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장묘문화가 매장에서 화장으로 급속하게 변화하는 현상은 오래 전부터 있어왔지만 화장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큰 불편을 겪는 일이 다반사다.
특히 전라북도는 도내 14개 시·군 가운데 화장장을 운영하는 자치단체는 전주와 익산, 군산, 남원 4개 지역에 불과하다.
<자료출처 : 보건복지부 ‘e-하늘’장사정보 >
화장시설이 없는 다른 10개 지역 사람들은 4개 지역으로 몰려 4일장을 치르고 먼 곳까지 이동해야하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난달 처조모(妻祖母) 상을 치룬 A씨는 "정읍에 화장시설이 없어 전주 승화원으로 가야 하는데, 자리가 없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4일상을 해야 했다"면서 "화장시설이 도시에만 있어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보건복지부 ‘e-하늘’장사정보의 전국 화장시설은 52개가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경상남·북도가 각 10개의 화장장을 보유하고 있어 화장장 이용에 큰 어려움이 없으나 전북은 농촌지역이 많고 연령층도 높아 장례 비율과 함께 화장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실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전북의 화장율은 2009년 54.2%, 2010년, 57%로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전북 4개 지역 총 화장로 보유는 전주시승화원 6기, 군산시승화원 4기, 남원시승화원 3기, 익산공설화장장정수원 7기로 총 20기에 불과하다.
2011년 12월까지 전북의 인구수는 187만 명이 넘는다.
타 지역 보다 인구수가 많은 편은 아니지만 화장시설이 4개 밖에 없다고 본다면 화장장 확충이 필요하다.
화장장을 찾기도 힘들지만 경제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뒤따른다.
익산공설화장장정수원 이용료를 보면 관내주민 6만원에 불과하지만 타 지역 주민들은 50만원으로 8배가 더 비싸다.
B씨는 "타 지역으로 가야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화장비용의 경우 지역주민은 5만원인데 반해 타 지역 주민은 30만원이다"면서 "도내 14개 시군마다 화장장을 설치하는 것은 어렵겠지만, 최소한 동부권, 서남권 등으로 권역마다 한 곳씩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도 관계자는 “지역적으로 도심에 있다 보니 먼 거리에 있는 도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지역불편 해소를 위해 서남권(고창, 정읍, 부안) 지역에 화장장을 만들기 위해 준비하고 있으며 2014년 쯤에 지어질 수 있도록 올해 안에 화장장 부지를 선정하는 작업을 끝낼 계획이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화장장 건립은 주민들의 반대와 복잡한 행정절차 때문에 쉽지 않다.
도 관계자가 말했듯이 지역별로 건립해 공동으로 운영하여 이용료를 최소화하는 방법도 있지만 당장 화장장 이용객을 위해 타 지역 주민의 이용료를 내려주는 방안과 요즘 몇 몇 수도권 지자체에서 실행하고 있는 화장장 이용 지원금을 지급 방안도 현실적인 방법이 될 수 있다.
<상조뉴스 박재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