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밥 딜런, 비틀즈, 도노반, 오아시스를 뒤섞어 빙의한 영국의 슈퍼 신인
Jake Bugg
앞서 언급한 그룹들의 사운드와는 조금 다른 스타일이 포함되었지만 역시 아날로그 사운드의 새 물결을 몰고 온 사내가 한 명 있다.
영국 노팅햄 태생으로 12살 때부터 기타를 잡기 시작해 17살 때 BBC의 프로그램에 출연한 TV 데뷔 무대 한 번으로 바로 머큐리(Mercury) 레이블과 계약을 맺은 놀라운 신인 제이크 버그(Jake Bugg)가 그 주인공이다.
작년 10월 공개되어 영국 차트 1위까지 거머쥔 그의 셀프 타이틀 데뷔작 [Jake Bugg]는 분명 어쿠스틱 록으로 구별해야 맞지만, 그 속에는 우리가 영국의 팝 음악을 접하면서 기억하는 다양한 슈퍼스타들의 음악들에서 느꼈던 요소들이 조금씩 뒤섞인 곡도 많다.
대서양 건너에 계신 대선배 밥 딜런(Bob Dylan)과 1960년대를 빛낸 뮤지션 도노반(Donovan)의 보컬 톤의 중간 지점에 위치한 듯한 목소리, 어쿠스틱 사운드 위에 일렉트릭 기타가 덧입혀질 때에는 불현듯 느껴지는 비틀즈(The Beatles)와 오아시스(Oasis)의 향기는 그가 신인임에도 그의 노래들이 우리에게 친숙하게 느껴지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앨범의 초반부를 장식하는 ‘Lightning Bolt’와 ‘Taste It’, 그리고 현재까지 최고 히트 싱글인 ‘Two Fingers’가 그 대표적 트랙들이다.
어쩌면 오아시스를 뛰쳐나간 노엘 갤러거(Noel Gallagher)가 자신의 밴드의 오프닝으로 그를 세운 이유도 어쩌면 자신의 더 젊은 시절의 모습이 그에게 느껴졌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쿠스틱 록커빌리를 구사하는 ‘Trouble Town’와 정통 어쿠스틱 트랙인 ‘Country Song’은 아날로그 시대의 향수를 진하게 끌어내 21세기로 옮겨놓는다.
보너스. K-Pop, 아날로그 열풍에 부흥하다?
2YOON
사실 한국의 인디 씬에는 10CM나 옥상달빛, 그리고 오디션의 스타 버스커버스커에 이르기까지 일찍이 아날로그 시대의 감성으로 뭉친 아티스트들이 많이 포진하고 있고, 몇몇은 아이돌들을 능가하는 인기를 이끌어냈다. 그러면 꼭 아이돌 그룹의 음악들이 트렌디한 일렉트로닉-댄스 팝이어야만 할까? 그 궁금증에 한 가지 예시 답안으로 작용할 곡이 근래에 국내에도 선을 보였다.
바로 포미닛(4Minute)의 두 메인 보컬 전지윤과 허가윤의 유닛 투윤(2YOON)이다. 그들의 EP [Harvest Moon]의 머릿곡 ‘24/7’은 한국의 댄스 팝으로서는 드물게 만돌린, 벤조 등 컨트리 풍 악기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마치 1990년대 댄스 플로어에 라인 댄스 붐을 이끌었던 히트곡인 레드 넥스(Red Nex)의 ‘Cotton Eye Joe’나 영국 그룹 스텝스(Steps)의 ‘5,6,7,8’ 같은 곡들이 떠오르는 경쾌하고 ‘아날로그적 감성이 가미된’ 댄스 팝이다.
리얼 악기의 배치를 좀 더 많이 했음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지나치게 차가운 전자음에 의지하는 요새 아이돌 팝에서 분명 눈에 띄는 신선한 시도임은 분명하다.