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긴 다리를 건너...(춘천 삼악산) 2008.5

[아침바다]

오늘은 노동절로 하루 쉬는 보너스를 받은 기분입니다.

징검다리 휴일로 내일 금요일 하루 쉬면 3일간을 쉴수 있고 일부 기업에서는

연차를 내면 내리 6일간 쉴수도 있다고 합니다.

항공권이 동 나는등 전국이 들떠있는 분위기입니다..

 

서울에서 가까운 곳을 찾다보니 춘천 삼악산이 생각나서 동서울TR에서 7시15분

버스를 타고 1시간20분 걸려 강촌에 도착합니다.

이곳은 대학생들의 M.T로 유명한 곳이고 청량리에서 출발하는 경춘선

열차를 타고 강촌역에 내리는 기차여행지로도 멋진곳이지요.

북한강과 호수를 바라보고 달리는 경춘국도는 드라이브코스로 좋고 지금 한창

공사중인 경춘선 복복선 공사가 끝나면 더욱 각광을 받으리라 봅니다.

강촌까지는 서울에서 80km,춘천에서는 13km거리입니다.

 

오늘 산행의 의암댐코스를 가기 위해서는 강촌에서 30분마다 다니는 시내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데 등선폭포만 가고 의암댐은 가지 않는 버스도 있으니 확인이 필요합니다.

1967년 12월에 완공됐다는 의암댐은 길이273m ,높이 30m ,발전량 45.000kw/h의 규모로 춘천을

3면으로 둘러 싸고 위도,중도,하도등의 섬을 만들어 춘천을 호반의 도시로 만들었습니다.

삼악산을 오르기 위해서는 세코스가 있는데 오늘은 의암댐이 있는

상원사 입구에서 올라 삼악산장-상원사-동봉-정상(654 용화봉)-큰초원-등선폭포-

강촌으로 돌아오는 총 7.2km의 산행입니다.

산행 들머리까지는 강촌에서 도보로 1시간여를 걸어야 하기에 버스를 이용 해야 하고

입장료 1600원을 춘천시에서 받고 있습니다.

이 코스는 정상까지 2km정도로 짧지만 경사가 심한 깔딱고개가 있고 로프를 걸어놓은 수직 암반지대를

지나야 하기에 일반인 대부분은 오르기 쉬운 등선폭포쪽으로 많이 오른다고 합니다.

산장을 지나 상원사까지는 20여분 걸리는데 이길이 깔딱고개가 아니면 진짜 깔딱고개는

어떻게 생긴거야할 정도로 이길도 가파른 길입니다.

상원사에서 초반 호흡을 가다듬고 산행을 위해 시원한 식수도 담고 한모금 목도 축이지요.

층층 계단으로 오르는 길 양옆엔 초록색갈의 나무들이 있어  삼림욕에도 좋고

몸에서는 땀이  나지만  기분은  참 좋지요.

오전 9시에 산행시작했는데 시간이 일러서인지 춘천시민 몇사람만 올라갑니다.

실족사고가 난다고 겁을 준 깔딱고개 초입에서 가쁜 숨을 진정시키는데

바람이 산들 산들 불어와 땀을 식혀줍니다.

기온은 30도에 육박한다는 일기예보 같이 여름날씨입니다.

산은 어느 산이건간에 꼭 어렵고 힘든 곳이 반드시 있습니다.

산이 얕다고 깔보다가는 나중에 그 대가를 치뤄야하고 힘든곳이 있기에

순탄한길을 느낄수 있듯이 사람 살아가는 것도 같은 이치 아닐까요?

겸손하고 성실하게 묵묵히 한걸음씩 살아야 하는걸 산에서 배울수 있습니다.

겨울에 눈길 산행시는 암릉코스가 까다로울것 같은데 그밖에 계절에는 계단,로프등

시설물이 잘 되어있어 무리없이 오를수 있을것 같습니다.

가파른 깔딱고개 중간 중간에 잠깐 서서 바라보는 경치는 호수에 비치는

산그림자가 보이고 비행기에서 보이는것 같이 조망이 시원합니다.

외롭게 홀로 서있는 고사목뒤로 보이는 붕어섬이 아름답습니다.

올라가는 길 양 옆으로는 철쭉이 한창이구요.

꽃이 먼저 피는 진달래는 한 두송이만 피어도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 주는데

잎과 꽃이 같이 피는 철쭉은 초록색 정원에 핀 꽃같이 아름답지요.

아파트 정원에 아무리 철쭉이 만발해도 자연속 산에서 피는 한두그루만 못하지요.

 

네발로 기어서 깔딱고개를 넘어 만난 주봉인 645m 용화봉입니다.

용화봉,청운봉(546),등선봉(632)이 셋이라 해서 삼악산이라 부릅니다.

많이 다니는 길은 아니지만 강촌에서 바로 치고 올라가는 등선봉-청운봉-용화봉 코스가

진짜 삼악산인데 대부분 의암댐이나 등선폭포쪽으로 오르지요.

날이 얼마나 더운지 원래도 땀이 많은 사람이지만 옷이 다 젖고

등에서도 땀이 흘러 내립니다.

깔딱고개를 오르던 어떤 일행중 한명이 낮에도 못 오르고 밤에도 못 오른다고

깔깔대며 힘겹게 오르는데 말할 기운이 있으면  오르는데 써야지요.ㅋㅋ

사실 새벽2-3시에 오르는 무박산행을 비롯 밤에 오르기가 더 힘이 들지요.(?)

시원한 그늘을 찾아 배낭을 풀러서 우선 시원한 캔맥주로 갈증을 씻고요.

오이에다 김밥,사과등을 펼쳐 놓으니 그야말로 진수성찬입니다.

물가가 오른다고 매스컴에서 난리들인데 1000원하던 깁밥이 어느날 갑자기

1500원으로 올랐으니 50%인상이잖아요

꽃이 피고  녹음이 우거진 하산길이 좋아 산보하는 길 같습니다.

돌로 만든 333계단인데 하나 둘 세며 내려 오다가 잊어 버렸습니다.

며칠전 신문을 보니 산장지기 이야기가 있더군요.

요즘은 지리산도 무박으로 종주하는데 옛날에는 적어도 일주일은 걸어야 했다고요.

볼것 못보고 밤새 군사훈련하듯 산행하는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기사였지요.

등선폭포쪽에서 올라오는길에 만나는 제일 어려운 돌 계단길입니다.

조금 더 가면 정상인데 얼마 남았느냐고 물어 다 왔다고 했더니 모두

다 거짓말한다고 오르는 사람들이 무척이나 힘들어합니다.

큰 초원 ,작은 초원을 지나고 꽃길과 편안한 길이 이어 집니다.

집기를 밖으로 다 내놓고 지붕을 새로 하는등 낡고 낡은 흥국사인데

후삼국 (후고구려)시대 궁예가 왕건을 맞아 싸운곳으로 궁궐이 있던곳을 대궐터, 군사들이 옷을

널었던 곳을 옷바위 즉 의암이라고 부른다고 그 유래를 안내문은 설명합니다.

폭포로 내려가는 도중에 두곳의 식당을 산중에서 만날수 있는데

산행을 포기하고 파전에 막걸리 한잔 걸치는 사람과 계곡 물소리 따라

올라온 청춘 남녀들도 많이 만날수 있습니다.

제일 많이 팔리는 것이 삼악산 솔잎 동동주라고 하네요.

파란 단풍잎이 햇빛에 투명하게 보이는 협곡으로 시원한 물줄기가 떨어집니다.
크고 작은 폭포를 만날수 있는 등선폭포와 배낭을 풀고 얼굴을 씻으러
계곡물에 손을 담그니 차가운 물이 오래 담글수 없을 정도로 손이 시립니다

협곡을 막고 상가를 지었는데 매표소가 있는곳만이 통로이기에

입장료 받는것은 확실할것 같습니다.

국립공원에도 다 없애버린 입장료를 받아야하나요?

매표소앞에는 기념품가게와 식당이 한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경춘국도에 자리한 폭포입구인데 주차장이 제법 크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곳에 차를 세우고 버스로 의암댐으로 올랐다가 내려오는 산님과 폭포로 바로 오른후

상원사쪽에서 버스로 와서 승용차를 타고 서울로 가는 산님도 많더군요.

아름다운 경춘국도 드라이브 겸해서 산행까지 할수 있습니다.

고생은 되지만 버스를 갈아 타고 오고 가는 재미도 있지요.

폭포입구에 강촌역 가는 표시를 따라 지하차도를 건넙니다.

강촌역 플렛홈에 수없이 써있는 낙서가 이곳 지하차도에도 있네요.

그런데 다른곳과는 달리 지저분하다거나 흉물스럽게 보이지  않습니다.

 

지하차도 건너고 다시 강변으로 내려 서야 되는데 잘못 판단해서

세상에 태어나 제일 긴 다리를 건넜습니다.

저멀리 보이는 강촌역까지 2.5km가 넘는 거리를 다리 인도를 따라 걷는데 아래를 내려보면

까마득한 강물에 몸이 움찔하고 강풍에 몸이 휘청!

전진 또 전진하는데 앞으로 가기도 뒤로 돌아가기도 어려운  그야말로 진퇴양난이었습니다.

20분마다 동서울까지 가는 버스를 마다 하고 강촌역에서 기차를 타기로 했지요.

역에 도착하니 1시기차가 들어 오는데 계단을 달리고 달려 간신히 승차했습니다.

이 차를 놓치면 1시간여를 기다려야 하거든요.

그때 요란한 굉음을 내며 전투기가 바로 머리위를 쌩하고 날아 갑니다.

주말같은 노동절이기에 서울 가는 길이 막힐수 있는데 기차는

쉬엄 쉬엄 춘천가는 차에게 양보까지 하면서 가평,청평,대성리를 지나

수락산이 한눈에 보이는 태능선수촌과 육사 생도들이 운동장에서 축구하는 모습이

보이는 화랑대역을 지나 1시간 30여분 걸려 청량리역에 도착합니다.

산행거리와 시간도 짧고 서울에서 시간반이면 갈수 있는 삼악산은

산림청선정 100대산이자 인기명산 66위의 가족 산행지라 할수 있습니다.

여름같은 날씨입니다.

3일간의 황금연휴에 건강하시고 좋은 시간 되시길 빕니다.

5월 첫주에

구의동에서

구남필 스테파노 올림

knp7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