼센트, 3개월 만기)이 8만7천 원이다. 일정 기간 동안 돈을 묶어두는 만큼 별다른 옵션(?) 사항이 없는 게 특징. 제2금융권에 대한 불안감만 잊는다면 수익률도 괜찮은 편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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