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조원의 여행일기 (42) 용인 한택식물원
금년 7월에는 연꽃구경으로 마무리를 해야겠다. 주초에 양평 세미원을 다녀왔으니, 7월이 가기 전에 용인의 한택식물원으로 당일치기 여행을 계속한다.
* 여행일정 (2014년 7월 17일)
이천 출발 - 천주교 죽산성지 - 한택식물원 - 한식당 미담 - 이천 도착
1. 이천출발 - 천주교 죽산성지(이진터성지)
(1) 이천에서 9시 30분 출발하여 일죽IC로 나가는 대는 20분도 채 안 걸린다. 일죽IC에서 38번 국도로 우회전하면 400m 좌측에 죽산성지가 있다.
(2) 죽산성지(竹山聖地)는 안성시 일죽면 죽림리에 있다. 1866년 병인박해 당시 수많은 교우들이 살육됐던 처형지와 교우들을 끌어다 심문과 고문을 하던 곳이다. 현재 죽산면사무소 자리에서 천주교인들이 참담한 고문 끝에 처형되었다. 여기에서 치명한 순교자들은 「치명일기」와 「증언록」에 그 이름이 밝혀진 순교자만 25명에 이른다.
이곳의 원래 이름은 이진(夷陳)터다. 고려 때 몽골군이 쳐들어와 죽주산성(竹州山城)을 공략하기 위해 진을 쳤던 자리이다. 그래서 오랑캐가 진을 친 곳이라 하여 이런 이름으로 불려왔다.
(3) 죽산성지는 주차장이 넓다. 주차장 가운데 브라질 리오데자네이루의 예수상(38m)보다 작지만 예수상이 두 팔을 벌리고 반갑게 맞이해준다.
<주차장의 예수상>
천주교 죽산성지는 순교자묘역을 중심으로 헌양탑, 영성관, 성당과 식당 등이 있으며, 성역문 앞에는 만남의 장이 있어 쉬어갈 수 있다. 성지를 찾은 내자는 물 만난 고기다. 촛불도 봉헌하고 기도도 한다.
<성역문>
<영성관>
<사제관>
<피에타>
<헌양탑>
<순교자 묘역>
<대성전>
2. 한택식물원 - 한식당 미담 - 이천 도착
(1) 죽산성지에서 다시 38번 국도를 따라가다가 죽산면을 벗어나면 우측으로 한택식물원 안내판이 나온다. 입장료는 일반이 8천5백 원, 경로는 5천원이다.
한택식물원(韓宅植物園)은 1979년 경기도 용인시 백암면 옥산리에 20여만 평 규모에 이택주 원장이 개원하여 희귀, 멸종위기식물, 자생식물 및 외래종을 포함하여 약 9,700여 종의 식재 및 관리하고 있는 국내 최대의 식물원이다. 2001년 사회에 대한 환원의 취지로 재단법인 한택식물원으로 다시 태어났으며, 2002년에는 ‘자생식물 현지 외 보전지역 및 수목원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에 의거하여 국가 지정하는 식물원으로 지정되었다.
(2) 20여만 평의 넓은 식물원이라 대충 돌아보는데도 2시간 이상을 잡아야 한다. 특히 2400여종 자생식물의 보고다. 36개의 테마공원으로 구성되어있으나, 하나하나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대충 둘러보는데도 1시간은 족히 걸린다.
한택식물원은 공원이나 유원지가 아니다. 단순히 화려한 식물을 보여주는 곳이 아니라 식물자원을 확보하고 연구, 교육, 전시가 이루어지는 곳이다. 모든 식물표본들이 자연 상태 그대로 놓여있는 모양이 어째보면 어수선하기까지 하다.
(3) 오늘의 목표인 연꽃이 있는 수생식물원은 본관 길 건너편에 있다. 보행로가 잘 만들어져있어 편안하게 구경할 수 있다. 그러나 소문처럼 연꽃이 많거나 화려하지도 않다. 다른 식물들과 자리다툼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피어있는 연꽃과 수련은 초라하기까지 하다.
(4) 식물원 입구에 사무실 겸 건물인 가든센터의 2층에는 한식당 미담이 있다. 미담정식(연밥)이 1만7천원, 꽃산채비빔밥이 1만2천원, 불고기꽃산채비빔밥이 1만4천원이다.
가든센터 1층에는 허브제품 판매소와 커피점이 있다. 팥빙수도 판다. 팥빙수는 1인분에 6천원, 커플이 9천원이다. 두 노인네는 팥빙수 커풀 하나를 다 못 먹고 남겼다.
<꽃산채비빔밥>
* 여행후기
(1) 한택식물원은 연꽃구경이 주된 목표였는데 소문과 같지 않았다. 이천에서 일죽까지는 가까운 곳이기도 하지만 죽산성지와 한택식물원을 둘러보고 점심식사를 마치니 오후 1시가 남짓하다.
(2) 내가 이천에 자리를 잡은 이유는 서울의 자식들과 멀지도 가깝지도 않는 거리이기 때문이다. 또 이천에 10여년 살아보니 공기 좋고, 전국을 여행하는데 교통이 편리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여름에는 냉방기도 일주일만 켜도 지낼 수 있다. 골프장도 가깝고, 이마트에서는 좋은 농수산물을 쉽게 구입할 수도 있다.
지금은 서울에 볼일이 있으면 직행버스로 50분이면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한다. 그러나 2015년에 전철이 개통되면, 전철을 이용해 분당을 지나 서울까지 공짜로 오갈 수 있게 된다. 이천에서 부발역에 가장 가까운 아파트가 우리 집이다.
교통 복잡하고 매연으로 찌던 곳에서 헐떡이는 서울에 사는 친구들을 보면 안됐다는 생각이 든다. 정들면 고향이지 고향이 따로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